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C2017] 인디 개발자의 원격 개발 분투기! 'Nemo_DO' 개발 일지

게임뉴스 | 김규만 기자 | 댓글: 3개 |


▲ 최경환 GGHF 개발자

[인벤게임컨퍼런스(IGC) 발표자 소개] 최경환 개발자는 엔트리브와 마이에트 엔터테인먼트를 거쳐 현재는 인디 개발팀 GGHF에서 다양한 작품을 개발 중이다.

인디게임 개발팀 GGHF 스튜디오가 신작 'Nemo_DO'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Nemo_DO'는 서로 다른 맵에 위치한 로봇을 함께 조작해 게임을 진행해 나가는 게임으로, 액션과 함께 퍼즐을 푸는 재미 또한 느낄 수 있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IGC 2017 마지막 날에는 GGHF 스튜디오의 최경환 개발자가 강단에 올라 출시를 앞두고 있는 'Nemo_DO'를 개발하게 된 계기와 함께, 해외에 거주하는 동료와 원격으로 개발을 진행했던 경험 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2년 전, 게임잼을 통해 탄생했던 프로토타입은 어떤 과정을 거쳐 출시를 앞두게 되었을까?


※본 강연 기사는 강연자 시점에서 서술했습니다.



▲ Nemo_DO BIC 2017 영상

네모와 디오(Nemo_DO)는 오는 9월 13일 스팀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 게임으로, 오늘은 거창한 성공담이 아니라 언더그라운드 바닥에서 개발해 오면서 출시를 하게 된 이야기를 소개해드리려고 한다.

이 게임의 개발은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됐다. 기원은 내년 1월마다 시행되는 '글로벌 게임잼'이라는 행사였는데, 마음이 맞는 사람끼리 모여 48시간 동안 게임 하나를 만드는 형식의 행사다. 당시 주제가 "우리 지금 뭐하지?"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우리'라는 단어에 착안해서 캐릭터 두 개를 동시에 조종하는 게임을 만들기로 하고 스케치를 시작했다.

48시간 만에 싱글 플레이를 위한 AI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했고, '우리'가 함께 하는 대전 모드로 만들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 기획을 해 나갔다. 그렇게 상대방의 로봇을 먼저 파괴하면 승리하는 것을 핵심 아이디어로 구상하면서 '원 게임, 투 스틱(One Game, Two Sticks)'라는 이름의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 글로벌 게임잼 당시 함깨 했던 동료들

게임잼 당시에는 멀티플레이를 시작으로 개발했던 게임이라서, 지금의 '네모와 디오'와 비교하면 그 모습이 상당히 다르다. 본격적으로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던 것은 지금으로부터 2년 반 정도 전, 프로토타입으로만 남기는 것보다 계속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처음 했을 때였다. 그 뒤로 다른 일을 하다가 11개월 지난 후에야 본격적으로 게임 개발 작업을 시작했다.

48시간 동안 만들기는 어려웠던 싱글플레이 모드도 이때 1주일 정도 시간을 투자해서 만들어 보기로 했다. 기본적으로 네모와 디오의 콘셉트는 좌우에 배치된 로봇의 역할이 다르다는 것이다. 왼쪽의 네모 로봇은 총알 같은 아이템을 오른쪽으로 보내주는 역할을 하며, 오른쪽 로봇만이 공격을 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개발을 하게 되면서, 할 줄 모르는 아트 같은 부분은 지인들이나 게임잼 당시에 함께 했던 멤버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몇몇은 크게 고민해주었지만 결국 고사되었고, 그 중 2명은 결국 팀에 합류하지는 않는 대신 조금씩 도와주는 조건으로 개발 에 참여하기로 해 주었다.



▲ 'Nemo_DO'의 기원이 된 프로토타입

하지만 문제는 도움을 줄 친구가 해외에 거주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원격 온라인 개발'이 시작될 수밖에 없었다. 구글 드라이브, 스카이프, 깃허브 등을 최대한 활용해 가면서,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화상채팅을 통해 회의를 하는 방식으로 만나고, 실제 개발작업은 스스로 진행하는 나날이 계속됐다.

이렇게 도움을 주는 분들과 상의 끝에 잡은 목표가 있었다. 그중 첫 번째 목표는 '여가 시간에 개발한다'는 것이었는데, 모두들 본업이 있는 분들이었기 때문에 이를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취미로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여가시간으로 일주일에 만나서 작업을 진행하면, 개인적으로는 1년 정도면 완성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었다.

다음 목표는 BIC, 지스타, 비트써밋, 도쿄게임쇼 등을 통해 게임을 유저들에게 선보이는 것과, 최종적으로는 올해 봄에 출시하는 것으로 정했다.




그렇게 차차 개발이 진행되면서 많은 것들이 변했다. 폴리싱은 멀었지만 기본적인 콘셉트나 핵심 메카닉은 완성할 수 있었고, 이를 가지고 출시까지 해보자는 마음으로 추가적인 콘텐츠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물론, 원격 근무와 재택근무, 주말 미팅을 유지하면서 개발을 이어나갔다.

그렇게 개발 시작 이후 5개월이 되었을 때, 그린라이트에 도전했다. 이 때는 홍보를 위해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그린라이트에 걸 GIF 이미지를 제작하고, 각종 홍보물 등을 만드는 데 집중했던 것 같다.

게임 개발은 50%까지는 초반에 다 만들고, 점점 그 속도가 줄어들다가 마지막 20%를 남기고 달팽이처럼 느려진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 이야기를 절실히 공감했다. 콘셉트, 게임 디자인 등 많은 부분을 완성하고 나서 나머지 부분에 대한 작업을 하는데 약 1년 정도를 써버린 것이다. 때문에 원래 예정했던 봄에 출시를 하는데 실패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퀄리티 있는 게임을 여가 시간을 이용해 개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만들게 된 것, 원격 작업을 하는 이들과 소통해 많은 비전을 공유하려고 노력했고, 당초 목표했던 대로 BIC, 지스타, 타이페이 게임쇼 등에 게임을 전시할 수 있었다.



▲ 흔한 게임 프로젝트의 진척 과정, 남은 20%가 절반의 시간을 차지한다

개발 도중, 별다른 진척 없이 계속됐던 1년 간의 이야기를 더 해보고자 한다. 개발이 고착상태에 빠진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봤는데, 그 원인을 두가지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 고착 원인은 '디자인 폴리싱의 늪'에 빠졌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계속 폴리싱 작업을 하다 보니 이전보다 더 낯설게 느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었고, 특히 외부의 반응에 매우 민감해졌다. 부정적인 피드백을 볼 때면 바로 방향을 바꾼다던가 일희일비하는 때가 많아져 고민이 컸다. 그보다 더 무서웠던 것은 반응이 없을 때였다. 보도자료를 배포해도 기사에 덧글이 달리지 않을 때도 생각보다 많이 신경 쓰이더라.

두 번째 원인은 홀로 개발을 이어가면서 자기 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원격으로 회의를 한다고는 하지만, 실상은 혼자서 개발을 계속하는 것이고, 이런 생활을 계속하다 보면 생활 패턴이 깨지기 마련이었다. 내가 개발하고 있는 게임이 '정말 재미있는지'에 대한 의심이 들기 시작할 때부터 개발에 고착이 생겼던 것 같다.




물론, 이런 고착 상태를 극복하게 해준 것들도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것은 팬들과의 소통이었고, 프로젝트가 접히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 BIC나 지스타, 타이페이 게임쇼 등에 참가하면서 게임을 알아봐 주고, 좋아해 주는 팬이 있다는 부분에서 상당히 안정을 찾을 수 있었고 많은 힘이 되었다. 이 분들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게임을 출시해야겠다는 책임감에 개발을 계속할 수 있었다.

또, 게임을 개발하면서 정말 재미있는지 의심이 되는 상태에 빠졌을 때도 전시를 통해 유저들의 반응을 확인하는 것이 정말 큰 도움이 됐다.

펀딩이나, 공모전을 통해 지원을 받는 것은 게임에 대한 책임감을 높이거나 프로젝트를 좀 더 진전시키는 데는 효과가 가장 큰 것 같다. 네모와 디오로도 텀블벅을 진행했었는데, 아슬아슬하게 통과하는 데 성공했다. 유저분들이 펀딩을 해 주시니까 개발을 이어나갈 수 있는 자금력이 생기고, 게임을 마무리해야겠다는 결심을 확고히 하게 됐다.

본인이 스스로 생각할 때, '잘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에 자리잡는 순간, 개발도 멈추는 것 같다. 그렇게 1년이라는 고착 상태동안 조금씩 조금씩 힘을 내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처음에 소개했듯, 이렇게 출시가 미뤄졌던 네모와 디오는 오는 9월 13일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모바일 버전은 2018년 연내에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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