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챔스 결산⑧] '기인'이 빛난 아프리카, 차기 시즌 '유칼'의 폼 회복이 중요

게임뉴스 | 양동학 기자 | 댓글: 16개 |
이적 시장부터 폭풍 같았던 2019 롤챔스 스프링 시즌이 마무리 되었다. 지난 시즌 활약했던 팀조차 팀원 변동이 많았을 정도로 어지러웠던 이번 시즌은 그동안 어느정도 유지되었던 강약 구도도 뒤집으며 흥미진진했다.

흥미 진진한 대결이 펼쳐졌던 스프링 시즌. 인벤팀에서는 시즌 시즌 종료를 맞아, 각 팀별로 스프링 시즌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여덟 번째로 만나볼 팀은 '기인'과 '유칼'이 모이며 기대를 모았지만 아쉬운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한 아프리카 프릭스다.



▲ '기인'이 빛났던 아프리카, 다른 라인 폼 회복이 중요하다


이번 시즌, 다른 팀들처럼 아프리카 프릭스(이하 아프리카) 역시 변화를 피할 순 없었다. 주장이자 든든한 미드라이너 였던 '쿠로' 이서행, 바텀 듀오 '크레이머-투신', 정글러 '모글리' 이재하까지 아프리카는 다수의 선수들과 결별했다.

불안이 남는 이적이었다. 뚜렷한 존재감이 있었던 '투신'을 대체할만한 선수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서포터는 기존의 '젤리' 손호경에 새롭게 '프라우드' 이정재를 영입했다. 정글에는 '드레드' 이진혁이 추가되었다. 로스터에 신인 선수들이 많이 포함되다 보니, 경기로 실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설레는 부분도 있었다. 우선 최고의 탑 라이너로 꼽히는 '기인' 김기인과 베테랑 정글러 '스피릿'과의 재계약을 채결하며 팀 기반을 다졌다. 거기에 결정적으로 지난 시즌 kt의 우승을 이끌며 좋은 평가를 받은 '유칼' 손우현을 영입하고, '노페' 정노철 코치까지 데려오면서 차기 시즌 아프리카가 보여줄 캐미가 기대 되었다.



▲ kt 우승에 공헌한 '유칼'의 합류로 기대 됐던 아프리카


그러나 그런 기대와는 달리 뚜껑을 열어본 아프리카의 경기력은 불안하기만 했다. 롤챔스 첫 대전부터 '드림팀' SKT를 만나 무력하게 패배한 아프리카는 이후 많은 경기에서도 패배(5승 13패)를 기록했다. 먼저 눈에 띄는 문제점은 '유칼'의 부진이었다.

지난 시즌 kt의 우승을 이끌며 정상급 미드 라이너로 부상한 '유칼'은 '기인'과 함께 이번 시즌 아프리카 로스터의 핵심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유칼'의 부진은 아프리카에게 치명적으로 다가왔다. 부진의 원인은 다양하게 추측해 볼 수 있다. 팀의 캐리로서 중압감을 느꼈을 수도 있고, 지난 시즌 잘한 만큼 유칼의 플레이 스타일이 분석되기도 했을 것이다.

'유칼'의 장점은 뛰어난 피지컬과 이를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플레이에 있다. 하지만 공격성이 지나치다 보니 다소 불안정하다는 면도 있었다. 경쟁 팀들이 이런 점을 파고들면서 '유칼'의 단점이 부각된 셈이다. 지난 시즌 1.6이었던 평균 데스는 이번 시즌 3.0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 SKT와의 첫 경기부터 마크 당하며 활약하지 못한 '유칼' (LCK 유튜브)


바텀 듀오도 게임 승리를 만들기엔 부족했다. 지난 시즌부터 주전급 원딜로 기용된 '에이밍'은 이번 시즌에서는 정석 원딜로 경기에 임했다. '에이밍'은 팀 지원을 바탕으로 후반 캐리의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그 이상의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

서포터는 '프라우드-젤리-세난' 셋을 번갈아 기용했다. '젤리'와 함께, 1라운드에서는 '프라우드'를, 2라운드에서는 '세난'을 시험했지만 새롭게 영입된 신인 서포터들은 끝내 자리를 잡지 못했다. '투신'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 '프라우드-세난', 새로 영입된 서포터들의 활약이 아쉬웠다


어려운 상황에서 돋보이는 시도도 있었다. 뉴페이스 '드레드'가 주전 정글로 출전하는 한편, '스피릿'에게는 본인이 잘 다루는 챔피언으로 원딜 혹은 서포터 라인에 세우는 전략을 사용하며, 한 경기에 두 정글러가 동시에 출전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 전략에서는 포지션이 절대적이지 않았다. 탑 '기인'이 미드에서 '베인'을 활용하고, 바텀에서는 서포터 챔피언만 둘을 뽑기도 했다. 중요한 건 잘하는 챔피언과 필요에 따른 라인 선택이었다.

파격적인 용병술은 어느정도 성과가 있었다. 이번 시즌 아프리카의 5승 13패 중 2승은 '스피릿'이 다른 라인에서 출전한 경기였다. '스피릿'의 스왑 전략을 사용한 경기만 놓고 따지면 50% 승률이다. 부진했던 아프리카의 성적에 비하면 좋은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다만 정석에는 거리가 먼 극단적인 전략인만큼, 계속 이 방식에 의지할 수는 없었다.

▲ 파격적인 전술로 승리를 따낸 아프리카 (LCK 유튜브)


전략을 통해 한 두 경기 정도 승리를 따낼 순 있었지만 안정적인 성과가 필요했다. 폼 저하가 심각한 '유칼'을 대신해 '브룩'을 미드로 기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어졌지만 아무래도 임시방편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 결국 시즌 중후반에 들어서도 완벽하게 폼을 회복하지 못한 '유칼'은 '썬' 김태양과 번갈아 출전했다.

시즌 후반, 로스터가 '드레드-썬-에이밍-젤리' 중심이 되면서 아프리카가 어느정도 안정감을 되찾아 가기는 했다. 이미 승수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지만, 경기력 자체는 어느정도 회복됐다는 평가도 있었다.

전반적으로 어수선했던 시즌, '기인'만큼은 최고의 탑 라이너라는 수식다운 플레이로 클래스를 증명했다. 팀 상황이 어려울수록 상대적으로 '기인'의 플레이가 빛을 발했다. 꾸준히 기량을 유지한 기인은 2라운드에서 1위 팀 '그리핀'을 잡아내는 데 최고의 공헌을 했다.

▲ 그리핀을 상대로 클래스를 증명한 '기인' (LCK 유튜브)


아프리카는 가지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며 승강전을 피하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결코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고 할 순 없다. 문제는 명확한 편이다. 깔끔하지 못했던 이적과 이로 인한 로스터의 불안, 기대했던 '유칼'의 부진이 컸다.

많은 신인을 영입했지만, 성과를 낸 선수는 많지 않았다. 좋은 선수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 시즌 아프리카의 신인 선수들은 준비된 기용이라기보다는 성급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 아프리카가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유칼'의 기량 회복과 더불어 전체적인 전력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