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디 게임 홍수 시대, '퍼블리셔'로 취향 찾기

기획기사 | 김규만 기자 |
게임 개발에 활용되는 툴이 발전을 거듭하고, 이에 따라 개발의 진입 장벽도 비교적 완화된 오늘날. 게이머인 우리에게는 각양각색의 아이디어로 무장한 인디 게임들을 접할 기회가 정말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너무나'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PC 플랫폼의 대표적인 '스팀'만 하더라도 하루에 수십 개의 게임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신작 게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리스트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주 소수의 작품들 뿐입니다. 그만큼 게이머의 눈에 들기도 전에 사라져 버리는 게임들도 적지 않고요.

'매일같이 출시되는 수많은 게임의 홍수 속에서, 어떻게 좋은 게임을 고를 것이냐' 하는 문제는 게이머 뿐 아니라 퍼블리셔에게도 해당되는 말일 듯 합니다. '좋은' 게임이란 정의는 각자 다르겠지만, 결국 소비자인 게이머로 하여금 제품을 구매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해당 게임이 가진 빛나는 무언가가 가장 중요하겠지요.

그래서일까요? 요 근래 '인디 레이블'을 표방하는 일부 퍼블리셔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특징을 강점으로 내세우기 위해 서비스하는 타이틀의 콘셉트나, 장르에 집중하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아무리 상점을 찾아봐도 괜찮은 게임이 보이지 않을 때, 어쩌면 퍼블리셔를 찾는 것이 의외로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운이 좋다면, 취향에 꼭 맞는 곳이 나타날지도 몰라요.


11Bit 스튜디오
강렬한 내러티브, '임팩트 있는' 요소에 집중!





폴란드 바르샤바에 본사를 둔 게임 개발사이자 퍼블리셔인 11Bit 스튜디오는 2010년 경, CD 프로젝트 전 멤버들이 설립한 인디 게임사입니다. '디스 워 오브 마인', '프로스트 펑크' 등 상당히 임팩트 있는 작품으로 게이머들에게 울림을 선사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이들이 퍼블리싱하는 인디 게임 또한 자신들의 개발 기조와 유사합니다. 내러티브를 선호하고, 이용자에게 무언가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게임을 퍼블리싱하기를 원하죠. '문라이터', '칠드런 오브 모타', '인빈시블' 등이 대표적인 퍼블리싱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디 게임을 통해 무언가 의미 있는 경험을 바라는 게이머라면, 이 퍼블리셔의 작품을 지켜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현재 11Bit 스튜디오는 스팀 기준 42만 2천여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주요 태그로는 '시뮬레이션', '전략'이 우세한 편이고요.


안나푸르나 인터렉티브
예술적 감각, 내러티브 게임을 좋아한다면 추천





안나푸르나 인터렉티브는 미국의 독립 영화 배급사, '안나푸르나 픽쳐스(현 안나푸르나 인터네셔널)'의 자회사입니다. 모회사가 작가주의적 성향이 도드라지는 독립 영화 제작을 지원하는 것과 비슷하게, 주로 예술적 감성이나 작품성이 돋보이는 게임들을 개발하고, 퍼블리싱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2016년 설립 이후, 안나푸르나 인터렉티브는 꾸준히 게이머에게 높은 평가를 받는 작품들을 유통해왔습니다. 게임 리스트 또한 '에디트 핀치의 유산', '플로렌스', '사요나라 와일드 하츠'등 플랫폼을 막론하고 다채로운 장르와 색채를 가졌죠. '네온 화이트'나, '스트레이'같은 비교적 최신 게임들은 높은 메타크리틱 점수까지 확보하며 비평적으로도 성과를 거두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출시일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앞으로 '사일런트 힐', '블레이드러너' 같은 IP 게임 신작도 선보일 예정이니, 올해 행보도 지켜볼만 한 퍼블리셔입니다. 스팀 기준 주요 태그는 '액션', '어드벤처', '캐주얼' 등이 있습니다.


하입트레인 디지털
반복 플레이 경험에 집중하는 인디 퍼블리셔





하입트레인 디지털은 앞서 소개한 두 퍼블리셔보다는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어디서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는 게임들을 퍼블리싱 해 오며 나름 인디 게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퍼블리셔이기도 합니다.

하입트레인이 퍼블리싱을 선호하는 타입은 '반복 플레이 가치'가 뛰어난 작품입니다. 예컨대 로그라이크나, 메트로베니아 등 오랜 기간 플레이할 수 있는 작품들이죠. 그렇다고 특정 형태에 너무 몰두하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탑다운 RPG도, FPS도 퍼블리싱하고 있으니까요.

'스톤샤드', '보이드트레인', '브레스엣지'처럼 어딘가 독창적이면서도, 반복되는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는 게임을 찾으신다면, 앞으로 하입트레인 디지털이 퍼블리싱할 작품을 주목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토게 프로덕션
잠재력 충만, 동남아 인디 게임의 창구





커피 톡 시리즈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인도네시아의 게임 개발사, '토게 프로덕션'은 나날이 회사의 크기를 키우며 인도네시아 인디 게임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 일조하는 퍼블리셔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말 인수합병한 모지켄 스튜디오의 신작, '묶이지 않은 자들을 위한 우주'가 높은 평가를 받으며 인도네시아 감성이 세계에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토게 프로덕션은 독특한 아이디어를 가진 인디 개발자를 지원하는 펀드 이니셔티브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의 개발자를 위해 최대 10,000달러까지 개발비를 지원해 주는 제도로, 개발비 뿐 아니라 멘토링과 프로젝트 고나리 지원, 테스트, 피드백 등 전방위적인 도움도 지원하고 있죠.

독특한 콘셉트, 그리고 힐링되는 픽셀 아트 디자인으로 흥행에 성공하긴 했지만, 현재는 메카닉 전략, 서바이벌 호러 등 다채로운 시도를 진행하고 있어 어떤 콘셉트가 갖춰졌다고 보기엔 이른 감이 있습니다. 그래도 동남아 문화가 녹아든 몇 안 되는 게임을 개발, 퍼블리싱하고 있는 곳인 만큼 색다른 문화를 경험하고자 한다면 주목해 볼만한 퍼블리셔라 할 수 있겠습니다


크리티컬 리플렉스
톡톡 튀는 '쿨'한 게임, 호러 라인업에 집중하는 신생 레이블





3년 전, 비교적 최근 설립된 크리티컬 리플렉스는 '톡톡 튀는' 인디 게임만을 퍼블리싱한다는 모토로 시장에 진출한 신생 퍼블리셔입니다. 사이프러스에 위치한 본사를 주축으로 전 세계 각 지역의 담당자들이 해당 지역에 숨어 있는, 아이디어 넘치는 게임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신생 퍼블리셔인 만큼 현 시점에 대표작을 열거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쿨한' 타이틀을 제공한다는 포부는 주목할만 합니다. 주력으로 집중하는 작품들은 그래픽적으로, 또는 게임 플레이 매커니즘에 있어 각 장르의 특징을 조합한 '하이브리드' 장르가 우세합니다.

또한, 크리티컬 리플렉스의 특징 중 하나는 고유한 독창성과 분위기를 살린 '호러 게임' 라인업을 구축하고자 한다는 것입니다. '텔레포럼', '드라운드 레이크' 등을 검색해 보면, 뭔가 독특한 느낌의 호러 게임을 발견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색다른 즐거움을 보유한 게임을 유통하는 퍼블리셔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포커스 엔터테인먼트
트리플 I, 대형 인디 게임에 관심이 많으시다면...





인디 게임 퍼블리싱 레이블 중에는 '이걸 인디로 봐야 하나?' 싶은 곳들도 간혹 있습니다. 대형 게임 기업이 인디 시장에 뛰어들거나, 아니면 '프라이빗 디비전' 사례처럼 산하 인디 퍼블리싱 레이블을 설립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 중 포커스 엔터테인먼트는 소위 트리플 I(III)라고 부르는 고퀄리티 인디 게임을 주력으로 내세우는 퍼블리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개발, 또는 퍼블리싱 하는 타이틀은 대체로 AAA 게임에 필적할 정도의 예산이나, 고퀄리티를 갖춘 것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어느 정도 독창성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디 특유의 감성이 묻어나오는 편이죠. 플레이그 테일 시리즈를 보면 인디 퍼블리셔가 맞나 싶다가도, '도르도뉴'처럼 프랑스 지방을 수채화로 표현한 작품을 보면 '인디는 인디인가' 싶기도 한 독특한 매력을 가진 퍼블리셔입니다.

다른 인디 게임 대비 가격대는 조금 높지만, 어느 정도 비주얼과 게임플레이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대형 기업의 인디 레이블의 존재 의의를 찾을 수 있겠습니다. 적어도 완전히 속았다는 기분은 들지 않을테니 말이죠.


디볼버 디지털
설명이 필요 없는 흥행 보증 수표, 신작 소식도!





사실, 여기서 소개할 필요조차 없는 퍼블리셔죠. 인디 게임이 취향이 아닌 게이머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퍼블리셔, '디볼버 디지털'이 마지막 주인공입니다. 극한의 독창성과 재미를 추구하는 이 퍼블리싱 레이블은 매년 신작 발표회 영상에조차 자신들의 테이스트를 녹여내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또 대부분 게임들이 재미를 입증받아 흥행하는 데 성공하기까지 하니, 디볼버가 퍼블리싱을 결정한 인디 게임이라면 웬만해선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적다는 인식도 퍼져 있고요.

사실, 아직 안 해본 괜찮은 인디 게임을 찾고 있는 상황에서는 디볼버 디지털의 퍼블리셔 페이지를 확인하는 게 가장 안전하고, 빠른 길일 수 있습니다. '핫라인 마이애미', '인스크립션', '엔터 더 건전', '컬트 오브 더 램' 등등... 다양한 취향에 맞는 라인업도 갖추고 있죠.

이미 다 해보셨다고요? 바로 오늘(2일) 공개된 신작 퍼즐 스나이퍼 게임 '칠드런 오브 더 선'을 한 번 확인해 보는 건 어떨까요? 출시일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스팀 상점을 통해 데모를 다운받을 수 있으니까요.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