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C2017] 게임으로 전하는 힐링의 메세지, '마이 오아시스' 포스트모템

게임뉴스 | 김규만 기자 | 댓글: 5개 |


▲ 버프스튜디오 박근호 기획자

[인벤게임컨퍼런스(IGC) 발표자 소개] 버프 스튜디오에 몸담고 있는 박근호 기획자는 자사의 최신작 '마이 오아시스'를 기획, 출시했다. 안드로이드 및 iOS에서 서비스중인 '마이 오아시스'는 현재 누적 다운로드 100만 이상을 기록했다.

'용사는 진행중' 시리즈를 개발한 버프스튜디오의 신작 '마이 오아시스'는 자신만의 오아시스를 가꾸어 나가는 클리커형 게임이다. 따뜻한 분위기의 그래픽과 감성적인 음악이 특징으로, 플레이 도중에 화면에 떠오르는 다양한 글귀들로 마음에 안정을 찾을 수 있는 힐링 게임이다.

출시 이후 별다른 홍보 수단도 사용하지 않은 '마이 오아시스'는 구글 인기 1위를 한동안 유지하기도, 또 최근에는 누적 다운로드 100만을 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번 IGC 2017에는 '마이 오아시스'를 기획한 버프 스튜디오의 박근호 기획자가 발표자로 참여, 게임의 개발 과정과 출시 후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본격적인 '마이 오아시스'의 개발 과정을 설명하기 전, 박근호 기획자는 버프스튜디오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은 '힐링 게임'이라는 장르를 개발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게임은 하나의 경험'이라는 회사의 모토에 따라 조금은 다른 경험을 주고 싶었다"고 이야기한 그는 보다 대중적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경험을 주고 싶어 '힐링 게임'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힐링'의 기준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힐링 게임'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은 아름다운 그래픽과 감성적인 사운드, 그리고 하나의 서사를 가지고 있다. 감성적인 그래픽으로 유명한 '져니'나 '앱주'등의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이 느끼는 감정을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면, 힐링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는 것이 박근호 기획자의 이야기다.

다음으로 박근호 기획자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공간을 가꾸는 재미가 있을 때 힐링으로 와 닿는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직접적인 힐링이 아니라도, 공간을 가꾸면서 느끼는 보람이나 뿌듯함 또한 힐링의 기분을 주는 요소라는 것이다.




하지만, '힐링 게임'을 만들어 본 경험이 없다 보니, 이 모든 구성 요소들을 접목시켜 게임을 만드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우선은 할 수 있는 선에서 힐링 게임이 가져야 할 포인트를 집중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래픽과 사운드, 나만의 공간을 표현하고, 그 위에 추가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요소를 심어두자는 것이 기본적인 토대가 되었다.

이어 박근호 개발자는 "모바일 플랫폼에는 아주 훌륭한 레퍼런스들이 존재한다. 세계수 키우기나 어비스리움 등, 공통적으로 힐링의 감성을 담을 게임들로부터 이러한 감성을 나타내는 요소를 최대한 캐치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 비게이머에게도 익숙할 수 있도록 클리커 방식을 채택한 '마이 오아시스'

다음으로 '마이 오아시스'의 개발 중점사항을 설명하기 시작한 박근호 개발자는 오아시스를 콘셉트로 정한 이유에 대해서 "장소 자체가 가진 성질이 쉬어가는 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도 사막 한가운데 식생을 이루는 오아시스는 유목민과 동물들이 쉬어가는 공간이자, 무역과 이동의 중요한 요충지의 역할을 하고 있다.

클리커 방식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현재 상당히 많은 수의 게임이 출시된 '클리커'는 다소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장르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워낙 많이 출시된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하다는 뜻이기도 하고, 장르의 특성상 조작이 단순해 진입장벽이 거의 없다. 박근호 기획자는 "게임의 소재가 힐링인 만큼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비게이머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클리커를 선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박근호 기획자는 세부적인 주요 개발 포인트로 시청각적 요소를 통한 힐링 효과와 로우 폴리곤 그래픽을 꼽았다. 먼저 로우폴리곤 그래픽의 경우, 자체적으로 생산할 여건은 되지 않아 에셋스토어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진행했으며, 확보한 에셋들을 분류하는 절차를 거쳐 게임에 가장 잘 맞을 수 있도록 수정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대부분의 작업은 위와 같이 진행됐지만, 몇몇 부분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폴리곤 모델을 로우 폴리곤처럼 바꿔주는 low poly mesh generator 등의 에셋 또한 사용해야 했다고 전했다.

감성적인 사운드를 추가하는 것 또한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는데, 사내에 사운드 디자이너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처음에는 여러 사운드를 구매해 사용하는 방향으로 진행했으나, 게임에 적용했을 때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

박근호 개발자는 "결국, 게임의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외주를 통해 확보하는 형태로 개발을 하게 됐는데, 작곡가들에게 세밀한 요청을 하지는 않았다"며, "오히려 게임을 보고 작곡가가 받은 느낌을 최대한 살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메인 BGM과 효과음 등이 작업됐는데, 다행히 잘 나와서 유저들 중에는 BGM만 따로 들을 수 없느냐고 문의를 하시는 분도 있었다"고 전했다.

게임 내 등장해 기후를 조절하거나, 추가적인 자원을 얻을 수 있는 '연주 시스템'같은 경우 1990년 출시된 룸(Loom)이라는 게임에서 착안했다. 사물이 내는 소리들을 따라서 연주하며 퍼즐을 풀어나가는 어드벤처 게임인데, 그대로 차용하기에는 자칫 게임이 어려워질 수 있어 입력 방식을 채택해 사용하게 됐다.




이렇게 차차 게임을 완성해나가자, 박근호 기획자는 자칫 게임이 너무 성스러워 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며, 결국에는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 유저들의 피드백을 직접 받기도 결심했다고 전했다.

개발과 출시 사이에는 총 두 번의 공모전 기회가 있었다. 이 중 다행히 '게임창조오디션'에서 탑10 안에 들어 지난 플레이엑스포에서 참관객들에게 체험을 제공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출시 전에 유저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것은 정말 좋은 기회였고, 이를 통해 몇몇 부분을 다듬은 뒤 '마이 오아시스'는 조용하게 출시를 할 수 있었다.

이어 출시 이후에 대해 설명을 이어간 박근호 기획자는 "마이 오아시스가 출시 2시간만에 3천 다운로드를 기록했다"며, 처음에는 대박이 났다고 생각했지만 자세히 보니 다른 지표의 변동은 없어 중국의 해킹 이슈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당시 이로 인해 각종 매체를 통해 기사화가 되었고, 이후에도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구글플레이 장르 카테고리 등에서 1위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무료 인기 1위의 영광 또한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게임에 대해 좋은 평가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먼저, 클리커라는 장르적 한계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유저들이 존재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고, 다음으로는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피할 길도 없었다. 촉박한 개발 일정 때문에 당초 기획했던 많은 부분을 구현되지 못한 부분도 컸다. 박근호 기획자는 "이러한 부분에 대해 출시 이후 업데이트를 하기로 계획했지만, 쉽지만은 않았다"며, "피드백을 많이 받았지만 아무래도 소규모 인원이다보니 업데이트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한 면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같은 클리커 게임인 '어비스리움'을 표절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다. 박근호 기획자는 "사실 처음에 기대했던 반응은 ''어비스리움'같은 게임이라서 쉽고 재밌겠다' 였다"고 전하며, "어비스리움이 물고기를 수집하고,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치유를 받는 느낌을 주는 게임이라면, '마이 오아시스'는 바로 그 과정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직접적으로 치유의 감성을 전달할 수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개발이 진행된 게임이라고 봐 주시면 고맙겠다"고 덧붙였다.



▲ 앞으로도 '마이 오아시스' 종합 힐링 플랫폼을 목표로 나아갈 전망이다

여러 가지 이슈를 겪기도 했지만, '마이 오아시스'가 출시된 이후 다양한 연령층에서 호응을 보내왔다. 기획부터 폭 넓은 유저층을 타겟으로 한 게임으로서는 소기의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특히, 박근호 기획자는 "안 좋은 일이 많았는데, 게임을 하면서 위로가 됐다는 글이나, 눈물을 흘렸다는 리뷰를 보고 있으면 너무 감사하다"며, "마이 오아시스는 앞으로도 친구가 옆에서 말을 건네듯 필요한 사람에게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는 게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끝으로, 이후 '마이 오아시스'에 추가될 콘텐츠로 박근호 기획자는 유저 간 짧은 메세지를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람 사이를 연결해 주고, 유대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게임의 궁극적인 목표는 '종합적 성격의 힐링 플랫폼'으로, 마이 오아시스는 앞으로도 유저가 게임 안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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