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선발전] 신무기 선보인 T1, 악에 받친 젠지의 벼랑 끝 최종전

게임뉴스 | 박태균 기자 | 댓글: 70개 |



2020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마지막 자리의 주인공이 결정된다.

9일 온라인으로 2020 롤드컵 LCK 대표 선발전 최종전이 진행된다. 최종전에선 '엘림-구마유시'을 선발로 기용해 아프리카 프릭스를 꺾은 T1과 간발의 차이로 롤드컵 직행을 놓친 젠지의 한판 대결이 펼쳐진다. 그리고, 오직 승리 팀만이 대망의 2020 롤드컵 무대로 향한다.


제대로 통한 T1의 신무기

T1은 지난 스프링 스플릿에서 우승을 거두며 롤드컵 직행에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그러나 전혀 예상치 못했던 아프리카 프릭스에게 발목이 잡히며 허무하게 선발전으로 향했다. 섬머 스플릿 정규 시즌 중간중간에 삐걱였던 전력이 플레이오프 와일드카드전에서도 나온 것이다.

그리고 선발전 1라운드에서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리벤지 매치에 나선 T1은 새로운 무기를 들고 나왔다. 지난 7월의 패배를 마지막으로 이후 두 달 동안 출전하지 않았던 '엘림' 최엘림과 함께 전 팀의 연습생 중에서도 최고 유망주로 손꼽히는 '구마유시' 이민형이 경기에 나섰다. 오랜 시간 날카롭게 벼려진 무기들은 아프리카 프릭스의 급소를 제대로 찌르며 완벽한 복수에 성공했다.




'엘림-구마유시'는 승리한 모든 세트서 맹활약했다. '구마유시'는 LCK 공식 데뷔전이었던 1세트부터 케이틀린으로 완벽한 포지셔닝과 쉼 없는 딜링을 자랑하며 본인의 명성이 헛되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진을 기용한 3, 4세트에서도 강한 라인전과 높은 스킬 적중률을 통해 팀의 완승을 견인했다. 그의 플레이에선 긴장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었고, 반대로 본인의 기량을 더 뽐내고 싶어하는 신인의 패기만이 느껴졌다.

'엘림'은 1세트에서 자르반 4세를 꺼내 '페이커' 이상혁의 갈리오와 좋은 호흡을 보였다. 적극적인 이니시에이팅으로 판은 만든 건 아니었지만 적절한 대격변 사용으로 승리에 일조했다. 그리고 긴장이 풀린 듯한 3, 4세트에서는 릴리아와 볼리베어로 경기를 지배했다. 성장 및 운영 중심의 '커즈' 문우찬과는 확실히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선보인 '엘림'은 발이 닿는 곳마다 킬을 만들며 더없이 빠른 스노우볼을 굴렸다.

무서운 것을 모르는 두 신예의 공격성과 패기는 젠지전에서도 그대로 발휘될 것이다. 물론 아프리카 프릭스보다 한 수 위인 젠지의 체급에 '엘림-구마유시'의 칼날이 잘 들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T1에게는 '커즈-클로저-테디'라는 또 다른 카드가 상시 대기 중이다. 상반된 느낌을 가진 두 조합의 교체 출전은 경기 흐름과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며 젠지를 위협하는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변수와 패배, 악에 받친 젠지

섬머 스플릿 플레이오프 2라운드, 젠지와 DRX의 대결. 승리 팀은 롤드컵 진출을 확정 짓는 상황. 1세트를 내준 젠지는 2, 3세트 완승으로 기세를 잔뜩 올리고 매치 포인트인 4세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천재지변급의 외부 요인으로 3시간 가까이 중단된 경기는 라이브 서버에서 재개됐고, 젠지는 결국 DRX에게 패배하며 선발전을 치르게 됐다.

물론 경기가 정상적으로 진행됐더라도 DRX가 승리했을 수 있다. 같은 시간을 보내고 같은 환경에서 겨룬 승부이기에 변명을 하기에도 애매하다. 하지만, 어찌 이 찝찝함을 지울 수 있을까. 하필 그날, 정확히 그때에 일어난 변수로 롤드컵행을 놓친 젠지는 악이 받칠 대로 받친 상태일 것이다.




비록 플레이오프 DRX전은 패배로 끝났지만, 젠지 선수들의 이름값과 기량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최고의 주가를 달리는 '룰러-라이프', '룰라' 듀오의 파괴력이 어마어마했다. 라인전에서 DRX의 봇 듀오 '데프트-케리아'를 완전히 찍어누르고, 그 스노우볼을 협곡 전역으로 퍼뜨리는 속도가 기대 이상이었다. 중반부터 확인할 수 있는 '룰러' 박재혁의 불 붙은 카이팅 능력도 일품이었다.

이에 T1의 봇 라인 밴픽이 궁금해진다. '구마유시'는 과연 데뷔전에서 선보인 공격적인 라인전 능력을 산전수전을 겪은 베테랑 '룰러' 앞에서 그대로 뽐낼 수 있을까. 그리고 만약 '룰라' 듀오를 압박하지 못하더라도 사고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젠지의 봇 듀오는 단 한 번의 딜 교환 실수를 캐치해 경기를 승리까지 이어갈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변수는 '클리드' 김태민의 기복이다. '클리드'는 언제나 최고의 효율만을 뽑아내는 영리한 정글러로 원래는 기복이란 단어가 잘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T1을 만났던 지난 스프링 스플릿 플레이오프 결승에서 더없이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이번 선발전 최종전은 결승만큼이나 중요한 무대이기에, 평소처럼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겠다.

한편, 이번 섬머 스플릿 정규 시즌에서 두 팀의 대결은 비슷한 양상,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다. 1세트는 팽팽한 장기전 끝에 한타로 승부를 벌였고 2세트는 초반부터 균형이 크게 기울었다. 그 결과 1라운드는 T1의 2:0 승리, 2라운드는 젠지의 2:0 승리. 이러한 두 번의 승부 이후 약 두 달 만에 만나는 T1과 젠지이기에, 이번 경기의 흐름과 결과는 전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다.


젠지와 T1, 누군가는 떨어진다

2020 롤드컵 개막 전 국내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경기다. 이러한 벼랑 끝 대결을 T1과 젠지가 장식하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두 팀 모두 LoL e스포츠에서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강팀이지만, 이번 승부를 통해 한 팀은 2020년의 여정을 여기서 마치게 된다.




신구의 조화를 통해 다시금 정상에 오르려는 T1과 역대급 로스터로 '반지원정대'를 결성한 젠지의 최종전은 어떤 양상으로 펼쳐질까. 롤드컵이 걸려 있고, 전 세계의 눈이 지켜보는 한 판 승부이기에 양 팀 모두 준비한 모든 것을 쏟아낼 것이 자명하다. 그리고 어느 쪽이 승리하든 한 팀은 성공의 역사를, 한 팀은 실패의 역사를 추가하게 된다.


■ 2020 LoL 월드 챔피언십 LCK 대표 선발전 최종전 일정

젠지 vs T1 - 9일 오후 5시, 5판 3선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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