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X4] 이득우 교수, 게임 엔진의 발전? '실시간 레이트레이싱'에 주목하라

게임뉴스 | 정필권 기자 |


▲ 청강대학교 이득우 교수

전 유니티 테크놀로지스의 이사이자, 언리얼 데브 그렌트를 수상한 경력이 있는 청강대학교 게임콘텐츠 스쿨의 이득우 교수는 아마 게임 엔진을 남들보다 많이 다뤄본 경험이 있는 인물일 것이다. 그렇기에 플레이엑스포 2018의 컨퍼런스에서 게임 엔진의 발전사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학생들을 교육하고 다양한 엔진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이득우 교수는 이번 강연을 통해서 게임 엔진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최근 주목받고 있는 기술들과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한 자기 생각. 그리고 활용 방안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 게임 엔진의 발전과정

이득우 교수는 게임 엔진은 크게 4가지 세대로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게임 엔진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더 많은 기술을 적용하고, 작업 생산성을 늘리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1세대 게임 엔진은 엄밀히 따지자면 엔진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형태였다. 정확하게는 렌더링 기술을 가진 상태에서 이를 조합하는 모듈인 셈이다. 사람의 손이 많이 가는 형태로 엔진이 구성되고, 만들어지던 시기였다. 효과적으로 3D 그래픽을 구현할 수 있었지만, 오랜 개발 시간이 걸리는 등 생산성은 낮았다. 이러한 모습은 2000년도 초반에서 중반까지의 개발 프로세스들이 해당하는 지점이다.

시기적으로는 유사한 기간에서, 1세대 게임 엔진들의 단점을 보완한 2세대 게임 엔진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세대 게임 엔진은 대규모 게임 엔진 제작을 위한 프로세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었다. 통합 에디터로 모든 과정을 엔진에서 진행한다는 면에서 장점을 보였다.

또한, 높은 퀄리티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게 되면서 콘솔 중심으로 시장을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로 엔진을 통해 만들 수 있는 게임의 유형이 어느 정도 결정되기도 했다. 때문에 유행하던 게임 외의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커스터마이징과 수정 과정이 요구됐다. 소스코드를 제공하기는 했으나, 엔진을 개조하여 성공적으로 포팅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2000년도 후반에서 2010년도 중반, 모바일 게임 시장이 성장하면서 새로운 유형의 엔진이 등장했다. 3세대 게임 엔진들은 가벼운 게임들 생산성이 높게, 다양한 플랫폼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 의의를 둔다. 멀티플랫폼으로 빌드를 구축하는 과정을 하나로 통합하면서, 빨리 모바일 기기에 특화된 게임을 만들 수 있었다.

또한, 콘솔 위주였던 렌더링 파이프라인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모바일 게임 개발자들에 환영을 받았다. 이외에도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개선되면서 생산성 향상에도 이바지했다. 더는 공개된 소스코드를 커스터마이징할 필요가 없어졌고, 깊은 프로그래밍 지식 없이도 스크립트를 이용해 게임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이후 4세대 게임 엔진들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최근의 제품들을 의미한다. 4세대 게임 엔진은 이전 세대에서 대규모 게임을 만들기 어렵다는 단점을 보완했다. 개발부터 빌드까지를 단일 공정으로 통합했고, 모바일 게임부터 하이 스펙의 콘솔, PC 게임까지 포함하는 렌더링 파이프라인을 제공한다.

여기에 엔진을 프로그래밍에 익숙하지 않은 기획과 아트 직군까지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직군에 맞는 개발 지원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다만, 다양한 기능들을 지원하면서 엔진 자체가 무거워지는 단점이 생기기도 했다.






■ 게임 엔진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까?

이렇듯 게임 엔진은 지금까지 많은 변화를 겪어왔고, 더 많은 직군과 플랫폼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그렇다면 다음 세대, 미래에서 게임 엔진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강연자는 이를 몇 가지로 정리한다. 이 중에서는 이미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확정 지은 것들도 있다.

먼저 '그래픽 에셋의 제작 파이프라인을 게임 엔진 에디터에 연동'하는 것이다. 이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방향이다. 3DMAX, 마야 같은 제작 툴에서 엔진으로 작업물이 넘어오는 과정을 최소화하고, 이를 에디터와 연동하여 아트 에셋에 적용하는 부분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개선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전보다 '현실감 있는 실시간 콘텐츠 '로 나아가려 하며, 게임 외에도 영화·애니메이션 등 비게임 분야로의 진출도 검토되고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그래픽 툴과 엔진과의 유연한 연동이 선행되어야만 한다. 다른 산업 분야의 모델링을 넘겨받아 사용하는 것은 결국에는 제작 방식이 다르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강연자는 여기서 최근 공개된 실시간 레이트레이싱 기술이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티스트들이 사용하는 툴에서 게임 엔진으로 연동하는 방안들이 지원되고 있으며, 비게임 분야에서는 게임 엔진을 생산성을 확보하고 교육 비용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실제로 얼마나 도입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유니티와 언리얼 엔진은 비게임 분야와 관련된 솔루션들을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는 상태다.

다음으로 '메시 병합 기술이 대두'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퍼포먼스를 어떻게 향상할 것인지에 대한 결과다. 비게임 분야의 DCC 에셋을 게임 엔진에 맞게 변환하는 과정들을 지원하는 형태다. 유니티에서는 픽시즈(Pixyz) 플러그인을 지원하고 있으며, 언리얼 또한 언리얼 스튜디오를 통해 자신들의 툴로 작업 과정들을 불러올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더 알아보기 - 실시간 레이트레이싱 기술의 가능성

강연자는 앞서 언급한 발전 방향 중에서 레이트레이싱 기술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설명한다. 현재 픽셀화 기술을 20년이 넘게 사용하는 게임은, 3D 그래픽을 구현할 때, 눈에 보이는 것만 간추려 전송하여 데이터를 줄이고 리얼타임 그래픽을 표현한다.




하지만 반대로 산업에서는 레이트레이싱 기술을 사용해서 무언가를 표현한다. 레이트레이싱 기술은 픽셀별로 광원을 쏘고, 무언가에 닿으면 재질을 분석하여 반사 / 투과를 결정하고 연산하는 구조다. 바운스가 많을수록 정밀한 계산이 가능하며, 결과적으로는 더 세밀하고 많은 연산 과정이 수반된다. 사실상 실시간으로 구현하기는 어려우므로, 애니메이션에서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에픽게임즈가 이번 GDC2018을 통해 실시간 레이트레이싱을 공개하며 많은 충격을 줬다.


실시간 레이트레이싱은 크게 그래픽 제조사인 엔비디아의 RTX 기술, 다이렉트X 12의 DXR 기술이 합쳐지면서 구현된 형태다. 엔비디아의 RTX 기술은 하드웨어 단계에서 GPU에 기반을 두어 연산을 하는 구조다. 아직은 시중에 판매되지 않는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이렉트X 12의 DXR 기술과 결합한 형태로 작동한다.

EA에서 이 기술을 이용해 만든 데모를 살펴보면, 장점이 드러난다. 데모 영상에서의 그래픽 처리 과정을 살펴보면, 그간의 제약을 넘어서 한층 강화된 렌더링 품질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데모는 새로운 레이트레이싱 기법에 맞게 동작 방식을 재구성했고, 기존 GPU의 구성을 최대한 재활용 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물체를 한 번에 하나씩 그리는 기존 방식에서, 씬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의 쉐이더를 한 번에 묶어서 보내주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는 공정 면에서는 기존과 완전히 다른 방식인 셈이다. 이외에도 데이터 구조를 탑과 바텀의 2단계로 구분하여 바텀에서는 메시 정보를 취합 관리하고, 탑에서는 오브젝트별 데이터를 관리하는 형태로 구성하여 구현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현재 상태를 고민한다면, 이러한 데모들은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합작품에 가깝다. 기술적으로는 매우 놀랍지만, 실제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지는 미지수다. AMD는 아직 구체적인 발표도 없으며, 정작 RTX 기술을 지원하는 Volta GPU는 오는 3분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게임 환경으로만 한정 지어도 의문은 남는다. 언리얼 엔진 데모에 사용된 GPU의 가격은 6만 달러였다. 이는 현재 고가 그래픽카드인 Titan V GPU 보다 고성능을 요구하는 셈이 된다. 누가 구매해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으며, 결과적으로는근미래에 대중화되기는 어려운 기술이라는 결론이 남는다.




하지만 현실적인 대안은 있다. 벤치마킹을 하는 퓨처마크(현 UL 벤치마크)사는 테스트를 통해 '반사와 관련된 부분'에서 레이트레이싱을 사용하면 퍼포먼스를 얻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주목할 부분은 영상에서 거울에 로봇이 반사되는 것이다. 이는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구조에서는 화면에 로봇이 없으므로, 거울에 로봇의 팔 모델을 그대로 반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카메라가 잡지 못하는 부분까지 데이터를 추적해서 표현하는 것'. 이 부분이 데모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을 게임에서도 활용하면, 작업 방식과 시간이 크게 변하지 않아도 빠르게 렌더링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연자는 게임 엔진의 발전 과정과 새로운 기술들에 대한 전망을 소개한 뒤, 20년간 사용한 고전적인 방식을 넘어서 새로운 활용법이 등장하고 있다고 정리했다. 또한, 이러한 것들을 어떻게 활용하고 기존 렌더링 파이프라인과 연동할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올해 연말에는 각자의 방식으로 결과물을 보여줄 것으로 내다봤다.실시간 레이트레이싱 기술을 이용해 엔진의 발전도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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