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담원 기아가 정복하지 못한 봄, 올해는 다를까

게임뉴스 | 박태균 기자 | 댓글: 15개 |



작년 이맘때 담원 기아의 상황은 그닥 좋지 않았다. 2019 롤드컵 무대를 밟고 돌아온 그들은 2020 LCK 스프링 스플릿 정규 시즌서 승패를 반복하다가 최종 5위를 기록했다. 당시 큰 경기력 기복을 보인 '너구리-쇼메이커'는 패배할 때마다 팬들의 비아냥을 샀고, '캐니언' 김건부도 지금처럼 완벽하지 않았다. 가장 큰 약점으로 지목된 하체는 '고스트' 장용준을 투입했음에도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결국 담원 기아의 2020년 봄은 진한 아쉬움을 남긴 채 끝났다. 정규 시즌 5위 및 플레이오프 4위. '실패'라고 할 정도의 성적은 아니지만,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을 선수들에겐 꽤나 불만족스러운 결과였을 거다. 그러나 여름의 시작과 함께 담원 기아는 제대로 불이 붙었다.

여름, 2020 LCK 섬머 스플릿 정규 시즌 1위 및 플레이오프 우승. 가을, 2020 롤드컵 우승. 겨울, 2020 KeSPA컵 우승. 2020년 6월부터 담원 기아가 걸어온 길이다. 봄을 제외한 모든 계절을 정복한 담원 기아는 새롭게 맞이한 봄의 막바지에 다다랐다.




작년 담원 기아의 플레이 스타일은 1년 내내 확고했다. 기존에 수동적이라고 평가됐던 'LCK식 운영'에서 가장 먼저 벗어나 공격 일변도의 화끈한 인파이터 스타일을 선보였다. 큰 리스크를 감수한 변칙적인 플레이는 상대를 흔들며 대부분의 경우 담원 기아의 이득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과감성은 종종 손해로 연결되기도 했다. 허나 '베릴' 조건희는 승자 인터뷰서 "리스크 있는 플레이를 하지 않으면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없다"라고 밝히며 본인들의 길이 옳다고 전했다. 그리고, 그 길은 실제로 옳았다. 한없이 높은 고점을 찍은 '너구리-쇼메이커'의 기량과 '고스트'를 믿고 마음껏 활개치는 '캐니언-베릴'을 막아낼 팀은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그 어디에도 없었던 것이다.

2021년을 앞두고 '칸' 김동하를 영입한 담원 기아는 보다 정교해졌다. 상대와 상황에 따라 인파이터와 아웃복서를 넘나드는 자유자재의 플레이 스타일을 구사하게 됐다. 초반부터 거센 난타를 날리든, 몸을 웅크린 채 기회를 보다가 한 방을 날리든, 결과는 상대의 KO였다. 강팀의 기본 조건인 모든 라인의 캐리는 완성한 지 오래였기에 상대방을 어떻게 요리할지 고민만 하면 되는 위치까지 왔다.

지난 플레이오프 2라운드 1경기에서도 담원 기아의 유연한 모습이 제대로 드러났다. 한화생명e스포츠를 만난 담원 기아는 급하게 달리지 않았다. 중후반 운영에서 완전한 우위를 확신한 듯 느긋한 경기를 펼쳤다. 한화생명e스포츠는 담원 기아의 성벽에 흠집을 낼 순 있었지만 결코 허물수는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1세트는 세 번째 드래곤 한타에서 터졌고, 2세트와 3세트는 담원 기아의 연속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물론 올봄 담원 기아가 꽃길만 걸은 건 아니다. 1라운드에서 낙승이 예상됐던 프레딧 브리온에게 0:2 완패를 당했으며 2라운드선 결승 상대 젠지에게 1:2로 무너졌다. 항상 완벽한 경기력만 보인 것도 아니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장면도 더러 있었다. 더군다나 젠지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태산 같은 운영으로 T1을 3:0으로 완파하며 기세를 잔뜩 올린 상황이다.

이제 담원 기아는 사계절 정복의 마지막 관문 앞에 섰다. 세계 최정상급의 다섯 선수는 과연 올봄을 본인들의 것으로 만들고 "올해 참가하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라는 목표의 첫 단추를 제대로 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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