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스프링] 최고의 한 주 보낸 DRX-담원! 정규 시즌 7주 차 리뷰

기획기사 | 박태균 기자 | 댓글: 19개 |




2020 LCK 스프링 스플릿 정규 시즌이 어느덧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1라운드 종료 후 약간의 휴식 기간을 가지고 온라인으로 2라운드가 시작된 가운데, 4월 1일(수)부터 5일(목)까지 진행된 7주 차 경기에선 수많은 이변이 나오며 각 팀의 순위 싸움이 치열해졌다.

타력으로 1위 수성에 성공한 젠지부터 10연패의 늪에서 빠져나왔지만 승강전행이 유력한 그리핀까지, 2020 LCK 스프링 스플릿 정규 시즌 7주 차에 진행된 경기와 이야기들을 정리했다.

#젠지 / #T1 / #드래곤X / #담원게이밍 / #kt 롤스터 / #아프리카 프릭스
#샌드박스 게이밍 / #APK 프린스 / #한화생명e스포츠 / #그리핀

* 팀명을 클릭하면 해당 팀 구간으로 이동합니다.


젠지
불의의 2패... 타력으로 1위 수성




- 29일 차 vs T1, 1:2 패배
- 31일 차 vs 샌드박스 게이밍, 2:0 승리
- 32일 차 vs 드래곤X, 0:2 패배


젠지는 가장 아쉬운 한 주를 보냈다. 29일 차 경기서 T1에게 역전패를 허용했고, 32일 차엔 드래곤X에게 완패하며 끝내 2위로 내려갔다. 이후 33일 차에 담원게이밍이 T1을 잡으며 타력으로 1위를 탈환했다. 한동안 단독 1위를 달리며 붙은 별명인 '1황'도 이젠 옛말이 됐다.

T1과의 대결에선 '클리드' 김태민이 평소답지 않은 감정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다소 무리한 움직임과 어딘가 급해 보이는 이니시에이팅 등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다음 경기였던 샌드박스 게이밍전에선 냉정함을 되찾고 다시금 맹활약을 펼치며 건재함을 알렸다.

드래곤X전의 경우 1세트에선 '쵸비' 정지훈 조이의 캐리를 막지 못했다. '라스칼' 김광희는 오랜만에 블라디미르를 꺼냈으나 '도란' 최현준의 오른을 상대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기도 했다. 2세트는 의아한 밴픽으로 허무하게 패배했다. 레넥톤-세주아니-갈리오로 단단한 조합을 만들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대미지 부족이 제대로 드러났다.

7주 차에 2패를 추가하긴 했지만, 젠지가 이번 스프링 스플릿의 1순위 우승 후보라는 점은 여전하다. 또한 남은 경기에서 차례로 APK 프린스-한화생명e스포츠-kt 롤스터를 만나는데, 큰 이변이 없는 한 3연승을 거두고 정규 시즌 1위로 결승에 직행할 가능성이 높다.

■ 팀 목록으로 돌아가기


T1
또다시 잡은 젠지, 하지만 찝찝한 패배




- 29일 차 vs 젠지, 2:1 승리
- 31일 차 vs 그리핀, 2:1 승리
- 33일 차 vs 담원게이밍, 0:2 패배


T1은 2라운드 시작 후 연승을 이어가며 정규 시즌 1위 등극을 노렸다. 가장 중요한 경기였던 29일 차 젠지전에서 또다시 승리하며 이는 현실이 될 뻔했다. 하지만, 생각지 못한 복병 담원게이밍에게 완패하며 2위를 유지했다.

젠지와의 경기는 내용도 결과도 좋았다. 1세트에선 승리 직전 '룰러' 박재혁에게 쿼드라 킬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으나 2, 3세트에선 단 한번의 빈틈도 보이지 않은 채 완승을 거뒀다. 그리핀전도 비슷했다. 1세트에선 바다의 드래곤 영혼을 획득하고도 '바이퍼' 박도현의 바루스를 감당하지 못해 넥서스를 내줬다. 그러나 남은 세트서 극명한 체급 차이를 선보이며 무난하게 승리했다.

문제는 33일 차 담원게이밍과의 대결이었다. 담원게이밍의 경기력이 좋은 것도 있었으나 T1의 실수들이 더 눈에 띄었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무리한 다이브와 정돈되지 않은 한타로 초반부터 상대에게 끌려다녔다. 팀의 기둥인 '페이커'-'테디'까지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며 두 세트 모두 큰 차이로 패배했다.

물론 이번 패배로 T1은 전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다만 담원게이밍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한 상황이기에, 더 중요한 무대에서 다시 만났을 때 무너지지 않도록 확실한 피드백을 마쳐야 할 것이다.

■ 팀 목록으로 돌아가기


드래곤X
최고의 한 주! 연승으로 최상위권 추격




- 29일 차 vs 샌드박스 게이밍, 2:1 승리
- 30일 차 vs kt 롤스터, 2:0 승리
- 32일 차 vs 젠지, 2:0 승리


2라운드 시작 후 2연패를 당하며 최상위권 경쟁에서 멀어지는 듯했던 드래곤X다. 하지만, 이어진 7주 차 경기서 모두 승리해 젠지-T1을 다시금 위협하고 있다.

7주 차 경기에선 '쵸비' 정지훈의 최상급 캐리력과 함께 '도란' 최현준의 올라온 폼을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다. 드래곤X의 다른 선수들에 비해 존재감이 떨어졌던 '도란'이지만, 2라운드에서는 라인전부터 운영, 한타까지 맹활약하며 완성형 탑 라이너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이번 스프링 스플릿에서 줄곧 영리한 플레이를 보여온 봇 듀오도 무난한 하체를 구성 중이다.

한 가지 흠은 '도란'의 기량이 올라올수록 '표식' 홍창현의 기량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1라운드에서 신인답지 않은 빼어난 경기력을 보였던 '표식'이 무색무취의 정글러가 됐다. 오히려 실수가 종종 나와 불안하기까지 한 상황이다. 정규 시즌에 이어 포스트시즌까지 앞으로 '표식'이 소화해야 할 경기가 꽤 많은 상황이기에 김대호 감독의 마법이 절실히 필요하다.

■ 팀 목록으로 돌아가기


담원게이밍
'고스트' 합류로 다시 찾은 팀 색깔




- 30일 차 vs 한화생명e스포츠, 2:0 승리
- 31일 차 vs 아프리카 프릭스, 2:0 승리
- 33일 차 vs T1, 2:0 승리


7주 차에 지금까지의 아쉬움을 모두 털어냈다. 불의의 4연패로 한때 동부 리그까지 추락했었던 담원게이밍은 지난 주 치른 세 경기를 모두 2:0 완승으로 끝내며 다시금 포스트시즌 가시권까지 올라왔다. 승리 과정도 훌륭했으며 1라운드에서 패배를 안겼던 T1까지 완파하며 만든 결과라 더욱 의미가 컸다.

담원게이밍의 전환점은 역시 '고스트' 장용준의 합류가 아닐까. '오더하는 봇 라이너'로 알려진 '고스트'는 담원게이밍에서도 적극적인 콜을 통해 운영에 일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뉴클리어' 신정현을 상회하는 캐리력까지 뽐내며 든든한 전력이 됐다. 이와 함께 '너구리'-'쇼메이커'도 본래의 힘을 찾아 상대 라이너를 압도하기도 했다. 숨 쉴 틈 없이 상대를 몰아치는 팀 색깔을 제대로 되찾았다.

연습 과정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지만, 최근 경기에서의 기세는 돌풍을 일으켰던 작년과 같았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되진 않았으나 만약 10일(금) 예정된 드래곤X와의 2차전까지 승리한다면 포스트시즌행 확정은 물론 더 좋은 최종 성적을 기대할 수 있겠다.

■ 팀 목록으로 돌아가기


kt 롤스터
8연승은 끊겼지만 포스트시즌 가시권




- 29일 차 vs 그리핀, 2:1 승리
- 30일 차 vs 드래곤X, 0:2 패배
- 32일 차 vs APK 프린스, 1:2 패배


한때 꼴찌였던 kt 롤스터는 29일 차 그리핀전 승리로 8연승을 달려 5위에 오른 상태다. 드래곤X전과 APK 프린스전에서 패배하긴 했지만 포스트시즌 진출 가시권에선 벗어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스프링 스플릿에서 kt 롤스터의 승리 공식은 대부분 같았다. 라인전을 비슷하거나 세게 가져가고, 오브젝트를 위주로 한 운영으로 중후반을 지향한다. 상체의 베테랑과 '투신' 박종익이 맛깔난 요리를 완성하면 '에이밍' 김하람이 이를 깔끔하게 먹어치운다.

하지만, 드래곤X와 APK 프린스전에서 kt 롤스터의 약점이 제대로 드러났다. 상대 플레이메이커의 기량이 본인들의 라인전이나 운영 능력보다 크게 상회하거나 오브젝트 교전에 과하게 적극적인 팀을 만나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 kt 롤스터는 젠지-T1-드래곤X는 물론 APK 프린스를 상대로 전패를 기록 중이다.

또 다른 문제는 앞으로 T1-젠지와의 경기가 남아 있다는 점이다. 포스트시즌 경쟁 팀인 아프리카 프릭스와 2승 차이가 있지만, 충분히 뒤집힐 수 있는 순위기에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

■ 팀 목록으로 돌아가기


아프리카 프릭스
초반 기세는 어디? 2라운드 전패 이어가




- 30일 차 vs APK 프린스, 0:2 패배
- 31일 차 vs 담원게이밍, 0:2 패배
- 33일 차 vs 한화생명e스포츠, 0:2 패배


유일한 2라운드 전패 팀이다. 1라운드 마지막 경기서 T1을 꺾었던 발군의 경기력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7주 차 경기에서는 단 한 세트도 승리하지 못했다. 승점 관리에 완전히 실패해 포스트시즌 경쟁에서 매우 불리한 입장에 처했다.

봇 위주의 게임을 하는 아프리카 프릭스지만, 최근 경기들에선 그 과정이 너무 험난해 보인다. 다른 쟁쟁한 미드 라이너들에 비해 '플라이' 송용준의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는 편인데, '기인' 김기인의 저력도 예전 같지 않다. 상체에서 이기는 그림을 좀처럼 그리지 못하다보니 흐름이 봇으로 흐르기 전에 허무하게 패배하고 있다. 담원게이밍전에는 'SS' 서진솔이, 한화생명e스포츠전에는 '올인' 김태양이 출전했는데 과정과 결과는 같았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경우의 수가 존재하긴 하지만 확률이 매우 희박하다. 앞으로 드래곤X-T1과의 대결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변이 발생하는 경우엔 승강전까지 갈 수도 있다. 스플릿 초반 3연승을 거두며 최상위권에서 출발한 아프리카 프릭스이기에 온 힘을 다해 최악의 경우를 피하고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

■ 팀 목록으로 돌아가기


샌드박스 게이밍
한화생명전 승리로 한숨 돌렸으나 남은 일정이...




- 29일 차 vs 드래곤X, 1:2 패배
- 30일 차 vs 젠지, 0:2 패배
- 32일 차 vs 한화생명e스포츠, 2:1 승리


6주 차엔 2승 1패로 순항했지만 7주 차에 또다시 2패를 추가하며 반등에 실패한 샌드박스 게이밍이다. 한동안 '론리' 한규준이 선발 출전하던 중 30일 차 젠지전부터 '서밋' 박우태가 다시 나섰고, 한화생명e스포츠를 꺾는 데 크게 일조했다.

최근 샌드박스 게이밍의 경기를 살펴보면 후반 한타든 운영이든 어딘가 불안정한 느낌을 준다. 실제로 드래곤의 영혼 획득 시 승률이 60%(6승 4패)로 유독 낮은 편이기도 하다. 물론 드래곤의 영혼을 획득한다고 무조건 승리하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팀이 버프 효과를 잘 활용해 100% 또는 그에 가까운 승률을 보이는 것에 비하면 초라한 수치다.

현재 7위긴 하지만 경기력에 큰 변화가 없다면 승강전까지 충분히 갈 수 있다. 남은 경기서 T1-kt 롤스터-담원게이밍과 만나는데, 1라운드에선 담원게이밍에게 2:0 완승을 거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이에 만반의 준비를 갖춰 3연패만큼은 피해야 한다.

■ 팀 목록으로 돌아가기


APK 프린스
경기력은 들쭉날쭉, 재미는 확실




- 30일 차 vs 아프리카 프릭스, 2:0 승리
- 32일 차 vs kt 롤스터, 2:1 승리
- 33일 차 vs 그리핀, 1:2 패배


현 LCK에서 가장 매력적인 팀을 꼽으라면 단연 APK 프린스가 아닐까. 지금까지 쉽게 볼 수 없었던 화끈한 교전 중심의 경기를 펼치는 APK 프린스는 7주 차에도 어김없이 흥미진진한 경기들을 연출했다. 과정뿐 아니라 결과도 좋았는데, 아프리카 프릭스와 kt 롤스터를 꺾고 2승을 추가하며 샌드박스 게이밍-한화생명e스포츠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현재 APK 프린스는 장점보다 단점이 많은 팀이다. 라인전부터 이기고 들어가는 경기는 거의 없고, 스노우볼 운영을도 완벽하지 않다. 앞서고 있다가도 무리한 플레이로 상대에게 기회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단점을 교전 하나로 커버한다. 근거가 부족하더라도 틈만 나면 싸움을 걸어 득점을 노리는 것이다. 7주 차에 승리한 두 경기에서 이러한 강점이 제대로 드러났는데, 더없이 탄탄한 '익수' 전익수의 탱커 플레이와 '하이브리드' 이우진의 공격성이 일품이었다.

APK 프린스의 남은 상대는 젠지-한화생명e스포츠-드래곤X다. 승부의 결과는 전혀 예측할 수 없지만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어떤 팀을 만나든 APK 프린스는 본인들의 색깔을 잃지 않을 것이며, 보는 맛만큼은 다른 어떤 경기보다 뛰어날 것이다.

■ 팀 목록으로 돌아가기


한화생명e스포츠
어느새 9위, 실험 계속될까




- 30일 차 vs 담원게이밍, 0:2 패배
- 32일 차 vs 샌드박스 게이밍, 1:2 패배
- 33일 차 vs 아프리카 프릭스, 2:0 승리


6주 차에 드래곤X에게 일격을 날린 한화생명e스포츠는 이후 귀신 같이 4연패를 당했다. 33일 차 경기서 아프리카 프릭스를 꺾으며 최악의 경우는 면했지만, 이번 스플릿 첫 경기서 T1을 꺾으며 좋은 출발을 알린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계속해서 봇 라이너를 교체 기용하며 다양한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30일 차 담원게이밍전에선 '라바' 김태훈이 오랜만에 미드에 섰고, '제니트' 전태권이 봇 라이너로 출전했다. 그러나 별다른 소득 없이 0:2로 무너졌고, 결국 '템트'-'비스타'가 다시 출전해 아프리카 프릭스에게 승리를 따냈다.

스플릿 초반 다채로운 픽과 기묘한 경기력으로 '코리안 G2'라는 별명을 얻은 한화생명e스포츠다. 그러나 그들이 꺼낸 조커 카드는 대부분 패배로 돌아갔고, 오히려 정석 조합으로 정면 대결을 할 때 진짜 힘이 드러났다. 다양한 각도에서의 실험과 도전도 좋지만, 남은 경기들은 강점을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소화하는 편이 좋아 보인다.

■ 팀 목록으로 돌아가기


그리핀
10연패 탈출은 성공했지만...




- 29일 차 vs kt 롤스터, 1:2 패배
- 30일 차 vs T1, 1:2 패배
- 33일 차 vs APK 프린스, 2:1 승리


LCK 승격 이후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는 그리핀은 29일 차, 30일 차 경기에서 모두 패배하며 10연패라는 오명을 남겼다. 33일 차 APK 프린스전에서 다행히 2:1 승리를 거두긴 했으나, 8-9위 팀과 2승 차이가 나고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는 담원게이밍과의 승부가 남아 있어 승강전행이 유력한 상황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다재다능한 플레이메이커의 부재가 크게 느껴진다. 이전까지의 그리핀을 이끌던 '쵸비'와 '리헨즈'의 빈자리가 피부에 와닿는다. 기존 선수인 '타잔'-'바이퍼'의 개인 기량엔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패기를 잃어버린 '유칼' 손우현과 신예 '아이로브' 정상현에게 기대어 모든 것을 뽐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팀 콜이 갈리거나 주요 스킬이 허무하게 낭비되는 경우도 잦다. 현재의 그리핀에게선 상대 실수가 없을 때의 승리 플랜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

한편, 7주 차 경기엔 '운타라' 박의진이 오랜만에 LCK에 나서 경기를 소화했다. 그러나 '소드'-'호야'와 마찬가지로 무게감 있는 라인전을 가져간다거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진 못했다. 그리핀이 앞으로도 확실한 답을 찾지 못한다면 프랜차이즈 도입 전 마지막 시즌을 챌린저스에서 보내게 될 수도 있겠다.

■ 팀 목록으로 돌아가기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