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핫매치 프리뷰] 그땐 그랬고 이제는? 여름 '국밥' 탈피한 젠지 vs 봄 천적 T1

기획기사 | 장민영 기자 | 댓글: 37개 |



상위권 간 대결이 곧 순위를 결정짓는다? 섬머 초반부터 치열한 순위 경쟁 속에서 스프링 상위권 팀 간 대결에서 승리한 팀들이 여전히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다. 상위권 팀 간 대결이 중요한 이유는 이들의 승부가 앞으로 팀의 기세와 연관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프링 때 T1은 이를 잘 보여줬다. 담원 게이밍에게 발목잡히긴 했지만, 2위 젠지와 3위 DRX를 상대로 정규 스플릿부터 모두 승리하며 그들에게 강하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결국 PO에서도 그 기세를 이어가며 T1은 상위권 중에 최상위, 우승이라는 자리까지 설 수 있었다. 스프링에서 최상위권 팀들도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느껴진 게 당시 T1의 입지였다.

그런데 섬머 초반부터 스프링과는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다. 바로 올해 T1에게 전패로 고전했던 DRX가 처음으로 T1을 넘은 것이다. T1을 넘어선 DRX는 1위로 순항 중이고, 상위권 싸움에서 한 걸음 물러나게 된 T1은 중위권에 있는 상황. 이들과 스프링에서 순위 경쟁을 벌였던 젠지도 확실한 스타일 변화와 함께 여름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젠지는 최근 변화하겠다는 절실함을 경기로 잘 보여주고 있는 팀이다. 그리고 스프링 결승 T1전에서 0:3으로 완패했던 젠지는 드디어 섬머 처음으로 설욕할 기회를 얻었다.

2020 우리은행 LCK 섬머 스플릿 순위 현황(스프링 4강팀 기준)

1위 DRX 5승 0패 +7 - vs T1 2:1 승, vs 젠지 2:1 승
2위 담원게이밍 4승 1패 +7 - vs T1 2:0 승, vs 젠지 1:2 패
3위 젠지 e스포츠 4승 1패 +5 - vs 담원 2:1 승, vs DRX 1:2 패
6위 T1 3승 2패 +1 - vs DRX 1:2 패, vs 담원 0:2 패


봇마저 속도 붙은 젠지
이젠 풀려도 안 가져가는 아펠리오스?




매번 결승전에 들어설 때 해설자들은 1세트의 중요성에 관해 강조한다. 1세트 승리시 우승할 확률은 빠짐없이 들었던 것 같다. 1세트 결과가 이후 경기 양상에 큰 영향을 주기에 최종 승패 역시 이를 따라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에 결승에 진출한 팀들도 현 메타에서 승리할 수 있는 최상의 카드를 1세트에 꺼내곤 한다.

아래 첫 이미지는 결승전 당시 젠지가 생각한 젠지의 전력이다. '룰러' 박재혁의 아펠리오스가 끝장을 봐야하는 조합. 당시 아펠리오스는 단 1데스도 안했지만, 팀 승리를 이끌지 못했다. 후반이 든든한 '국밥' 챔피언을 위주로 T1과 대결을 벌였음에도 결국 T1을 넘어서지 못한 것이다.






▲ 애쉬가 모스트 챔피언 된 '룰러'(통계 출처 : gol.gg)

아쉬운 결승전과 미드 시즌 컵(MSC)을 겪은 젠지는 이후 새로운 해법을 찾아나섰다. 가장 최근 경기에선 한 때 OP 챔피언 대열에 빠지지 않던 아펠리오스가 풀렸음에도 가져가지 않는 선택을 했다. 대신 초반 스노우볼에 강한 칼리스타와 애쉬를 선호하면서 팀 스타일을 견고히 하는 모습이었다. '룰러' 역시 강한 라인전을 바탕으로 스노우볼 조합에서 제 몫을 해주고 있다.

한타때도 흐름이 그대로 이어진다. 젠지 팀원들이 함께 밀고 들어가는 구도 속에서 '룰러'가 프리딜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때 애쉬-칼리스타의 위력은 다른 중-후반이 강한 원거리 딜러 챔피언 못지 않게 강력해 보인다. 상대가 CC 연계로 '룰러'를 집요하게 노려도 소용 없을 정도로 '룰러'와 젠지의 기세는 막강한 상태다. 결국 라인전부터 한타 단계까지 최근 애쉬-칼리스타 극한의 위력을 선보이고 있는 게 '룰러'의 모습이다.




T1은 '테사기'로 불리는 '테디' 박진성이 있는 팀이다. 스프링의 많은 경기에서 T1의 놀라운 한타 집중력과 '테디'의 후반 활약으로 승리를 이어왔다. PO에서 결승전까지 '테디'의 위력이 그대로 나오면서 우승까지 거침없는 스프링 T1의 행보를 완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T1과 '테디'는 담원-DRX의 빠른 속도에 휩쓸린 경기가 많았다. '테디'가 활약하는 시기가 나오기 전에 경기가 끝났다.

시기를 가리지 않는 '테사기' 모드가 나올지, 아니라면 스프링에서 마음고생이 심했던 '룰러'가 올해 처음으로 '테디'를 넘어설 수 있을까. 지금의 젠지는 '테디'가 캐리하는 '테사기' 타이밍, 그 이전을 명확하게 바라보고 있다.


솔로 킬 지표 1, 2위 싸움
주도권 잡으려는 '라스칼' vs '칼챔' 우위 '칸나'






▲ 최근 최고 기세 '라스칼', 유일한 오점은 '칼챔'?

요즘 물오른 탑 라이너를 뽑으라고 하면 젠지의 '라스칼' 김광희가 빠지지 않는다. 상대를 압박하는 스타일로 변화 중이라는 본인의 말처럼, 최근 라인 주도권을 확실히 잡으려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팀에서도 스왑이 가능한 픽을 먼저 뽑은 뒤, 마지막 자리에 '라스칼'이 상대의 카운터픽을 뽑을 수 있는 자리를 내주거나 선픽 레넥톤으로 초-중반 탑에 힘을 강하게 주는 편이다. 이전까지 다른 라인을 위해 사리고 한타에 강한 오른-세트 픽을 중심으로 해왔던 '라스칼'과 또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팀 플레이가 장점이었던 선수가 라인전까지 강해지니 더 좋은 시너지가 나오기 시작했다. 라인 주도권을 쥐고 취할 수 있는 이득을 모두 챙기는 게 요즘 '라스칼'의 경기 스타일이다. 솔로 킬 2위(7회)로 준수한 라인전 능력을 선보인 뒤, 아껴둔 순간이동으로 봇에 지원을 가 스노우볼까지 확실하게 굴린다. 담원 게이밍전에서 '너구리' 장하권을 상대로 1세트에서 레넥톤을 뽑아 이런 모습을 잘 보여줬다. 2세트 니코로도 솔로 킬을 낼 정도로 카운터 픽으로 강한 라인전을 앞세우고 있다. 거기에 가끔씩 예전처럼 오른을 꺼내 경기마다 다양한 스타일을 소화해 상대 입장에서 종잡을 수 없는 탑 라이너로 거듭나고 있다.

다만, 이런 '라스칼'에게도 아직 넘지 못한 부분이 있다. 바로 T1 탑 라이너와 대결, 그리고 루시안-제이스와 같은 극단적인 '칼챔'을 상대하고 다루는 데 있어서 아쉬운 경기가 많았다. 스프링 결승 마지막 경기의 제이스, MCS에서 활용한 탑 루시안까지 모두 치명적인 데스로 승부에 안 좋은 영향을 주기도 했다.




그리고 T1의 '칸나'는 '라스칼'의 아쉬운 부분을 갖춘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제이스-루시안과 같은 '칼챔' 활용에 있어서 뛰어난 면모를 선보였다. 스프링 PO에서 '도란'과 '칼챔'을 다루거나 받아치는 승부에서 네 번의 솔로 킬로 압승을 거뒀다. 최근 MSC에서 FPX '칸' 김동하를 상대로 제이스로 라인전을 주도하고 섬머에서는 '기인' 김기인을 상대로 승리를 이어갔기에 그렇다. 탱커로 제이스를 받아치는 모습은 이미 '라스칼' 제이스와 대결에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반대로, 본인만 공격적인 챔피언을 뽑았을 때, 주도적으로 게임을 이끌어 갈 줄 아는 선수이기도 하다.

'칸나'의 이런 능력은 솔로 킬 1위(10회) 지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상대가 귀환 중이거나 라인을 밀 때 작은 틈을 보이면 확실한 킬을 만들어낼 줄 안다. 단순히 '칼챔'만 잘하는 게 아니라 탱커 챔피언으로도 비슷한 솔로 킬을 내곤 했다. 신예라고 믿기 힘든 대담함을 바탕으로 실전에 강한 라인전 능력을 발휘해낸 로열로더 '칸나'였다.

아쉬운 점은 최근 담원전에서 나왔다. '너구리'를 비롯한 담원의 견제에 '칸나'가 한타 때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는 양상이었다. 2세트에서 '칸나'는 한타의 핵심 역할을 맡은 AP 케넨을 플레이 했기에 아쉬움이 더 해졌다. 가장 많은 솔로 킬을 냈지만, 반대로 중요 오브젝트 한타를 앞두고 '너구리'에게 끊겼던 것 역시 승부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이런 두 선수의 승부의 핵심은 역시 라인전이다. '라스칼' 역시 상대 갱킹으로 점멸이 빠지는 한이 있더라도 라인을 밀겠다는 의지를 보여줬고, 솔로 킬 1위인 '칸나' 역시 이를 가만히 보고만 있진 않을 듯하다. '라스칼'이 '칸나'가 선호할 만한 '칼챔' 승부에 어떻게 응할지, 그리고 라인전 단계를 어떻게 팀 게임으로 이어갈지 궁금한 탑 라인 대결이다.





2020 LCK 솔로 킬 순위표

1위 T1 '칸나' 김창동 - 10회
2위 젠지 '라스칼' 김광희 - 7회

3위 젠지 '클리드' 김태민 - 4회
3위 설해원 프린스 '미키' 손영민 - 4회
3위 담원 게이밍 '너구리' 장하권 - 4회


'페이커-비디디' 아지르+@는?
아지르 선픽은 기본, 새 카드 준비 중인 '비디디-페이커'






▲ 섬머 '페이커' 챔피언 통계(gol.gg)



▲ 섬머 '비디디' 챔피언 통계(gol.gg)

T1과 젠지는 언제든지 아지르를 꺼내도 이상하지 않은 팀이다. 두 미드 라이너가 최고의 숙련도를 보여주기에 그렇다. 섬머 스플릿에서도 여전히 모스트 챔피언으로 승리를 책임질 만큼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젠지-T1가 스왑이 가능한 픽을 먼저 뽑아 심리전을 걸 때마다 아지르가 먼저 나와 마지막 선택의 여유를 만들어줬다. 카운터 픽이 등장하고 위기 상황이 닥쳐와도 '페이커-비디디'는 아지르의 슈퍼플레이로 뒤집은 경험이 있기에 이런 밴픽이 가능하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스프링에서 아지르와 코르키 대결 구도가 결승전까지 그대로 이어지곤 했다.

그리고 최근 두 선수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기 시작하면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전 시즌에서 높은 숙련도를 자랑하던 '비디디'의 탈리야, '페이커'의 니코를 비롯해 새로운 픽을 하나씩 꺼내는 상황이다. 새로운 섬머의 대결 구도를 만들어갈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웃은 건 '비디디' 곽보성이다. '비디디'는 탈리야로 공격을 주도하더니 에코로 상대의 아지르를 카운터치며 화끈한 스노우볼 경기를 선사했다. 반면, '페이커'는 고승률을 자랑하는 르블랑이 담원전에서 막힌 바 있다. 게다가, 섬머 '페이커'의 주력 카드였던 KDA 31의 트위스티드 페이트마저 5연속 밴과 함께 등장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T1에서 기대할 건 중요한 순간마다 등장해 의외의 숙련도를 자랑했던 '페이커'의 조커픽이다. 수많은 LCK PO 무대에서 예상하지 못한 챔피언으로 캐리해온 '페이커'다. 어느덧 섬머 성적이 중위권까지 내려온 T1이기에 이제는 상위권 팀을 잡으며 반등해 이전 기세를 찾을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확실한 카드가 있다면, 충분히 꺼낼 만한 대진이다.

'비디디'도 최선의 픽을 꺼내긴 마찬가지일 것이다. 스프링에서 갈리오-아지르-질리언으로 분전했지만, 결국 T1을 넘어서지 못하며 준우승했기 때문이다. 젠지 입장에서도 T1은 올해 어떻게 해서든 한 번은 넘고 봐야 하는 상대다.

평범한 2위와 6위의 대결이라면 긴장감이 잘 느껴지지 않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스프링 준우승과 우승을 했던 두 팀, 그리고 하위권에서 다시 결승-우승까지 올라온 경험이 있는 T1이라면 또 다르다. 강팀 간에 1승이 곧바로 순위와 기세로 연결되는 중요한 시기에 젠지와 T1 모두에게 이번 대결의 의미는 남달라 보인다.

2020 우리은행 LCK 섬머 스플릿 13일 차 일정

1경기 kt 롤스터 vs 설해원 프린스
2경기 T1 vs 젠지 e스포츠

이미지 출처 : LCK 공식 플리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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