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스프링] 조직력의 진수, 농심 레드포스가 선보인 매운 맛 한타

기획기사 | 박태균 기자 | 댓글: 1개 |



14일 진행된 2021 LCK 스프링 스플릿 정규 시즌 2일 차, 1경기는 농심 레드포스와 리브 샌드박스의 대결로 진행됐다. 어느 정도의 리빌딩을 마친 두 팀의 첫 번째 만남이었기에 경기 과정과 결과를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실제로 1세트에선 농심 레드포스가, 2세트에선 리브 샌드박스가 차례로 완승을 거뒀다.

승자와 패자, 희비가 갈릴 3세트. 드라마의 주인공은 농심 레드포스였다. 새롭게 태어난 그들이 2020 KeSPA컵 결승까지 어떻게 올라올 수 있었는지 또다시 보여준 한 판이었다. 상대가 선을 넘는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는 실행력과 한타에서 지난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판단력, 농심 레드포스의 매콤한 한타는 그야말로 조직력의 진수였다.

초반은 리브 샌드박스가 일방적인 우위를 점했다. '리치' 이재원의 나르를 줄곧 압박하던 '서밋' 박우태의 제이스가 8분경 솔로 킬을 냈다. 제이스는 이후 순간 이동을 활용해 드래곤을 사냥하고 퇴각하려던 올라프-알리스타를 연달아 잡았다. 킬 스코어는 단 3:0이었지만 사실상 리브 샌드박스가 승기를 잡았다. '서밋'의 제이스를 앞세운 운영과 스노우볼에 글로벌 골드 차이는 약 5천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농심에겐 한마음의 호흡이 있었다. 17분경 '크로코' 김동범의 그레이브즈가 몸을 앞으로 기울이자 농심 레드포스의 모든 선수가 망설임 없이 일제 반격에 나섰다. '켈린' 김형규의 알리스타가 마법공학 점멸로 그레이브즈를 단번에 물었고, 곧장 따라붙은 '베이' 박준병의 신드라가 3인 적군 와해를 성공시키며 에이스가 나왔다.

농심 레드포스가 곧바로 미드 1, 2차 포탑까지 연달아 파괴했지만 전세가 뒤집어지진 않았다. 에이스에도 불구하고 리브 샌드박스가 여전히 글로벌 골드 우위와 주도권을 점한 상태였다. 제이스-조이-진으로 강력한 포킹 조합을 구성한 리브 샌드박스는 원거리에서 농심 레드포스를 괴롭혔다.

21분경 네 번째 드래곤을 두고 벌어진 한타에선 리브 샌드박스가 의도한 포킹 조합의 힘이 제대로 드러났다. 측면을 치고 들어온 농심 레드포스의 별동대를 손쉽게 떨쳐내고, 재빠른 거리 조절을 통해 본대의 대미지 딜링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동안 제이스와 조이는 양 측면, 진은 정면에 자리를 잡은 채 장거리 스킬들을 쏟아내며 킬과 함께 농심 레드포스의 본대를 몰아냈다.



▲ 농심 레드포스를 괴롭히는 리브 샌드박스의 완벽한 포킹 포지셔닝

리브 샌드박스가 드래곤 버프 3중첩을 챙기며 농심 레드포스는 다음 드래곤에 모든 것을 걸어야 했다. 그리고 27분, 이번 게임의 분수령이었던 드래곤 교전이 시작됐다. 포킹을 노리는 리브 샌드박스와 한 방을 노리는 농심 레드포스, 또다시 펼쳐진 대규모 한타는 농심 레드포스의 대승으로 끝났다.

승리 요인은 복잡하지 않았다. 농심 레드포스는 리브 샌드박스의 포지션을 빼앗으며 각자의 자리를 잡을 시간을 내주지 않았다. 전방에서 포킹을 노리던 '서밋'의 제이스는 나르-이즈리얼의 반격에 체력이 절반 이상 빠졌다. 또한 '리치'의 나르는 이전 드래곤 한타에서 본인들을 괴롭혔던 '페이트' 유수혁의 조이를 집요하게 추격해 체력과 점멸을 동시에 빼냈다.

급변한 상황에 리브 샌드박스의 호흡이 갈렸다. 봇 듀오가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앞으로 뛰쳐나왔는데, 다른 주요 딜러들은 일찍이 전장을 이탈한 상태였다. 안전하게 드래곤을 처치한 농심 레드포스는 거침없이 한 방향으로 달렸고, 가볍게 4킬 노데스를 기록한 후 바론까지 처치했다. 이후 리브 샌드박스의 포킹은 바론 버프를 두른 농심 레드포스의 챔피언들과 미니언 앞에서 아무 힘도 쓸 수 없었다. 결국, 농심 레드포스가 단번에 상대 넥서스를 파괴하며 2021년의 첫 승을 역전승으로 마무리했다.



농심 레드포스는 강팀으로 분류하기에 애매한 위치다. 라인전이 특별히 센 것도 아니고, 운영이 숨 쉴 틈 없이 빡빡하거나 철저하지도 않다. 그러나 많은 팀이 손발을 맞춰가는 단계인 현재 농심 레드포스는 완벽한 팀 호흡과 조직력을 자랑한다. 작년의 부진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물오른 '덕담' 서대길의 경기력과 중요 시점에서 활약하는 '베이'의 잠재력도 눈에 띈다. 아직 완벽히 다듬어지지 않았기에 더 많은 매력을 가진 팀이다.

한편, 농심 레드포스는 다음 경기서 2020 KeSPA컵 결승 이후 또다시 DWG KIA를 만난다. 압도적인 체급 차가 드러났던 지난 다전제 대결은 농심 레드포스의 세트스코어 0:3 완패였다. 다시 나타난 최강의 적 앞에서 농심 레드포스는 '순한 맛' 대신 '매운 맛'이 될 수 있을까.


■ 2021 LCK 스프링 스플릿 정규 시즌 1라운드 농심 레드포스 경기 일정

1월 14일 VS 리브 샌드박스 - 2:1 승리
1월 17일 VS DWG KIA
1월 20일 VS DRX
1월 23일 VS 프레딧 브리온
1월 29일 VS 아프리카 프릭스
1월 31일 VS kt 롤스터
2월 3일 VS T1
2월 5일 VS 젠지 e스포츠
2월 18일 VS 한화생명e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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