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C2017] 도트를 찍기로 결심한 당신에게 찾아올 세 가지 시련들

게임뉴스 | 김규만 기자 | 댓글: 7개 |


▲ 김윤정 유유자적 라이프 대표

[인벤게임컨퍼런스(IGC) 발표자 소개] 프로그래밍을 전공, 게임회사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12년 간 재직한 김윤정 유유자적 라이프 대표는 현재 자유로운 인디 개발자로 활동 중이다. 인디게임 아프로런, 어보이드, I Must Survive 등을 디자인 했으며, 다양한 강연을 통해 많은 인디 개발자들을 도트의 세계로 입문시키는 역할 또한 맡고 있다.

인벤이 주최, 주관하는 제3회 '인벤 게임 컨퍼런스(IGC 2017 in Seongnam, 이하 IGC 2017 in 성남)가 8월 31일 판교 테크노밸리 경기창조혁신센터 및 GB1 센터 지하 1층에서 개막을 알렸다.

7층 강연장의 첫 번째 강연을 맡은 것은 유유자적 라이프의 김윤정 대표는 어느날 갑자기 아이디어가 번뜩인 한 개발자가 도트를 찍기로 결심하고,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어 나가면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를 차례대로 소개한 뒤, 도트 작업 과정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시련과 극복 방안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윤정 대표의 강연은 주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가상의 인물, '개발자 A씨'가 혼자 게임을 개발하기로 결심하고, 스스로 도트를 찍기로 마음을 먹으면서 만나게 되는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다루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도트 작업을 스스로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가장 먼저 작업에 사용할 툴을 선택해야 한다. 포토샵과 에이스프라이트(Aseprite), 그리고 픽셀 에디트가 가장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툴로, 그밖에 자신에게 가장 편한 것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기본적으로 도트 작업은 연필과 지우개, 그리고 돋보기 기능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어떤 툴이든 사용이 가능하나, 김윤정 대표는 그 외에 게임 그래픽 작업에 사용이 가능한 기능을 포함하고 있는 포토샵을 권장했다. 다만, 개발자에게는 처음 접하기 쉬운 에이스프라이트가 편한 부분도 존재한다.



▲ 기본적인 툴은 자신이 편한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사용할 툴을 결정했다면, 기본적인 도트 작업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연필 도구를 이용해 한 픽셀 씩 그리고, 지우개를 이용해 한 픽셀 씩 지워 나가며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완성한다. 피쳐폰 시절에는 따로 없었던 작업이지만, 그림을 완성한 이후에는 픽셀이 손상되지 않는 방법으로 크기를 확대해야 한다. 디바이스 해상도가 늘어남에 따라 픽셀을 확대할 필요에 의해 생겨난 작업 순서인 셈이다. 확대까지 마치고 나면, 게임에 사용하기 위해 PNG24로 저장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과정만 들으면 상당히 단순한 것이 도트 작업이지만, 하나의 게임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캐릭터는 물론 캐릭터가 상대할 몬스터, 배경, 이펙트, UI등을 하나하나 그려내야 한다. 김윤정 대표는 '개발자 A씨'가 맞닥뜨리는 시련을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을 이어나갔다.




먼저, 가장 처음 맞닥뜨리는 시련은 그려낸 캐릭터에 애니메이션을 추가하는 것이다. 캐릭터가 가만히 서 있기만 하는 게임은 거의 없다. 걷거나 상대를 공격하는 등 다양한 동작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표현하기 위한 것이 여러 정지 이미지들을 연속적으로 표현하는 '애니메이션'이다.

예를 들어, 차렷 자세를 하고 있는 캐릭터가 앞을 보고 걷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까? 김윤정 대표는 "평소 사람들이 걷는 동작을 유심히 살펴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세부적인 부분에 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실제 사람이 걷는 동작을 참고해 그림으로 나타내면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사람이 걷는 모습과 같이 왼손이 앞으로 나가면 오른발도 앞으로 나가도록 표현하면 보다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 동작을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공격이나 점프, 마법 사용 등 보다 복잡한 동작은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김윤정 대표는 SNK의 대전 격투 게임 '킹 오브 파이터'의 한 장면을 예로 들며, 이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모델을 구해 관찰하면 보다 자연스러운 동작을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캐릭터를 만드는 데는 움직임에 대한 관찰이 필수적이다. 또한, 자신이 만든 캐릭터의 동작이 이상하다고 느껴질 경우 다른 도트 게임을 참고하는 방법으로도 공부를 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다음으로 찾아오는 시련은 배경을 만드는 작업, 김윤정 대표는 각종 도트 게임에서 가장 자주 사용되는 풀밭 배경을 예로 설명을 시작했다.

기본적으로 게임에서는 '타일'이라고 부르는 패턴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하나의 배경을 완성하고는 한다. 이는 최대한 적은 리소스를 보다 폭넓게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후 필요한 부분에서 해당 타일을 재사용 가능하도록 작업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타일 패턴을 반복해 배경을 작업할 경우 처음에는 줄무늬가 생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위아래 또는 양옆으로 맞닿는 부분이 현저한 차이가 날 때 이런 현상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줄무늬를 없애기 위해서는 이 맞닿는 부분에 대한 파악을 하고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하나의 타일 안에 뚜렷한 무늬가 있을 경우 이것이 반복되면서 징그러움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김윤정 대표의 설명이다. 위의 문제를 해결하는 요령은 서로 맞닿는 부분을 어색하지 않도록 수정하고, 중안 부분을 위주로 조금식 변화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같은 타일만 사용한다는 느낌이 들 경우에는 중앙 부분에 돌을 그린 타일 등을 한두 개 정도 조합해서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날 강연에서 마지막으로 다룬 시련은 '색감'의 문제다. 김윤정 대표는 "조화로운 색깔을 사용하는 것은 디자인의 기본이며, 걷기 동작과 마찬가지로 평소 유심한 관찰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언급하며 강연을 이어나갔다.

예를 들면, 같은 '파랑색'이라고 할지라도 명도와 채도, 그리고 색상에 따라 현저하게 다른 색을 선택하는 것이 가능하다. 12색과 84색 크레파스의 차이는 같은 색상에 밝고 어두움이 추가된 것으로, 이러한 특징만 알아도 선택할 수 있는 색깔의 폭이 크게 확장되는 셈이다.

"색에 대해 궁금해할수록, 쓸 수 있는 색이 많아진다"고 덧붙인 김윤정 대표는 이어, 자신이 처음 개발자들에게 도트 강의를 할 때, 팔레트의 사용을 권장한다고 전했다. 처음부터 고를 수 있는 색상의 폭이 클수록 사용할 수 있는 색의 여지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색감을 기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김윤정 대표는 여러 다른 게임들을 참고하며 어떤 색인지, 또 팔레트 어느 위치에 있는 색인지 알아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윤정 대표는 가상의 인물이라고 소개했던 '개발자 A씨'의 정체를 공개했다. 프로그램을 전공한 그래픽 디자이너, 피쳐폰 시절부터 지금까지 약 14년째 게임을 개발하고 하고 있는 자신의 이야기였던 것이다. "지금도 즐겁게 게임을 개발하며 잘 지내고 있다"는 '개발자 A씨'는 도트 게임 개발을 꿈꾸는 개발자들에게 마지막 한마디를 전하고 강연을 마무리했다.

"도트도 결국 작은 그림이다. 미술과 마찬가지로 사물의 움직임을 항상 관찰하고, 직접 찾아 보고, 참고 자료를 항상 모으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상상력을 덧붙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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