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터키 주름잡은 그들, '갱맘' 이창석과 '눈꽃' 노회종

인터뷰 | 박범, 석준규 기자 | 댓글: 21개 |
전세계에는 정말 많은 지역 LoL 리그가 있습니다. 한국 LCK나 중국 LPL, 유럽과 북미의 LCS에 대만, 홍콩, 마카오를 아우르는 LMS 등 주요 지역 리그는 말할 것도 없고, 터키나 브라질, 오세아니아, 독립 국가 연합, 베트남, 일본, 남미 지역처럼 우리가 자세히 알지 못하는 지역에서도 LoL e스포츠가 흥행하고 있죠.

사실 해외 리그로 진출하게 되면 아무래도 국내 팬들의 관심을 덜 받게 됩니다. LCK보다는 다른 지역 리그 경기를 덜 챙겨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죠. 타지에서 고생 끝에 리그 우승을 차지하게 되면 국내 팬들에게도 기사나 유저들의 입소문을 통해 소식이 알려지곤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해외 리그로 진출한 한국 선수들에게는 해당 지역 리그 우승이 더욱 꿀맛 같을 것 같습니다.



▲ '갱맘' 이창석(좌), '눈꽃' 노회종(우)

이번에 만난 '갱맘' 이창석과 '눈꽃' 노회종이 바로 그런 선수들입니다. 터키 TCL의 슈퍼매시브로 이적한 두 선수는 터키 전통의 강호였던 슈퍼매시브에게 다시 한 번 리그 우승컵을 안겨줬습니다. 슈퍼매시브는 라이벌인 페네르바체와 신흥 강호 로얄 밴디츠를 꺾었습니다. 물론, 그들의 뛰어난 활약을 통해서 말이죠. 특히, '눈꽃' 노회종은 무려 시즌 MVP와 서포터 MVP, 결승 MVP를 독차지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이 MSI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바로 인터뷰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났지만 여전히 유쾌했던 '갱맘' 이창석과 '눈꽃' 노회종. 그들과 사당역 주변 카페에 자리를 잡고 쉴 새 없이 수다를 떨었습니다.


※ 본 인터뷰는 2018 MSI 그룹 스테이지 종료 후 넉아웃 스테이지 전에 진행됐습니다.


Q. '갱맘' 선수는 입고 온 옷이 특이하네요.

'갱맘' 이창석 : 이거 터키 팬들이 진짜 좋아하는 옷이에요. 제가 맨날 이것만 입고 있거든요. 마치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개인방송에서 흰색 티셔츠만 입는 것 같은 느낌?(웃음) 저도 개인방송 할 때 이 옷만 입는데, 그럼 터키 팬들이 채팅으로 'Same T-shirts(똑같은 옷이네)'라고 해줘요. 이번 MSI에도 이것만 입고 출전했어요.

사실 팀 매니저가 같이 가서 사준 옷이거든요. 세탁하려고 벗어서 세탁기에 넣어뒀더니 이 옷이 너무 그리운거죠. 그래서 매니저한테 하나 더 사달라고 했어요. 연습실이랑 대회에서 같은 분위기를 내고 싶어서 같은 옷이 필요하다는 핑계를 댔죠(웃음). 팀도 연승 중이었기에 기분이 좋았던 매니저가 흔쾌히 허락했어요. 그랬더니 (노)회종이랑 코치님도 부탁해서 대량 구매에 성공했죠.

'눈꽃' 노회종 : 숙소에서 우리 세 명이 이 옷 엄청 입고 다녀요.





Q.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시작해보죠. MSI 끝나고 한국에 휴가를 왔는데 뭐하고 지내요?

'갱맘' 이창석 : 저야 집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어요. VR 게임기와 함께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비트세이버'라는 리듬 게임이 있는데 진짜 재밌더라고요. 그리고 터키에서 내내 그리워했던 킹크랩도 정말 많이 먹었어요.

'눈꽃' 노회종 : MSI 객원해설도 했고, 예전 진에어 그린윙스와 락스 타이거즈 동료였던 친구들도 만나서 재미있게 지냈어요. 오랜 친구들이랑 가족들, 여자친구랑 회포를 풀었고요. 이제 (이)창석이 형한테 킹크랩 맛집 물어봐서 탐방도 다니려고요(웃음).


Q. '눈꽃' 선수, 객원해설은 이번이 처음이었죠? 어땠어요?

'눈꽃' 노회종 : 처음에는 너무 긴장되더라고요. 진심으로 MSI 경기를 할 때보다 더 긴장됐어요. 사실 MSI 경기를 거의 챙겨보지 못하고 갔어요. 다행히 제가 경기하고 연습했을 때와 메타가 크게 변하지 않았더라고요. 평소 머리에 들어있던 지식을 총동원했죠.

'갱맘' 이창석 : 잠깐 해설하는 걸 봤는데 생각보단 괜찮더라고요. 하지만 느꼈죠, '날 따라오려면 멀었구나' 라고.

'눈꽃' 노회종 : 그래도 형이 예전에 했던 '핑크무새'보다는 내가 잘했던 거 같은데.

'갱맘' 이창석 : 요새 선수들은 워낙 제어와드를 잘 활용하니까. 내가 객원해설 했을 때는 해외 선수들이 제어 와드를 너무 등한시했었어(웃음).


Q. 두 선수 모두 어찌 보면 낯선 터키 TCL에 진출했잖아요. 적응하기엔 어땠어요?

'갱맘' 이창석 : 워낙 숙소가 좋아요. 방이 정말 넓어요. 주변에 편의시설이 진짜 많고요. 그리고 제가 차멀미가 심한 편인데 숙소랑 경기장도 차로 10분 밖에 안걸려요. 그것도 진짜 좋은 것 같아요.

'눈꽃' 노회종 : 해외 리그 진출이 완전 처음이었잖아요. 게다가 터키 TCL은 주요 지역 리그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고요. 그래도 우리 팀원들이 모두 베테랑이거든요. 우리가 많이 알려주지 않아도 기본적인 운영을 잘 알고 있더라고요. 특히, 드래곤을 엄청 잘 챙겨요. 가끔 타이밍이 아닌 것 같은데 드래곤을 사냥하다가 망한 적도 있었지만요(웃음).

'갱맘' 이창석 : 정글러 '스토메이지드' 생각에는 제가 탑 라인으로 이동을 하면 상대 정글러가 그쪽으로 커버를 하러 가지 않을까 하는 예상에 드래곤을 자주 치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탑에 올라가고 상대 정글러가 아직 보이지 않는데도 바로 드래곤을 사냥해요. 그럼 여지없이 몰살(웃음). 그래도 '스토메이지드'가 저를 정말 잘 믿어줘요. 조언도 잘 받아들이고요.

'눈꽃' 노회종 : 우리 원거리 딜러 '제잇넛'도 저를 완전 믿어요. 아무튼 팀원들 모두 세세한 운영까지는 아직 숙련도가 높지 않아도 완전 처음부터 알려줄 필요가 없어서 너무 좋았어요. 저희 빼고 세 명의 팀원이 터키 리그 베테랑이라 그런지 같이 경기에 나서기 편하더라고요.

딱 하나 아쉬웠던 건 음식이었어요. 저랑 터키 음식이 잘 맞지 않더라고요. 코치님도 고생 좀 하셨고요. 한창 살 많이 빠졌을 때 7kg이나 강제로 다이어트했어요. 유일하게 창석이 형만 몸무게를 유지하더라고요. 그래도 케밥은 정말 맛있어요.

'갱맘' 이창석 : 저는 음식을 잘 안가리거든요. 배고프면 먹고, 먹고 나서 연습하고. 그런데 제가 맛없다고 하는 음식은 정말 이상해요.

'눈꽃' 노회종 : 창석이 형이 정말 웃긴게 자기가 먹어도 별로인 음식을 꼭 우리한테 권해요. 그래서 눈치를 보고 있으면 먼저 입에 넣더라고요. 자세히 보면 안 씹고 있어요(웃음).

'갱맘' 이창석 : 회종이는 잘 안 속는데 코치님이 잘 당해요. 근데 또 재밌는게 제가 먹어도 진짜 별로였던 음식을 코치님한테 권해봤거든요. 그러면서 제가 '맛있죠?' 라고 물어보면 코치님이 '맛있네' 하고 잘 먹어요. 플라시보 효과인가봐요.

'눈꽃' 노회종 : 그래도 이번에 한국 왔으니깐 캐리어에 라면 같은 거 엄청 가져가려고요. 터키에는 한국 음식 파는 곳이 너무 멀리 있어요. 우리 팀 터키 선수들은 매운 걸 못 먹더라고요. 그나마 '제잇넛'이 한국 음식을 잘 먹어요. 완전 한국인 입맛이에요. 이번에 가져가면 같이 먹으려고요.

'갱맘' 이창석 : 팀원들한테 한국 음식을 소개해주면서 '너희 한국 음식 한 번만 먹어보면 정말 좋아할거다' 라고 말해줬거든요. 잘 안 믿더라고요. 특히, 탑 라이너 '파뷸러스'가 터키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거든요. 그래도 설득해서 다같이 한국 음식 먹으러 갔더니, 그 다음부터 'When we go Korean restaurant?(우리 한국 음식점 언제 가?)' 라고 계속 물어봐요.





Q. 적응은 나름 잘 마친 것 같네요(웃음). 두 선수 모두 리그 중에 특이한 챔피언을 자주 꺼냈잖아요. 미드 일라오이 라던가.

'갱맘' 이창석 : 제가 대회 중에 코치님한테 '지금 일라오이 각'이라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코치님이 어리둥절하더라고요. 스크림에서 딱 한 번 해봤고 결과도 패배였거든요. 라인전만 강력하다 정도의 평가였어요.

'눈꽃' 노회종 : 창석이 형이랑 코치님이 의견을 나누고 있을 때 제가 조합을 딱 비교해봤더니 나쁘지 않겠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일라오이 괜찮을 것 같다고 했죠. 창석이 형도 팀원들한테 일라오이 해도 되냐고 물어봤더니 괜찮을 것 같다고 동의하더라고요. 그래서 뽑았죠.

'갱맘' 이창석 : 이게 조건이 있어요. 무조건 상대 정글이 AP 탱커, 그리고 미드 챔피언이 갈리오, 이렇게요. 그러면 1:2 구도가 나와도 일라오이가 절대 안 죽어요. 그 경기에서 딱 그랬어요. 상대 정글이 세주아니, 미드가 갈리오였거든요. 물론, 경기 중에 제가 엄청 긴장했어요. 나중에 VOD를 보니까 완전 널럴했더라고요(웃음).


Q. 또 색다른 픽 뭐했었죠?

'갱맘' 이창석 : 이즈리얼 정글 했었죠. 회종이는 탑 초가스. 직스나 제라스, 베이가도 했었어요. 나중에 보니까 제가 17개나 했더라고요. 전 상대 챔피언을 카운터하는 카드가 항상 있기 때문에(웃음). 제가 챔피언 폭이 넓으니까 대회 경기에서 원하는 타이밍에 우리 봇 듀오가 원하는 챔피언을 먼저 꺼낼 수 있었어요.

'눈꽃' 노회종 : 저도 챔피언 폭이 엄청 넓거든요. 저도 13개나 했더라고요. 그래서 창석이 형이랑 제가 밴픽 전략에서 유동적인 역할을 많이 했죠. 서로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Q. '눈꽃' 선수는 MVP를 세 개나 받았더라고요?

'눈꽃' 노회종 : 저는 MVP가 이렇게 세분화된 지도 몰랐어요. 시즌 MVP는 전혀 예상 못했어요. 라인별 MVP에서는 제가 서포터 부문을 수상한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사실 시즌 MVP가 있다는 걸 듣고 나서는 창석이 형이나 '제잇넛'이라고 예상했어요. 그런데 제가 받더라고요. 나중에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제가 마지막 경기에서 탑 초가스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나봐요(웃음). 창석이 형이랑 코치님도 동의하더라고요. 결승 MVP는 사실 운이 좋았어요. 제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는 상황이 자주 나왔거든요.

'갱맘' 이창석 : 원래 회종이가 계속 잘했는데, 마지막에 탑 초가스로도 잘했으니까 받을만 했다고 생각해요. 사실 제가 그 경기에서 '말랑' 김근성 선수의 스카너가 탑 라인 갱킹을 올 때마다 계속 봐줬거든요. 탑 집중 케어(웃음).


Q. 슈퍼매시브가 두 선수와 함께 다시 TCL 정상에 올랐으니까 팬들의 기대감이 상당했을 것 같아요.

'눈꽃' 노회종 : 사실 크게 체감은 못했어요. 터키 TCL이 결승전을 제외하면 다 무관중으로 진행되거든요. 양 팀이 다른 부스에 들어가서 경기를 치르고 경기 마치면 서로 악수하고 끝, 이런 시스템이에요. 그래도 저희가 개인방송을 켜면 시청자 수가 많으니까 팬들이 많이 응원해주고 있구나 하는 걸 간접적으로나마 느꼈죠. 창석이 형은 저번에 방송 켜자마자 1,000명 가까이 시청자가 들어왔어요.


Q. MSI 출전이 처음이었는데 목표가 어디까지였어요?

'갱맘' 이창석 : 원래 목표는 본선 그룹 스테이지였어요. 탑 6요. 딱 바로 아래까지는 이뤘네요.

'눈꽃' 노회종 : 팀원들이 처음 플레이-인 스테이지 조 추첨을 보면서 그러더라고요. 무조건 상위 라운드 간다고. 생각해보니 그 친구들은 매번 플레이-인 스테이지 예선은 그냥 돌파했던 선수들이니까. 오히려 저희한테 걱정하지 말라고 격려하더라고요. 플레이-인 스테이지 넉아웃 스테이지에서 에보스 e스포츠를 상대하게 되자마자 솔직히 말하면 모두가 기뻐했어요. 무조건 본선 간다면서(웃음).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까 완전 어렵다는걸 느꼈죠.

'갱맘' 이창석 : 에보스 e스포츠전에서 내내 탑이랑 정글이 크게 밀렸어요. 그래서 아래쪽에 가해지는 압박감이 너무 심했고요. 특히, 1세트가 아쉬웠어요. 그때 우리가 킨드레드, 상대가 트런들이었거든요. 원래 킨드레드가 트런들 카운터로 연구된 챔피언인데 오히려 힘들어하니까 저희 포함 팀원들 다섯 명모두 고생했죠. 그래도 지금 멤버로 첫 시즌이었는데 이 정도면 정말 잘했다고 생각해요.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을 위해서 다같이 더 열심히 노력해야죠.


Q. 팬들 사이에서는 슈퍼매시브의 탈락 원인을 '갱맘' 선수에게서 찾던데요?(웃음)

'갱맘' 이창석 : 그것도 인정합니다. 제가 3세트에 너무 던졌어요. 2세트 때는 해볼 만 했는데 갑자기 알리스타가 튀어나오더라고요(웃음).

'눈꽃' 노회종 : 그건 저도 인정했어요. 제가 다른 것을 신경쓰느라 알리스타가 사라졌다는 콜을 못해줬거든요. 그러고 조금 뒤에 창석이 형이 죽더라고요. 마이크로 창석이 형이 '끝났다...' 라고 하는 것도 들렸어요.

'갱맘' 이창석 : 첫 번째 죽었을 때 제가 무리를 한 거라 최대한 안전하게 하자는 마인드였거든요. 그러다가 상대 스킬 최대한 피하면서 체력을 반 정도 깎아놨을 거예요. 순간 '이건 실패할 수 없는 타이밍'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갑자기 알리스타가 딱! 사실 회종이가 놓쳤어도 제가 알리스타를 봤어야 했는데 그걸 못했어요. 그때도 정글러가 많이 힘들어해서 미드 라인에서 뭔가 해야겠다는 압박감이 있기도 했어요. 사실 그냥 제가 많이 급했죠.





Q. 슈퍼매시브가 또 인상깊은 기억을 남긴 경기가 있죠. 상위 라운드 진출이 확정되자마자 다음 경기에서 '즐겜픽'을 선보였어요.

'갱맘' 이창석 : 미리 준비했어요. 상대팀에게도 미리 말했죠.

'눈꽃' 노회종 : 사실 4승째 기록하고 그 다음 경기를 하기 전에 제가 미리 말해놨어요. 이번 판 이기면 무조건 마지막에 이렐리아 할 거라고 코치님이랑 팀원들한테 동의를 구한 상태였죠. 반대쪽 친구들이 미리 '즐겜'인걸 듣고도 처음에는 이기기 위한 픽을 하더라고요. 드레이븐이랑 브라움이 나와서 놀랐죠. 그러다가 마지막에 상대팀이 람머스를 꺼내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느꼈죠. '아, 이건 졌다.'(웃음)

'갱맘' 이창석 : 저랑 이즈리얼이 람머스한테 2:1 진 장면이 아직도 생각나요. 람머스는 그냥 기어다니는데 우리가 때리다가 둘 다 죽었죠.

'눈꽃' 노회종 : 언제부터 이즈리얼 Q스킬 '신비한 화살'에 체력 코스트가 생겼냐고 사람들이 놀리더라고요(웃음).


Q. 에보스 e스포츠전에서 상체 쪽에 비해 봇 라인은 괜찮았잖아요. 아쉽진 않아요?

'눈꽃' 노회종 : 아쉽긴 한데, 그래도 저는 보여줄 수 있는 걸 최대한 보여드린 것 같아서 괜찮아요. 후회 없어요. 에보스 e스포츠가 너무 잘해서 당황하기도 했어요. 정글러가 엄청 강력하게 잘하더라고요. 그 팀이 그룹 스테이지에서도 보니까 상체 쪽에만 집중하더라고요.


Q. 만약에 슈퍼매시브가 본선에 합류했다면 몇 승 했을 것 같아요?

'갱맘' 이창석 : 2승 정도 하지 않았을까요? 에보스 e스포츠랑 똑같이 했을 것 같아요.

'눈꽃' 노회종 : 저도 그 말 하려고 했어요.


Q. 그럼 그 2승을 어느 팀에게 했을 것 같아요?

'갱맘' 이창석 : 어느 팀인지는 몰라도 복불복에 걸려든 팀 상대로 2승 했을 것 같아요.

'눈꽃' 노회종 : 상대에 상관없이 우리가 잘 풀린 경기라면 가능했을 것 같긴 해요. 운이 좋은 경기가 있잖아요.

'갱맘' 이창석 : 아니면... 제가 던지지 않은 경기?(웃음)





Q. 에보스 e스포츠가 소속 팀을 꺾고 본선에 갔는데 일찍 탈락이 확정됐잖아요. 그걸 보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나요, 아니면 오히려 기분이 별로였나요?

'갱맘' 이창석 : 그거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었어요. 에보스 e스포츠가 예상보다는 잘한 것 같아요. 솔직히 2승도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요. 다른 팀들이 워낙 강력하니까. 그래도 인상적이었어요.

'눈꽃' 노회종 : 저도 그랬어요. 사실 저는 어느정도 알고 있었어요. 그렇게 파격적인 행보까지는 못 보여줄 것이라는 걸 말이죠. 직접 상대해보니까 다른 팀들이 너무 강한데 거기에 대항하기에는 아무래도 힘들 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저는 에보스 e스포츠가 많이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베트남 지역팀도 강력하다는 걸 충분히 어필했잖아요? 무기력한 패배는 별로 없었으니까요. 스타일도 뚜렷하고요.


Q. 그룹 스테이지 순위가 끝까지 오리무중이었잖아요. 보면서 어땠어요?

'갱맘' 이창석 : 단판제라서 예상보다 잘한 팀과 못한 팀이 계속 나왔다고 생각해요. 그런게 없진 않을 거예요. 킹존 드래곤X도 그렇고, 다른 해외 팀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만약에 A팀이 B팀을 상대로 10게임 해서 승률이 70%가 나온다고 치죠. 아무리 그래도 실제 단판제 경기에서는 70%의 확률에 걸릴 수도 있고, 30%의 확률에 걸릴 수도 있어요.

'눈꽃' 노회종 : 저도 비슷하게 생각해요.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예상했던 4개팀이 다 본선으로 갔어요.


Q. 두 선수는 4강 순위를 어떻게 예상했어요?

'눈꽃' 노회종 : 저는 킹존 드래곤X, RNG, 프나틱, 팀 리퀴드 순서요. 플래쉬 울브즈랑 연습을 해봤었는데 저희가 꽤 할만 했어요. 저희가 에보스 e스포츠한테 지고 나서 이런 말도 했었어요. 만약에 넉아웃 스테이지에서 플래쉬 울브즈를 만났으면 이겼을 수도 있었겠다고. 그 정도로 연습 때 비슷했거든요. 그런데 본선을 보면서 '역시 스크림이 다가 아니구나' 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죠.

팀 리퀴드랑 연습을 해보지는 못했는데 4대 메이저 지역이라서 4위 정도 할 것 같았어요. 프나틱이랑은 연습을 한 번 해봤거든요. 그런데 '레클레스'가 너무 잘했어요. 대회에서는 후반까지 파밍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던데 연습 때는 완전 강하게 압박해요.

'갱맘' 이창석 : 프나틱이랑 연습할 때 봇 라인 구도를 보니까 '레클레스'한테 '제잇넛'이랑 회종이랑 엄청 얻어 맞더라고요. 특히, '레클레스'가 진을 선택하면 진짜 너무 잘해요. 제가 '캡스'랑 라인전하다가 여유가 좀 생길 때마다 회종이한테 물어봤죠. 상황 어떻냐고. 그랬더니 너무 아프다고 계속 그러더라고요.

'눈꽃' 노회종 : 제가 프나틱이랑 스크림을 하면서 오랜만에 LCK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까지 받았어요. LCK 상위권 팀들이 스크림에서 딜교환을 엄청 빡빡하게 하거든요. 딱 그 기분을 느꼈죠. 우리도 같이 딜교환하면 계속 졌어요.

'갱맘' 이창석 : 저는 킹존 드래곤X, 팀 리퀴드, RNG, 플래쉬 울브즈 순서로 예상했어요. '임팩트' (정)언영이한테 스크림 관련해서 살짝 들었거든요. 팀 리퀴드가 프나틱을 스크림에서 완전 박살냈대요. 그런데 스크림에서 저희가 프나틱한테 힘들었잖아요. 그래서 깜짝 놀랐죠. 그리고 '무진' 김무진 선수한테도 들었는데, 플래쉬 울브즈가 프나틱이랑 하면 또 엄청 이겼대요. 그래서 저 순서로 예상했죠. 중국 팀들이랑은 연습을 못해봤는데 '우지'가 워낙 잘하니까 RNG도 올라가겠다 정도?





Q. 북미 팀들은 항상 스크림을 엄청 잘한다는 소문이 도는데 막상 대회에서는 성적이 안좋지 않죠.

'갱맘' 이창석 : 모르는 거지만 스크림 성적이 워낙 좋다 보니까 아무래도 방심하는게 있지 않을까요?

'눈꽃' 노회종 : 그래도 '더블리프트'는 정말 빛나더라고요. 혼자 2~3인분은 거뜬히 하던데요. 지는 경기에서도 분전하는게 보였고요. 특히, 카이사로 엄청 잘했던 장면이 기억에 남아있어요.


Q. 이제 다시 터키 TCL로 복귀해서 다음 스플릿에 나서잖아요. 롤드컵도 한국에서 하는데 와야죠!

'갱맘' 이창석 : 자신 있어요. 그런데 페네르바체에 '무브' 강민수 선수가 복귀했더라고요. 영어를 정말 잘한다고 들었거든요. 운영이 한층 좋아질 것 같아요. 그래도 우리 봇 듀오가 강하니까 걱정 없어요. 개인적으로 '무브' 선수가 정말 잘하는 정글러라고 생각해요. 가끔 던지는 것 같은 플레이가 나오긴 하는데 그게 다른 라인 상황 체크를 계속 해주다가 자기 플레이를 잠깐 놓치는 거거든요.

'눈꽃' 노회종 : 저는 이미 친한 LCK팀들한테 미리 부탁해뒀어요. 슈퍼매시브 롤드컵에 진출해서 한국에 부트캠프 올테니까 스크림 좀 도와달라고요.


Q. 국내 복귀를 바라는 팬들도 많더라고요. 생각해본 적은 없나요?

'갱맘' 이창석 : 가끔 LCK가 그립긴 하죠. 그래도 저는 지금 터키 TCL이 마음에 들어요. 용의 꼬리보다는 뱀의 머리가 낫다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농담이고요. 기회가 된다면 LCK 복귀도 언젠가는 하고 싶어요.

'눈꽃' 노회종 : 저는 욕심이 많아서 용의 머리 쪽으로 올라가려고 계속 노력할 것 같아요.





Q.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네요. 마지막으로 국내 팬들과 터키 팬들에게 전할 말이 있으면 해주세요.

'갱맘' 이창석 : LCK를 떠난 지 3년 정도 됐네요. 저는 해외에서 잘 지내고 있어요. 아까 농담으로 한 말이긴 하지만, 그 연장선으로 뱀의 머리에서 용을 물 수 있는 미드 라이너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응원 많이 해주세요. 터키 팬들에게도 항상 저희 두 명과 슈퍼매시브를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어요.

'눈꽃' 노회종 : 아직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팬들이 많아서 감동했어요. 정말 감사드려요. 잘 지내시고 롤드컵 때 다시 만나는 걸로 하겠습니다. 터키 팬들에게도 항상 고마워요. 지난 스플릿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다음 스프릿에서도 슈퍼매시브의 팀원들과 함께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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