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치 읽어주는 남자] 레벨당 공격력 증가량 패치가 이리 컸던가

기획기사 | 박범 기자 | 댓글: 32개 |



챔피언의 기본 스탯에 가해지는 패치는 대체로 큰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보통 고정값이 변동됐을 때 그 효과가 더 크게 작용한다. 최근 가장 체감됐던 기본 스탯 관련 버프는 케이틀린이 받았다. 기본 공격력 2 상승과 이동 속도 5 증가로 케이틀린은 단숨에 OP가 됐다. 그에 반해 레벨에 따른 기본 스탯 증가량을 건드리는 패치는 영향력이 없거나 덜했다.

하지만 이번 10.19패치 이후 위의 생각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려 한다. 아펠리오스와 루시안이 눈에 띄는 변화를 경험했다. 아직 10.19패치가 적용된 지 오래 지나지 않아 근거가 부족할 순 있겠지만, 레벨당 공격력 증가 상향 조치를 받은 아펠리오스는 승률 상승을 경험했고 그 반대 패치의 루시안은 눈에 띄는 승률 하락을 겪었다.

10.19 버전 패치 읽어주는 남자 2편에선 지난 16일 적용된 새 버전 이후, 패치 노트에 이름을 올렸던 챔피언들의 승률 등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짚어보기로 했다.

※ 해당 기사는 9월 21일 기준, 전 세계 플레티넘 티어 이상 구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함.







아칼리가 Q스킬 오연투척검 너프 이후 유의미한 타격을 입었다. 10.18 대비 플래티넘 이상 구간에서 탑과 미드 승률이 1% 넘게 하락했다. 픽률도 떨어졌다. 챔피언의 주력 스킬 너프가 해당 챔피언의 성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단번에 파악하게 해주는 대목이다. 이 정도 수치면 대회에서도 이전 만큼의 위상을 보여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 스킬인 동시에 라인 클리어 수단인 오연투척검의 너프는 대회 아칼리에게도 치명적일 것이다.





아지르는 라이즈처럼 대회 때문에 랭크 게임에서 사라진 비운의 챔피언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10.18 패치 기준으로 46.62%의 처참한 승률을 기록 중이었는데 대회에 꾸준히 나온다는 이유로 너프를 받아 10.19패치에선 45%대 승률로 내려앉았다. 랭크게임에서 쓰면 안되는 챔피언이 됐다는 뜻이며 사실상 필패 카드라고 봐도 무방하다. 심지어 대회용 픽이라는 표현도 이제 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아지르의 핵심 능력치인 공격 속도 관련 너프라 장점을 크게 잃었다. 아칼리와 아지르 등 대회 주류 챔피언이 주저앉으면서 이번 롤드컵에서는 어떤 미드 챔피언이 각광받을지 기대된다.





지난 패치 분석 기사 제목은 '잘가라, 케이틀린'이었다. 조금 과장해서 쓴 감이 있었는데 실제로 케이틀린의 독주 체제가 완전히 끝났다. 심지어 버프를 받았던 10.15패치 이전 데이터보다 승률이 낮아졌다. 그럼에도 완전히 망했다고 보긴 어렵다. 여전히 케이틀린은 21% 정도의 픽률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승률도 50% 정도는 유지 중이다. 하지만 케이틀린만 뽑으면 웬만해선 이기던 시대는 끝났다. 바텀 라이너 유저들은 케이틀린 선픽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해보길 바란다.





바텀 세나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단순히 승률만 높고 보면 1% 정도만 빠져 여전한 것 같지만, 픽률이 5% 가량 낮아진 것까지 고려하면 꽤 큰 타격을 입은 셈이다. 하지만 티어가 크게 떨어졌다고 보긴 모호하다. 세나의 후반 캐리력이 낮아진 건 사실이지만, 주 역할인 팀원 보조 역할은 그대로 수행할 수 있다. 이에 대한 근거는 서포터 세나의 승률에 있다. 너프 전후로 거의 바뀌지 않았다. 세나는 여전히 팀에 저돌적인 챔피언들이 많으면 제역할을 해낼 수 있다. 세나를 주로 쓰던 팀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을지도.





상대 궁극기를 훔쳐 쓰는 사일러스가 궁극기 재사용 대기시간 버프를 받았다. 승률만 보면 가시적인 성과까진 아니고, 픽률이 오른 걸 함께 봐야 '괜찮아졌네'라는 생각이 든다. 사일러스의 버프가 제대로 발현될 장소는 롤드컵이다. 대회 경기에선 사일러스의 미약한 초반 능력치를 선수들의 경기력으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는 게 정설이다. 그럼 사일러스의 이번 버프가 중반 이후 눈에 확 들어올 거다. 기존 대세 미드 챔피언들이 너프로 힘을 잃었다는 것도 사일러스의 등장 횟수에 영향을 줄 것 같다.





출시 직후부터 뛰어난 성능을 보였던 탓에 안티 팬이 많은 아펠리오스가 조금 살아났다. 기본 스탯 관련 버프 중에서도 효과가 미비하다는 레벨당 공격력 증가량 버프를 받았는데 승률이 약 1% 올랐다. 아펠리오스가 초반만 버티면 후반 캐리력이 상당한 편인데 그 쪽에 힘을 준 버프라 가능했던 승률 상승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현재 바텀 라인에서는 굳이 아펠리오스가 아니더라도 승리를 위해 뽑기 좋은 챔피언들이 너무 많다. '굳이 아펠리오스여야 하나'라는 문장을 픽창에서 떠올려보길 바란다.





레벨당 공격력 증가량에 대해 조금 다르게 생각해야 할까. 해당 너프를 받았던 루시안의 승률이 예상보다 더 떨어졌다. 솔직히 의아한 결과다. 초중반에 강한 루시안이 레벨당 공격력 증가량 너프를 받았다고 승률이 이렇게 떨어지다니. 라이엇 게임즈에서 루시안의 멀티 포지션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너프를 했다고 밝혔는데 바텀 승률만 덜 떨어진 걸로 봐선 꽤 성공적인 조치였는지도 모르겠다.

변수가 있다면, 최근 연구된 무라마나 빌드로의 전환이다. 유저들이 변화에 아직 덜 적응해 루시안의 승률에 악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 실제로 첫 아이템으로 무라마나를 선택하는 유저의 수가 이전 패치 대비 더 늘었고 해당 빌드의 승률이 떨어졌다.





패시브 스킬의 이동 속도 상승량 버프를 받았던 시비르가 깨알같은 승률 상승을 경험했다. 픽률이 1% 정도 올랐음에도 승률이 조금 상승했다는 건 유의미한 성과다. 이제 시비르는 상황에 맞춰 꺼내도 좋은 챔피언이 됐다. 안전하고 확실한 라인 클리어 능력 하나 만으로도 존재 가치가 충분하며 모든 바텀 챔피언과 반반 이상 갈 수 있다는 점도 시비르의 매력 포인트다. 주의해야 할 건 시비르의 짧디 짧은 사거리다. 시비르를 처음 혹은 오랜만에 잡는 유저들이라면 적응 기간을 오래 가져야 할 지도.





이전 기사에서 아리의 대회 경기 내 티어는 변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그 의견엔 지금도 변함이 없지만, 랭크 게임에서는 아리를 달리 봐야 할 듯 싶다. 아리가 한 번의 메커니즘 변화, 한 번의 버프로 날아올랐다. 승률이 무려 2%나 올랐다. 아리의 단점인 대미지 부족이 해결되진 않았지만, 라인 클리어 능력을 올려주고 이동 속도를 올릴 명확한 기회를 줬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 한 가지 재밌는 점은 아리의 픽률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 이 말인즉슨, 아리의 기존 유저들이 변화된 아리에 대한 숙련도를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적절한 버프를 받고 날아올랐다고 볼 수 있다.





중후반 궁극기 대미지 버프를 받았던 이렐리아는 별다른 변화를 겪지 못했다. 숙련도 높은 유저에겐 굳이 궁극기 대미지 버프가 아니더라도 이렐리아의 대미지는 이미 차고 넘쳤다. 이렐리아를 잘 다루지 못하는 유저들에겐 궁극기 대미지 버프로는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픽률이 소폭 상승했음에도 승률이 거의 그대로라는 점. 완전히 아무 의미도 없는 버프까진 아니었던 모양이다. 바텀 라이너들은 이렐리아 공포증에 대한 우려를 잠시 내려놔도 좋을 것 같다.





로밍 챔피언에게 이동 속도 너프는 아프게 들어간다. 트위스티드 페이트도 예외는 아니었다. 크게 아프진 않았지만 승률 하락은 있었다. 아무리 궁극기 운명을 통해 먼 거리를 삽시간에 이동할 수 있다곤 해도 이동 속도가 줄어드니 트위스티드 페이트의 힘도 줄었다. W스킬 카드 뽑기의 효과를 일반 공격으로 가해야 하는데 이동 속도가 느려졌으니 그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회에서의 티어가 크게 하락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미드 라인에 로밍 챔피언이 있다는 건 상대하는 입장에서 언제나 껄끄럽다.





궁극기... 아니 R스킬 불사조 태세 대미지 버프를 받은 우디르는 당연하게도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정글 쪽에서는 승률 하락을 경험했다. 이번 버프로 우디르를 실험해보려는 유저들이 늘어나 픽률이 올랐으니 예견된 결과였다. 재미있는 건 탑 우디르의 승률이 이전보다 살짝 올랐다는 점. 하지만 여전히 탑 우디르는 45%에도 미치지 못하는 승률을 기록 중이니 혹시라도 해볼 생각일랑 말아줬으면 한다.





E스킬 보호의 씨앗 둔화률 버프를 받았던 아이번의 승률이 올랐다. 보호의 씨앗이 주력 스킬은 챔피언인 만큼 이번 버프를 통해 아이번 자체의 영향력이 증가했다고 할 수 있겠다. 정글 아이번도 그렇지만, 서포터 아이번의 승률이 어마무시하게 올랐다. 4% 넘게 올랐는데 사실 큰 의미는 없는 수치다. 픽률이 소수점 두 자리까지 내려가야 보이는 수치다. 전 세계에서 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이들만 서포터 아이번으로 더 많이 이겼다는 뜻이다. 하지 말자. 제발.





궁극기 버프를 받은 베인이 존재감을 끌어올렸다. 바텀에서의 승률과 픽률도 많이 올랐고 탑 베인의 힘도 강해졌다. 탑 라인을 근접 챔피언들 간 싸움터라고 생각하는 탑 유저들의 한숨 소리가 더 커질 전망이다. 그에 따라 베인 혐오 유저의 수도 증가해 베인 밴률이 상승했다. 현재 각광받는 바텀 챔피언들 중 미스 포츈을 제외하곤 상대 전적이 좋으니 바텀 베인 유저들은 참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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