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X4] 가까운 듯 먼 이웃나라 '중국', 모바일 시장 진출은 어떻게?

게임뉴스 | 원동현 기자 |


▲ NHNST 박종채 모바일 사업본부장

중국은 흔히 대륙이라 불린다. 어마어마한 넓이의 영토와 인구수, 그리고 급격히 발전해가는 경제 규모는 '클 대(大)'자로 묘사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세계의 헤게모니가 미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예측도 마냥 허황된 것만은 아니다.

그만큼 중국 시장은 한국에게도 매력적이다. 문화적으로도 공유하는 부분이 많고, 지리적으로도 가깝다. 게다가 2010년대 들어 빠른 속도로 보급된 스마트폰, 전반적으로 개선된 생활 수준 덕에 중국의 모바일 시장은 그야말로 보물섬이다. 문제는 그 섬에 닿기가 너무나 힘들다는 점이다.

NHNST의 박종채 모바일 사업본부장은 연단에 올라 ‘중국 진출 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지난 3년간 중국에서 퍼블리싱 사업을 진행하며 중국이 가깝고도 먼 나라인 걸 느꼈다고 짧은 소회를 밝혔다.

※ 기사는 편한 전달을 위해 강연자의 시점에서 서술했습니다




작년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2,000억 위안을 넘어섰다. 올해는 2,50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용자 수는 지난 몇 년간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오다 최근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 예상 성장치는 5%가량이다.

전체 매출 중 모바일 게임이 약 57%의 비중을 차지하며 확고한 대세 플랫폼으로 등극했다. 웹 게임은 점유율이 점차 감소하고 있고, 이 격차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종의 영업허가증인 판호는 작년 총 9,800개가 발행됐으며, 그 중 중국 게임이 95%를 차지했다. 자국 게임을 길러 해외에 수출하고자 하는 중국 정부의 확고한 의지가 엿보이는 수치다. 아쉽게도 한국 게임은 독자적으로 발행받은 사례가 없었다.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한국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 현재 중국 내에선 모바일 e스포츠가 각광받고 있다. 주요 인터넷 방송 매체에서는 모바일 e스포츠를 핵심 콘텐츠로 다루고 있으며 유명 BJ들은 한 달에 10억 원을 넘게 벌기도 한다. 아울러 IP 기반의 게임 역시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중국 내 모바일 게임 간의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차별화 마케팅으로 IP를 사용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이 외에도 보드게임, 2차원 게임(서브컬처 게임) 등이 좋은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신규 유저의 유입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추세지만 매출은 성장하고 있다. 문제는 텐센트나 넷이즈 같은 대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커져가고 있어 외국기업과 중국 중소기업들은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최근 기존 판호를 발행 및 관리하던 ‘광전총국’이 공산당 중앙선전부 산하로 편입되며 검열이 한층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중국 시장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앱스토어 ‘매출 TOP3’ 게임을 기준으로 국내와 매출을 비교했을 때 무려 15배가량의 차이가 난다. 심지어 하위권으로 갈수록 그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기현상을 보이며, 양국의 매출 순위 200위 게임을 비교할 시 33배의 격차를 보였다.

하지만 무턱대고 도전하기엔 만만치 않은 시장이다. 한국과는 기본적인 생태계 구성에서부터 큰 차이점을 보인다. 우선, 중국에는 구글 마켓이 없다. 그 자리를 200여 개의 각종 마켓이 분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소위 메이저급 마켓만 추산해도 30개가 넘는 수준이다. 게다가 지불 방식 역시 ‘알리페이’, ‘위챗페이’를 비롯해 각종 서드파티 결제 플랫폼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 시장은 매력적이지만, 높은 진입장벽이 존재

국가 간 네트워크가 불안하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Loss와 Latency가 유독 심한 모습을 보이며, 최근 발표된 네트워크 보안법에 의해 서버를 중국 내로 내년까지 옮겨야 하는 수고로움도 있다. 그리고 글로벌 CDN을 활용해 배포할 경우 다운로드 경로를 정상적으로 찾을 수 없는 등 여러 진입장벽이 세워져 있다.

그럼에도 NHNST는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지난 2017년 약 143억 원 정도의 매출을 중국 내에서 발생시켰고, 3년간의 누적 매출은 293억 원에 달한다. 물론 전체적인 시장규모를 고려했을 때 큰 수치라 보기엔 힘들지만, 분명 의미는 있다.



▲ 진정한 '갑'은 마켓

현재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의 패권은 ‘마켓’이 쥐고 있다. 다양하게 분할된 마켓들은 저마다의 색깔을 갖추고 있고, 특화된 유저층을 보유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상품과 잘 맞는 마켓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NHNST 역시 본격적인 진출에 앞서 중국 마켓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했다.

마켓으로부터 호감을 사게 되면 여러가지 이점이 따라온다. 마켓이 요구하는 다양한 기술적, 사업적 과제를 해결하고 매출 분배 비율에서 어느 정도 양보를 하면 피처드 등의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UA나 왕홍(인터넷 스타)마케팅에 비해 안정적으로 트래픽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그림의 떡이 된 '판호'

많은 국내기업이 발급에 애를 먹고 있는 ‘판호’는 실질적으로 한국기업으로서 획득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NHNST 역시 발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과적으로 비용 부담을 감수하고, 파트너사의 명의를 빌려 중국 게임으로 포장하는 방식으로 진출했다.

판호 외에도 다양한 애로사항이 따른다. 기본적으로 불필요한 트래픽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압축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디바이스 환경에 따른 옵션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안드로이드 파편화가 극심하기 때문에 단말 호환성 테스트도 필수적이다.




컬처라이징 역시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과거 서비스 중인 게임 내에 대만국기가 노출된 적이 있었는데, 중국 유저들이 극심한 반발을 보였다. 민족과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큰 곳인만큼, 기획단계에서부터 적극적인 컬처라이징이 필요하다.

많은 게임사가 텐센트 같은 중국 대기업을 통해 쉽게 성공하고 싶은 욕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녹록지 않다. 텐센트의 응용보를 비롯해 모든 마켓에서 성공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하나의 마켓을 제대로 타게팅하는 게 용이하다. ‘타겟 유저’가 어느 마켓에 있는지를 찾고,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지원을 이끌어내야한다.




판호에 대한 기조는 한동안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뢰할 수 있는 로컬업체와 파트너쉽을 맺는 게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혼자 잘 먹고 잘 살자’라는 마인드로는 성공하기가 힘든 게 현실이고, 이익을 어느 정도 포기할 각오가 필요하다. 이런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다면 중국도 분명 뚫지 못할 시장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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