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 50만클럽] 게임을 통해 전달하는 따뜻한 위로, '마이오아시스'

인터뷰 | 김규만 기자 | 댓글: 4개 |



달성! 50만클럽은 마켓에서 10만/50만/100만/500만/1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국내 인디 개발자들이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의 게임을 소개하고 노하우를 공유하는 기획 코너입니다. 매회 다양한 국내 인디 개발자들의 진솔한 경험담을 통해 게임 홍보 방법 및 피처드 선정 비결을 공유할 예정이니 국내 인디 개발자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달성! 50만 클럽' 그 첫 번째 주인공은 구글플레이에서 약 12일째 인기 1위를 지키고 있는 힐링 게임, '마이오아시스'의 개발사 버프스튜디오입니다.

'용사는 진행중' 시리즈를 개발한 버프스튜디오의 신작 '마이오아시스'는 자신만의 오아시스를 가꾸어 나가는 클리커형 게임입니다. 힐링 게임을 표방한 만큼 따뜻한 분위기의 그래픽과 감성적인 음악이 특징으로, 플레이 도중에 화면에 떠오르는 다양한 글귀들로 마음에 안정을 찾을 수 있죠.

별다른 홍보 수단도 사용하지 않은 '마이오아시스'는 입소문을 통해 구글 인기 1위를 계속 이어나가고 있으며, 현재는 50만 다운로드를 넘어 100만 다운로드 또한 넘보고 있습니다. 힐링 게임 '마이오아시스'의 개발부터 출시, 그리고 인기 1위를 이어가기까지 버프스튜디오의 김도형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헬조선'이 쉽게 쓰이는 시대, 위로의 경험 주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어요"



▲ 버프스튜디오 김도형 대표

김규만 기자(이하 김규만) - 50만 다운로드 달성을 축하드립니다! 먼저 게임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김도형 대표(이하 김도형) - '마이오아시스'는 처음 기획 단계부터 '힐링'을 주제로 개발한 게임입니다.

저는 게임이 하나의 경험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게임을 개발할 때 해당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줄 수 있는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이런 맥락에서 유저에게 어떤 경험을 줄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고, 힐링을 주제로 경험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죠. 무엇보다 '헬조선'이라는 단어가 쉽게 쓰이는 시대잖아요. 뭔가 위로의 경험을 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어요.

흔히 사람들이 위로받고 싶거나 힐링이 필요할 때 여행을 간다든지, 음악을 듣거나, 영화를 본다거나 하잖아요. 하지만 게임으로 위로를 받는다는 사례는 잘 없더라고요. 게임은 오히려 다른 매체들보다 적극적인 경험이 가능한 매체잖아요. 그래서 게임을 통해 더 (힐링을)어필 할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그래픽 콘셉트는 '힐링'이라는 콘셉트와 맞게 고민하다가 로우폴리곤에 따뜻한 그래픽을 사용하기로 결정했어요. 그리고 음악, 게임 내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글귀 등에도 이런 콘셉트를 느낄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방치형, 클리커 스타일을 채택한 것은 '힐링'을 모토로 하는 게임이라면 대중적이고 접근하기 쉬워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진입장벽이 그나마 낮은 게임성으로 설정했죠.


김규만 - '힐링 게임'을 표방한 만큼, 유저들의 소감이나 피드백도 다양할 것 같은데요, 혹시 기억에 남는 유저들의 소감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김도형 - 그 부분은 저보다 기획을 담당했던 분이 체크하고 계셔서 정확히 기억할 수는 없지만, 생각보다 위로를 받는다는 분이 많으시더라고요. 학생들부터 30대 이상 분들까지 연령대도 다양하고, 요즘 많이 힘든데 힐링이 된다는 분들이 많았어요. 특히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 중에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 산모께서 수유하면서 게임을 통해 위로를 받고 있다고 하셨던 일이 떠오르네요.

김규만 - 그렇다면, 개발 기간이나 규모는 어떻게 되나요?

김도형 -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한 것은 지난 1월 초부터 약 6개월 정도입니다. 풀타임으로 개발에 참여한 분은 프로그래머와 기획자 한 분씩, 그리고 저와 2D 그래픽 디자이너분이 서브로 작업에 참여했어요.

특이한 점이라면 3D 개발 없이 만들었다는 점이에요. 처음 프로토타입 단계에서는 3D 아티스트 분이 함께 작업을 했지만, 그 이후로 사정이 생겨 함께 할 수 없게 되면서 거의 처음부터 다시 만들게 됐죠.

다행히도 기획자 한 분이 3D를 다룰 줄 아셔서 처음 섬의 모양을 만들어 주셨고, 이후 배치나 레벨 디자인은 기획자분이, 그밖에 리소스는 에셋 스토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개발하게 됐어요.





김규만 - 3D아티스트 없이 개발된 3D 게임이라니, 개발하면서 어려웠던 점도 있었을 것 같은데...

김도형 - 에셋 스토어 리소스를 적극 활용하면서, 여러 가지로 중구난방 형식이던 요소들을 통일된 콘셉트로 가공하는 작업이 필요했어요. 다시 말하면 통일성이 느껴지는 그래픽 콘셉트로 R&D하는 시간이 조금 필요했죠.

또, 한정된 인력으로 목표로 했던 만큼의 퀄리티를 내려고 해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습니다. 회사가 좋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무슨 일이든지 여유가 없었던 거죠. '마이오아시스'같은 경우에도 원래 더 많은 시스템 콘텐츠가 있는 상태에서 출시를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어쩔 수 없이 기획했던 많은 부분을 포기한 채로 런칭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관심을 보내주신 데 보답하기 위해서 초기 기획 단계에서 많이 빠진 부분은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해 나갈 계획입니다. 올해 게임업계 폐업률이 가장 크다고들 하잖아요. 제 주변에도 어려운 분들이 많이 계시고 저희 회사도 마찬가지인데, '마이오아시스'가 이렇게나마 성과를 내 주고 있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저희에게도 힐링이 되어준 셈이죠.


김규만 - 그렇다면, 게임 내 서정적인 음악 같은 경우는 어떻게 작업하시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김도형 - 첫 곡같은 경우는 프리랜서로 음악을 하시는 지인의 도움으로 추가할 수 있었어요. 런칭 후에 따로 음악을 구매하고 싶다는 분이 계실 정도로 반응도 좋았고요. 그래서 그분과 계속 작업하려고 했지만, 역시나 개인적인 사정이 생겨서 그럴수가 없게 됐어요.

이후에는 적절한 음악을 찾아 에셋스토어 등을 통해 구매해 업데이트를 진행했는데, 유저분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신의 한 수였다"고 하신 분도 있었고요. 역시 음악적인 요소를 좋아해 주시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노래가 들어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됐습니다.




▲ 최근 콜라보를 통해 가수 홍찬미의 '새벽의 자장가'가 추가되었다

김규만 - 그래서 최근에 인디 가수 홍찬미씨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시게 됐군요! 좀 더 자세히 들려주실 수 있나요?

김도형 - 어느 날 페이스북 친구 한 분이 홍찬미씨의 라이브 영상을 공유해줬는데, 음색이나 노래 가사가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그렇게 한동안 잊고 있다가 마침 게임에 노래를 적용해볼까 하는데 그분이 생각난거죠. 연락을 취해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인디게임도 그렇고, 인디 음악도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버프를 줄 수 있는 게임을 만들자'는 회사 모토로 인디 음악을 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해서 진행하게 됐습니다.

일단은 일 DAU가 10만 이상이니, 어떻게 보면 하루에 10만 명 이상이 듣는 라디오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웃음) 차츰 iOS, 글로벌 런칭까지 이어지면 더 많은 유저들에게 다가갈 수 있고, 어쩌면 해외에도 우리나라의 인디 음악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지금도 홍찬미씨 외에 다른 인디 음악가분들과 접촉 중에 있는데요, 더 많은 음악가분들이 참여해주신다면 예를 들어 일주일 정도 단위로 로테이션을 하는 형식으로 음악을 소개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 '사랑' 만큼 다양한 인디 게임의 정의, "게임만의 색깔이 가장 중요하죠"




김규만 - 그러고 보면, 별다른 홍보 수단도 사용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김도형 -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기도 한데, 돈을 들이는 마케팅이나 홍보는 하나도 하지 않았어요. 심지어 출시했다는 보도자료도 배포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순수하게 바이럴로만 이룬 성과죠.

그 씨앗이 된 계기는 있는 것 같아요. 런칭 전에 오픈 CBT를 진행한 것이 있거든요, 아무래도 소규모 업체에서는 QA를 하기가 힘드니까. 그런데 CBT를 런칭하고 두 시간 만인가 지표가 확 뛰는 거예요. 그런데 매출이나 광고에는 기록이 없어서 살펴봤더니 중국에서 어마어마하게 유입이 되는거에요. 여러 불법 공유 사이트에 (게임이)올라 와 있더라고요.

그 당시 CBT APK 유출 사건이 기사화되고 하면서 유저분들이 안타까워해주셨던 것 같기도 해요. 리뷰에도 응원글을 많이들 써주셨어요.


김규만 - 그렇다면, 5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기까지 '마이오아시스'가 유저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김도형 - 앞서 설명했듯이 '마이오아시스'같은 경우는 사전에 준비를 많이 했다고 할까요? '어떤 게임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게임이었습니다.

먼저, 국내가 아닌 글로벌을 타겟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해서 성공한 게임은 어떤 것인지, 또 어떤 성공 요인이 있었고 어떤 패턴이 있는지 분석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어요. 그리고 이를 정리해 일정한 기준을 세우고, 팀원과 공유했죠. 사실, '마이오아시스'가 그 기준으로 만든 첫 번째 게임이에요. 팀원들과 공유했던 기준과 관련된 내용은 기회가 되면 공유하고자 합니다.


김규만 - 추후 업데이트 일정 등 '마이오아시스'와 관련된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살짝 알려주세요.

김도형- 아직 우선순위가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오아시스의 모양을 차츰 늘리는 것과 여러 가지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고 합니다. '마이오아시스'가 단순히 게임이 아니라 힐링 플랫폼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에요.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고요.

예를 들면, 유리병에 쪽지를 넣어서 바다에 띄우는 것처럼 유저들이 무작위로 서로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시와 그림 같은 요소를 게임 내에서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힐링'이 될 수 있는 요소를 바탕으로 더 많이 선보이고자 하는 계획입니다. 물론, 메시지를 전송하는 시스템의 경우는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한다면 제재를 가하는 등의 조치도 염두에 두고 있고요.

참, iOS 런칭의 경우는 조금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데, 일단은 다음 달을 목표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규만 - 이제 인터뷰도 막바지를 향하고 있습니다. 인디 개발자 혹은 지망생들을 위해 인디 개발자로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나, 이를 이겨내기 위한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들려주실 수 있나요?

김도형 - 아무래도 자금적인 부분이 가장 힘들었죠. '용사는 진행중'을 계기로 창업을 하게 됐고, 팀이 커지고, 후속작으로 투자를 받기도 했지만,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을 투입했던 '용사는 진행중2'는 성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대표 입장에서의 마음가짐일지도 모르겠지만 '밸런스'를 잡는 게 힘들더라고요. 일과 삶의 밸런스요. 어떻게 보면 그 밸런스를 찾기 위해 회사를 나와 1인 개발자로 시작했는데, 투자를 받고 책임감도 커지면서 다시 그 밸런스를 유지하기 힘들게 된 셈입니다. 가정에 대해 그만큼 소홀하게 되고,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줄어드는 이런 부분들이 심적으로도 힘들 때가 있고요.

아직까지는 이런 것들을 이겨냈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방안을 찾아야 할 것 같아요. 요는 일과 삶의 밸런스가 중요하다는 것이죠. 게임도 밸런스가 중요한 것처럼. 너무 일에만 초점이 맞춰있다면 오히려 성과가 안 좋지 않을까요? 뭐든지 계속 쓰다 보면 바닥이 나기 마련이잖아요. 자신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회사 방향도 이러한 부분들을 장려하는 쪽으로 나아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김규만 - 그렇다면, 인디게임 개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김도형 - 요 근래에도 이슈가 됐지만, 개인적으로는 '인디게임'이라는 정의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생각해요. '사랑'이라는 단어도 저마다 정의가 다르잖아요. 저는 '인디 게임'도 그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요.

저는 예전부터 인디게임에 대해서 상당히 관심이 많았어요. 너무 어릴 때부터 게임을 즐겨오다가 어느 순간에 매너리즘에 빠졌던 적이 있는데, 인디게임을 접하고 나서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었거든요. 그때부터 인디게임에 대해서 '어떤 게임이 인디에 속하는지' 나름대로 고민을 많이 가져왔던 것 같습니다.

결론은, 저는 '져니'나 유비소프트에서 출시했던 '차일드 오브 라이트'같은 게임들도 인디에 속한다고 봐요. 많은 분들이 이야기하는 인디게임의 정의, 분류 중에는 '자본에 종속되지 않은...'이라는 게 있는데, 그건 독립영화나 인디음악의 정의를 따라가는 사례지 '인디게임'과는 맞지 않다는 것이 제 생각이에요.

그보다 '인디'는 게임 자체가 가진 특성이라고 할까요? 그래픽이든 게임 내 메커니즘이든, 아니면 소재든, 기존에 없었던 특징을 가졌다면 '인디게임'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상용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는, 그 게임만의 색깔이 중요한 거죠.




▲ 자본의 종속 유무보다는 '게임만의 색깔'이 중요하다고

김규만 - 끝으로, '마이오아시스'를 즐기고 있는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김도형 - '마이오아시스'가 지금처럼 인기 1위를 계속할 수 있는 것은 순수하게 유저의 힘이었다고 생각해요. 유저분들의 관심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성과를 낼 수 없었을 겁니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게임을 좀 더 좋아하실 수 있는 콘텐츠를 담아내고,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보답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회사에서 여러 가지 게임들이 출시될텐데요, 언젠가는 AAA급 타이틀까지 만들 수 있는 회사가 되도록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갈 생각입니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달성! 50만클럽' 코너에서는 국내 인디 개발자 여러분의 참여를 적극 환영합니다. 독특하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인디 게임으로 10만/50만/100만/500만/1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인디 게임 개발자라면 이메일(desk@inven.co.kr)을 통해 제보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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