[취재] 계속된 표기 오류가 이슈를 키웠다 '붕괴3rd'의 이중과세 논란

게임뉴스 | 이광진 기자 | 댓글: 7개 |
붕괴3rd의 한국 서버와 중국 서버 간 상품 가격이 달라 발생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27일 발생한 할로윈 스킨 가격 이슈 이후 올라온 스킨 패키지에 대한 사과문이 나온 직후이다. 게임사는 공식 카페를 통해 "상품 가격을 그렇게 책정했을 뿐 이중과세는 아니다. 한국 서버의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하지도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유저들은 "중국 가격에 세율을 두 번 적용해 한국 서버 상품 가격을 정한 것 아니냐"며 반박하고 있다. 게임사는 수차례 공지와 사과를 통해 오해를 풀어보려 했으나, 그때마다 발생하는 실수 때문에 오히려 논란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 관련 기사 바로가기 : [취재] 나라별로 스킨 가격이 다르다? 붕괴3rd 할로윈 스킨 가격 이슈






왜 발생했나?
시작은 할로윈 스킨 관련 공지사항부터

발단은 공식 카페에 올라온 할로윈 스킨 가격에 대한 추가 공지사항 [바로가기]이었다. 해당 공지를 통해 가격 차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5,500원인 한국 서버 수정 330개의 가격을 '330 수정 (한화 4,400원 - 부가세 미포함)'으로 잘못 표기한 것.

공식 카페의 한 유저는 "한화 4,400원을 중국 화폐인 위안으로 계산하면 26위안이 나오고, 이 26위안에 중국의 부가세에 해당하는 증치세 17%를 적용하면 30위안이 된다"며 "여기에 구글이 대한민국 세법에 따라 10%의 VAT를 청구한다는 내용에 맞춰 10%를 추가 계산하면 국내 판매가인 5,500원과 비슷하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 증치세 : 중국의 세금 중 하나로 한국의 부가가치세와 유사한 성격의 조세

게임사는 10월 28일 12시경 결제 금액 및 부가세 관련 설명 [바로가기]이란 공지를 통해 5,500원인 수정 가격을 4,400원으로 잘못 표기했음을 발표했다. 즉, 한국에서의 수정 330개 가격을 5,500원으로 책정했을 뿐 부가세 중복, 이중과세와는 다르다는 내용이었다.



▲ 중국 스토어의 판매가. 해당 가격은 증치세가 포함된 가격이다.
출처 : 붕괴3rd 인벤 '루시페르나' 유저 게시물 [링크]




550원은 플레이스토어의 것?
게임사의 해명, 깊어지는 오해

하지만 공식 카페에 올라온 공지사항은 유저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부족했다. 또한, 해당 공지에는 표기 오류에 대한 문제 외에도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표현이 있었다. 바로 "이 550원의 추가 금액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가 국내 유저들로부터 가져가는 금액이며, 운영사와는 무관합니다."라는 부분이다. 구글 고객센터의 부가 가치세(VAT) 항목 중 지역 및 국가별 가이드 라인의 대한민국 부분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 내용이 등장한다.

대한민국 고객이 Google Play 스토어에서 대한민국 외부에 거주하는 개발자가 판매하는 유료 앱을 구매하거나 인앱 구매를 이용할 경우, Google에서는 대한민국 세법에 따라 10%의 VAT를 결정하여 청구하고 관련 기관에 송금할 책임을 집니다.

- 출처 : 구글 플레이 고객센터 세율 및 부가가치세(VAT) 항목


게임사가 발표한 수정 가격 5,500원에 적용되는 부가세(VAT) 10%를 계산하면 6,050원이 된다. 하지만 공지에서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가 국내 유저들로부터 가져가는 금액'이라고만 명시되어 있다. 이는 추가되는 550원을 부가세가 아니라 구글이 받는 별도의 수수료라 해석하게 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이런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가능하면 상품 구매 페이지에서 부가세(VAT)가 포함된 가격이 나오는 것이 더 좋다. 이에 대해 구글 고객센터에는 "부가세(VAT)를 비롯한 모든 세금이 가격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있으나, 이 내용이 적용되는 국가인 '구글에서 세금 포함 가격을 지원하는 국가 목록'에는 대한민국이 없다.

만약 해명 공지에서 "상품 가격은 5,500원이고 그 10%인 550원이 부가세로 붙어 최종 결제액은 6,050원이다."라고 명확하게 써놨다면 오해를 살 일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공지가 모호한 표현으로 작성됐기에 유저들의 오해가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 6,050원이란 실제 결제 가격은 국내 서비스 첫째 날부터 통용됐다.



▲ CBT 중 확인할 수 있었던 수정 판매가는 부가세를 포함한 가격이기도 했다.



시선에 따라 의견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공지사항의 표기 오류는 중요한 문제

국가별로 서비스의 방향이나 입장, 그리고 결제 금액 등을 정하는 것은 게임사와 운영사의 판단이다. 물론 이러한 점에서 국가별 서비스의 차이가 있는 부분이 생길 수 있고, 또 이러한 점이 유저들의 입장에선 아쉬움이 느껴지거나 의문이 느껴질 수 있다. 사안을 보는 시선에 따라 그저 게임사가 한국의 수정 판매가를 중국보다 비싸게 책정한 것이라 볼 수도, 혹은 부가세 중복이나 이중과세와 비슷하다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붕괴3rd의 경우, 이러한 게임사와 운영사의 판단에 부정적인 시선이 가게끔 하는 요소가 있었다. 바로 서비스 초기부터 이어진 공지사항의 표기 오류다.

공지사항의 표기 오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게임의 뽑기 시스템 중 하나인 '정밀 보급'에 등장한다고 표기되었던 성흔 '리날도'가 잘못 표기되어 실제로 등장하지 않는데 등장 목록에 표기되었던 오류가 있었다. 이어 '표준 보급'에서는 종합 확률과 상세 확률의 표시 내용이 서로 달랐던 오류도 있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금요일에 발생한 할로윈 스킨의 판매 초기에 추가 수정이 미지급된다는 표기 오류가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발생한 이슈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하는 공지사항조차 표기 오류를 냈다는 것은 더욱 아쉬운 부분이다. 게임사의 안내나 해명, 사과를 받아들이거나 이해하기 이전에 공지 자체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 있다. 표기 오류만 아니었다면 아무것도 아니었던 일도 있었고, 부드럽게 넘어가진 않았을지언정 이토록 이슈가 커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 표기 오류와 관련된 공지사항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깨진 꽃병처럼 유저의 마음을 다시 붙일 수 있을까 염려하는 표현이 등장했던 최초의 공지는 어느새 '언제까지 꽃병만 깰 것이냐'하는 풍자의 상징이 됐다. 여러 이슈를 거치면서 나쁘게 굳어진 인상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게임사의 나아진 모습을 기다리는 유저들도 분명 있다. 게임사는 이들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 같은 이슈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행동이 필요하다. 이후의 운영과 국내 서비스에 중요한 기로에 선 지금 시점에서 게임사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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