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Thumper, '리듬 폭력' 게임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인터뷰 | 김규만 기자 | 댓글: 11개 |


⊙개발사 : DROOL ⊙장르 : 리듬 액션 ⊙플랫폼 : PC, PS4, PS VR ⊙발매일 : 2016년 10월 10일


락밴드, 댄스 센트럴 등 리듬게임 시리즈로 유명한 회사 '하모닉스'를 다니던 두 개발자가 야심 차게 개발한 인디 게임 '썸퍼'가 약 7여년의 개발 기간 끝에 지난 10월 10일 정식으로 출시되었다.

'리듬 폭력'을 지향하는 게임 '썸퍼'는 트레일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각종 인디 게임 쇼를 통해 받은 수상 내역이 약 10초에 걸쳐 올라갈 정도로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게다가 '썸퍼'는 87점이라는 메타크리틱 점수를 통해 인기뿐 아니라 게임으로서의 완성도 또한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한가지 재밌는 사실은, 이 게임을 개발한 두 명의 개발자 중 한 명이 이미 5년 전부터 한국에 거주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번쩍이는 크롬 색 풍뎅이가 펼치는 리듬 폭력 게임, '썸퍼'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 마포구 연남동에 거주하고 있는 개발자 마크 플러리(Marc Flurry)를 찾아가 '썸퍼'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앞으로의 목표를 들어볼 수 있었다.





▲ '썸퍼' 개발자 마크 플러리(Marc Flurry)


Q. 만나서 반갑다. 우선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이름은 마크 플러리(Marc Flurry)고, 동료인 브라이언 깁슨(Brian Gibson)과 함께 '썸퍼'를 개발하고 있다. 인디 개발자가 되기 전까지는 하모닉스(Harmonix)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했고, 지금은 아내와 함께 한국에 거주한 지 5년 정도 되었다.

* 하모닉스(Harmonix) 뮤직 시스템즈는 1995년 설립된 미국 비디오게임 개발사로, '락밴드', '댄스 센트럴' 시리즈 등의 게임을 출시한 것으로 유명하다


Q. 한국에서 5년째 살고 있다고 했는데, 한국에서 썸퍼를 개발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한국에서 거주하게 된 건 아내가 연세대학교에서 국제학생들을 위한 수업을 가르치게 된 것이 가장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그와 함께 이전에 다니고 있던 회사를 떠나 인디 게임을 개발할 준비가 막 된 시점이기도 했다.

브라이언과 함께 '썸퍼'를 개발하기 시작하고 처음 2년 동안은 저녁과 주말을 이용해서 게임을 개발했는데, 이후에 정말로 게임을 완성하고 싶어서 회사를 나와 본격적으로 '썸퍼'의 개발에 매진하게 됐다. 물론 당시에는 5년이나 더 걸릴 것이라고 예상은 하지 못했지만...(웃음)


Q. 그동안 한국 생활은 어땠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지금까지 상당히 좋은 생활을 보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나라로 이주하고 나서 문화 충격 같은 것들을 겪고는 한다던데, 개인적으로 그렇게 충격적이었던 것이 없어서 뭐라고 할 말이 없다. 어머니께서 이탈리아 분이라 어릴 때 이탈리아에 자주 놀러 가곤 했는데, 그때문인지 다른 나라에 방문하는 것에 조금 익숙한 편이다.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는 것은 언제나 꿈꿔오던 일이기도 했고, 비록 한국에 오기 전까지는 미국 밖에서 살아본 경험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한국에서의 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거나 하지는 않았다.

5년이 그렇게 짧은 시간은 아니라 모든 에피소드들을 다 기억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도 한국어 발음이 좋지 않아서 가끔 재밌는 일들이 일어나곤 한다. 예를 들면 "그거 비싸요?"라고 말해도 사람들이 내가 질문했는지 모르거나, 어떨 땐 아예 말을 했는지도 모른다거나 할 때가 있다.

아내와 함께 연세대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운 적이 있는데, 아직도 둘 다 서투른 편이다(웃음). 지금까지는 '썸퍼'를 개발하느라 너무 바빴지만, 아내도 다시 온라인 한국어 수업을 듣기 시작한 만큼 앞으로는 더 열심히 한국어를 공부할 생각이다. 아내와 나 모두 좀 더 한국어를 잘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 브라이언 깁슨(왼쪽)과 마크 플러리(오른쪽)

Q. 파트너인 브라이언은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나?

북동부에 위치한 '로드아일랜드'라는 곳에 거주하고 있다. 지금까지 줄곧 인터넷을 이용해 함께 일해왔는데, 게임을 개발하는 멤버가 브라이언과 나뿐이고, 또 우리 둘 다 혼자 일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브라이언은 비주얼과 음악 같은 요소를 담당하고, 내가 프로그래밍을 담당해 서로 다른 분야의 작업을 하는 것 또한 멀리 떨어져서 일하는 것이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다. 게임을 만드는 방향에 대해서는 물론 이야기를 많이 주고받는 편이지만, 보통 주어진 일은 각자 스스로 해내는 편이다.

가끔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파트너와 함께 일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느낄 때가 있는데, 같은 공간에 함께 할 때 주고받을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큰 불편 없이 개발을 해오고 있다.

한 번은 브라이언이 한국에 잠깐 찾아왔던 적이 있다. 일본에서 개최된 '재팬 미디어 아트 페스티벌'이라는 작은 게임 쇼에 참여할 일이 있었는데, 그 행사 이후에 삼일 동안 한국에 들른 것이다. 하지만, 그때는 우리가 막 PS VR을 위한 작업을 하던 시기였고, 브라이언은 VR에 너무 빠진 나머지 내 작업실에서 나오고 싶어 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결국 삼일 내내 일만 했던 것이 기억난다. 아마 그때 이 아파트 밖에서 한 활동은 인왕산 근처를 조금 걸어본 것이 다였을 거다.


Q. '썸퍼'는 이미 '리듬 폭력'으로 많이 알려진 인디 게임이다. 어떻게 이런 콘셉트의 게임을 개발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브라이언과 나는 전 회사인 '하모닉스'에 같이 다니던 사이인데, 회사에 다닐 당시에는 같이 일하던 사이도 아니었고, (하모닉스가)큰 회사였기 때문에 그저 이름 정도만 아는 사이였다. 많은 인디 개발자들이 그렇듯이 브라이언과 나 또한 '우리만의 게임'을 개발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고, 그렇게 의기 투합하게 됐다.

처음 시작은 브라이언의 아이디어에서부터 시작했다. 그는 아주 간단하고 기본적인, 버튼 하나만으로도 조작할 수 있는 리듬 게임을 만들기를 원했다. 게임이 간단한 대신 더욱 빠르고 신나게, 더 강렬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하자는 콘셉트가 '썸퍼' 개발에 기본적인 토대가 된 셈이다.

당시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전 회사인 '하모닉스'를 6년 반 동안 다녔는데, 아마 그중에 대략 4년 정도는 그저 특정 게임들의 메뉴 시스템만 만들었다. 그런 업무가 계속되다 보니 사람들이 좋아하고, 잘 팔린 게임을 만드는 데 일조했지만, 정작 나 자신은 게임 개발자로 느껴지지 않을 때가 많았다.

'썸퍼'는 정말 아무것도 없는 데서부터 개발을 시작해나갔다. 직접 엔진을 만들고, 그래픽과 오디오를 다루는 방법을 배우면서 VR 프로그래밍에 대해서도 배우는 등 정말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개발에 꽤나 많은 시간이 걸린 것이 사실이다. 아마 '썸퍼' 이후 새로운 게임을 만들 때는 이만큼 많은 시간은 걸리지 않을 것 같다. 이제는 어떻게 해야할지 알고 있는 편이니까.(웃음)




Q. 잠깐 체험해본 바로는, 상당히 간결해 보이는 그래픽에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속도감'이 여타 레이싱게임만큼 빨랐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했는지 궁금하다.

초창기에는 기본적인 텍스처를 만드는 것도 모르던 시기였기 때문에, 개발 초기 '썸퍼'는 모든 화면이 모두 선으로만 되어있는, 마치 '벡터 그래픽' 시절과 같은 수준이었다. 그때는 주인공도 그저 반구형 물체로 되어있었는데, 그저 반구형 물체가 선을 때라 방향을 바꿔가면서 움직이는 형태였다고 보면 된다.

그때 브라이언과 내가 천천히 깨달았던 것이 있는데, 화면을 간단하게 표현할수록 속도감을 더 살려서 좀 더 긴박한 연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그때부터 속도감과 함께 유저가 좀 더 긴장할 수 있도록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했고, 지금도 '썸퍼'가 도전적이면서도 재밌는 게임이 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Q. 그렇다면, 초창기 구현되었던 반구형 물체의 주인공 캐릭터는 어쩌다가 '우주 풍뎅이(스페이스 비틀)'모양이 된 것인가? 다른 것들을 주인공으로 할 수 있었을 텐데.

브라이언의 친구 중에 아티스트가 있는데, 우리가 게임에 나올 캐릭터에 대해서 상의를 했던 적이 있다. 우선 그 캐릭터는 플레이어가 앞을 더 잘 볼 수 있게 납작해야 했고, 그리고 좀 둥글둥글한 모양을 가지고 있어서 리듬 게임으로서 내려오는 노트의 타이밍을 잡기 쉬운 디자인이어야 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평범한 우주선 같은 것들을 캐릭터로 사용하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우리가 필요한 캐릭터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었는데, 그걸 듣고 있던 그 친구가 거의 즉시 "이건 무조건 풍뎅이여야 해"라고 말했다. 더 정확히는, '크롬 풍뎅이'여야만 한다고. 결국, 그 친구 덕분에 '썸퍼'의 주인공은 거의 처음부터 정해졌던 셈이다.


Q. 리듬 게임인 만큼 OST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배경음악이나 효과음들도 모두 직접 작곡했나?

브라이언이 게임 내 비주얼적인 요소와 사운드를 모두 담당하는 만큼, OST 또한 모두 그가 작곡한 곡들이다. 그 친구는 정말 재능 있는 뮤지션이라고 생각하고, 현재 록 밴드에서 활동도 하고 있다. '라이트닝 볼트'라는 이름의 밴드인데, '썸퍼' 음악과는 조금 다른 장르의 음악을 연주하는 밴드다.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음악을 하는 밴드라서 꼭 비디오를 찾아보시면 좋겠다.


▲ 노이즈 록 그룹 '라이트닝 볼트'

Q. 최근 PS VR의 런칭 타이틀로 '썸퍼'가 함께 출시되었다. 이전부터 VR을 염두에 두고 개발을 진행해왔는지 궁금하다.

VR을 염두에 두었던 것은 아니지만, 처음부터 썸퍼를 콘솔 게임으로 만들려는 생각은 항상 하고 있었다. 키보드로 플레이해도 재미있지만, 역시 패드로 하는 손맛이 좋은 게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스팀과 PS4 버전 모두 출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개발을 하는 와중에 VR 기술에 이목이 집중되기 시작하고, 큰 회사들에 의해 많은 투자가 이뤄지는 것을 확인한 우리는 '이참에 PS VR에도 도전해보자'고 결심했다. VR버전 '썸퍼' 개발을 위해 소니에 (PS VR을)하나 보내달라고 설득하는 데 성공했고, 몇 주에 걸쳐서 초기 단계에 대한 작업을 했다. 그 뒤에 아까 이야기한 대로 브라이언이 서울에 며칠간 머물면서 함께 작업을 계속하게 되었다.

VR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아주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먼저, VR 버전 '썸퍼'를 개발할 당시 이미 게임이 90%는 완성된 시점이었고, VR 버전으로도 거의 완벽하게 작동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메라 위치나 VR에 맞는 특정 효과 등을 추가한 것을 제외하면 원작에서 크게 변화를 주지 않아도 되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운이 좋았던 것은 이렇게 빠른 속도감을 특징으로 하는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두통이나 멀미를 일으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Q. 바로 그 점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었다. VR의 멀미 문제는 큰 이슈가 되고 있는데,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내가 생각했을 때 사람들이 멀미를 느끼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리듬 게임 특성상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한 속도로 진행된다는 점 때문인 것 같다.

예를 들면, 기차를 타고 있을 때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쉬울 것이다. 기차가 일정한 속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을 때는 그 속도가 잘 느껴지지 않지만, 갑자기 속도를 줄이거나 늘일 때 그 변화를 인지할 수 있는 것처럼, VR도 마찬가지로 인체의 기관들이 이러한 변화를 인지하는 것이 서로 다를 때 멀미 증상이 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썸퍼'는 빠른 속도감이 특징인 게임이지만, 각 스테이지의 속도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한 편이다. 물론, 중간중간 속도를 조절한 구간을 두긴 했지만, 그 정도는 아직 사람들에게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 같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VR 버전의 성공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6년이 넘는 시간 동안 게임을 개발하면서, VR 버전을 출시하리라고는 생각지도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웃음)




▲ 마크의 작업실에서 체험해본 VR 버전 '썸퍼', 실제로 멀미가 잘 느껴지지 않았다.


Q. 조작이 아주 간단한 게임인 만큼, '썸퍼'는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모바일 버전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모바일 버전에 대한 계획은 아직 없다.

정식으로 출시가 되긴 했지만 아직 '썸퍼'에 남아있는 자잘한 이슈들을 고치고, 계속 다듬어야 하고, 이후에는 스팀 유저들이 VR로 즐길 수 있도록 오큘러스와 바이브 등에 대한 작업을 이어나갈 생각이다. 또, 더 어려운 난이도를 추가하는 등 업데이트에 대한 계획도 잡혀있다. 이 모든 것들을 마친 이후가 되면 어쩌면 모바일 플랫폼으로 출시를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한 가지 모바일 플랫폼으로 당장 출시하고 싶지 않은 이유 중에 하나는, '썸퍼'가 20$에 판매되는 '프리미엄 게임'으로 남아있으면 하기 때문이다. 모바일 버전이 출시되는 순간 더 이상 사람들은 제값을 주고 게임을 하는 것에 대해 반감을 갖게 되는 것이 있어서, 모바일화에 대해서는 그렇게 서두르고 싶지 않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Q. '썸퍼'는 인디게임 중에서도 돋보이는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고,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서 인지도 또한 높은 편이다. 투자나 퍼블리싱을 생각해본 적은 없었는지도 궁금하다.

이전에 몇몇 퍼블리셔와 이야기를 나눈 적은 있다. 그 절차가 개인적으로 맘에 안 들었던 부분이 있는데, 보통 큰 회사들은 처음에 소규모 개발자들에게 아주 불리한 조건의 계약을 요구해오는 것 같다. 겪어본 바로는 이런 회사들이 처음 제시하는 조건에 만족할 수 없었기 때문에 한 명의 개발자로서 (큰 회사와) 좋은 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이 아주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물론 퍼블리셔와 함께 일을 한다면 경제적인 측면이나, 홍보 같은 측면에서는 더 여유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모르긴 몰라도 어떤 희생이 뒤따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가 원했던 방향으로 게임을 만들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또, 개인적으로 '썸퍼' 개발을 시작할 때는 프로그래밍뿐 아니라 비즈니스 부분까지도 모든 것을 스스로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투자를 받거나 하지 않았던 것도 있다.

또, 브라이언과 나는 지금까지 아내의 지원도 있었고, 브라이언과 나 모두 전 회사를 다니면서 저축해놓은 돈이 많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유하게 게임 개발을 시작할 수 있었던 편이다. 하지만, 분명 많은 개발자들이 투자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어려운 문제다. 특히 명성이나, 영향력이 없는 인디 개발자일수록 투자사가 주도권을 가져가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 가지 조언을 해드리자면, '돈이 필요하지 않다면, 굳이 투자를 받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투자에는 여러 가지 조건들이 딸려오기 때문이다.




Q. '썸퍼'의 출시를 통해 두 사람은 어떻게 보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이제 앞으로 행보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브라이언과 나는 '썸퍼'를 함께 개발하면서 정말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었고, 또 다른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언제가 될지, 어떤 게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다른 게임을 만들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썸퍼'를 개발하면서 거의 모든 프로그래밍 작업을 혼자서 했기 때문에, 다시 그렇게 해야 할 필요는 있나 싶다. 어쩌면 더 많은 사람과 일하게 될지도 모르겠다.(웃음)

일단 브라이언과 내가 가장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은, '썸퍼'를 개발하는데 서로 인생의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는 것이다. 게임을 완성하기까지도 힘이 들었지만, 정말 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다. 때문에 지금 당장 목표는 균형적인 삶을 찾아가는 것이다. 게임은 출시한 지금은 적어도 많은 유저들이 게임을 좋아해 준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이전만큼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는 않는 편이다.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한국이 '썸퍼'를 위한 가장 큰 시장이 아니라는 것은 일찍이 알고 있었지만, 게임을 개발하는 데 있어서 서울은 아주 좋은 환경이었던 것 같다.

많은 팬들과 미디어가 '인디게임'에 대해 더 많이 인식하고, (인디게임이) 게임 업계에서 중요한 부분을 지탱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내 생각에 이건 한국뿐 아니라 모든 인디 개발자들이 가져가야 할 일종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음식을 예로 들자면, 마트에서 장을 볼 때 대기업에서 저렴하게 만든 제품들보다는 유기농 채소에 선뜻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자 하는 것처럼, 이러한 관점에서 게임업계를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게임들이 좀 더 지지 받을 수 있는 문화가 정착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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