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아지르 지고, 사일러스 뜨고... 10.19 패치와 롤드컵

게임뉴스 | 박범 기자 | 댓글: 13개 |



2020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이 4강과 결승 일정만 남겨둔 상태다. 대회 막바지인 셈이다. 플레이-인 스테이지가 지난 9월 25일에 열렸으니 벌써 개막한 지도 한 달 정도 지났다.

라이엇 게임즈는 롤드컵 개막을 앞두고 '롤드컵 패치'라는 이름 하에 10.19 패치 노트를 공개해 적용한 바 있다. 챔피언의 티어를 바꿀 만한 큰 패치도 있었고 소소한 버프와 너프도 있었다.

실제로 10.19 패치에서 변화를 겪었던 챔피언들은 롤드컵에서 어떻게 인식됐을까. 아직 대회가 완전히 끝나지 않아 의미가 크지 않을 순 있겠지만, 약 한 달 간 있었던 일정 속에서 10.19 패치에 따른 챔피언들의 성적에 대해 알아봤다.




아칼리는 Q스킬 오연투척검의 대미지 너프를 당했다. 그 전까지 이단 버프를 받았던 아칼리는 4대 리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역에서 사랑 받았다. 라인 클리어와 스킬 콤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스킬이라 아칼리의 오연투척검은 상당히 중요한데, 10.19 패치에선 그 부분을 저격한 셈.

이번 롤드컵에서 아칼리의 인기도는 상당히 내려갔다. 플레이-인을 포함해서 고작 세 번 픽 됐다. 밴픽률을 따져봐도 그닥이다. 슈퍼매시브는 아칼리로 패배, TES와 수닝은 아칼리로 승리했다. 승리한 두 경기에서 아칼리는 신드라를 상대했고 패배했을 땐 사일러스를 상대했다.




대회용 챔피언에 해당하는 아지르가 W스킬 일어나라! 너프로 크게 주춤할 줄 알았다. 재미있는 건 픽 된 횟수가 생각보다 많다는 점이다. 플레이-인까지 포함하면 아지르는 이번 롤드컵에서 총 12번이나 선택됐다. 뼈아픈 너프를 받은 챔피언 치고는 자주 등장한 편.

하지만 승률은 아지르의 인기만큼 높지 않았다. 고작 4번 승리했다. 약 33.3%의 승률. 그룹 스테이지부터 아지르는 일종의 필패 카드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슈퍼매시브가 매드 라이온즈를 잡는 이변을 연출할 때까지만 해도 너프가 약했나 싶었는데 아니었다.




케이틀린은 롤드컵 직전까지 대회에 자주 나왔다. 버프를 받아 단숨에 랭크 게임 OP 티어를 획득했으니 그럴 만 했다. 10.19 패치에서는 그동안 받았던 버프 내용을 고스란히 빼앗겼고 공격 속도 증가량은 이전만도 못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당장 챔피언의 티어에 큰 하락세가 나타났다.

그럼에도 케이틀린 역시 아지르처럼 예상보다 자주 롤드컵에 등장했다. 총 12번 선택받았다. 밴률도 낮지 않았다. 승률은 50%로 괜찮은 편. 예전만큼 선호받진 않았지만 케이틀린의 힘이 너프 후에도 잘 드러난 경기가 많았다는 점이 흥미롭다. 더 재미있는 건 케이틀린의 KDA가 승패에 따라 극명하게 갈린다는 거다. 승리한 경기에서는 케이틀린의 KDA가 심각한 수준으로 좋은데 패배할 땐 여지없이 나락을 경험했다. 선픽용으로 안성맞춤이었던 챔피언이 '모 아니면 도'의 대명사가 되었다.




원거리 딜러 캐리력에 큰 영향을 끼칠 만한 너프를 당했던 세나의 티어는 여전히 높다. 미니언을 처치하면 임의의 확률로 나타나는 안개 유령의 생성률이 크게 줄어 세나의 인기가 시들해질 줄 알았는데 대회에서는 큰 의미가 없었던 모양이다. 세나는 원거리 딜러로 등장해도 팀에서 메인 딜러 역할을 맡지 않아 타격이 적었던 것 같다.

세나는 이번 롤드컵에 무려 45회 등장했다. 세나 티어 이상 무! 하지만 승률이 약 47%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다. 워낙 약팀과 강팀이 두루 쓰는 픽이기도 하고 언제 뽑아도 무난한 픽이라 승률이 조금 낮은 경향도 있었을거다.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 세나는 이기건 지건 킬 포인트를 거의 챙기지 못한 경기가 잦았다는 점이다. 역시 세나는 말이 원거리 딜러지 사실상 서포터라고 할 수 있겠다.




궁극기 강탈의 재사용 대기시간에 큰 버프를 받았던 사일러스는 이번 롤드컵 초반만 해도 사장된 챔피언이었다. 플레이-인 스테이지 중에 5번 등장했는데 승률이 처참했던 게 다른 의미로 영감을 줬던 모양이다. 하지만 본 무대에 들어서는 사일러스의 위상이 갑자기 변했다. 당연히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변화였다.

사일러스는 그룹 스테이지 이후 8번 등장해 한 번 빼고 다 이겼다. 필승 카드에 준하는 승률을 자랑 중이다. 이래저래 좋은 픽으로 활용되던 사일러스는 최근 트위스티드 페이트에 대응하는 픽의 느낌을 강하게 주고 있다. '나이트'와 '캡스'가 트위스티드 페이트 상대로 사일러스를 뽑아 재미를 톡톡히 봤다. 아칼리의 위상이 크게 줄어 사일러스를 어떻게 활용할 지 궁금했는데 프로 팀들의 연구 능력은 참 대단하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아펠리오스가 공격력 증가량에서 소소한 버프를 받았다. 그동안 라이엇 게임즈가 아펠리오스를 회생 불가능한 상태까지 너프했던 보상을 준 느낌이었다. 라이브 서버인 10.21 패치에서는 아펠리오스의 위상이 점점 오르고 있는데 10.19 패치에선 소소한 버프만 있었기에 대회에선 어떻게 쓰일지 궁금하기도 했고 기대도 됐다.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는 아펠리오스를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한 번 나와 곧장 패배했다. 그러다가 아펠리오스가 스멀스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모두 세나를 상대하기 위해 아펠리오스를 꺼냈는데 그 횟수는 4번으로 적은 편이었다. 그래도 승률은 높다. 세계를 놀라게 해준 LCS의 1번 시드 TSM이 꺼냈다가 낭패를 봤던 걸 제외하면 모두 이겼다. 남은 일정 중에도 원거리 딜러 챔피언 다수가 밴 당하면 아펠리오스가 종종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 거다. 버프의 영향이라기보다는 쓸만한 원거리 딜러 챔피언의 수가 그만큼 적다는 의미도 되겠다.




후반 캐리력을 줄이기 위해 라이엇 게임즈가 루시안의 공격력 증가량을 소소하게 너프했다. 무라마나 아이템 빌드로 루시안의 후반 약점이 사라지자 위와 같은 선택을 한 걸로 보였다. 그럼에도 루시안의 위험도가 높다는 판단이 들었는지 롤드컵 참가팀들은 루시안을 참 많이 밴했다. 픽된 횟수가 극히 적은데도 밴픽률이 최상위권이다.

종종 등장했던 루시안은 한 번을 제외하곤 모두 신드라나 오리아나를 상대했다. 지금보다 AP 정글러의 대회 티어가 더 높았을 때 미드 루시안은 훨씬 매력적인 카드였다. 그룹 스테이지 초반엔 루시안이 죄다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점점 루시안에 밴 카드를 쓰는 팀들이 늘어난 계기가 아니었을까. 밴이 풀리면 미드 루시안은 언제든지 다시 등장할 수 있는 필이다.




이렐리아는 처음 리워크됐을 때 말곤 대회에서 주목받은 적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라이엇 게임즈는 10.19 패치에서 이렐리아의 궁극기를 버프해줬다. 대세에 영향을 줄 만한 버프와 챔피언은 아니었던지라 이렐리아에 대한 팀들의 주목도는 여전히 떨어졌다. 딱 두 번, 조커 카드로 등장한 게 끝이었다.

로그의 '핀'이 꺼냈던 이렐리아는 '왜 대회에서 이렐리아가 나오지 않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스스로 내려줬다. 그래도 수닝의 '빈'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도 이런 강점은 있습니다'라는 답을 해줬다고 할까. 하지만 이번 롤드컵에서 이렐리아에 대해 더 언급하는 건 기사 완성에 필요한 집중력 낭비라는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이동속도 너프는 챔피언 대부분에 뼈아픈 내용이다. 많은 이가 트위스티드 페이트의 티어가 내려갈 걸로 예상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트위스티드 페이트에 대한 프로 팀의 사랑은 여전했다. 밴픽률이 매우 높다. 라인전을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고 성장 기대치도 꽤 높은 편이며 궁극기를 통한 변수 창출에 능하다는 장점은 여전하다는 평가를 내린 모양이다.

트위스티드 페이트는 이번 롤드컵에 총 20번 등장했다. 밴을 더 자주 당했다. 쓰기에 좋고 상대하기 까다롭다는 의미일 터. 승률은 인기만큼 높진 않았다. 롤드컵 중반까지만 해도 승률이 높다가 최근 크게 주춤했다. 8강에서 탈락한 팀들이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꺼냈다가 혼쭐이 났다. 징동 게이밍도 그랬고 프나틱과 젠지도 떨어졌다. 딱 한 번, G2의 '캡스'가 승리했다.

한편, 버프 받은 베인은 바텀에서 한 번 지더니 미드에서 두 번 이겼다. 유니콘스 오브 러브의 '노맨즈'와 플라이퀘스트의 '파워오브이블'이 미드 베인을 선보였다. 시비르와 아리, 아이번, 우디르는 밴도 픽도 되지 않았다. 내년 롤드컵을 노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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