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독특한 아트에 숨겨진 의외의 긴장감, '배틀 셰프 브리게이드'

리뷰 | 김규만 기자 | 댓글: 26개 |




⊙개발사: 트링켓 스튜디오 ⊙장르: 액션, 퍼즐 ⊙플랫폼: PC, 스위치 ⊙발매일: 2017년 11월 21일

요리사들이 한정된 시간 안에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선보여 만든 요리로 승부를 가리는 일명 '요리 대결'은 과거부터 다양한 매체를 통해 꾸준히 인기를 얻어왔다. 이제는 고전이 되어버린 영화 '금옥만당'이나 만화 '식객', 그리고 한동안 TV를 통해 방영된 다양한 주제의 요리 경연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볼 때, '요리 대결'이라는 주제가 시대를 뛰어넘는 매력을 가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배틀 셰프 브리게이드'는 이와 같은 '요리 대결'을 주제로 하는 게임이다. 과거 디즈니 IP를 활용한 게임을 제작하던 세 명의 개발자가 만든 이 게임은 2014년 킥스타터를 통해 개발 자금을 모으기 시작했으며, 모금 기간 동안 당초 목표한 액수였던 38,000달러의 2.5배에 달하는 10만 달러 이상의 모금을 달성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물론 킥스타터 모금 성공에는 매력적인 아트가 큰 역할을 담당했겠지만, '요리 대결'이라는 콘셉트를 게임에 어떻게 녹여낼 수 있었는지에 대한 관심도 어느 정도 작용하지는 않았을까? 적어도 개인적으로는 그랬다. 평소에도 쿡방을 즐겨보며 가끔 요리를 하고는 하기에, 최근 구매한 닌텐도 스위치 e샵에서 이 게임을 발견했을 때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할까. 그렇게 접하게 된 '배틀 셰프 브리게이드'는 정말 의외로 긴장감 넘치는 게임이었다.



▲ 킥스타터를 통해 10만 달러 이상을 모금하는 데 성공했다


용과 마법, 판타지를 요리에 담아내다
독특한 아트로 표현된 '배틀 셰프 브리게이드'의 세계관


게임은 가상의 세계인 빅투지아(Victusia) 왕국을 배경으로, 야생의 마물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고, 마물 들을 재료로 사용해 고급 요리를 만드는 이른바 ‘배틀 셰프’의 이야기를 다룬다. 배틀 셰프로서 명예와 영광을 얻고 싶은 지망생들은 매년 왕국 수도에서 열리는 경연 대회에 참여하는데, 게임의 주인공인 '미나' 또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시골에서 식당을 경영하는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수도로 향하게 된다.

요리사가 직접 나라를 위협하는 마물을 처치하고, 심지어 이를 재료로 요리를 한다는 다소 독특한 세계관은 킥스타터 모금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던 독특한 그림체와 함께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다. 스토리는
대체로 애니메이션 컷신이 아닌 캐릭터들의 대사를 넘기는 형태로 진행되지만, 거의 대부분의 대화에 영어 음성을 추가해, 텍스트만 접하는 것보다 더욱 깊이 있는 감상을 가능하게 한다.

다만, 매력적인 아트로 그려진 독특한 세계관을 무대로 하고 있음에도 보다 디테일한 정보를 찾아볼 수는 없었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를테면 게임을 진행하면서 마주치게 되는 몬스터들의 정보나 재료의 형태를 살펴볼 수 있는 도감 같은 요소가 존재했다면, 세계관을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 몰입하는 것이 가능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사냥과 요리, 서로 다른 장르가 선사하는 독특한 플레이 스타일
액션과 퍼즐의 조화, '요리 대결'에 충실한 기본 콘셉트


스토리 모드의 기본적인 게임플레이는 마을에서의 생활과 요리 경연으로 이뤄져 있는데, 주인공은 매일 마을에서 퍼즐이나 사냥, 간단한 요리를 주문받는 것 등 미니게임을 통해 용돈을 벌 수 있다. 모은 돈으로는 상인에게서 요리에 도움이 되는 주방용품이나 사냥에 도움을 주는 악세서리를 구매할 수 있고, 이후 마을에 존재하는 NPC에게 요리 대결을 신청해 승리하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게 된다.

물론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서 다른 방식으로 하루를 보내게 될 때도 있지만, 게임의 핵심은 그 무엇보다 ‘요리 대결’이 중심이 되는 것이다.

요리 대결은 요 근래 TV에서도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요리 경연 프로그램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심사위원과 주제 재료가 정해지고, 주인공은 제한된 시간 내에 필드로 나가 마물을 처치하고, 재료를 모아 요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

트레일러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사냥은 2D 횡스크롤 액션 방식으로 진행된다. 점프와 대시, 캐릭터별 특수 기술을 통해 마물을 상대하면 되고, 심사위원이 요구하는 미각 원소와 주제 재료를 가방에 담아 주방으로 돌아오는 것이 핵심이다. 전투 난이도는 크게 어려운 편은 아니지만, 주제 재료가 드래곤 같은 대형 몬스터일 경우에는 적절한 회피기를 사용하는 등 주의가 필요했다. 사냥 도중 체력이 다하게 되면 그 자리에 모아 놓은 재료를 모두 떨어뜨린 채로 주방에서 다시 시작하게 되고, 제한 시간은 계속 그대로 흘러 이후 요리에 투자할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 오늘 점심은 너로 정했다!

경연의 핵심이 되는 ‘요리’는 흔히 ‘매치3’라고 부르는 퍼즐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 저마다 다른 미각 원소를 가진 재료들을 휘저어 가며 같은 원소를 3개씩 맞춰 맛의 ‘레벨’을 올리는 것이 요리의 기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매 경연에는 심사위원들이 선호하는 미각 원소와 요리에 빠져선 안 되는 주제 재료가 선정되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두고 사냥을 시작하는 것이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중요하다. 심사위원의 머리 위에 보이는 미각 원소를 적어도 세 개 이상 3레벨로 만들어 내면 가산점을 얻을 수 있으며, 주제 재료를 첨가하지 않고 요리를 만들 경우 감점 요인이 된다. 물론, 시간 안에 요리를 완성하지 못해도 감점 요인이므로 긴장을 늦출 수 없다.

▲ 요리의 기본은 매치3 퍼즐 형태


간단하지만 확실한 긴장감을 주는 '요리 대결'
물론, 매치3 퍼즐을 좋아하는 당신에게만...



▲ 사냥은 크게 어렵지 않은 편, 하지만...

스토리모드를 통해 어느 정도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기본적인 세 개의 미각 원소 외에도 다양한 원소들이 추가되기 시작한다. 모바일 매치3 퍼즐에서 난이도가 올라갈 때 다양한 원소들이 추가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이렇게 게임의 난이도를 올리는 요소 중 하나로는 ‘오염된 마물’을 이야기할 수 있는데, 스토리 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빅투지아 왕국 내에 원인 모를 질병으로 오염된 마물들이 발생, 이를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은 사람들이 병에 걸리게 되는데 주인공은 다른 배틀 셰프 지망생들과 함께 사건의 원인을 밝혀 나가게 된다.

오염된 마물은 일반적인 마물들보다 더 빠르고, 거침없는 동작을 보여주지만 사냥 난이도는 크게 높아지지는 않는 편이다. 하지만 이들에게서 나오는 재료는 그렇지 않다. 때때로 재료에 독소가 포함되어 있거나, 미각 원소에 금이 가 있기 때문에 요리할 때 더욱 주의를 필요로 하게 되는 것이다.



▲ 오염된 재료는 조심히 다뤄줘야 한다

금이 간 미각 원소는 세 번 이상 위치를 바꾸게 되면 레벨이 한 단계 낮아지거나, 1레벨 원소일 경우에는 파괴되기 때문에 더욱 신중한 플레이를 요구한다. 뿐만 아니라 독소는 세 번 이상 뒤섞을 경우 폭발하며 주변 미각 원소를 모두 금이 간 상태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에 더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독소가 포함된 채로 심사위원에게 제출하면 감점 요인이 되기 때문에 다양한 조리 도구를 사용한 전략이 요구된다.

사실, 배틀셰프 브리게이드의 난이도가 심상치 않아지는 것은 퍼즐의 난이도보다 살벌한 제한시간 때문일 것이다. TV에서 보는 요리 경연 대회에서 닭을 잡는 장면은 없지 않나. 이 게임은 5분 남짓한 시간 안에 사냥부터 요리까지 모두 해야 하기 때문에 잠시도 시간을 허비할 틈을 주지 않는다. 거기다 심사위원이 늘어나면 만들어야 할 요리도 늘어나는데, 제한 시간도 조금 늘어나긴 하지만 관대한 수준은 아닌 편. 60초 남았다는 메시지가 화면 위에 뜰 때면, 간단한 해결법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긴장을 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 시간은 없는데 요리는 안 되고...


볼륨은 조금 작지만, 순간에 충실한
이렇게 긴장되는데, 멀티플레이의 부재는 정말 아쉽다



▲ 요리 경연의 백미는 역시 심사 받는 순간

본격 요리 대결 게임, '배틀 셰프 브리게이드'는 오랜만에 손에 땀을 쥐면서 플레이할 수 있었던 게임이었다. 비록 매력적인 세계관을 확장하는 요소나, 얼마 안 되는 맵에서 반복적으로 요리를 해야 한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독특한 아트 스타일과 성우의 연기가 돋보이는 스토리, 그리고 긴장 넘치는 요리 대결(과 매치3 퍼즐)에 관심이 있다면 즐겁게 플레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플레이 후반으로 가면서부터는 다양한 조리 도구나 미각 원소 등으로 난이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거기에 상당히 촉박한 제한시간으로 인해 긴장감 만큼이나 피로감 또한 느끼는 유저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긴장감 또한 게임의 한 축이라고 생각하지만, 초심자를 배려해 더 많은 시간을 제공하는 모드 등이 추가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끝으로, 상대보다 더 멋진 요리를 만들어 승부를 낸다는 게임 콘셉트와 잘 어울리는데도 불구하고 실시간 멀티플레이를 지원하지 않는 것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었다. 기본 스토리 외에도 일일 요리 대결 등 모드를 제공하고 있지만, 리더보드를 통한 점수 대결이고, 해당 모드에서 달성한 결과에 따라 따로 보상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크게 비중이 있는 편은 아니다. 추후 멀티플레이가 추가될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친구 혹은 다른 사람과 요리 대결을 펼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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