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C#17] 패자는 카운터로... 유쾌한 게임, '울트라 스페이스 배틀 브롤'

동영상 | 이현수 기자 | 댓글: 2개 |

'울트라 스페이스 배틀 브롤(Ultra Space Battle Brawl)', 길고 긴 이름 덕분에 시선 끌기에 성공한 울트라한 이름이다. 그러나 부스로 발길을 이끈 건 이름의 길이보다 더 길고 끊이지 않은 웃음 소리였다.

'울트라 스페이스 배틀 브롤'은 아주 간단하고도 직관적인 게임이다. 공을 배트로 쳐서 상대의 핵을 파괴하면 이기는 게임이다. 그리고 1:1 플레이를 지원한다.

즉 친구와 함께 즐겨야만 하는 게임이라는 소리다. '소파 파티' 전투용 게임 되겠다. 이 인도네시아에서 물 건너온 이 게임은 신 난다. 오죽하면 개발자가 그랬을까. “당신들 온갖 소음을 내면서 플레이하게 될 거야!”. 그리고 그의 장담은 현실이 됐다.

게임은 80년대 오락실 소음을 연상시키는 BGM을 ‘뿜뿜’거린다. 그 소리에 현혹된 사람들은 어느새 부스에 모여서 플레이를 함께 즐긴다. 레트로한 느낌을 세련되게 살렸고 그 위에 ‘소파 파티’의 미학을 융합했다.

플레이할 때 부스에 모인 사람만 해도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 이탈리아인, 인도인, 폴란드인 등 확인한 국적만 6개였다. 처음 한두 명이 내지른 유쾌한 웃음소리는 사람들을 불러모으기에 충분했고, 곧 부스는 북적이게 됐다.

그리고 실제로 사람들은 개발자의 말처럼 별것 아닌 행위 하나하나에 열광하며 몰입했다. 왁자지껄한 플레이는 웃음을 불렀고 더 큰 유쾌함을 불러왔다.

기술적으로 뛰어나거나 엄청나게 대단한 요소가 있는 게임도 아닌데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친구를 상대로 기를 쓰고 이기고 싶은 감정인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낙엽만 굴러가도 재밌다는 그 시절로 돌려놔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왁자지껄한 플레이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함께 소음을 내다보니, 어느덧 이 게임은 그냥 재미있는 게임이 되어버렸다.

이런 종류 게임의 백미는 상대의 플레이를 정신적으로 견제 방해하는 행위다. 시쳇말로 당구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입 겐세이(けんせい)’. 말로 상대의 정신 충격을 쌓다 보면 승리에 닿는 길이 보인다. 물론 체어샷도 조심해야 한다.

울트라 스페이스 배틀 브롤은 많지 않은 캐릭터와 많지 않은 맵을 제공한다. 핵의 배치를 조금 바꾼 맵 정도인데, 이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캐릭터도 캐릭터별로 ‘울트라’라는 고유 기술이 존재하는데 이 역시도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함께 모여서 즐길 수 있는 친구와의 시간이다. 이 게임의 가치는 레트로로 녹여낸 미학도, 신 나게 만드는 음악도 아니다. 친구와 왁자지껄 떠들면서 웃는 그런 시간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 커피를 건 싸움의 승자와 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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