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구할 수 없는 제품 리뷰 멈춰~! 인텔 내장 그래픽으로 돌아가는 게임은?

기획기사 | 백승철 기자 | 댓글: 2개 |



특정 브랜드의 제품을 선호한다거나, 어떤 제품이 점수가 더 잘 나온다 등은 현재 PC 시장에서 큰 의미가 없는 얘깁니다. 바로 그래픽카드 대란 때문인데요. 작년 겨울부터 그래픽카드는 수요 과잉으로 인해 기본 2배 이상의 가격대에 취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30시리즈 출시 직전, 특별한 계기로 18만 원에 구매했던 동일한 1650 SUPER 그래픽카드가 현재 45만 원(21.04.21)이라는 말도 안 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웃돈을 주고라도 단품 구매는 어렵습니다. 소위 '인질'이라고 불리는 끼워팔기 식의 판매가 대다수이기 때문입니다.

그래픽카드도 일반적인 IT 기기의 신제품 출시 주기와 비슷하게 흘러가야 했습니다. 신제품이 발표되고 이전 세대 제품의 가격이 뚝 떨어지면서 어느 정도 공급이 원활해지면 가격 안정화를 찾는 그 5개월 정도요. 원래는 지금이 딱 그 시기입니다.

하지만 가격 안정화가 되어야 하는 흐름과는 정반대로 그래픽카드의 가격은 하루가 멀다 하고 매일 최고가를 갱신하고 있습니다. 가정용 PC로도 그래픽카드만 30시리즈로 맞추면 암호화폐를 채굴할 수 있다는 얘기가 떠돌기 시작하면서 수요가 급증했으니까요. 가장 피해를 본 건 역시 게이머입니다. 신제품 출시 주기에 맞춰 2080Ti를 미리 판매한 유저들, 혹은 사태도 모르고 하고 싶은 게임을 발견해서 "게임 좀 하고 싶은데 PC 좀 장만할까?" 하는 게이머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습니다.

그래픽카드를 구하기 이렇게나 힘든데, 요즘 제품 리뷰 댓글에 "제발 사고 싶다", "구경이라도 좀 해보고 싶다"라는 반응들에 죄송스럽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구할 수 있는 제품을 다뤄볼까 합니다.



▲ 그래픽카드 리뷰의 댓글.. 가슴이 아픕니다

이번에 테스트해본 제품은 '인텔 코어 i5-11600(이하 11600)'입니다. 이번 인텔 11세대 라인업이 출시되면서 내장 그래픽의 성능이 대폭 향상되었는데요. 11600에는 '인텔 UHD 그래픽스 750' 내장 그래픽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다만, i5-11400이하의 라인업부터는 '인텔 UHD 그래픽스 730'이 탑재되어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반드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인텔 10세대 때까지만 해도 인텔의 내장 그래픽 성능은 다소 모호했습니다. 애초에 사무용을 제외하고는 그래픽카드 없이 쓸 생각을 하지 않을 정도였으니까요. 내장 그래픽이 없어 가격이 좀 더 저렴한 F 모델이 인기였으며, 해당 모델과의 가격차이가 좁혀졌을 때나 고려해봄직한 제품들이었습니다. 특정 영상을 시청할 때는 내장 그래픽이 본 성능을 발휘한다고는 하는데, 그래픽카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영상을 보기 위해 출력을 내장 그래픽으로 변경하여 시청하는 게이머가 몇이나 될까요?

하지만 그것은 그래픽카드를 함께 구매할 때의 얘깁니다. 게이머들에게 그래픽카드의 공급이 언제 풀릴지도 모르는 이 시점에, 내장 그래픽이 탑재된 인텔 11세대 제품은 지금 당장 PC가 급한 유저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10세대 내장 그래픽에 비해 약 50%의 그래픽 성능 향상을 보인다는 얘기가 있으니까요.

아울러 기존에는 AMD의 APU와 비교했을 때, 인텔은 성능 및 확장성 측면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었지만 이번 11세대는 다릅니다. B560 이상의 메인보드와 조합 시 APU와 동일하게 메모리 오버클럭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애초에 외장 그래픽을 고려하지 않아 PCIe 3.0 지원을 유지한 채로 출시되는 '세잔' APU와 다르게, 인텔 11세대부터 PCIe 4.0을 지원합니다.

업그레이드된 11세대 인텔의 내장 그래픽으로는 어떤 게임을 어느 정도의 사양까지 돌릴 수 있을까요? 그림의 떡인 그래픽카드는 싹 다 치워버리고 보다 현실적인(?) 게임 테스트를 진행해봤습니다.








■ 인텔의 내장 그래픽, '인텔 UHD 그래픽스 750' 게임 테스트








시드 마이어의 문명 VI (문명 6)

어디선가 "문명 시리즈는 컴퓨터 사양이 낮으면 못하는 게임"이라는 얘기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다방면으로 PC 성능을 요구하는 다른 고사양 게임과는 다르게 문명 시리즈는 CPU 성능에 좌우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래픽 성능에 큰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아무리 노트북이라고 해도, CPU만 메인스트림 급이라면 쾌적하게 즐길 수 있죠. CPU 성능은 좋고, 그래픽 성능은 외장 그래픽에 비해서는 좀 뒤떨어지는 이 환경에서 문명 시리즈만큼 테스트해보기 좋은 게임도 없을 겁니다.

다만 시드 마이어의 문명 VI(이하 문명 6)는 가장 최근에 출시된 문명 시리즈다 보니, 내장 그래픽으로는 약간 무거운 느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속칭 바둑판 모드라고 불리는 전략 모드로 UI를 변경하니 훨씬 쾌적했습니다. FHD 전략 모드로 변경하여 즐겨본 문명 6은 평균 40FPS로 책정되었습니다.



▲ 고해상도 텍스처를 제외한 옵션들은 다 낮춰서 진행했습니다



▲ 일부러 프레임을 낮추기 위해 화면 전환을 빠르게 진행해도 평균 40FPS는 유지했습니다



▲ 어웈; 내장 그래픽으로는 바둑판 모드로 즐겨야겠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가장 먼저 저사양 게임의 대표격인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를 테스트해봤습니다. 누구나 아는 고사양 게임들은 분명 플레이하기 힘들 것이 뻔하고, 그래픽카드의 가격 안정화가 찾아오기 전까지 즐길만한 게임으로는 롤 만한 것이 없습니다. 요즘은 '롤토체스', '단일 챔피언' 등 유쾌하게 할 수 있는 모드가 많아져서 입문하거나 복귀하기 좋은 시기 인 것 같습니다.

인텔 11세대 내장 그래픽을 얕보고 그래픽을 중간으로 설정해서 플레이를 해봤는데 세 자릿수 프레임을 볼 수 있더라고요. 해서 최저 1% 프레임이 60FPS 정도 나올 때까지 사양을 올려봤습니다. FHD + 매우 높음 옵션에서 평균 90FPS, 최저 1% 프레임은 평균 60FPS를 유지하더라고요. 내장 그래픽 성능에 다시 한번 놀랬습니다.



▲ FHD + 그래픽 옵션 매우 높음으로 설정했습니다



▲ 신규 챔피언 그웬을 즐겨봤습니다. 평균 92FPS / 최저 1% 62FPS





오버쿡! 올유캔잇

가정용 콘솔 게임으로 유명하며, 여러 커플들을 싸움판으로 몰아간(?) 그 '오버쿡'입니다. 얼마 전 통합 확장팩을 통해 스팀에서 새로 출시된 '오버쿡! 올유캔잇(이하 오버쿡)'을 즐겨보았습니다. 최대 4K 60Hz를 지원하지만 내장 그래픽으로 해당 옵션까지 테스트하기엔 다소 버거워 보였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준수한 결과를 보여줘 놀랬습니다. 특히 FHD와 QHD 해상도의 테스트 결과가 크게 차이 나지 않았으니 내장 그래픽으로 오버쿡을 즐기는 유저라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FHD와 QHD에서는 평균 23FPS를 보여줬습니다. 수치상으로는 다소 낮아 보일 수 있으나, 실시간 전투 등의 장르가 아니기 때문에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다만 4K 해상도부터는 프레임이 반 토막이 나서 내장 그래픽으로는 즐길 수 없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FHD 해상도의 플레이와



▲ QHD 해상도의 플레이에서 프레임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 다만 4K 해상도에서는 반토막... 실제로 버벅임이 느껴질 정도로 불편했습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어둠땅

과거엔 '9400F + RX 570'로도 과하다는 얘기가 있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는 어둠땅 대규모 패치를 통해 PC 사양을 많이 요구하는 게임으로 바뀌었습니다. 낮은 사양은 진입장벽이 여전히 낮지만 사양을 높일수록 혹은 콘텐츠를 즐기는 유저들이 많을수록 시스템이 요구하는 성능은 끝없이 올라가며, 현존하는 최고의 부품들로 PC를 맞추더라도 고해상도 및 풀옵션 + 다인 레이드는 일정 프레임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습니다.

인텔 내장 그래픽으로 와우가 돌아갈까요? 캐릭터 선택 창에서 게임이 꺼져버리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했습니다만, 다행히 게임은 잘 켜지더라고요. 비록 옵션 타협을 많이 보긴 했지만 FHD + 그래픽 옵션 3의 필드에서 평균 45FPS, 최저 1% 프레임은 20FPS를 유지했습니다. 1초 미만의 단위가 중요한 MMORPG 장르의 특성상, 내장 그래픽으로 어둠땅을 즐기기엔 다소 어려워 보였습니다.



▲ 어둠땅 FHD / 그래픽 옵션 3의 필드에서는 평균 43FPS / 최저 1% 22FPS를 유지했습니다



▲ 물론 3080 그래픽카드와 함께라면 4K 해상도 + 그래픽 옵션 10에서도 쾌적합니다





■ 그래픽카드 대란.. 환경과 계획에 따라 대처해야

현재 그래픽카드는 구매하기 어려운 가격에 형성되어 있으며, 설사 당장 급해서 구매를 결정하더라도 원하는 조건에 구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다 보니 인텔의 신제품이 나온 김에 내장 그래픽으로는 게임을 어느 정도 할 수 있을까 싶어 기사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몇 만 원이 더 비싸다는 이유로 수년간 F 모델에 치인, 인텔의 내장 그래픽 탑재 버전 제품을 언급할 수 있는 날이 오다니 기분이 새롭네요.

내장 그래픽으로도 어느 정도 게임이 잘 돌아가며 11세대에 이르러 B560 메인보드로도 메모리 오버클럭이 가능해져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APU 성격이 짙기 때문에 PCIe 3.0으로도 충분한 세잔과는 다르게 인텔 11세대는 PCIe 4.0를 지원을 하기 때문에 그래픽카드 가격이 안정화되고 나서 구매를 할 경우 호환성 측면으로 기대되는 부분도 많겠습니다. 물론 외장 그래픽카드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AMD의 APU가 성능이 더 좋습니다.

인텔의 내장 그래픽 성능이 점점 발전하고 있습니다. 굳이 그래픽카드가 필요 없는 가벼운 게임을 위주로 즐기거나 당장 꼭 컴퓨터가 필요하다면 차후 업그레이드까지 고려할 수 있는 제품들로 살펴보는 것도 괜찮은 고민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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