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X4 피플 #16] TCG에 디펜스 게임을 더하다, '래트로폴리스'

인터뷰 | 이두현 기자 | 댓글: 4개 |

다양한 게임이 모인 '플레이엑스포(PlayX4) 2019' 행사장 한켠에는 인디 게임들만 모아둔 '인디게임 오락실'이 마련돼 있었다. 많은 게임이 전시된 가운데, 카셀게임즈 부스에는 항상 게이머들이 몰렸는데, 게임을 하는 사람마다 모두 턱을 괸 채 신중하게 플레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얼추 화면을 보니 TCG처럼 카드가 화면 하단에 있었고, 각자 상황에 적절한 수단을 골라 게임에 적용해나갔다.

게임의 이름은 '래트로폴리스'. 이제 막 사회에 나온 개발자 여섯이 모여 만든 작품이다. 게임을 얼핏 보면, '슬레이 더 스파이어(Slay the Spire)'와 '킹덤: 뉴 랜드(Kingdom: New lands)'의 요소가 눈에 띈다. 겉으로 보기엔 상황에 적절한 카드만 고르면 될 것 같으면서도, 실시간으로 몰려드는 적을 막기 위해서는 나름의 피지컬도 필요하다. 제한된 시간 내에 최선의 수를 두는 과정에서 새로운 재미를 느끼게 된다.

'래트로폴리스'의 자세한 소개를 듣기 위해 카셀게임즈에 황성진 개발자와 이선웅 개발자를 만났다. 황성진 개발자를 게임을 소개하기 전에 "재밌게 했던 '슬레이 더 스파이'와 '킹덤: 뉴 랜드'를 어느 정도 오마쥬한 작품"이라고 운을 뗐다. 평소 독특한 인디게임을 찾아 하던 그에게 두 게임은 충격과 신선함을 선사한 작품이었다. 이어 조금 더 개선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 '래트로폴리스'를 기획하게 됐다고 황성진 개발자는 소개했다.



▲ (왼쪽부터) 카셀게임즈 황성진 개발자와 이선웅 개발자

자신들만의 색을 더하기 위해 카셀게임즈는 카드 게임에 실시간 디펜스 요소를 더했다. 그 때문에 '래트로폴리스'는 고민하는 시간보다 빠른 손놀림이 중요한 때가 많았다. 그러면서도 카드를 게임 내에서 만들어가는 '덱빌딩' 방식이어서 정확한 순간 판단을 요구했다.

게임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쥐가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애초에 게임 타이틀도 '래트로폴리스(Ratropolis)'로 쥐를 강조했다. 황성진 개발자는 자신들만의 '인디'를 강조하기 위해 쥐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쥐가 먹이사슬에서 가장 밑이듯, 인디도 업계에서 아래에 위치한다"며 "게임에서 쥐들이 모여 강한 생물과 싸워 이기는 모습이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장면이다"라고 자신의 인디 철학을 전했다.

'래트로폴리스'는 연내 스팀 얼리억세스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향후 모바일 버전 출시도 염두에 두고 있다. 황성진 개발자는 "래트로폴리스는 애초에 모바일 게임 출시를 생각하고 만든 거여서 PC 버전도 마우스만 있어도 플레이가 가능하게 디자인됐다"고 말했다. 그런데 어째서 PC를 먼저 개발했냐고 묻자, "소규모 개발팀이다 보니 모바일과 PC를 동시에 할 수 없었다"며 "우리의 꿈 중의 하나가 스팀에서 대한민국 대표 인디 게임을 이름을 날리는 것"이기 때문에 PC 버전을 우선 만드는 걸 목표로 삼았다고 답했다.



▲ 자연스레 턱을 괴고 플레이하게 되는 '래트로폴리스'

그에게 있어서 플레이엑스포 전시는 어떤 느낌인지 궁금했다. 그는 "게임을 개발한 이후로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라며 "개발자로서는 유저의 피드백을 받는 기회가 중요한데, 플레이엑스포에서 이룰 수 있었다"고 전했다. 행사 개막일인 어제(9일)만 해도 130여 명의 유저가 '래트로폴리스'를 플레이했고, 피드백을 남겼다. 그는 "130여 명이라는 숫자는 이전까지 게임을 해본 모든 유저 수보다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 유저의 피드백은 날카로웠다. 일례로 편의를 위해 마우스로만 진행하게끔 만든 구조는 오히려 유저들에게 불편함을 줬다. PC 게임에 임하는 유저의 왼손은 자연스레 'WASD'에 가기 마련인데, 막상 키보드에 아무런 기능이 없으니 유저들은 낯설어했다. 또한 실시간 디펜스 요소는 차별화를 줬지만, TCG를 좋아하는 유저는 고민하는 순간을 즐기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키보드로 조작하는 것과 일시정지 등은 향후 '래트로폴리스' 업데이트 반영될 예정이다.

황성진 개발자는 '래트로폴리스'를 '다른 사람도 PC 게임을 개발하고 싶게 자극을 주는 작품'으로 완성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의 생각에 현재 많은 게임 개발자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넘어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다른 개발자로 하여금 '아, 나도 이런 PC 게임 다시 만들고 싶다'는 자극을 주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다.

한편, '래트로폴리스'는 작품성을 인정 받아 플레이엑스포 외에 '유니티 코리아 어워드 2019'의 '베스트 학생' 후보에 오른 상태다. 게임은 오는 21일과 22일,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유나이트 서울'에 전시돼 직접 플레이할 수 있다.



▲ 모바일 버전으로 만든 '래트로폴리스'



▲ 카드마다 특색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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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래트로폴리스


5월 9일부터 5월 12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PlayX4가 진행됩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기자들이 다양한 소식과 정보를 생생한 기사로 전해드립니다. ▶ 인벤 PlayX4 2019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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