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C2017] 오이갤에도 올라간 그 광고의 배경은!? 한정현 에피드게임즈 대표

게임뉴스 | 김규만 기자 | 댓글: 5개 |


▲ 한정현 에피드게임즈 대표

[인벤게임컨퍼런스(IGC) 발표자 소개] 한정현 에피드 게임즈 대표는 2015년 퍼즐형 슈팅 게임인 페인트 히어로즈를 출시했으며, 현재 SNS의 타임라인을 기반으로 한 로그(LOG) – 항해의 시작을 서비스하고 있다.

얼마 전,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어느 게임의 광고 만화'라는 유머 콘텐츠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웹툰 작가 '희키' 특유의 개성이 묻어나는 배너는 게임 광고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았고, 이를 접한 수많은 게이머들은 못 보던 방식의 광고에 감탄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 효과는 '오픈 이슈 갤러리'에서도 얼마 동안 화제 글에 머물렀을 정도, 매출까지는 모르겠지만 유저들에 눈에 띄기 위한 전략이었다면 상당히 성공적인 광고였던 셈이다.

이번 IGC 2017에서는 바로 그 광고를 집행한 당사자, 에피드게임즈의 한정현 대표가 강단에 올라 인디게임의 홍보 방법과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대체 어떤 이 광고는 어떻게 만들어지게 됐으며, 또 그 효과는 어느 정도였을까? 호쾌함이 돋보였던 한정현 대표의 발표를 정리해 보았다.



▲ 과연 이 광고는 어떻게 세상에 나타나게 되었을까


※본 강연 기사는 강연자 시점에서 서술했습니다.


■ 홍보에 정해진 룰은 없다! - '로그: 항해의 시작'의 사례




일부 게임들이 연속으로 흥행하고, '대통령도 플레이하는 샐리의 법칙'이라는 이야기도 할 정도로 인디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하지만, 아직도 현재 상황은 개발 속도가 유저들의 콘텐츠 소모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거나, 서버비를 감당하지 못하거나, 또 빠른 속도로 유저들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작년 IGC도 마찬가지지만, 이 자리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성공담은 쉽게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거기서 교훈을 얻을 수는 있어도 그대로 따라 한다고 해서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 예를 들면 앵그리버드는 로비오의 52번째 작품이고, 소녀전선을 개발한 미카팀도 10년 전부터 꾸준히 실력을 키워왔다. 첫 도전에서 성공한다는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다.

이런 맥락에서 오늘은 멋진 홍보에 앞서 실패 사례를 공유하고, 미래에 일어날 시행착오를 피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 인디게임 홍보는 '발품을 파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인디 게임의 홍보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세상에는 실시간 데이터 분석, 정밀 분석, 예산 대비 성과 등등 다양한 마케팅 용어들이 존재한다.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예산이 한정된 인디게임으로선 이런 용어들은 거의 무의미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인디 게임에게 있어 처음이자 가장 중요한 것은,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메일을 통해 보도자료를 뿌리거나,무료 사전예약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은 힘들기는 하겠지만 적어도 돈은 들지 않는다. '로그: 항해의 시작' 같은 경우도 발품 팔이의 결과물로 인벤을 통한 기사나 사전예약 등으로 노출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인생수업'이라는 이름의 책이 있다. 기억에 남는 구절이 있는데 '시도해 보고 후회하는 것이 시도해보지 않고 후회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구절이다. 복권도 일단 당첨되려면 긁어야 하지 않나.




그렇다고 무작정 발품만 팔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남들과 차별화된 특징이 있는 '현명한 발품팔이'가 중요하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책임질 수 있는 한도 내에서라면 소위 말하는 '미친 짓'을 할 필요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도 무플보다는 악플이 더 낫다. 로그의 전작이었던 '페인트 히어로즈'는 출시 전부터 많은 칭찬을 받은 게임이었다. 출시 이후에도 정석적인 마케팅을 이어갔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다. 반면, 로그는 출시부터 1분에 한 번 단위로 악플이 달렸던 기억이 난다.

유료, 무료 광고를 막론하고, 결국 광고는 소재 싸움이다. 인디게임이라는 것을 언제나 자각하고 있는 것이 중요한데, 대형 게임사가 하는 광고와 같은 룰로 대결해서는 절대 승산이 없다. 애초에 광고에는 정해진 룰이 없다. 한정된 예산으로 유료 광고를 하고자 한다면, 가성비를 극대화 시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 경험 상 일반적인 유료 광고만으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 이렇게 바로 그 광고가 탄생하게 됐다

'로그 항해의 시작'은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자는 심정으로 광고에 '약'을 첨가했고,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에 홍보 만화를 투척하기 시작했다. 처음 작가가 올린 게시글의 조회수는 5만 대에서 멈췄지만, 이 만화가 커뮤니티 사이에서 인기글로 퍼지면서 누적 조회수 50만을 기록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조회수 중 1% 이상은 게임으로 들어왔다고 보고 있고, 구글 플레이스토어 내 검색 키워드에서도 '항해', '로그' 등 검색어가 1등 내지는 2등을 하는 것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유료 광고 소재는 타이밍과 떡밥 모두가 중요하다. 디자이너들은 광고가 예쁘고, 조화로워야 한다고들 이야기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최악의 배너는 사이트의 배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눈에 띄지 않는' 광고라고 생각한다.



▲광고가 재미있으면, 소비자들이 알아서 퍼뜨려 준다

또 중요한 것은 홍보를 '대놓고'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커뮤니티에 홍보 만화를 올리면서 고수했던 것이 있는데, 바로 절대 글에 게임 링크를 걸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도 내용이 재미있으면 궁금한 유저들이 직접 찾아보더라. 예를 들면, DC 인사이드 커뮤니티에 걸었던 광고가 롤 인벤에서 누적 조회수가 10만을 기록한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클릭 유도만 하는 광고가 아니라, 소비자들이 스스로 퍼갈 수 있는 소재로 광고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식으로 광고가 여러 커뮤니티에서 '웃긴 글'로 여겨지면 엑스트라 조회수도 늘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퍼포먼스 마케팅도 클릭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커뮤니티를 통해 광고가 퍼지게 되면 자연히 효율도 상승한다.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광고의 소재가 재미있으면 소비자가 같은 소비자에게 광고를 공유하게 되는데 효율이 좋다. 바이럴 마케팅의 단가가 내려간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한다. 로그의 DC인사이드 광고도 하루 10만 원 대에서 집행하는 것이 가능했다.

끝으로, 명심해야 할 것은 광고를 통해 게임의 모든 것을 보여줄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배너 하나로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은 무리일뿐더러 유저들은 광고로 게임의 독창성과 시스템을 판단하지 않는다. 자신이 하고 싶으면 하는 것이다.




이렇게 약을 첨가한 광고를 통해 DAU가 폭발하고, 드디어 대박이 났나 하는 생각을 했지만 결과는 작년과 같았다. 이번에는 대박 대신 서버가 터져버린 것이다. 모바일게임은 줄어들었던 유저 풀이 웬만해서는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큰 타격이었다. 런칭했던 주에도 터지지 않았던 서버가 1주년에 터지다니, 3일 간 처절한 싸움을 해야만 했다.

"행운은 준비된 자에게 주어지는 축복"이라는 마키아벨리가 남긴 말이 있다. 광고는 노력과 창의성을 필요로 하지만, 대박이 터져도 이를 대비할 개발 역량 또한 분명 필요하다. 로그 뿐 아니고 많은 게임들이 기회가 찾아왔을 때 서버가 터지거나, 버그가 터지는 등 갑작스러운 문제로 기회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그래도 아직 희망은 있다. 시행착오를 거쳤다고 하더라도 소득은 확실했기 때문이다. 끝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부끄러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악플보다 무서운 것은 무플이고, 망하는 것보다 더 최악은 없다. 본인의 선택과 결정은 본인의 몫이지만, 일단 저질러 보고 후회하는 것도 괜찮다.






■ 현장 Q&A

Q. 사전 등록 어플을 실제로 실제로 진행해 봤을 때,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사전예약 서비스의 종류가 많은데, 무료로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시도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효과는 소재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전환율은 10% 안팎으로 보면 될 것 같다.


Q. 혹시 발품을 팔기 위해 메일을 보내는 요령이 있으면 알려달라.

보도자료 작성 요령같은 경우 이전에 인벤에서 기사를 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개인적으로는 보도자료를 보내는 것 뿐 아니라 인벤같은 경우는 여러 번 방문해서 직접 인터뷰 또한 나누고 했다. 직접 방문 요청이나 미팅을 잡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게임이 특이하다면, 스트리머들에게도 방송하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메일을 보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Q. 마케팅 집행 이후, 복합적으로 나타난 효과를 가려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그리고 집행 이후 어느 정도 시점에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평가하는 방법은 없는지 궁금하다.

시중에 다양한 데이터 트레킹 툴이 많이 있는데,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툴도 있다.

데이터 트레킹 없이 광고의 명확한 효과를 알 수 있는 것은 조회수다. 그리고 만일 소비자가 광고를 여러 커뮤니티로 가져다 나른다면 굳이 지표를 볼 필요 없이 성공적인 광고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Q. 발표에서 '페인트 히어로즈'를 가리켜 망한 게임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 이후 어느 시점에 망한 게임이라는 것을 명확히 알 수 있나?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사람들이 그 게임에 대해 욕을 하지 않는다면 망한 게임이다. 지금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소녀전선'에도 항상 악플이 달리지 않나. "우중아, 이게 게임이냐"고(웃음).

'페인트 히어로즈'는 정말 칭찬을 많이 받았던 게임이지만, 하루 리텐션이 20%도 나오지 않았고, 매출 뿐 아니라 ARPPU도 나오지 않았다. 데이터상으로는 이럴 경우 '망한 게임'이라고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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