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나르-젠지 전성기 그 자체, '큐베' 선생과 '라떼' 한 잔

인터뷰 | 장민영 기자 | 댓글: 28개 |



나(르) 때는 말이야.

요즘 LoL 대회의 탑 라인에서 가장 뜨거운 픽으로 나르를 뽑을 수 있다. LCK에서 승률이 45%가 안 되는데도 벌써 29회나 나올 정도로 프로 무대에서 주목받는 챔피언이다. 이에 관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나르에 적응하지 못한 선수-팀이 보이는 미묘한 현상이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과거 나르 장인들이 조명받게 됐다.

그리고 나르하면 떠오르는 ‘큐베’ 이성진에게 현 세태에 관해 들어볼 수 있었다. 후배 프로게이머의 나르 플레이가 조금은 아쉬운 ‘큐베’ 선생은 진정한 나르 고수로 거듭나는데 필요한 덕목을 늘어놓았다.

지금의 ‘큐베’는 젠지 e스포츠의 스트리머로 합류해 독특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롤드컵 우승-나르 권위자의 권위를 잠시 내려놓았지만, 여전히 마음 한편으론 프로 복귀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 나르 권위를 내려놓고 웃음 찾은 '큐베'(출처 : 큐베 큐튜브)


Q. 젠지 전속 스트리머 ‘큐베’가 됐다. 프로 경기 당시 말이 그렇게 많지 않아 보였는데, 방송에서 쉬지 않고 말을 하더라.

아무래도 프로 당시에는 게임에 집중하다 보니 그런 모습이 보였던 것 같다. 원래 설명하거나 내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Q. 젠지 스트리머 합류 이후 ‘앰비션’ 강찬용과 케미가 돋보이더라. ‘앰비션’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게임 내적으로는 정말 도움이 안 되지만, 외적으로는 착한 형이라고 생각한다(웃음).


Q. 서로 리폿 저격(암살)을 하고 티어 경쟁을 하고 있다. 삼성 갤럭시 시절부터 ‘앰비션’에게만 지고 싶지 않은 무언가가 마음 속에 자리잡았나.

삼성 당시에는 경쟁이 안 될 정도로 티어 차이가 많이 나서 그런 건 없었지만, 지금은 티어가 비슷해져서 승부욕을 자극하는 것 같다.


Q. ‘룰러’가 본인의 젠지 스트리머 합류에 관해 “딱히 ‘큐베’ 형과 안 친해서 해줄 말이 없다”고 말했다.

같은 생각이었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이게 '큐베' 나르지 (출처 : LCK 유튜브)


Q. 요즘 LCK에서 다시 나르가 떠오르고 있다. 본인에게 나르는 어떤 챔피언인가.

나르라는 챔피언이 라인전, 운영 단계에서 혼자 하기 좋은 챔피언이다 보니 그런 부분에서 나하고 성향이 잘 맞는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잘 쓰게 되면서 어느 정도 애정이 생겼다.


Q. 방송에서 장난스럽게 나르를 ‘똥챔’이라고 말하던데, 객관적인 평가를 부탁한다.

그렇게 나쁜 건 아니지만, 솔로 랭크에서는 그래도 최상 티어의 챔피언이 되긴 힘들 것 같다. 미니 나르 때 워낙 약해서 잘 죽는다. 특히, 솔로 랭크는 게이머들이 라인전이 강한 챔피언 위주로 많이 해서 좋은 모습이 대회만큼 많이 나오지는 않는다.


Q. 이전까지 나르 승률이 높지 않다가 2017 롤드컵 3전 전승을 거두고 2018년 LCK에서 15승 5패라는 좋은 성적을 냈다. 2017 롤드컵 당시부터 어떤 깨달음이라도 있었나.

자신감이 가장 큰 것 같다. 그때 당시에 나르로 많이 이기고 우승도 하면서 내 플레이에 확신이 생겼다.


Q. 나르가 요즘 패치로 티어가 많이 올라갔다는 평가다. 어떤 점이 프로씬에서도 선픽으로 나올 만큼 많이 올라왔다고 생각하나.

대회에서는 서로가 극단적인 챔피언 선택을 피하려는 성향이 크기 때문에 나르가 라인전 단계를 무난히 넘기거나 이길 수 있는 상성도 많이 나온다. 그래서 선픽으로 많이 나온다. 한타에서도 팀원과 함께 설계하고 분노 관리를 하다 보니 좋은 모습이 나올 수 있어서 그런 것 같다.


Q. 나르 같은 챔피언은 신인들이 잘 활용하지 못하고, 오히려 ‘칸’과 같은 경력있는 선수들이 잘 다룬다는 말이 있다. 거기에 ‘스멥-큐베’도 이름이 오르는데, 나르 숙련도가 경험에 비례한다고 생각하나.

나르 뿐만 아니라 어떤 챔피언이든 똑같다고 생각한다. 챔피언의 매커니즘이 변경되지 않는 한 이 챔피언의 장단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플레이하고 운영하는지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그렇다.


Q. ‘칸-라스칼’은 팀원들의 숙련도 역시 중요하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삼성 갤럭시-젠지 시절 팀원들의 나르 이해도가 높은 편이었나.

나르로 스플릿 운영을 할 때 탑 라이너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에 맞춰서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삼성 갤럭시 때는 팀플레이 자체가 그렇게 굳어져 있었다. 운 좋게도 그냥 나르의 스플릿 운영에 최적화돼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 2021 시즌 LoL 대회 최고의 나르와 템트리는?(출처 : gol.gg)


Q. 아이템 트리와 룬 특성 선택에서 많이 갈리더라. 룬에서 기민한 발놀림-착취의 손아귀가 어떻게 갈리고, 아이템 트리는 어떤 방향이 가장 낫다고 생각하나.

기민한 발놀림은 유지력과 카이팅 면에서 효율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카이팅 위주로 하고 유지력을 끌어올리겠다고 생각하면 기민한 발놀림을 가고, 착취의 손아귀는 서로 간에 주고받는 인파이트 상황에서 좋다. 라인전이 서로 치열할 경우에 가는 게 좋은 거 같다.

아이템은 여러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요즘 발걸음 분쇄기가 가장 유행하는 것 같다. 특성에 맞춰보자면, 기민한 발놀림은 카이팅 할 시 딜을 보충해 주는 신성한 파괴자가 좋아 보인다. 착취의 손아귀 경우에는 인파이트다 보니 방어 아이템으로 얼음불꽃 건틀릿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Q. 프로들도 나르로 카밀-제이스와 같은 챔피언에게 솔로 킬을 내주고 있다. 솔로 킬을 안 당하고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메가 나르가 지속적인 버프를 받았기 때문에 메가 나르 때 적극적인 딜 교환을 하고 미니 나르 때는 최대한 안 맞는 쪽으로 운영해야 한다. 반대로 보면 상대는 미니 나르는 몸이 굉장히 약하기 때문에 미니 나르일때 정글러와 다이브 시도 같은 적극적인 딜 교환을 하는 게 좋다.


Q. 나르 장인 '큐베'가 보기에 LCK 프로들의 나르 플레이에 아쉬움이 들던가.

몇몇 선수 빼고는 사실 다 아쉬운 것 같다. 나르의 최대 장점은 사이드 운영 단계에서 상대를 끌고 다니는 ‘드리블’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부분만 보완하면 괜찮아질 것이다.


Q. 한타를 앞두고 '큐베'는 나르의 분노 관리를 잘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본인만의 요령이 있다면?

분노관리는 오히려 대회에서 더 쉬운 편이다. 서로 간의 설계를 하기 때문에 분노가 90 이상에 맞춰 용을 쳐서 한타를 유도한다던가 분노가 없을 때는 한 번 쉰다든가 하면 된다.


Q. 아직 프로 은퇴는 아니라고 밝혔는데, 본인이 원하는 팀의 조건이 있을까.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서로 간의 합의가 중요한 것 같다. 나 역시 솔로 랭크부터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야 할 것 같다.


Q. 방송에서 ‘뇌신’ 최우범 감독님과 오래 해서 이제 프레딧 브리온은 가기 힘들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떤 점 때문인지 구체적으로 말해줄 수 있나.

지금 프레딧 브리온과 같은 신생팀이 가는 길을 내가 2015년 삼성 갤럭시에서 경험해봐서 그런 것 같다. 신생팀이라 라인전 이후부터 운영 단계에서 미숙한 점이 드러나더라. 그런 부분에서 발전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우범 감독님은 그런 삼성 갤럭시를 위로 올려놓은 경험이 있지 않았는가. 언젠가는 상위권을 노리는 팀이 될 수도 있을 거 같다.


Q. 스트리머로 자리를 잡아간다. 그런데 아직 프로게이머로 활동을 더 하고 싶은 이유가 있을까.

지금도 꽤 만족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리그 규모가 커진 걸 보니 커리어 면에서 여전히 욕심이 나기 때문에 프로게이머 활동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