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UMPC로 지하철에서 일일숙제, 가능할까? - 로스트아크편

기획기사 | 이현수 기자 | 댓글: 126개 |
분당선을 타고 50분 시내버스 30분 걷는 시간 10분, 약 1시간 30분. 출퇴근을 합치면 3시간 가량 되는 시간. 주말을 제외하면 난 총 15시간을 이동하는 데 사용한다. 그럼 이 많은 시간에 무엇을 하고 있을까. 보통 출근 시간에는 무료함을 달래줄 유튜브 영상이나 음악 감상, 퇴근 시간도 별 다를 것 없이 유튜브를 보거나 잠시 쪽잠을 청하는 편.

이후 집에 도착해 저녁 식사를 하고 씻으면 한 9시 정도가 된다. 그럼 그때부터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게 되는데. 누워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 빨리 잠을 청할 것인가, 밀린 일일 퀘스트(일명 숙제)를 마치고 잘 것인가. 이 두 가지의 선택지에서 결국 후자를 선택하게 된다. 휴게 쌓이는 건 못 보는 성격이라.

이런 일상을 반복했더니 눈 밑의 다크써클이 생기고 피로가 누적되어 골골거리는 지금의 내가 만들어졌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 출퇴근 시간 3시간, 이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짧은 시간도 아니고, 일일 숙제하는 정도는 충분할 것 같은데 라는 생각.

그렇게만 된다면 퇴근 후에도 어느 정도 나만의 시간을 좀 더 챙길 수 있을뿐더러 어느 정도 일퀘를 끝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이제 문제는 하나로 좁혀진다. 어떤 기기로 게임을 돌려야 할까. PC는 뭐 당연히 제외하고, 노트북은 휴대할 수 있긴 하지만 부피나 크기를 생각하면 들고 다니며 사용하기 매우 부담스럽다.

해답은 이미 나와 있다. UMPC, 휴대용 PC를 사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아무래도 최근 스팀덱 이후 로그 엘라이나 리전 고 등의 게이밍 UMPC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높은 성능과 휴대성을 무장한 채 우리 앞으로 나타났다.

궁금하다. 게임 성능은 어느 정도나 될 것이며, 배터리는 얼마나 갈 것인지 더해서 조작감이나 인터넷 등의 네트워크 이슈 등을 직접 경험해 보지는 못했으니까. 직접 출퇴근 시간 로스트아크를 UMPC로 플레이해 보며 몸으로 느껴봤다.

시작하기 전
로스트아크 세팅부터 확인해 보자




▲ 이번 테스트의 UMPC는 에이수스의 로그 엘라이(일명 로갈리)를 사용했다



▲ 먼저 시작 전 로스트아크 세팅부터 진행해 보자






▲ 비디오 옵션은 중~하 정도의 옵션으로, 실시간 최적화는 성능 우선으로 뒀다

터보모드(25W) 기준으로 여러 가지 옵션을 시도해 봤는데, 로스트아크 인게임 비디오 옵션(텍스처 품질 : 중 / 그림자 품질 : 하 / 캐릭터 품질 : 중 / 파티클 품질 : 하 / 계단 현상 방지 : 낮음 / 간접 그림자 : 낮음 / 실시간 최적화 : 성능 우선)이 개인적으로 최적의 옵션이라고 생각했다.



▲ 좌측 버튼을 눌러 커맨드 센터를 열면, 간단하게 성능을 변경할 수 있다. 터보모드로 설정



▲ 적당히 40~43프레임 정도를 유지해 준다

이 정도로만 설정 하고 진행해도 약 40프레임 내외로 충분히 문제 없었으며, 답답한 느낌도 따로 없었다. 마우스 사용 시 컨트롤 모드를 자동으로, 게임 플레이 시 게임 패드로만 변경해 주는 것 정도가 그나마 까다로운 부분 중 하나였지만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 이외에 따로 설정한 것은 없다.


퇴근이다!
지하철에서 돌려본 카던, 어떨까?




▲ 완충 상태! 일단 카던만 돌릴 예정이니 이 정도면 충분하다



▲ 퇴근 드가자~

기다리던 퇴근 시간, 짐을 챙기고 나와 지하철로 출발했다. 우선 걸으며 게임을 켜 주고, 지하철 구석 자리에 들어가 카던으로 입장해 봤다. 생각보다 프레임 방어를 잘 해줘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으며, 어느 정도 네트워크 이슈가 있었지만 중간에 핫스팟으로 변경해 사용하니 큰 문제는 없었다.



▲ 집으로 가는 길, 모두가 스마트폰을 보고 있을 때 나는 UMPC를 들었다



▲ ㅋㅋ 집 가는 길 숙제 어떻게 참냐고



▲ 들어와서 불안정한 인터넷으로 핫스팟을 키고 진행했다



▲ 옛날부터 게임기 좀 써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30프레임 이상이면 충분하다






▲ 첫 번째칸 구석 자리 국룰



▲ 패드 자체가 익숙하진 않아서 난관을 겪었지만, 충분히 금방 적응했다



▲ 발 빠진 쥐, 발 빠진 쥐, 문이 열리고 닫혀도 화면에 눈을 뗄 수 없다



▲ 화면 자체 색감이 뛰어나다 보니 눈까지 즐겁다






▲ -찐-









▲ -완-



▲ 2판을 모두 끝내니 배터리 96% -> 61%, 온도는 67도

아무래도 패드로 로아하는 것이 익숙하진 않아, 시간이 조금 걸렸지만 판당 10분 내외로 소요됐다. 이외에도 2판을 모두 끝내고 확인해 보니 온도는 67도로 측정됐으며, 배터리는 96%에서 61%로 35% 정도 하락했다.


총평
생각보다 쾌적한 편, 다만 협동 숙제는 지양하는 것으로





지하철, 버스에서 직접 카오스던전과 에포나 등의 일일 숙제를 해 봤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난 만족한 편이다. 적당히 1인으로 돌기에도 무난한 카던과 시간만 쓰면 어렵지 않게 마칠 수 있는 에포나 등의 경우 출퇴근 시간으로 충분했기 때문. 덕분에 시간을 아낄 수도 있었고.

성능의 경우 평균 42~43프레임 정도를 방어하며 생각보다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다만, 배터리의 경우 터보모드(25W)로 진행해 보니 로아 기준 약 1시간 반~2시간 정도면 수명이 다하기에 완충 상태로 챙겨 다니시길 권장한다. 물론, 카던이나 에포나 정도만 진행한다면 1시간도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인터넷 환경이다. 아무래도 무선 인터넷에 의존하여 플레이해야 하는 UMPC 특성상 이 네트워크 이슈를 피해 갈 순 없다. 초반엔 호기롭게 지하철 무선 인터넷을 연결해서 해 봤지만 핑이 불안정하여 바로 핫스팟을 켜서 사용했다. 어쩔 수 없이 사람이 붐비는 출퇴근 시간에는 네트워크가 끊기거나 핑이 튀는 현상을 피해갈 순 없을 것 같다. 웬만하면 핫스팟을 사용하는 것이 맘 편할 것으로 보인다.

키마로만 플레이해 보신 유저분이라면 패드 조작에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 아무래도 패드가 익숙하지 않은 유저라면 처음 플레이 시 어느 정도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적응을 모두 끝마친다면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협동 숙제, 가디언 토벌이나 레이드 같은 경우에는 지양하는 것이 좋겠다. 아무래도 협동 콘텐츠기도 하고 패드 조작에 익숙한 유저라도 혹여나 모를 네트워크 이슈나 지연 등으로 피해가 갈 수 있으니까. 물론 친구들과 함께라면 괜찮다. 욕 어느 정도 먹으면 그만이니까. 다만 공방에서는 지양하는 것이 좋겠다.



▲ 작은 메신저백에도 쏙 들어가는 크기와 가벼운 무게

마지막으로 휴대성은 성능과 함께 참 만족한 부분 중 하나다. 물론 스마트폰에 비해 부피나 무게가 높은 편이지만, 들고 다니는 PC라고 생각해보면 꽤 괜찮은 편이다. 로그 엘라이 기준 내가 평소에 들고다니는 작은 메신저 백에도 알맞게 들어가 크게 불편함은 없었다. 출퇴근 시간이 길거나 출장이 잦은 유저들에게 UMPC는 효용성 좋은 로스트아크 숙제 머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고작 7인치 디스플레이가 집중이 되어봐야 얼마나 되겠어 싶겠지만, 직접 사용해본 결과 화면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그만큼 집중이 너무 잘 되었다는 이야기. 이 말은 즉슨 걷는 중 혹은 이동 중에는 위험할 수 있으니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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