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린] 100층에서 10층으로 축소된 '오만의 탑' 이야기

게임뉴스 | 장요한 기자 | 댓글: 20개 |



2001년 5월경, 리니지1은 기란(에피소드 VIII)를 업데이트하면서 최초의 지상 던전 '오만의 탑'이 테스트 중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그리고는 2003년 3월, 아덴(에피소드 XII)과 함께 오만의 탑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아덴성 북동쪽 황혼의 산맥 깊은 곳에 위치한 100층 규모의 탑. 빈민촌 수로를 통과하거나 여명의 숲 너머에 있는 황혼의 산맥을 이어지는 다리를 건너가야 했다.

리니지M의 오만의 탑은 2014년 10월에 '붕괴'되어 11층으로 축소된 버전이다. 100층 규모의 던전이 10층과 정상으로 구성된 대폭 축소되어 과거의 위용은 다소 줄어들었지만, 유저들의 반응은 매우 좋았다. 어짜피 몬스터가 몰리는 층만 방문하고, 그 외 층은 리젠률이 낮아 사실상 버려진 층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공식적으로는 '오만의 탑 붕괴와 변화'라 부른다.



■ 최초의 오만의 탑 - 첫 등장은 10층 규모, 이후 50층으로 증축

오랜 개발 및 테스트 기간을 거쳐 첫 선을 보인 오만의 탑의 최초 규모는 10층이었다. 탑 내부에서는 텔레포트가 불가능하며, 6층 이상은 전 층에서 얻을 수 있는 '6층 순간이동 주문서'를 통해서만 올라갈 수 있었다. 신에 대적하려는 상아탑 마법사와 인간의 10가지 욕망이 담긴 설정에 부합하듯, 탑을 오를 때마다 더 강력한 몬스터를 만날 수 있었다.

또한, 오만의 탑 입구 부근에는 보스 몬스터인 에이션트 자이언트가 존재했고, 10층에는 '리치'가 출현했다. 이때, 오우거의 벨트의 상위 호환인 타이탄의 벨트(무게 50% 증가)와 리치 로브도 추가됐다. 잊혀진 섬 이후 최고 난이도의 사냥터였다.

이후 2003년 8월, 시즌2 엇갈린 증오(다크엘프 추가) 업데이트와 함께 오만의 탑이 무려 50층까지 증축됐다. 그러면서 6층 이동 주문서(6층이 휴식층으로 변경)가 21층 이동 주문서로 바뀌었고, 10층 단위마다 인간의 욕망이라는 콘셉의 테마를 부여했다. 이동 부적이 등장한 시기도 바로 이때다.



▲ 초기에 인기가 매우 많았던 21~30층

이 시기의 오만의 탑은 10층 단위로 층마다 진입층, 진행층, 함정층, 휴식층, 보스층으로 나뉜다. 진입층은 해당 테마의 몬스터가 소수만 등장하여 쉽게 탑을 오를 수 있는 층이다. 진행층은 일반적인 몬스터 리젠을 따르는 층이고, 함정층은 각종 디버프 트랩과 버프 트랩이 있는 층이다. 휴식층은 여관과 비슷할 정도의 수준으로 HP/MP 리젠 속도가 빠른 층이다. 몬스터가 출몰하지 않아 물약을 바닥에 떨어트려 놓고 메디테이션을 쓰는 이들이 많았다. 그리고 보스층이 바로 보스 몬스터가 등장하는 해당 테마의 꼭대기 층이었다.

1~10층 테마 '왜곡' : 제니스 퀸, 변종 라미아, 변종 키메라, 변종 메두사 등
11~20층 테마 '불신' : 시어, 사악한 미믹, 사악한 비홀더 등
21~30층 테마 '두려움' : 뱀파이어, 공포의 파이어 에그, 공포의 켈베로스 등
31~40층 테마 '죽음' : 좀비 로드, 난폭한 해골 도끼병, 난폭한 구울, 난폭한 스파토이 등
41~50층 테마 '지옥' : 리치(이후 쿠거로 변경), 공포의 아이언 골렘, 화염의 네크로멘서 등



▲ 보기만 해도 현기증이 나는 길


■ 완성된 오만의 탑 - 완공(개발)에 걸린 시간이 약 5년

2004년 1월에는 오만의 탑이 99층까지 확장되면서 진정 거대한 탑으로 거듭났다. 보스 몬스터로 쿠거와 머미 로드, 아이리스, 나이트 발드가 추가됐고, 50층 보스였던 리치는 90층으로 옮겨졌다.

81~90층과 91~100층의 테마는 '불멸'이었다. 보스 몬스터가 약해진 버전으로 등장하는 최고 난이도의 사냥터였다. 시어 주니어를 비롯한 여러 몬스터가 실제 보스가 사용하는 특징이 그대로 옮겨졌다.

대망의 100층은 그해 5월에 업데이트됐다. 오만의 탑의 최종 보스 몬스터인 '그림 리퍼'가 100층에 출몰하면서 리니지 월드 내의 최초이자 마지막이 될 100층 규모의 거대한 탑이 완성됐다.




이후 무수히 많은 이들이 방문한 오만의 탑은 라스타바드 던전과 함께 리니지의 던전 역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된다. 2007년 7월, 성 내부에 '성 던전'이 추가되면서 아덴 성 던전에서는 오만의 탑 내부로 연결되는 통로가 개설되기도 했다.

각 층의 보스 몬스터의 이름을 딴 아이템이 '레어'급으로 부상하면서 오만의 탑 보스는 일반 보스보다 리워드가 우월했다. 제니스의 반지, 머미로드의 왕관, 나이트발드의 양손검, 리치 로브가 대표적이다.

51~60층 테마 '불사' : 좀비 로드, 저주의 엘모어 병사/장군/마법사 등
61~70층 테마 '냉혹' : 아이리스, 어둠의 라이칸, 냉혹한 샤벨타이거, 화염의 혼 켈베로스 등
71~80층 테마 '어둠' : 나이트 발드, 암흑의 흑기사/서큐버스, 어둠의 불타는 전사/궁수 등
81~90층 테마 '불멸1' : 오만한 제니스 퀸, 시어 주니어, 마퀴스 뱀파이어, 공포의 좀비 로드 등
91~100층 테마 '불멸2' : 쿠거, 머미 로드, 아이리스, 나이트 발드, 각 속성 대정령 등



▲ 이제는 유물이 되어버린 옛날 오만의 탑 지도


■ 축소된 오만의 탑 - 초기 설정처럼 10층 규모로

오만의 탑이 완성된 이후 리뉴얼이라 부를만한 규모 있는 업데이트는 3번 정도. 그중에 2014년 10월 리뉴얼 소식은 리니지 유저들에게 충격적이었다. 100층 규모의 탑이 10층으로 축소된다는 소식이었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1~10층과 정상까지 총 11층으로 바뀌었다.

10층 단위로 달라졌던 테마는 이제 층마다 달라지게 됐다. 1층은 왜곡, 2층은 불신, 3층은 공포, 4층은 죽음, 5층 지옥, 6층은 불사, 7층은 잔혹, 8층은 어둠, 9층은 불멸이라는 테마가 주어졌다. 기존과 큰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10층에 '오만'이라는 테마가 주어지면서 '오만한 우그누스'가 새로운 보스로 출현하게 됐다.

기존의 불멸 1~2 테마로 등장하던 보스 몬스터가 약해진 버전은 탑 '정상'에 등장하게 된다. 또 이 정상에는 과거 100층에 출몰하던 그림 리퍼가 더 강화되어 '사신 그림 리퍼'라는 이름으로 출현하게 됐다. 그림 리퍼는 당시 40여 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해야 하는 레이드급 보스로 설계됐다.





■ '부적, 이동 주문서'가 있어야 등반 가능한 시스템 - 유일하게 통제가 가능한 사냥터

많은 유저들이 이후 콘텐츠로 오만의 탑을 기대했다. 특히, 전투를 즐기는 유저들이나 원작 리니지1의 오만의 탑을 경험해 본 유저들 열에 아홉은 오만의 탑이 빨리 업데이트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매우 강력하다 못해 치명적인 '전설'급 아이템과 더 큰 리워드를 얻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오만의 탑이 통제하기 좋은 사냥터라는 점이다.

리뉴얼된 오만의 탑은 1층에서 몬스터를 사냥하여 2층으로 가는 이동 주문서를 얻어야 한다. 보스가 드랍하는 부적을 소유하면 주문서가 없이도 다음 층으로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부적에도 등급이 있다. 일반 부적은 이동 주문서 역할을 하지만, '지배 부적'은 단순히 이동 기능뿐만 아니라 해당 층에서 '텔레포트'까지 사용할 수 있게 한다.

더 나아가 1~10층의 지배 부적을 모두 모으면 '환상의 지배 부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오만의 탑의 모든 층을 선택해서 이동할 수 있는 효과와 함께 '정상'으로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보통 정상으로 가려면 10층 이동 주문서를 2장으로 '정상 이동 주문서'를 제작해야 하는데, 재료로 쓰이는 10층 이동 주문서의 가격이 여간 비싼 것이 아니다. 정상은 1번이라도 이동하는 것 자체(입장료)가 부담일 수밖에 없다.



▲ 봉인 부적 → 이동 부적 → 지배 부적 → 환상 부적

라인에 소속된 많은 혈맹이 오만의 탑 보스탐과 사냥 주도권을 유지하려 한다. 몬스터가 드랍하는 이동 주문서를 최대한으로 모아 적 혈맹의 유입을 막고, 부적을 드랍하는 보스 몬스터를 뺏기지 않으려는 게 1차적인 이유다. 그리고는 부적을 지닌 캐릭터를 바탕으로 오만의 탑의 실질적인 지배력을 확장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정상층'을 통제하기 위함이다.

이는 오만의 탑의 독특한 매력이지만, 반대로 '통제'가 가능한 요소이기도 하다. 한 라인이 부적을 많이 보유할수록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대 라인은 전투가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데포로쥬01 서버에서 전설 라인과 독종 라인이 오만의 탑 점유와 통제를 두고 매일 같이 치열한 전투를 치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 데포로쥬01 서버의 오만의 탑 전투 - 이미지 출처 : BJ 만만


■ 앞으로 나올 오만의 탑 4~10층은 어떤 곳?

원작 리니지1에서는 7층까지가 레벨업을 위한 사냥터고, 그 이상은 단순히 난이도만 높아 방문자가 거의 없다. 사냥 효율이 좋지 못해 부적을 가진 캐릭터도 꺼리는 곳이다. 9층에서 1마리를 처치하는 것보다 저층에서 2마리를 처치하는 게 시간과 비용적으로 더 이득이기 때문이다. 하여 데포로쥬01 서버처럼 오만의 탑 통제가 이루어지는 서버의 경우, 오만의 탑 고층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저층의 통제가 풀릴 가능성은 낮다.

오만의 탑에서 핫플레이스는 언데드 몬스터가 출몰하는 4층이다. 지금의 용의 계곡 던전 1~3층처럼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사냥 난이도가 엘모어 격전지보다 높긴 하지만, '언데드'라는 점이 빠른 사냥을 가능하게 하게 한다.

5층은 레서/본 드래곤과 고스트, 네크로맨서, 아이언 골렘 등 주로 불속성 취약 몬스터가 등장한다. 드래곤 때문에 MR과 화염 속성 저항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곳이기도 하다. 원작 리니지1에서는 '용의 심장'이라는 고가의 재료 아이템을 드랍했기 때문에 5층도 인기가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리니지M에서는 엘모어 격전지에서 '블러드 서커'를 얻을 수 없는 것처럼, 오만의 탑 5층에서도 용의 심장을 얻을 수 없을 가능성이 높다.




6층은 강화된 엘모어 좀비들이 등장하여 주로 마법사들이 턴 언데드 또는 미티어 몰이 사냥을 즐겨하던 곳이다. 몬스터의 공격력이 굉장히 세기 때문에 격수가 사냥하려면 굉장히 높은 수준의 장비를 요구한다.

7층은 샤벨 타이거와 아시타지오, 혼 켈베로스 등이 등장한다. 몬스터의 HP가 굉장히 높은 편이라 격수와 요정이 사냥하기에는 적합하지 못하다. 원작 리니지1에서는 마법사가 몰이 사냥을 하던 곳이었다.

8층은 불타는 궁수/전사와 서큐버스 퀸, 흑기사가 등장한다. 현재 화룡의 둥지에 있는 불타는 궁수/전사도 굉장히 쎈 편인데, 오만의 탑에서는 어느 정도로 나올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확실한 건 어지간한 캐릭터는 물약값도 벌어오기 힘든 사냥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원작 리니지1처럼 흑기사가 반역자의 방패를 드랍한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9층은 용의 계곡에서 볼 수 있는 거대 해골류의 강화된 버전이 등장한다. 다행히 언데드 몬스터라 레벨과 장비가 뒷받침되는 랭커들도 사냥이 버거울 정도의 난이도일 가능성이 높다.

10층은 가끔 대박 아이템을 노리러 가는, 혈맹원끼리 소풍가기 좋은 곳이다. 아스모데우스와 레비아탄 등이 악마류가 등장하는데, 앱솔루트 배리어와 셰이프 체인지, 캔슬레이션 등을 드랍한다. 리니지M에서는 일반 몬스터가 앱솔과 캔슬을 드랍하는 유일한 사냥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 셰이프 체인지는 등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 정상층은 1층부터 10층까지 등장하는 보스들이 일반 몬스터로 등장한다. 장비나 마법서를 드랍하지는 않지만, 각 층별 이동 주문서와 부적을 드랍한다. 보스 몬스터로는 필드 레이드급으로 분류되는 사신 그림 리퍼가 출몰한다. 아마 궁극의 마법 디스인티그레이트를 드랍할 가능성이 높다.



▲ 오만의 탑 정상층 지도 - 리니지1에서 아직까지 통제가 가능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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