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2017] 정성껏 만든 내 게임, 기사가 많이 나오게 하는 비법은?

게임뉴스 | 김규만 기자 | 댓글: 4개 |


▲ ICO 파트너스 토마스 라이제네거(Thomas Reisenegger)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들에게 있어, 정성껏 만든 게임이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에게 알려져 인기를 얻게 되는 것만큼 기쁜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이런 일은 정말 꿈속에서나 나올 만큼 희귀한 일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굳이 꼽자면 게임들이 '너무' 많이 나온다는 데 있다고 하겠다.

지난 2016년 한 해 동안만 스팀에는 약 4천여 개의 게임이 출시됐다. 하루에 11개 정도의 게임이 출시된 셈인데, 이 중에는 그 누구도 출시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묻혀버리는 게임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렇게 게임들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상황 속에서 내 게임을 사람들에게 더욱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날 GDC 2017의 강단에 선 토마스 라이제네거(Thomas Reisenegger)는 약 7년간 각종 해외 유명 게임 매체에서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한 바 있는 베테랑 게임 기자다. 그가 준비한 이번 강연에는 정성껏 만든 게임을 게임 전문 기자들이 취재하도록 만들 수 있는 여러 가지 비법이 담겨있다. 내 게임에 대한 기사를 많이 나오게 하는 꿀팁들,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 2017년엔 정말 저렇게 될지도 모른다


■ 내가 만든 게임에 맞는 홍보 방법은?




흔히들 홍보에서 승리를 이끄는 세 가지 큰 축을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PR이라고 말한다. 이들 모두가 각자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요즘처럼 미디어가 복잡한 생태계를 이룬 시대에서 이 모든 방법을 활용하고자 하는 것은 비용의 문제도 있을뿐더러 크게 효과적이지도 못한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자신의 게임이 가진 성격에 따라 가장 잘 맞는 한 가지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비용을 지불하고 집행하는 마케팅의 경우 대부분 AAA게임들과 캐주얼, 카피캣 모바일게임에 적합한 방법이다. 반면, 커뮤니티를 주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게임들의 종류로는 롱런을 염두에 둔 게임이나 얼리 액세스 단계의 게임, 그리고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게임들이 있겠다. 마지막으로 PR을 중점적으로 행하는 게임에는 하드코어한 F2P 방식 게임과 전형적인 프리미엄 게임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식으로 자신의 게임에 어떤 방법을 적용해 홍보를 해야 효과적인지 알아보는 것이 선행이 된다면 훨씬 효율적으로 게임을 세상에 알릴 수 있다.



■ 게임 전문 미디어들의 생태계 살펴보기




어떤 홍보 방법이 내 게임에 가장 어울릴지 확인했다면, 이제는 내 기사를 실어 줄 게임 전문 미디어의 생태계를 좀 더 알아볼 시간이다. 이번 강연에 사용된 도표와 수치는 모두 북미/유럽 게임 전문지들로부터 나온 수치로 국내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먼저, AAA게임과 III게임(프리미엄 인디 게임)이 출시 당일에 배포되는 기사 수를 살펴보면 이렇다. 평균적으로 AAA급 게임이 출시되는 당일에 올라가는 기사는 약 1,494개고, 유명 인디게임들이 출시될 때 올라오는 기사는 보통 230개 정도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앞서 말한 '노 맨즈 스카이'는 인디 게임이라고 할 수 없을지 모르겠다. 이러한 범주를 넘어 출시 당일에 1,000개 이상의 엄청난 양의 기사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 흔한 '노 맨즈 스카이' 출시 풍경

다음으로는 콘솔 별로 올라오는 기사의 양을 살펴보면, XBOX ONE으로 출시된 게임보다는 플레이스테이션4로 출시된 게임에 대해서 약 35% 정도 많은 양의 기사가 나가는 경향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고, 게임 매체들을 각각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영어 등 언어권으로 나눠 살펴봐도 모두 플레이스테이션과 관련된 게임을 더 많이 기사화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바일게임과 콘솔 게임의 평균 기사 수를 비교해 보면 어떨까? '클래시 로얄'의 글로벌 런치 당시에 100개 안팎의 기사가 나갔으며, 이후 '고트 시뮬레이터'가 출시됐을 당시에는 200개 정도 기사가 나갔다. 마지막으로 AAA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데이어스 엑스: 맨카인드 디바이디드'가 출시된 당시에는 600개 이상의 기사가 올라왔다. 게다가 그쯤에서는 이미 '클래시 로얄'에 대한 기사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 된다.





VR 헤드셋을 기준으로 올라오는 기사 수를 분석해보면 이렇다. 2015년 5월부터 2017년 1월까지 기사를 분석한 결과 모든 해에 오큘러스에 대한 기사가 HTC 바이브보다 많이 나온 것으로 밝혀졌으며, 플레이스테이션 VR의 경우는 출시 당일 가장 높은 기사 수를 보였다.




그렇다면, 이렇게 어떤 게임의 기사는 많이 올라가고, 또 어떤 게임의 기사는 적게 올라가는 것은 누군가에 의해서 정해지는 것일까? 북미/유럽 등 서구권 지역에서는 미국과 영국 등의 상위 게임 전문 매체들이 주로 다루는 게임에 대해서 다른 국가의 매체들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IGN이나 폴리곤, 게임 스팟 같은 이름있는 게임 매체들에서 다루는 게임들은 대부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의 매체에서도 다룬다. 곧 이들이 말하자면 '오피니언 리더'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 북미 게임 미디어 생태계는 대략 이렇다


■ 기자들이 게임에 관심을 갖게 할 5가지 꿀팁들

게임 전문 미디어들이 어떤 게임, 어떤 플랫폼에 대해서 더 많은 기사를 내는지, 그리고 어떤 매체들이 다른 매체에 영향을 주는지 알아봤다면, 이제 기자들로 하여금 내가 만든 게임을 취재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하는지 알아볼 시간이다. 기자들의 관심을 끌고, 게임의 기사화를 하기 위해 꼭 필요한 다섯 가지 꿀팁은 다음과 같다.




1. 게임 소개는 온라인 데이팅처럼

온라인 데이팅 앱을 사용해본 적이 있다면 공감할 얘기다. 첫인상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항상 기자들에게는 자신의 게임을 어필하고자 하는 개발자들로부터 수백 통의 메일이 날아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10초 안에 사람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최대한 매력 있는 첫인상을 만들도록 노력하자. 그러기 위해선 게임 스크린샷 보다는 더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GIF를 메일에 첨부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다.

모두에게 좋게 어필하려고 하지 말라. 그보다는 소규모 집단에게서 크게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첫인상을 다지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온라인 데이팅을 다시 예를 들어보면, 코스튬 플레이가 취미인 사람이 자신의 코스프레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했다고 치자. 그렇다면 온라인 데이팅 앱을 이용하는 90%가 이 사람을 별로라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10%에게는 확실하게 어필이 가능하다. 게임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면 된다. 처음에 인원은 적어도 확실한 팬층을 만들어 두면 이후에는 팬들이 늘어나는 일만 남는다.


2. 헤드라인은 최대한 강렬하게



▲ '디비전 문제'를 주의하자

헤드라인은 최대한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도록 잡는 것이 필수적이다. 개인적으로 헤드라인이 약한 게임에게 생기는 문제를 '디비전 문제'라고 부르는데, 톰 클랜시의 더 디비전은 게임을 할 때는 재밌지만 기사로 쓰기에는 그보다 더 흥미로운 게임들이 더 많다.

헤드라인이 좋다는 것은 그만큼 클릭을 유도할 수 있다는 말이고, 클릭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은 곧 돈이 된다는 뜻이다. 이 분야에서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는 최고의 게임이 바로 '노 맨즈 스카이'다. 출시된 이후 어떤 평가를 들었는지는 제외하고라도, 이 게임은 앞서 말했던 것처럼 출시 당일 기사 수는 여타 인디 게임들의 배가 넘는 기록을 세웠다. 이것을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정말 잘 쓴 한 줄의 헤드라인'이다.



▲ 헤드라인만은 역대급이었던 바로 그 게임

바로 예를 들어보자. '노 맨즈 스카이'는 게임을 소개할 때 "굉장히 광활한 우주를 담고 있습니다"라고 하지 않았다. 그 대신 "게임에서 당신은 약 1800 경(京)의 행성을 탐험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하기를 선택했다. 실제로 게임 속에 1800경이라는 숫자의 행성이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확실한 것은 이런 헤드라인을 통해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 가지 더 얘기해볼까? '노 맨즈 스카이'는 출시 전부터 '절차적 생성'이라는 방법을 이용해 방문하는 모든 행성마다 각각 다른 환경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이걸 그대로 헤드라인으로 사용하는 것은 좀 약하다. 대신 이들은 "개발자들조차 다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을 헤드라인에 인용했다. 결과는 물론 매우 효과적이었다.

다음은 '노 맨즈 스카이' 외에 효과적인 헤드라인이었다고 볼 수 있는 몇 가지 사례들이다.




다른 게임을 언급하는 것은 때로는 도움이 된다

자신이 만든 게임을 소개할 때 다른 게임과 비슷하다고 말하는 방법은 사실 일반적으로는 추천하지 않는데, 몇몇 경우에 있어서는 큰 효과를 볼 수도 있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노스가드'라는 게임을 들 수 있다. 이름 없는 개발사에서 개발한 게임이고, 잘 알려질 수 없을 뻔 한 게임이었지만, '노스가드'의 개발자들은 자신의 게임이 고전 게임 '세틀러' 시리즈와 흡사하다는 부분을 계속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은 세틀러 시리즈의 팬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었고, 그렇게 게임은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게임 아닌 다른 요소를 강조하는 것도 좋다

무조건 게임과 관련된 요소를 강조하는 것보다,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찾아보는 노력도 필요하다. 이 팁의 예로는 '메모란다' 라는 게임을 들 수 있는데, 이 게임은 일본의 유명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강조함으로써 기사화에 성공했다.




허를 찌르는 '게릴라 마케팅'을 생각하자

마지막으로는 남들이 생각할 수 없었던, 허를 찌를 수 있는 마케팅 방법을 떠올려 보자. 예를 들어 폴리갓(Polygod)이라는 게임은 '아이작의 번제(Binding of Isaac)'의 특정 업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마케팅을 해 유로게이머와 게임스팟, 디스트럭토이드 등 매체에서 기사로 다룬 바가 있다.

위에서 말한 다섯 가지 팁 외에도, 앞으로는 언제든지 새로운 이야기가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몇몇 예를 더 들어본다면 인디 게임 '하이퍼 라이트 드리프터'는 매 순간이 배경화면 같다는 것으로 기능적 측면을 강조했고, '아울보이'같은 경우 10년 동안 개발한 인디 게임이라는 제목으로 개발자들의 측면에서 강조했다. 또, '데빌 대거스' 같은 경우 전 세계에서 오직 한 사람만이 이 스팀 업적을 달성했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3. 이메일을 보낼 때는 A.I.D.A.를 기억하자

앞서 설명했지만, 기자들의 메일함에는 하루에도 수백 통의 메일이 쌓인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한다. 내가 만든 게임에 대한 소개가 한 번도 읽히지 않고 버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게임 소개를 최대한 간결하게, 10초 만에 사로잡을 수 있도록 이메일을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소개하고자 하는 것이 AIDA 탬플릿이다. AIDA는 주목(attention), 흥미(Interest), 욕구(Desire), 실행(Action)의 약자로, 이 순서에 따라 메일을 작성하는 것이 상당히 도움이 된다. 먼저, 내 메일을 읽을 기자들의 주목을 받기 위해서는 강렬한 제목을 지어야 한다. 앞에서도 말했듯 헤드라인이 정말 중요하다. 다음으로는 게임을 소개해 흥미를 일으켜야 하는데, 텍스트는 두 줄 정도로 짤막하게 요약하고 나서 바로 밑에 GIF나 유튜브 영상을 첨부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만약 GIF와 영상 모두 없다면 강조하고자 하는 비주얼 에셋을 첨부하도록 하자.

게임 소개로 흥미를 끌었다면, 이제 흥미를 가진 기자들의 '취재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그 아래에 에셋과 레퍼런스 페이지 등 게임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링크를 첨부하는 것이 좋다. 그 바로 아래에는 적극적으로 인터뷰 일정을 잡고 싶다든지, 만나서 이야기하자든지 하는 '행동'을 취하는 이야기를 적도록 하자. 이렇게 이메일을 작성하는 것이 바로 AIDA 탬플릿에 따른 메일 작성 요령이다.




4. 어떤 신(?)에게 소원을 빌고 있는지 정확히 알자

신이라고 표현한 것은 약간 과장이 섞였지만, 아무튼 게임을 기사화해 줄 기자들을 물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각종 매체를 찾아보면서 자신이 만든 게임을 가장 잘 이해해줄 것 같은 기자를 찾아보자. 몇몇 매체들은 플랫폼 별로 두는 비중이 다를 수도 있으니 이런 점을 잘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때로는 프리랜서 기자들을 물색해봐도 괜찮다. 마음에 드는 기자가 있는데 이메일을 보낼 주소를 찾기 힘들다면 email hunter를 사용해보자.

게임 전문지 기자들이 다가 아니다. 만일 자신이 만들고 있는 게임이 콘솔 게임이라면, '플레이스테이션 블로그'나 '엑스박스 와이어' 같이 해당 콘솔들이 운영하는 블로그 페이지에 연락을 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들이 운영하는 블로그들은 잘 알려지지 않은 참신한 게임들을 소개하는 데 무척이나 관대한 편이니 주저하지 말고 연락해보는 것이 좋다.




게임 방송을 하는 스트리머나 유튜버들에게 게임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조금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스트리머들에게 게임을 소개할 때는 당신의 스토리보다는 게임 자체를 설명하는 데 집중하는 게 좋다. 그리고 스트리머들이 방송 작업을 하기 편하도록 시연용 게임 내에 다양한 에셋을 추가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예를 들면 윈도우 모드로도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게 한다든지, 아니면 모퉁이에 스트리머의 얼굴 영상을 띄울 수 있도록 공간을 남겨놓는다든지, 플레이하고 있는 유저의 이름을 숨길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면 그들이 작업하기 수월하도록 할 수 있다.




5. 사람들을 끌어오는 게임을 만든 뒤 미는 전략이 중요하다

마지막 다섯 번째 팁으로, PR 전략에는 크게 미는 PR과 끌어오는 PR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전자는 보통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게임을 알릴 때 사용하는 전략이고, 후자는 많은 이들에게 입소문을 타고 알려진 게임에 실제로 사람들을 끌어올 때 사용하는 전략이다.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무턱대고 게임을 알리기 위한 PR을 하는 것 보다는 자신이 만든 게임에 사람들에게 널리 알릴만한 무언가를 만들어 낸 뒤 미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두 가지 전략 모두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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