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키위웍스 장수영 "마녀의 샘 100만 다운로드 돌파, 시장에 인정받은 기분"

인터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73개 |



지난 14일, 키위웍스의 마녀의 샘 시리즈가 글로벌 기준 유료 1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습니다. 신작인 '마녀의 샘3'가 출시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가운데 일어난 일로 시리즈가 이어지는 가운데 팬들이 늘어난 걸 고려해도 이례적인 성과입니다.

키위웍스의 마녀의 샘 시리즈는 별도의 인앱 결제가 없는 싱글 RPG로 용사들을 피해 숲에서 홀로 살아가는 마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유명한 게임도 아니었습니다. 혼자서 즐기는 싱글 RPG에 유료 게임이기까지 했습니다. 모두가 성공에 의문을 표했습니다.

하지만 장수영 대표는 믿었습니다. 분명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말이죠. 그리고 그 믿음은 마침내 유료 100만 다운로드라는 결과로 보상받았습니다. 단순히 다운로드 수치만 높은 것도 아닙니다. 이제는 시리즈를 즐긴 유저들이 후속작을 기다릴 정도. 이에 인벤에서는 키위웍스의 장수영 대표를 찾아가 봤습니다. 시리즈 모두 큰 사랑을 받으며 성공을 이룬 키위웍스의 장수영 대표가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다음 목표는 뭔지 그의 얘기를 함께 들어보시죠.



▲ 키위웍스 장수영 대표


마녀의 샘 시리즈 100만 다운로드 돌파
- "개인의 만족을 넘어, 시장에서도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쁩니다."




Q. 우선 마녀의 샘 시리즈 100만 다운로드 돌파 축하합니다. 기분이 어떤가요?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처음에 '마녀의 샘'만 해도 몇만 다운로드 정도였으니까요. 개인에게는 큰 성과였지만 사업적인 시점에서 본다면 작은 성공이었습니다. 자기만족이랄까요? 그런 게 더 컸던 거 같아요. 주변에서도 '굶어 죽진 않을 정도는 벌었구나' 하는 말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욕심도 났습니다. 숫자로 인정받고 싶었어요. 그랬는데 이번에 시리즈를 통틀어서라곤 해도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해 유저들에게 인정받음은 물론, 시장에서도 인정받은 것 같아서 매우 기쁩니다.


Q.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처음 '마녀의 샘'을 개발할 때만 해도 저처럼 모바일 게임에서도 패키지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가 있을 거란 생각에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많지는 않았어요. '마녀의 샘'의 경우 10만 다운로드에 불과했죠. 그런데 시리즈가 계속되고 유저들이 늘면서 어느새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마케팅 없이도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전 마켓 피처드나 매체와의 인터뷰를 제외하곤 별다른 마케팅도 하지 않았거든요.

한편, 유저들이 이렇게 관심을 가져준 데에는 유저들이 원하는 패키지 형식의 모바일 게임이 적은 게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패키지 형식의 모바일 게임이 적으니 마녀의 샘 시리즈가 주목을 받은 거죠.



▲ 유저와의 직접적인 소통 역시 다운로드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된다


Q. 어떤 스토어에서 가장 높게 집계됐는지, 그리고 시리즈별 다운로드 수치는 어떤지 듣고 싶습니다.

'마녀의 샘'은 국내에서만 약 1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습니다. 그중 대부분은 구글 스토어였고 최초로 추천 게임으로 올라오기도 했었습니다. '마녀의 샘2'도 비슷했던 것 같아요. 10만 다운로드 정도 됐는데 역시 구글 스토어가 상당수였습니다.

반면, '마녀의 샘3'는 좀 달랐어요. 약 1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는데 이번에는 구글 스토어와 앱스토어 비율이 비슷해서 좀 놀랐습니다.


Q. 시리즈를 합해서 국내에서만 30만 다운로드라는 건 나머지는 해외라는 건가요?

예 맞습니다. 특히 중국에서 다운로드가 많이 발생했어요. 개인적으로 아쉬운 게 '마녀의 샘'의 경우 해외 출시를 소홀히 한 사이에 불법으로 번역한 버전이 풀려서 어떻게 대처할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마녀의 샘2'부터는 마켓의 도움을 받아 정식으로 출시하고 불법 다운로드 버전 단속을 맡겼습니다. 덕분에 '마녀의 샘2'는 구글 스토어 25만, 앱스토어 1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고 '마녀의 샘3'에 와서는 출시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 구글 스토어 17만, 앱스토어 1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제야 조금씩 팔리기 시작한 상태입니다.


Q. 올해 차이나조이에 출품했었는데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게 있을까요?

사실 차이나조이에 출품한 건 중국 마켓의 요청 때문이었습니다. 전 게임을 개발하면서 마케팅에 신경을 전혀 못 썼는데요. 마케팅이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아무래도 혼자 개발하다 보니까 마케팅에는 도저히 신경을 못 쓰겠더라고요.

그리고 제 지론이지만 게임은 재밌으면 팔린다는 게 있어서 더 그랬던 거 같아요. 덕분에 마케팅에는 소홀했죠. 그래도 '마녀의 샘2'가 중국에서 평가가 좋고 중국 시장이 워낙 크니 인사 차원에서 참여했었는데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Q. 페이스북을 보니 병원에 갔다고 해서 놀랐어요. 이번 작품을 개발하면서 피로가 누적됐던 건가요?

제가 원래 워커홀릭이에요. 1, 2편을 개발할 때도 하루에 4~5시간씩만 자면서 개발했습니다. 한눈팔지도 않고 미친 듯이 개발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에 '마녀의 샘3'를 개발하면서 중간에 원화가가 바뀌고 글로벌 동시 출시를 목표하는 등 압박이 커져서 출시 3달 전부터는 2~3시간씩만 잤던 거 같아요.

그런데 이걸 3달이나 하니까 피로가 회복되질 않더라고요. 20대 때는 이러지 않았는데... 그래서 건강검진도 할 겸 병원에 가서 영양제 좀 맞고 했습니다.


Q. 이르지만 차기작에 대해 듣고 싶어요. 전에 인터뷰에서 설정집에 대해 얘기하며, 아직 하나의 대륙이 더 남았다고 했는데 차기작도 역시 마녀의 샘 시리즈인가요?

차기작 역시 마녀의 샘 시리즈는 맞습니다. 물론 여유가 된다면 마녀의 샘이 아닌 다른 작품을 내는 것도 좋겠지만, 아직은 마녀의 샘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아마 다른 작품은 좀 실험적인 게임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다른 게임을 내면서도 마녀의 샘 시리즈는 계속 이어나갈 것 같습니다. 유저들이 좋아하는 시리즈기도 하고요. 대신 이번에 '마녀의 샘3'를 내면서 유저들에게 받은 피드백을 반영해 차기작은 전작을 즐기지 않아도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려고 생각 중입니다.


Q. 마녀의 샘 소설 얘기도 있었던 것 같은데 어떻게 됐나요?

소설에 대한 얘기가 있긴 있었는데 출판사와 얘기하던 중 흐지부지돼서 결국 백지화됐습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굿즈는 계속 내놓을 생각이에요. 물론 돈 때문에 하는 건 아닙니다. 사실 굿즈가 돈이 되진 않아요. 오히려 만들면 손해랄까요? 규모가 크다면 또 모를까 저 같은 경우에는 포장하랴 배송하랴 시간도 엄청 잡아먹습니다. 그럼에도 유저들이 원해서 하는 것도 있지만 저 자신에게 있어서도 추억을 만드는 작업이기에 기쁜 마음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키위웍스는?
- "몸집만 큰 게 아닌, 작지만 알찬 개발사가 목표입니다"




Q. 주변에서 조언을 해달라거나 하는 연락이 많이 올 것 같아요.

학생들이 멀리서까지 찾아와서 질문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놀라우면서도 그 열정이 대단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분들이 질문을 주시는데 크게 2종류였습니다. 하나는 '제가 이런 게임을 만들고 있는데 이 콘텐츠가 괜찮아 보이시나요?' 라는 게임 콘텐츠나 시스템에 대한 질문이고 다른 하나는 '어떻게 마케팅을 해야 성공할 수 있나요?' 라는 질문이었어요.

근데 콘텐츠나 시스템이라면 어떻게 조언을 드리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케팅에 대한 질문에 답해드리기가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저도 마케팅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고 주변에 성공하신 분들을 봐도 마케팅에 집중하신 분들은 적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마케팅보다는 우선 게임이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게임을 재밌게 만들고 그 후에 마케팅에 대해 생각해도 충분하고, 재밌으면 팔리거든요.


Q. 1인 개발을 한 계기가 직원을 고용할 여력이 없어서라고 했었습니다. 앞서 병원에 간 일도 그렇고, 체력적으로도 이제 혼자서는 힘들 거 같습니다.

그렇죠. 그래도 뭐랄까 1인 개발자라는 타이틀이 참 달콤한 거 같아요. 오롯이 혼자서 만들고 혼자서 다 얻을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이제 유저들의 눈도 높아지고 있어서 점차 사람을 늘려서 회사의 규모를 키울 생각입니다. 지금도 원화가 친구가 함께하고 있는데 차차 모델러, 프로그래머를 구직할 생각입니다.

그렇다고 다른 회사처럼 한 번에 5~10명이나 늘릴 생각은 없습니다. 돈이 아무리 있어도 말이죠. 사람을 다루는 것도 능력이라고 하고, 아직 저에겐 그런 능력도 없으니 차근차근 늘릴 생각입니다.



▲ 현재는 원화가를 영입한 상태


Q. 1인 개발자의 길을 걸은 지 이제 4년 차, 마녀의 샘 시리즈를 개발한 지 벌써 3년 차입니다. 1인 개발, 소규모 개발자들에게 조언 한 마디 부탁합니다.

제가 조언을 할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저는 저보다 연륜있는 개발자를 만나면 이것저것 물어보는 처지거든요. 가정을 꾸미면서 어떻게 개발을 하는지, 한 번에 여러 프로젝트를 돌리는 분에게는 어떻게 스케쥴 관리를 하는지, 구직은 어떤 식으로 하는지 말이죠.

근데 답은 다 똑같았어요. 특히 어떻게 해야 게임을 잘 만드는지에 대한 답이 말이죠. 바로 열심히 해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사실 누구나 아는 대답이에요. 그리고 이렇게 답하면 어떤 분들은 '난 열심히 하는데?' 하며 반문하시는 분도 계실 거에요. 한두 달 밤새우면서 개발했다고 하시면서요. 그런데 성공한 분들을 보면 더 열심히 노력한 경우가 많습니다. 한두 달이 아니라 개발하는 내내 밤새는 수준으로 하시는 분들도 있었고요.

그런데 이걸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거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생각하시는 것보다 더 열심히 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정말 미칠 듯이 말이죠.

그리고 소규모 개발사의 경우 너무 대기업을 바라보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 많은 게임들이 대기업 게임을 벤치마킹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따라 해봤자 대기업 게임의 반도 못 따라 한다는 점이에요. 당연히 유저들은 콘텐츠도 풍부하고 퀄리티도 있는 대기업 게임을 하기 마련입니다. 상대가 안 되죠. 그러니 인디, 소규모 개발자라면 대기업을 바라보지 말고, 그들과는 다른 콘텐츠를 내세우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이 신경 쓰지 않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거죠.





Q. 4년 간 개발해 오면서 위기의 순간은 없었나요?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했는지 알고 싶습니다.

제게 있어선 하루하루가 위기의 순간이었습니다. 4~5시간씩만 자면서 개발했다고 했는데 만약 하루라도 빼먹으면 감당할 수가 없거든요.

가장 큰 위기는 원화가가 바뀌었을 때였을 거에요. 새로 원화가를 구해야 하는데 그동안에는 원화가를 구하랴 개발하랴 정말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는 시간을 줄여서까지 개발한 거였고요. 개인적으론 제일 힘든 시간이었는데, 전 그냥 악착같이 버텼던 것 같습니다. 별로 조언은 안 되겠네요.


Q. 차기작을 준비하면서 고사양 컴퓨터를 새로 맞췄습니다. 고퀄리티 게임을 기대해도 될까요?

당연히 퀄리티는 높아지겠지만 어디까지나 인디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압도적인 퀄리티를 보여줘야 한다거나 하는 욕심도 없고요.

컴퓨터를 업그레이드 한 이유는 사실 퀄리티보다는 렌더링이나 빌드 시간을 아껴서 기획적인 부분에 더 신경을 쓰기 위해서 거든요. 기획에 더 신경을 씀으로써 더 좋은 대사나 이벤트,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거죠. 물론, 비주얼 역시 어떻게 하면 더 좋아질지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 무려 16코어 32쓰레드를 가진 쓰레드리퍼로 업그레이드


Q. BIC도 그렇고 조금씩 인디 게임, 소규모 개발사의 저변이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4년 간 시장에 몸담고 바라본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최근 들어 뛰어난 퀄리티의 인디 게임이 많아진 것 같아요. 작년 만에도 그렇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매드캣 게임즈의 '드래곤 로어'부터 콰트로기어의 '블랙 위치 크래프트', 지국환 대표님의 '던전을 찾아서'까지 다양한 게임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걸 보니까 아직 인디 시장이 죽지 않았구나 싶습니다.


Q. 키위웍스는 앞으로 어떤 개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지 한마디 부탁합니다.

키위웍스는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는 개발사가 되려고 합니다. 처음에 '마녀의 샘'을 만들었을 때처럼 트렌드에 휩쓸리는 게 아닌, 개발자인 저부터가 재밌는 게임을 만들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마녀의 샘 시리즈에 많은 사랑 부탁드리며, 다음에는 새로운 게임으로 만나 뵙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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