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까? 게임위와 개발자가 함께 한 파티, 'GIP'

게임뉴스 | 윤서호 기자 | 댓글: 2개 |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는 12일, 청담동 펜타리움에서 인디 게임 개발자 및 현업 종사자와 예비 종사자들과 소통하는 '2018 게임위 인터렉트 파티(이하 GIP)'를 진행했다.

'게임인이라면 누구나 함께하는 소통파티'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는 현업 종사자들이 서로 콘텐츠와 노하우를 공유했으며, 게임위에서 개발자들에게 등급분류 제도에 대한 소개 및 교육을 진행하는 시간을 가졌다



■ 게임위 이재홍 위원장 "격식 없는 이번 만남이 업계 도약의 또 다른 기회가 됐으면"



▲ 이재홍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

이재홍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본격적인 행사 시작에 앞서서 이번 행사의 취지에 대해서 설명했다. 게임이용자 보호센터 외에도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지원해서 열린 GIP는 현역 개발자뿐만 아니라 개발자를 꿈꾸는 예비 종사자들의 격식 없이 진솔한 소통을 위해 마련됐다는 것이다.

게임은 국내 콘텐츠 수출액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국내 콘텐츠 산업에서 큰 축을 맡고 있으며, 이는 게임인 모두가 노력해서 일궈낸 성과라고 이재홍 위원장은 덧붙였다. 아울러 이런 성과를 통해서 볼 때, 게임은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 산업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런 만큼 게임 산업의 주역인 게임인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이번에 처음 진행하게 되는 GIP는 기존에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혹은 게임 관련 기관에서 진행했던 행사와 많이 다른 만큼 어색할 수 있다. 아울러 게임인들도 그간 참여했던 행사와 다른 성격의 자리에 온 만큼 낯설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재홍 위원장은 게임 업계의 발전을 위해서 이런 행사를 계속 할 것이라고 덧붙이면서, 게임인들이 서로 격식 없이 친해질 수 있는 자리에서 친분을 쌓고 먼 미래 국내 게임 산업의 또 다른 도약을 기약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 게임위 김재윤 주임 - 등급분류 기준, 어떻게 정해질까요?



▲ 게임물관리위원회 김재윤 주임

게임물관리위원회의 김재윤 주임은 개발자 지망생들이 궁금해하는 현행 게임물 등급분류에 대해서 설명을 이어갔다. 게임물 등급분류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종사자들, 혹은 예비 업계 종사자들은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자체 등급분류를 하면 굳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고 여기거나, 혹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1인 개발자의 경우 등급분류 때문에 힘들다고 토로하는 경우도 있고, 라이브 서비스가 진행되는 게임의 경우 업데이트 때마다 점검을 받고 때로는 내용을 수정해야 하는 것이 힘들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실제로 현행 등급분류 체계상, 라이브 서비스가 이루어지는 게임은 업데이트 때마다 게임위 홈페이지에 변경 내용을 신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재윤 주임은 예비 개발자들이 놓치기 쉬운 현행 제도와 법, 그리고 분류 체계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설명을 이어나갔다. 우선 자체등급분류를 하면 게임위에서 관여를 안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부터 먼저 밝혔다.

자체등급분류 사업자는 지정된 업체가 18세 이용가를 제외한 게임에 대해 자율적으로 연령 등급을 정해 유통할 수 있도록 법으로 지정한 것이다. 현재 총 10개 업체가 등록이 되어있으며, 17년 이전에는 모바일 게임만 대상이었지만 이후에는 아케이드를 제외한 플랫폼도 대상이 되었다.




자체등급분류 사업자를 통해서 게임물 등급을 분류하고 서비스할 때는 자체분류 사업자에게 등급 분류가 끝나면 바로 서비스를 하게 된다. 게임위에서는 서비스 후에 사후 관리를 들어가게 되며, 이때 자체등급분류한 게임물이 등급분류가 제대로 되었는가 확인하게 된다. 만일 자체등급분류가 잘못됐다고 여기거나, 혹은 업데이트 때 내용이 수정된 부분을 신고하지 않으면 법에 의거해서 행정 처분을 받거나 처벌받을 수 있는 만큼, 이 부분을 사업자들이 유의했으면 한다고 김재윤 주임은 강조했다.

또한 등급분류가 오르게 되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처리해야 한다고 김재윤 주임은 덧붙였다. 등급이 오르게 되면, 특히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게 되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한다. 성인 인증 시스템을 도입해야 하고, 그에 따라 로그인 서버를 수정하는 등 여러 곳에서 코스트가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환불 이슈 같은 것도 있을 수 있는 만큼, 등급분류에 좀 더 신경쓰기를 바란다고 김재윤 주임은 당부했다.

실제로 자체등급분류가 된 게임이 사후 처리를 통해서 등급이 변경된 경우는 왕왕 있다. 특히나 사행성 요소의 경우 엄격하게 적용하는 편이다. 몬스터레이스라는 게임은 일반 캐주얼 게임과 같은 그래픽으로 전체이용가를 받았지만, 그 안을 살펴보면 경마의 단식, 복식, 배당률 등을 도입했기 때문에 사행성 유기기구로 분류했다. 즉 등급분류에서 제외한 것이다. 일부에 알려진 사례처럼, 야한 일러스트의 게임들 중 12세로 분류된 게임들을 청소년 이용불가로 변경한 경우도 있다.



▲ 자체등급분류가 매겨져도 사후 관리를 통해서 바뀔 수 있다

자체등급분류의 경우는 등급분류 사업자들이 게임위와 100% 일치하는 기준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 만큼, 개발자들도 어느 정도 현행 등급분류 체계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개발자들이 기껏 만들었는데 사후에 지적을 받아서 에셋을 수정해야 하거나, 성인 인증 시스템을 구비하는 등 의도치 않은 코스트가 들어가는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현행 게임물 등급분류는 법에 의거해서 진행하고 있으며, 아케이드 게임과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을 제외한 나머지 게임은 게임위 외에도 자체등급분류 사업자나 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원회에서 등급을 분류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게임위는 자신들이 최초 등급분류에 관여하지 않은 분야도 사후 관리를 통해서 등급분류 조정을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게임위의 등급분류는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가? 김재윤 주임은 다섯 가지 원칙에 의거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콘텐츠 이외 부분에 대해서 등급분류의 대상으로 삼지 않으며, 두 번째로는 전체적으로 게임물의 맥락을 보고 등급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국내의 보편적인 사회적 통념에 부합하는 등급을 정한다는 원칙이며, 네 번째로는 국제적으로 일반성을 갖는 등급을 책정한다는 것이다. 각국마다 등급분류 기준이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인 공통점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서 매기고자 한다고 김재윤 주임은 부연설명했다. 그리고 마지막 원칙은 동일 게임물은 심의 시기나 심의 주체가 달라지더라도 일관적으로 동일 등급으로 분류되도록 하는 것이다.



▲ 게임위 등급분류 기본 원칙 다섯 가지

등급분류 검토는 단순히 게임 안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게임설명서, 내용정보기술서, 게임동영상, 시스템, 대사집, PVP 콘텐츠 등 복합적으로 이루어진다. 그 세부 기준의 경우 선정성, 범죄, 언어(욕설), 사행성, 약물, PVP, 공포 등이 있다. 여기서 전체이용가의 경우 폭력성과 공포 요소가 약간 추가된 정도는 인정되지만,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굉장히 엄격하게 적용된다.

선정성의 경우 노출이 경미하더라도 만화적으로 표현된 경우, 혹은 가벼운 수준의 스킨십 표현은 12세 이용가로 분류된다. 노출의 정도가 심해지거나 선정적인 행위를 사실적으로 묘사할 경우 등급이 올라가게 된다. 15세 이용가는 간접적으로 신체 부위(가슴, 둔부 등 부분적 표현)의 선정적인 모습이 표현되어있거나, 노출도가 어느 정도 있다고 간주될 때 적용된다.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은 직접적인 신체 노출 등기 표현되어 선정성이 확연히 드러나 있으며, 선정적 목표가 있는 콘텐츠가 있다고 간주될 때 적용된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할 정도'라고 판단되면 청소년 이용불가가 아니라 등급분류 자체가 거부될 수가 있다. 혹은 신체 부위가 모자이크 없이 그대로 노출되거나, 통념상 이해가 벌어지지 않은 행위가 벌어졌다거나 싶을 때에도 등급분류가 거부될 여지가 있다. 또한 국내 현행법상 포르노는 불가하고, 이는 등급분류에서도 마찬가지인 만큼 이 부분은 유념해둬야 한다.









▲ 선정성 분류 기준. 일부 선정적 콘텐츠는 등급분류가 거부될 수가 있다

폭력성의 기준은 선혈, 무기의 표현, 신체 훼손이 주요 기준이 된다. 선혈이 없고, 신체훼손이 없으며 무기류 표현이 없거나 혹은 만화적으로 장난스럽게 표현될 때 전체이용가 판정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부분들이 더 사실적으로 변하면서 등급분류가 올라가게 된다. 12세 등급분류 기준은 비사실적인 선혈 표현과 타격 표현, 무기류의 표현이 만화적으로 단순하게 표현될 것을 요구한다. 15세에서는 신체훼손이 어느 정도 인정은 되지만, 사실적인 묘사는 제한이 된다. 청소년 이용불가에서는 선혈과 신체훼손의 사실적 묘사가 허용되지만 모탈컴뱃처럼 일부 예외 사례가 존재한다.

PVP 콘텐츠도 등급분류에 영향을 미치는데, 여기서는 PVP로 상대방에게 손실을 얼마나 입히는지 여부가 기준이 된다. 예를 들어 자유 PK가 허용되고, PK에 어떤 제약도 없는 게임은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게 된다. 이를 피하려면 PK존을 설치하는 등 초보자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하며, PK를 상습적으로 하는 유저가 일부 콘텐츠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제약을 두는 등 무차별적인 PK에 대한 방책을 마련해야 한다.



▲ PVP 콘텐츠의 경우 등급분류에서 폭력성과도 연결되기도 한다

범죄는 사실적으로 묘사했는지 여부가 주요한 평가 기준이 되며, 약물은 단순히 약물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술, 담배도 약물에 포함된다. 즉 음주, 흡연씬이 등급분류에서는 '약물' 항목으로 평가되는 것이다. 전체이용가에서는 금지지만, 12세의 경우는 게임 배경 화면에 등장하는 술이나 음주 장면, 혹은 캐릭터성을 설명하기 위한 장치 정도는 허용된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담배를 피는 진구지 사부로 시리즈는 12세 등급을 받았는데, 이는 흡연 행위를 조장하기보다는, 캐릭터성을 설명하기 위한 장치라고 해석했기 때문이었다.

음주, 흡연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메인으로 등장하지 않으면 15세 이용가로 책정될 수 있다. 그러나 사실적으로 묘사가 되거나 주인공이 직, 간접적 음주 흡연 행위가 능동적으로 가능할 때는 청소년 이용불가로 분류된다.

언어는 욕설의 여부가 기준이 되며, 사행성은 우연으로 게임 결과가 결정이 된다는 것과 사행 행위에 대한 표현, 그리고 그 참여 여부가 기준이 된다. 사행행위에 대한 표현이 있어도 참여가 불가능하면 12세 이용가로 분류가 되며, 비사실적인 참여가 가능하면 15세, 게임 속에서 유저가 적극적으로 이 행위에 참여가 가능한 경우에는 청소년 이용불가 판정을 받는다.

고스톱, 포커처럼 베팅과 배당이 적용되면 무조건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기 때문에 이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나 이 경우에는 웹보드 게임법 시행령이라는 또 다른 의무 조치 사항이 있고, 이를 위반하면 처벌받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김재윤 주임은 강조했다. 아울러 경마나 경륜, 경정은 아예 등급분류가 거부된다고 재차 언급했다. 또한 게임위에서는 유료 재화로 운영되는 경매장 시스템은 100% 사행성 행위로 간주하기 때문에 이러한 시스템이 있는 게임은 청소년 이용불가로 등급이 분류된다는 점도 덧붙였다.



▲ 경마, 경륜 등은 등급 거부 대상이다



▲ 유료 재화를 이용한 경매장 시스템도 사실적인 사행행위 모사로 판정, 청소년 이용불가로 분류된다

이 기준에 따라서 등급분류를 할 때, 이러한 요소들의 비중과 빈도, 정도에 따라서 등급을 평가하게 된다. 예를 들어서 일부 RPG에서 사행성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지만 메인이 아닌 경우, 혹은 제한적으로 이용 가능한 콘텐츠인 경우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이 아닌 15세 이용가로 분류될 수 있는 것이다.

그 등급대에 허용되는 정도의 선정성이나 폭력성 같은 요소도, 높은 빈도로 등장하게 되면 그 윗등급으로 분류될 수가 있다. 그와 반대로 메인이 아니거나, 혹은 단 한 번 노출되더라도 청소년이 이용하기에 부적절하다고 판단될 경우 다른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바로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매기는 경우가 있다. 일부 여캐릭터의 신체부위를 과하게 노출시킨 웹게임들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김재윤 주임은 설명했다.

이와 같은 기준에서 등급분류가 이루어지는 만큼, 이를 잘 이해하고 콘텐츠를 준비해서 등급분류 과정에서 애로사항을 겪지 않길 바란다고 김재윤 주임은 덧붙이면서 강연을 마쳤다.



■ 게임인재단 정석원 사무국장 - 게임, 역사에서 현재를 배우다



▲ 게임인재단 정석원 사무국장

게임인재단 정석원 사무국장은 현재의 게임 시장의 흐름에 대해서 되짚는 한편, 우리나라 역사를 바탕으로 한 게임의 가능성에 대해서 언급했다.

2009년 아이폰이 출시되고 2010년 카카오톡이 나온 이래로 국내에는 모바일 게임 시장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대두했다. 2012년 애니팡이 크게 히트하면서, 모바일 게임은 그야말로 붐이 일었다. 그 뒤를 이어서 2014년 클래시 오브 클랜의 대두는 게임 시장에 또 다른 변화를 줬다고 정석원 사무국장은 회고했다.






▲ 2009년부터 2012년, 그리고 2014년을 국내 게임업계에 중요한 연도라고 꼽았다

특히나 클래시 오브 클랜은 국내 게임과 달리 TV 광고를 적극 활용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그간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TV 광고가 그 비용만큼 효과를 볼 수 있는지 회의적이었으며, 그 때문에 이를 활용하기를 주저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클래시 오브 클랜이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고, 당시 분기별로 50억 가량을 투자하면서도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자 점차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TV 광고 등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했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정석원 사무국장은 이런 점 때문에 인디의 문이 좁아지지 않았나 반문했다. 이렇듯 자본집약적인 방식이 일반화되면서 그런 자금을 투자할 수 없는 인디 게임 개발자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형 게임사들도 어떻게 보면 치킨 게임에 돌입하게 됐다고 정석원 사무국장은 견해를 밝혔다. 한 번 런칭할 때 개발비용 외에도 마케팅 비용이 늘게 되면서 수십 억 이상의 자금이 드는데, 이를 계속 감당하기에는 대형 게임사들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형 게임사들도 이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로 고민을 기울였다.

그 방법 중 하나가 IP를 활용한 게임, 즉 과거 PC 온라인 게임 중 인기 있거나 유명한 것들을 갖고 와서 모바일로 만드는 것이라고 정석원 사무국장은 설명했다. 이미 사람들이 많이 알고 있는 만큼, 별도의 마케팅 비용을 과하게 투입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갖고 있는 IP 외에도, 다른 회사가 갖고 있는 IP를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 정석원 사무국장은 디즈니가 루카스필름으로부터 스타워즈를 사들인 것을 일례로 들었다. 그때 디즈니는 약 40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치면 4조 원 이상의 돈을 지불했다.



▲ 사전 설명이나 별도 마케팅이 필요 없는 IP 확보가 중요해졌다

이렇게 투자하는 이유는, 그 IP가 사전 설명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정석원 사무국장은 역사도 이와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 기재라고 설명했다. 역사는 설명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어느 정도 알기 때문이다.

특히 정석원 사무국장은 한국사에 주목했다. 그가 한국사에 주목한 이유는, 그간 우리가 알고는 있지만 문화적 공감대로 나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향유하는 대중문화의 포맷을 보면 일본, 혹은 서양풍이 많다. 한국사에 바탕을 둔 것이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 라고 살펴보면 그다지 많지 않은 실태다. 이 점 때문에 정석원 사무국장은 한국사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 우리에게 낯익은 것을 새로이 어필할 수 있는 좋은 소재라고 강조했다.

유저들은 새로운 게임을 바라지만, 완전히 새로운 것을 처음부터 거부감없이 받아들이는 유저는 많지 않다. 사람은 습관과 관성이 있고, 여기에서 완벽히 탈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사는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정석원 사무국장의 견해였다.

최근 영상 매체에서는 단순히 역사를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역사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응용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고 정석원 사무국장은 평가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실제로 이러한 응용력은 이미 외국 게임에서는 종종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개봉한 역사 기반 영화들은 역사를 토대로 허구의 이야기를 훌륭히 녹여내는 단계에 이르렀지만, 국내 게임은 그런 시도를 하지 못하는 실정에 대해서 일부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 우리 역사를 바탕으로 한 게임 중 그나마 널리 알려진 게임들 다수는 2000년대 초 게임들이다

이를 위해서 게임인재단에서는 다양한 게임인 한국사 콘서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역사를 게임으로 녹여내는 작업에 대해서 여러 견해를 모으고 있으니 참여를 부탁한다고 정석원 사무국장은 당부하면서 강연을 마쳤다.



■ "우린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 GIP에 참가한 업계 관계자들의 발표 타

○ 도시,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담다 - '어바노이즈 공화국'




어바노이즈는 도시의 삶을 소재로 한 창작을 하는 그래픽 디자인 브랜드다. 어바노이즈가 주로 내세우는 테마는 화려한 도시의 이면에 담긴 통제, 그리고 도시 속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존재 의미에 대한 고찰이다.

어바노이즈의 정재영 플랜 디렉터는 최초에는 그래픽 디자인 전시전을 통해서 이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메시지에 대한 피드백을 받기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그래서 고안한 것이 '게임'을 통해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었다.



▲ 어바노이즈 정재영 플랜 디렉터

정재영 플랜 디렉터는 예술이란 메시지를 작품이라는 방식으로 독자에게 던지고, 이에 독자가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는 견해를 덧붙였다. 게임이라는 매체는 이에 부합하는 것이었고. 그렇게 해서 만든 작품이 '어바노이즈 공화국'이라고 설명했다.

'어바노이즈 공화국'은 가상의 데이터 도시, 어바노이즈를 배경으로 하는 아이덴티파이 어반 라이프 게임이다. 주인공은 시민이 되기 위해서 서류를 작성하고 제출하면서 스토리를 읽고, 도시에 대해서 추리를 해나가게 된다. 그러면서 도시의 이면을 파헤치고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텍스트 어드벤처와 방탈출 게임, 미니 게임의 요소를 조합해 유저에게 재미와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 단서를 찾아가면서 도시와 주인공에 대해서 유저가 풀어가게끔 했다

한편, 정재역 플랜 디렉터는 어바노이즈가 그래픽 디자인 브랜드인 만큼 어바노이즈 관련 전시회와 굿즈, 콘텐츠 확장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어바노이즈 공화국'은 챕터 1이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원스토어에 출시됐으며, 이후 유저 피드백을 통해 챕터 2를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닌텐도 스위치용으로도 출시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그래픽 디자인을 활용한 굿즈 및 전시회 등 콘텐츠 확장을 진행할 예정이다



○ 현지화로 최소한의 투자 대비 수익을 높이자 - 갤럭틱 엔터테인먼트



▲ 갤럭틱 엔터테인먼트 김소연 팀장

갤럭틱 엔터테인먼트는 게임현지화 전문업체로, 중국 조이펀 사의 CEO 출신인 잭 클레이 대표가 중심이 된 회사다. 중국과 인도에서 주로 현지화 작업을 진행했으며, 국내에는 올해 6월부터 법인을 세웠다.

소개를 맡은 김소연 팀장은 게임현지화가 단순 번역이 아니며, 중요한 것은 해당 게임의 핵심과 재미를 유저에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매끄럽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저들은 게임에 위화감을 느끼게 되면 재접속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지화가 왜 중요한가? 이 물음에 대해서 김소영 팀장은 최소의 비용과 시간으로 매출과 수익이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게임의 잠재 수익 시장도 넓어지는 만큼, 기대 수익도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 게임현지화는 단순히 번역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번역의 핵심은 신속과 정확이다. 갤럭틱 엔터테인먼트는 이를 위해서 자체 소프트웨어를 개발했으며, 특히나 번역에서 중요한 포인트인 대명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7단계를 거쳐서 게임 대사와 메시지를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전달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 일상도 게임의 좋은 소재가 된다 - 잼아이소프트의 '베지몹헌터'



▲ 잼아이소프트 김진수 대표

잼아이소프트의 김진수 대표는 후쿠시마 원전 사태, 라돈 침대 리콜, 원전 안전 사고 같은 이슈에서 게임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소개했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 사태 때 돌연변이 식물들이 잠시 화제가 됐던 때가 있는데, 그때 "이런 식물들이 몬스터로 변해서 사람들을 습격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엉뚱한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게임이 '베지몹헌터'였다. 어느 날 등장한 야채 몬스터 베지몹의 습격으로 세상이 혼란에 빠지고, 플레이어는 베지몹과 전쟁에 참여한 용사가 돼 이들과 전투를 벌인다는 것이다. 여기서 단순히 전투를 벌이고 끝이 아니라, 사냥한 베지몹을 요리해서 팔고 그 돈으로 장비를 사는 시스템도 추가로 생각해냈다고 김진수 대표는 덧붙였다.



▲ 원전사고로 돌연변이 야채들이 나타났다는 설정에서 유래한 베지몹들

그렇다면 이 베지몹을 사냥해서 어떤 요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김진수 대표는 성북구에 있는 세계 요리 축제에서 대다수 나라에서 꼬치 요리가 있는 것을 보고 이를 게임 내에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꼬치 요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여러 재료가 벨트를 지나갈 때 꼬치를 던져서 한 번에 꿰는 미니 게임으로 만든 것이다.



▲ 세계 요리 축제에서 본 세계 각국의 꼬치 요리들은



▲ 미니게임모드에 영향을 끼쳤다

닌텐도 패미콤 세대였던 만큼 당시 한창 유행했던 횡스크롤 게임으로 구현해냈으며, 베지몹만의 특성을 갖추기 위해서 세 마리의 사냥새를 추가하는 등 어레인지를 가했다. 베지몹 전쟁에서 활약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려내는 한편, 베지몹과의 전쟁에서의 PTSD라는 설정을 집어넣은 악몽 모드 등 다양한 모드를 통해서 유저들이 좀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 횡스크롤에 단련된 이른바 '고인물'들을 위한 모드도 만들었다


○ 자체 엔진으로 만든 100% 복셀 그래픽 - 노스리버소프트의 '던져서 쌓기'



▲ 노스리버소프트 전상훈 대표

노스리버소프트의 전상훈 대표는 자체 엔진으로 만든 복셀 그래픽 게임, '던져서 쌓기'를 소개하기 전에 개발 비화에 대해서 설명했다. 최초에는 픽셀 그래픽의 게임을 만들자고 생각했지만, 픽셀 그래픽을 멋지게 구현할 수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가 없었던 것이다. 다만 프로그래머의 역량은 뛰어났던 만큼, 이 부분을 자체 엔진으로 구현한 복셀 그래픽으로 커버하는 방향으로 수정해나갔다.



▲ 최초 목표는 픽셀 그래픽의 레트로 스타일을 구현하려고 했지만, 그게 어려워서 엔진을 만들었다고

리얼타임 물리 렌더러, 동적 조명, 동적 안개, 물리 효과 등 엔진으로 활용하는 분야에 대해서 노스리버소프트는 기술을 갖고 있었고, 이를 자체 엔진으로 만들어서 적용한 게임이 '던져서 쌓기'라고 전상훈 대표는 소개했다.



▲ 이 분야에 대해서 지식도, 기술도 있었기 때문에 자체 엔진을 만들 수 있었다

최초에는 자체적으로 만든 하이퍼 퀄리티의 복셀 그래픽 캐주얼 게임을 지향했지만, '어떤 게임'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다가 돌멩이를 우연히 걷어찼을 때 물건을 던져서 뭔가 쌓는 게임을 만들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서 지금의 '던져서 쌓기'를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술력이 강점이었던 만큼 '물리'라는 요소를 활용해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테마로 게임을 구현했다. 물체를 던져서 바로 세우거나, 혹은 물체 위에 물체 쌓기, 비어있는 구멍에 물체를 끼워넣기 등 간단한 물리 효과를 응용해서 사람들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을 분석했고, 이를 게임으로 만든 것이다.







게임 내 모든 것, 심지어 UI도 자체 복셀 엔진으로 구현해낸 것이 특징이며, 게임 내 캐릭터들을 3D 프린터로 출력이 가능하도록 폴리곤 엔진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UI상에 있는 프린터 명령을 통해서 자기 캐릭터의 정보를 프린터용 오브젝트 파일로 추출하고, 이를 3D 프린터로 출력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 화면에 있는 모든 것이 텍스처가 아닌, 자체 엔진으로 만든 복셀이다

'던져서 쌓기'는 iOS로 선출시될 예정이며, 안드로이드는 현재 자체 엔진의 그래픽 옵션 조절 이슈를 점검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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