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C2016] 모바일 게임의 미국 진출, 어떤 전략이 주효했나? GCCI 임동욱 본부장

게임뉴스 | 김강욱 기자 | 댓글: 1개 |


▲ 임동욱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 창조사업본부장

[인벤게임컨퍼런스(IGC) 발표자 소개] 임동욱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창조사업본부장은 전 컴투스 미국법인 법인장을 담당했고 현재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창조사업본부 부장으로 컴투스 시절부터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소규모 개발사의 투자, 글로벌 진출 등을 돕고 있다.

IGC 마지막날인 10월 8일, 임동욱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창조사업 본부장이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사계 및 생존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은 컴투스가 미국에 진출할 당시를 이야기하고 미국에 퍼블리싱한 게임들과 주요 전략에 대해 설명하는 순으로 진행되었다.


■ 강연주제: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사례 및 생존전략

임동욱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창조사업 본부장이 컴투스 소속으로 미국에 나갔을 때는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였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경기는 바닥을 쳤고, 각 통신사들도 게임회사와의 계약을 대규모로 해지하는 상황이었다. 애플에서는 아이폰을 새로 내놓았고, 뒤이어 앱스토어까지 공개되면서 시장의 흐름 역시 급변하고 있었다. 그전까지 피쳐폰을 대상으로 게임을 만들던 개발사들은 새로운 시장을 두고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섣불리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신생 기업이라면 모를까 기존에 게임을 개발하던 회사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방향을 위해 조직을 움직이기 어려웠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피쳐폰 게임을 출시했을 때의 기대수익 이상을 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판단 역시 어려웠다. 잘된다는 보장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컴투스는 2008년 12월 스마트폰용 게임을 출시하면서 새로운 시장으로의 출사표를 던졌고,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었다.





⊙ 게임별 퍼블리싱 생존전략

이노티아 연대기

임동욱 본부장이 처음으로 소개한 게임은 피쳐폰 시장에서 한 차례 성공을 거둔 ‘이노티아 연대기’였다. 이노티아 연대기를 스마트폰으로 이식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터치 방식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UI의 변경이었다. 지금의 RPG에서는 조작의 편의성을 위해 D패드를 사용하거나 터치와 D패드 둘 다 지원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초창기 애플에서는 화면을 가리는 패드를 지양하고 터치 컨트롤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때문에 어떻게든 애플의 입맛에 맞게 만들기 위해 터치 방식으로 컨트롤할 수 있도록 UI를 교체했다.

가격 역시 전략적으로 책정했다. 당시에는 게임 가격이 대부분 9.99달러였던 것에 반해 이노티아 연대기는 7.99달러로 가격을 책정해 유저들의 눈길을 끌었다. 두 가지에 신경쓴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이노티아 연대기는 나오자마자 별다른 마케팅 없이 RPG 카테고리에서 1위를 달성했다. 게임빌에서도 이에 자극받아 자사의 RPG인 ‘제노니아’를 스마트폰으로 이식해 출시했다.

임동욱 본부장은 이노티아 연대기를 설명하면서 “마켓에는 라이벌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당시에는 이노티아 연대기와 제노니아가 그런 관계였다. 유저들은 커뮤니티에서 두 게임을 두고 때로는 싸우고 때로는 토론하며 다양한 의견을 생산했다. 그 과정에서 이노티아 연대기와 제노니아가 한국 게임이라는 사실이 알려졌고, 유저들끼리 이를 두고 KRPG라 부르며 온라인상에서 팬층이 형성될 수 있었다.






홈런배틀 3D

두 번째 게임 역시 피쳐폰으로 한 차례 출시되었던 ‘홈런배틀 3D’이다. 누가 더 빨리, 누가 더 많은 홈런을 치느냐를 경쟁하는 단순한 게임이다. 이 역시 피쳐폰 게임의 UI만을 변경해 출시했다. 당시에는 유니티가 없을 때였고 온라인 매칭 시스템 역시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기에 이 모든 것을 자체 엔진으로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특히 신경을 쓴 것이 데이터 사용량이었다.

홈런배틀 3D의 대전 모드에서는 화면 우측 상단에 상대의 게임 화면이 표시된다. 하지만 이것은 상대의 게임 화면 그 자체를 모두 전송받는 방식이 아니라 스윙, 안타, 파울, 홈런인지만 값을 받아 로컬 기기에서 렌더링해 재생하는 방식이었다. 결과적으로 데이터를 굉장히 적게 사용하기 때문에 어떤 환경에서도 무난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고, 안정적인 온라인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었다.

이에 더해 홈런배틀 3D에서는 미국의 유명 스포츠 브랜드 중 하나인 ‘DeMarini’ 배트와 유니폼 패키지를 게임 안에서 판매했다. 당시 게임이 4.99달러였는데, 패키지가 19.99달러였음에도 꽤 많은 매출을 냈다.

재미있는 점은, 당시에 디마리니의 라이센스를 무료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임동욱 본부장은 그에 대해 “그때는 다들 뭘 잘 몰랐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라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임 본부장은 디마리니에 자사 게임의 이용자 숫자를 보여주며 이것을 마케팅 대신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한다.

또한, 새로운 배트나 유니폼의 경우 실제로 시장에 공개되는 것은 야구 시즌이 시작하는 4월이지만, 게임에서는 2월 말에서 3월이면 먼저 만나볼 수 있기 때문에 사전 홍보도 가능한 좋은 사례였다. 홈런배틀3D와 디마리니의 관계는 5년이 지난 지금도 이어져오고 있다고 한다.






9이닝 프로 베이스볼

MLB는 라이센스가 두 가지이다. Major League Baseball이라는 이름과 로고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선수의 얼굴과 이름을 사용할 수 있는 라이센스가 별개로 존재한다. 결국 MLB를 사용하려면 라이센스를 두 개 계약해야 한 다는 이야기이다. 때문에 9이닝 프로 베이스볼에서는 MLB와는 계약을 하지 않고 MLBPA(Major League Baseball Players Association)만 계약을 맺었다. 게임은 결국 카드가 중요했고, 사람들은 팀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결국은 선수를 따라간다는 판단이었다.

현재 MLB 라이센스 비용은 하나 1년에 10억, 두 개를 합하면 20억이다. 그런데, 물론 이후 어느 정도 오르긴 했지만, 9이닝 프로 베이스볼은 그 10% 가격인 1년 1억에 계약을 맺었다. 이 역시 MLBPA가 모바일게임과 맺은 첫 번째 계약이었기 때문에 시장 가치가 입증되기 전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Slice it!

슬라이스 잇은 사내 프로젝트가 아니라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나온 게임이었다. 재미있어 보여서 심심풀이로 만들었는데 크게 성공했다. 슬라이스 잇에서 재밌는 것은 BM이다. 게임을 무료로 제공하고 광고를 넣는 모델은 지금은 흔하지만 당시에는 획기적인 모델이었다. 이 방식은 ‘앵그리 버드’ 개발사인 로비오에서 안드로이드 버전에 처음으로 시도했다. 광고만으로도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첫 번째 게임이 앵그리 버드였고, 슬라이스 잇도 이 모델을 사용해 적지 않은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Tower Defense

타워디펜스는 원래 게임 이름이 아니라 장르를 지칭했다. 당시 컴투스에서는 게임을 출시하면 무조건 상표권을 등록했고, 이 과정에서 Tower Defense라는 이름 자체가 컴투스 게임의 상표로 등록될 수 있었다. 현재 미국 내에서 타워디펜스라는 이름은 컴투스가 소유하고 있다.






홈런배틀 2

홈런배틀 2를 두고 본사와 미국 법인 간에 치열한 토론이 벌어졌었다. 당시에는 게임이 대부분 유료였기 때문에 본사에서는 2를 내고 새로운 매출을 올리자는 입장이었고, 미국 법인에서는 홈런배틀 1을 업데이트 하자는 입장이었다.

앞서 말했듯 홈런배틀1은 유니티가 아닌 자체 엔진으로 개발한 것이다. 홈런배틀 2는 유니티로 개발을 하려고 하니 단순한 업데이트를 하자고 게임을 하나 만드는 것 이상의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다. 결국 홈런배틀 2를 출시하는 것으로 결정이 됐다. 당연히 현지 유저 커뮤니티에서는 불만 글이 폭주했다. 홈런배틀 2는 상업적으로는 나름 성공을 거두었지만, 유저 커뮤니티 관리 측면에서는 실패했다고 평가한다.






서머너즈 워

서머너즈 워는 브랜드를 강조한 게임이다. 기존의 게임은 출시하고 마케팅하고 상황보고, 매출이 나오면 마케팅을 더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서머너즈 워는, 물론 처음부터도 잘 되긴 했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TV광고 등 새로운 방법을 시도했다. 하나의 브랜드, 하나의 컴투스 대표 게임을 만들겠다는 목표였다.

TV광고가 돈이 많이 들어간다고 생각하는데, 미국에는 케이블채널이 많다. 프라임타임이 아니면 유저 타겟으로 들어갈 수 있다. 광고료가 비싼 슈퍼볼에 내는 것도 아니고, 유투브로 내고 특정 국가에 특정 시간대만 넣으면 된다.

서머너즈워는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서 새로운 마케팅 방법을 시도한 게임이다. 물론 지금도 잘되고 있고. 게임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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