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기] 어느 키보드 덕후의 변명

리뷰 | 백승철 기자 | 댓글: 17개 |



키보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키보드 한대에 만족하지 않는다. 어느 날은 가볍게 치고 싶다가도 또 어느 때는 묵직하게 치고 싶은 날이 있다. 자극적인 탄산이 당길 때도 있지만 그 끈적함이 싫어서 그냥 시원한 냉수 한 잔이 마시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 것처럼.

키보드로 글을 쓰는 직업이다 보니 내게 맞지 않는 키보드로 써 내려갈 때면 글을 못쓰겠다..는 약간 과장인 것 같고,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표현하는 게 적합하겠다. 스프링 소리가 시끄러우면 그것대로, 키압이 너무 낮으면 뭔가 정성이 담기지 않는 듯해서 불편하다.

사실 타건이라는 게 한번 친다고 기억에 또렷하게 남지도 않고 또 칠 때마다 다르다. 코로나19로 인해 타건샵에 가기 어려워지자 'KBDFANS Switches 테스터'가 눈에 들어왔다. 그냥 키보드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면 재밌는 장난감 정도였겠지만 "난 전문가가 되어야 하니까"라며 IT 제품 기자라는 타이틀을 방패 삼아 말이다.

▲ 대충 72개 스위치로 혼자 노는 영상





■ 제품 정보




  • KBDFANS 72 SWITCHES TESTER XDA PROFILE KEYCAPS
  • 제조사: KBDFANS
  • 스위치 수: 체리, 게이트론, 카일 스위치 등 72개(71종 + 랜덤 1종)
  • 하우징: 아크릴
  • 키캡 재질: PBT
  • 키캡 규격: XDA 프로파일
  • 키캡 각인 방식: 염료승화 방식
  • 제품 가격: 59달러(약 66,000원, 21.02.19 기준)

  • 다양한 기계식 스위치를 체험할 수 있는 키보드 테스터는 6구, 12구 등 다양한 형태로 나오지만 이왕 구매하는 김에 "다 경험해보자"라는 생각에 72구 테스터로 골랐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체리, 게이트론, 카일박스 각 스위치 제조사의 청축, 적축, 갈축 등을 체험할 수 있으며 저소음 스위치도 제공한다.

    그 외 기성품 키보드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Aliaz축, Hako축, Zealios축 및 Tealios축 등을 맛볼 수 있어 좋았다. 키보드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생각하여 스위치 종류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제품을 받고 나서 생전 처음 들어본 스위치들도 상당히 많아 흥미로웠다. 우측 하단에는 'KBDfans.com'이라는 랜덤 스위치도 재밌었다. 내 것은 '게이트론 갈축 밀크뚜껑' 스위치였다.

    국내 대부분의 기성품 키보드들은 '체리 프로파일'과 'OEM 프로파일'의 키캡 규격이 일반적이다. 때문에 해당 테스터도 체리 프로파일의 제품으로 구매할까라고 생각도 했지만 색다른 경험을 위해 XDA 프로파일의 제품으로 주문했다. 결과는 대만족. 각진 키캡만 보다가 깨끗하게 사용된 지우개가 연상되는 이 키캡은 염료승화 방식의 PBT 재질이라 마음에 들었다.

    다만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크릴 하우징에서 증폭되는 타건음을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데 해당 부분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 또 하나는 결국 키보드라는 것은 책상에 놓고 타자를 쳐봐야 내게 맞는 제품인지 아닌지를 명확히 알 수 있는데 이 제품으로 테스트하다 보면 어느 순간 키보드를 누르는 건지 버튼을 눌러보는 건지 착각에 빠지게 되더라.

    이런 단점들이 더해져 현재 사용하고 있는 키보드와 동일한 스위치의 타건을 비교했을 때 같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점이다. 하우징과 키캡, 윤활 유무 등이 다르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겠지만 뭐 어쩌겠는가. 향후 키보드 구입에 참고를 하기 위해서라면 추천하기 어려울 것 같다. 어쨌건 다양한 스위치를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는 개인적으로 재미있고 만족스러웠다.








    ■ 제품 사진



    ▲ 해외 커스텀 키보드 부품 판매 업체인 'KBDFANS'의 제품이다



    ▲ 박스를 열면 XDA 키캡이 반겨주며



    ▲ 스위치+하우징에 키캡을 끼워줘야한다 (신난다!)



    ▲ 키캡 리무버가 동봉되어 있다



    ▲ 제일 상단은 역시 체리축이 차지했다



    ▲ 사실 보라색의 질리오스축이 가장 궁금했다(가장 우측 두번째~다섯번째의 보라색 스위치)



    ▲ 스위치와 하우징은 분리가 가능하나 따로 시도하진 않았다



    ▲ 키캡을 살펴보자



    ▲ 염료승화 PBT 키캡



    ▲ XDA 프로파일의 규격이다



    ▲ 마감이 확실히 좋다. 지우개가 연상되는 외관



    ▲ 이렇게 하나씩 끼워줘야한다



    ▲ 하우징은 탈부착이 편리한 비키스타일



    ▲ 동봉된 리무버로 키캡을 쉽게 뺄 수 있다



    ▲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키캡을 다 끼우기 전으로 돌리고 싶다



    ▲ 벌써 완성...



    ▲ 무슨 축 제일 좋아하시나요? (클릭 시 확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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