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자신감 충만한 TES '잭키러브', 작은 방심도 파고드는 프나틱과 대결

기획기사 | 장민영 기자 | 댓글: 15개 |



역시 LPL 1번 시드 탑 E스포츠(TES)는 달랐다. 2020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부터 탄탄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당당히 조 1위로 8강으로 향했다. 특히나 TES는 기존에 드러났던 약점들까지 모두 극복한 느낌이다. 나아가, 이번 롤드컵에서 주요 메타 픽이라고 볼 수 없는 미드 녹턴-탑 블라디미르를 후픽으로 선택해 자신들이 원하는 그림을 완성하는 능력까지 갖췄다. 다채로운 경기 스타일은 TES 경기력의 끝을 가늠할 수 없게 만들 정도다.

그런데 픽의 변화가 크게 없는 봇 라인에서도 TES 특유의 강함은 여전했다. 순수 기량만으로 상대를 압도했기에 그렇다. 작년 롤드컵 때만 하더라도 불안한 플레이를 했던 원거리 딜러 '잭키러브'가 이제는 완벽에 가까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전의 '잭키러브'는 가끔씩 급발진하며 당혹스러운 경기를 벌이기도 했지만, LPL 플레이오프(PO)부터 롤드컵까지 행보는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물 만난 물고기 '잭키러브'




'잭키러브'의 힘은 그룹 스테이지 1R부터 잘 드러났다. 세 경기에서 모두 세나를 픽해 상대를 압도했다. LCK의 2번 시드인 DRX 역시 '잭키러브' 앞에서 고전하는 그림이었다. '잭키러브'는 DRX와 1차전에서 드레이븐-쓰레쉬를 상대로 시작부터 평타 세 번을 우겨놓고 라인전을 출발. 라인전이 강하다는 드레이븐의 평가를 무색하게 만드는 기량이었다. 동시에 '잭키러브'가 얼마나 자신감이 넘치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기도 했다. 경기 전반에 봇 라인 주도권이 크게 작용했고, TES는 봇을 중심으로 불리한 듯한 경기에서 활로를 찾을 수 있었다. 흐름을 이어간 TES는 한타를 통해 기세를 잡았다. 상대에게 진입할 때, '잭키러브'가 원거리 딜러 간 성장 격차를 체감할 수 있는 딜량을 뿜어내는 모습을 이어갔다.

2R에서는 세나가 아닌 다른 픽을 했지만, 긴 사거리를 바탕으로 밀고 들어가는 능력은 여전했다. 아군이 진격할 때, 최대의 딜을 넣어줄 수 있는 능력이 발군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한 것이다. 현 원거리 딜러 챔피언 폭과 스타일을 봤을 때, '잭키러브'가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메타가 찾아온 듯하다.



▲ 완벽한 그룹 스테이지 세나(출처 : 롤드컵 공식 방송)

■ LPL 섬머 PO + 2020 LoL 월드 챔피언십 '잭키러브' 전적

세나 1승(LPL PO) + 3승(월드 챔피언십)
애쉬 2승 1패 + 2승
진 2승 1패
케이틀린 1승 + 1패


과한 자신감은 금물? 프나틱이 만들어낸 변수




평범한 흐름이라면, 지금까지 탄탄한 경기력을 뽐낸 TES의 승리가 당연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8강 TES의 상대는 변수를 만들어낼 줄 아는 프나틱이다. 젠지와 그룹 스테이지 1차전에서 보여준 저력이 있기에 승부는 단언할 수 없을 듯하다.

젠지 역시 TES와 마찬가지로 봇 라인에 자신감이 있는 팀이었다. 젠지는 섬머 LCK 1st 팀에 속한 '룰러' 박재혁을 필두로 '봇 라인에서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오랫동안 내비쳐온 팀이다. 그렇기에 프나틱이 걸어온 첫 봇 라인 교전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맞서 싸우는 장면이 나왔다. 프나틱은 젠지의 봇 듀오에 위축되지 않았고, 결국 교전을 이어가 킬까지 만들어냈다. 한 번의 교전에서 승리한 프나틱은 아래 영상처럼 봇을 중심으로 확실하게 스노우볼을 굴릴 수 있었다. 상대의 자신감 속에 숨은 방심을 정확하게 노려 승부를 본 것이다.




▲ 프나틱 봇 공략 영상, 정규 스플릿 후반 방심한 '잭키러브'(출처 : gol.gg)

지금의 '잭키러브'는 자신감을 가질 만한 기록과 성적을 거두고 있다. 최근 약점을 잘 드러내진 않았지만, '잭키러브' 역시 공략할 만한 포인트가 확실히 보였던 선수이기도 하다. LPL 섬머 정규 스플릿 후반만 하더라도 이즈리얼을 선택하면 앞으로 비전 이동을 무리하게 활용하다가 상대에게 역전의 기회를 준 경우가 나왔다. '나이트-카사-잭키러브' 3인방의 힘으로 승리를 이어가던 TES의 연승에 제동이 걸렸고, TES 캐리 라인에서 '잭키러브'의 이름을 빠지나 싶은 적도 있었으니까.

아직은 롤드컵에서 '잭키러브'가 빈틈을 예전처럼 드러내지 않는다. 프나틱은 이를 공략하기 위해 이전보다 한 층 더 예리하게 파고들어야 한다. 단판제 1R에서 젠지에게 통했을지 몰라도 다전제에서 연이어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어떻게 다전제라는 상황에서 본인들의 승부수를 잘 녹여낼 수 있을까. 꾸준히 롤드컵을 향했던 프나틱에겐 저력이 필요한 순간이다. 이변이 없다면, 한국인들에게도 테스'형' 소리를 듣는 TES의 강함이 제대로 드러날 듯하다.





■ 2020 LoL 월드 챔피언십 8강 3경기

탑 e스포츠 vs 프나틱 - 17일(토) 오후 7시

이미지 출처 : 라이엇 공식 플리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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