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게임 기사, 정말로 매출에 영향이 있을까?

게임뉴스 | 김규만 기자 | 댓글: 22개 |



현지시각 8월 20일(일), 독일 쾰른에 위치한 쾰른메세에서는 게임 개발자들을 위한 컨퍼런스, 데브컴(Devcom)이 올해 처음으로 그 시작을 알렸다.

이날 데브컴 현장 첫날에는 다소 궁금증을 자아내는 제목의 강연이 눈에 들어왔다. "게임 기사는 정말 매출에 도움이 되는가?"라니, 지금 이 시간에도 기사를 쓰고 있는 입장에서는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는 제목이었던 것이다.

해당 강연의 발표를 맡은 머타이스 더크스 마케팅 리드는 과거 스스로 게임 매체를 운영한 적이 있는 베테랑 기자이자, 현재는 인디 개발사 루도모션에서 마케팅 리드와 작곡가를 겸하고 있다. 이번 강연에서는 게임 출시 이후 여러 차례 각종 매체에 기사가 게재될 때마다 매출을 확인해 왔다는 그로부터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머타이스 더크스(Matthijs Dierckx) 루도모션 마케팅 리드

소규모 인디 개발사 루도모션(ludomotion)에서 마케팅 리드와 작곡가를 동시에 겸하고 있는 머타이스는 먼저, 지난 2월 스팀을 통해 출시한 자사의 인디 게임 ‘언익스플로어드’의 이야기와 함께 강연을 시작했다.

‘언익스플로어드’는 로그라이크 형식의 RPG로, 게임의 주된 개발은 프로그래머 혼자서 담당하고, 그밖에 부분은 외주의 힘을 빌린 말하자면 1.5인 개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인디 게임이다. 게임 출시 이후 두 달 쯤 뒤에, 머타이스는 자신이 작곡한 왈츠를 사용해 게임의 트레일러를 만들게 되었고, 생각보다 결과물이 나쁘지 않아 더 많은 이들에게 선보이고자 보도자료를 작성, 각 매체에 배포하기로 결정했다.

보도자료를 배포했던 수많은 매체들 중에서도, PC게이머가 이를 기사화한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었다. PC게이머는 약 180만 명의 트위터 팔로워, 페이스북 좋아요 수도 380만을 상회하는 주요 게임 매체중 하나인 데다가, 심지어 기사에는 트레일러를 칭찬(Pretty good)하는 표현도 들어 있었다. PC게이머에 해당 기사가 게재된 이후, 언익스플로어드는 평소보다 더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었다.

▲ 언익스플로어드(Unexplored) 트레일러

하지만, 머타이스는 PC게이머 기사 게재 이후 결과에 대해 “생각보다 실망스러웠던 수치”라고 설명했다. 왜냐면 언익스플로어드를 출시했던 직후에 게임 판매량을 더욱 폭발적으로 상승시켰던 기사를 접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언익스플로어드’는 처음 얼리액세스 6개월 기간 동안 100%의 긍적적인 리뷰와 약 400장 정도의 판매량을 기록했고, 정식 출시 첫날에는 243장을 기록했다. 그 다음 날, PC게이머보다 규모가 작은 매체인 ‘락 페이퍼 샷건’의 기자 하나가 트위터를 통해 ‘언익스플로어드’를 개인적으로 즐기고 있다는 이야기를 게재했는데, 이후 판매량은 743장으로 급증, 출시 첫 주 판매량 2,200장을 기록할 수 있었다.



▲ '락페이퍼샷건' 기자의 트위터 이후 판매량이 급증했던 언익스플로어드

그로부터 3주 뒤, 락 페이퍼 샷건에서 ‘언익스플로어드’와 관련해 또 다른 기사가 게재되었는데, 이번에는 게임 개발의 대부분을 맡았던 프로그래머와의 인터뷰였다. 이 때 마티어스는 해당 기사가 정확히 어느 정도나 매출에 기여하는 지 알아보기로 결심했고, 그 결과 약 400여 장의 추가 매출이 기사 하나로부터 발생했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AAA게임 개발사에게 있어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1.5인 개발작의 경우 400장 판매는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웨이포인트’라는 이름의 소규모 매체에서는 언익스플로어드를 클리어한 뒤 엔딩을 본 소감을 이야기하는 기사가 게재한 바 있는데, 이 당시에도 약 400에서 500장의 추가적인 매출이 이뤄졌다.



▲ 하지만, 기사가 매출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하지만, 반대로 이렇게 매체에서 게임을 다루는데도 불구하고, 매출과는 아무런 연결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머타이스는 이번에는 이탈리아의 유명 게임 매체인 ‘유로게이머’에 리뷰가 실렸던 사례와 다른 개발사의 사례 등을 들어 설명을 이어갔다.

락페이퍼샷건과 마찬가지로, 유로게이머도 언익스플로어드의 리뷰를 다룬 적이 있었다. 리뷰의 내용은 10점 만점에 8점을 부여할 정도로 게임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편이었지만, 게재 이후 눈에 띄는 매출 상승은 확인할 수 없었다. 심지어 유로게이머가 이탈리아 매체임에도 불구, 이탈리아 지역에서는 단 한장의 판매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다음 사례는 언익스플로어드와 같은 날 출시된 ‘해럴드’라는 인디 게임의 이야기였다. 해럴드는 출시 첫 주에 200에서 300장 정도의 판매량을 기록한 게임으로, 그 다음 주에 유명 게임 매체인 폴리곤에서 해당 게임을 상당히 비중 있게 다룬 바 있다. 그러나, 판매량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매일 평균 11장의 판매를 기록하던 게임은 폴리곤의 리뷰가 게재된 다음날 2장 더 팔려 총 13장의 판매고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스피드러너스’라는 게임의 사례 또한 들 수 있다. 스피드러너스는 현재 100만 장 이상 판매고를 기록한 인디 게임으로, 얼리액세스 당시 코타쿠와 락페이퍼샷건, PC게이머 등에서 상당히 비중 있게 다룬 바 있다. 하지만, 각각 기사가 게재된 날을 전후로 매출을 조사해 본 결과, 눈에 띄는 매출 상승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머타이스의 설명이다.



▲ 매출에 도움이 되는 기사와 그렇지 않은 기사의 차이는?

그렇다면, 대체 왜 어떤 기사는 매출에 도움이 되는 반면, 어떤 기사는 매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일까? 머타이스는 위 두 기사의 차이가 바로 ‘해당 기사를 다룬 기자가 얼마나 게임을 진실된 마음으로 즐겼는지’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하면, 게임에 대해 보다 열정적으로 감정이입해 설명하는 기사가 그렇지 않은 기사보다 매출에 더욱 도움이 되며, 그렇지 않고 소위 말하는 '담백하게' 쓰여진 기사는 매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 이야기를 보충 설명하기 위해 머타이스는 자신이 Control500이라는 이름의 매체를 운영하던 당시 겪었던 일화를 하나 소개했다. 당시 그는 게임 ‘매스이펙트’ 안에서 찍는 모든 스크린샷에서 곡선 모양을 발견할 수 있다는 기획 기사를 게재한 적이 있는데, 이것이 나름대로 이슈가 되면서 코타쿠 및 폴리곤에도 실리게 된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해당 기사는 코타쿠에서 약 11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는데, 코타쿠에서 control500으로 오는 클릭은 200회도 되지 않았던 반면, 폴리곤에서는 약 18,000회 이상의 클릭이 이뤄졌다. 두 사례의 차이는 명백했다. 코타쿠에서는 그저 해당 기사 원문의 출처만은 밝혔지만, 폴리곤에서는 ‘control500은 흥미로운 사이트이며, 한 번쯤 찾아보길 바란다’는 설명을 한 줄 추가했던 것이다.



▲ 기사에 들어간 한 줄 설명의 차이는 상당했다

끝으로 머타이스는 “글로 된 미디어는 예전처럼 마케팅에 있어 ‘성배’와 같은 역할을 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아직은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하며, 기사가 게임에 영향을 주는 세 가지 상황에 대한 설명과 함께 강연을 마쳤다.

가장 먼저 게임의 출시가 되면 기사는 항상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따라서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것이 때로는 귀찮고, 힘든 일이더라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게임의 기사화는 게임의 피쳐드 선정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 어떤 플랫폼이든 대부분은 알고리즘에 따라서 피쳐드가 결정되고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람들에 의해 갱신이 되는 부분이 존재한다. 매체를 통해 기사화가 이뤄진 게임이라면, 그렇지 않은 게임보다 피쳐드에 선택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오늘날 마케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스트리머들 또한 어떤 게임을 스트리밍 할것인지, 또 어떤 게임이 이슈가 될 것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해당 게임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기사화가 이뤄진다면 이들에게 어느 정도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며, 자연스럽게 이들이 해당 게임을 다루게 될 확률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실례로 출시 이후 몇 장 판매되지 않은 인디 게임중에서도 유명 스트리머의 방송 이후 급격한 매출 향상을 보인 예가 얼마든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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