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강력한 우승 후보 담원게이밍, LCK 내전으로 토너먼트 시작

기획기사 | 신연재 기자 | 댓글: 16개 |



LCK의 여름을 찬란하게 빛냈던 담원게이밍의 경기력은 국제 무대에서도 통했다. 그룹 스테이지서 괴력을 뽐낸 담원게이밍은 우승을 향한 다음 스탭을 밟는다.

토너먼트로 펼쳐지는 '2020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넉아웃 스테이지, 그 첫 번째 단계인 8강 상대는 같은 LCK 팀 DRX다. 함께 LCK의 위상을 높이자 다짐했던 동업자가 이제는 반드시 물리쳐야하는 적이 됐다. 좀 더 높은 곳에서 만났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이런 게 또 국제 대회의 묘미가 아닐까.

두 팀의 대결 구도에서는 여러모로 담원게이밍이 웃고 있다. LCK 섬머 스플릿 결승전에서의 3:0 완승을 포함한 두 팀의 상대 전적, 그룹 스테이지 내내 보여준 팀적인 완성도와 선수 개개인의 현재 기량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담원게이밍이 앞서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e스포츠 관계자와 팬들도 같은 이유로 담원게이밍의 승리를 점친다.


에이스 자리 굳힌 '캐니언' 김건부
6경기 중 3번의 POG, DPM-DMG% 1위

5개 라인 중 그 어느 라인이 중요하지 않겠냐마는, 경기의 초중반을 책임지는 미드-정글은 LoL에서 언제나 가장 핵심인 라인으로 지목되어 왔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이번 롤드컵에서는 성장형 정글 챔피언이 각광을 받으면서 정글러의 존재감과 캐리력이 경기의 승패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덕분에 LPL의 정글러 '카사', '카나비' 서진혁과 함께 2020 롤드컵 정글 3대장으로 불리는 '캐니언' 김건부는 물만난 물고기가 됐다. 일단, 1티어로 꼽히는 니달리는 '캐니언'이 가장 자신있어 하는 챔피언있다. 롤드컵 개막 전 인터뷰에서 "니달리만큼은 전 세계에서 가장 잘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이 있다"고 밝힌 적도 있다.




실제로 '캐니언'은 롤드컵 첫 경기인 징동 게이밍전에서 니달리를 꺼내 자신감의 이유를 증명했다. 성장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적재적소에 등장해 전투 승리를 이끄는 장면이 여럿이었다. 그 이후로 '캐니언'의 니달리는 언제나 첫 페이즈에 밴을 당하면서 다시는 볼 수 없었다.

나머지 다섯 경기에서는 모두 그레이브즈를 골라 여전히 절정의 폼을 보여줬다. 육각형 정글러라는 평가에 걸맞게 라인 개입, 성장(운영), 한타 모두에서 상대 정글러를 뛰어넘는 모습이었다. 당연히 여러 지표에서도 최상위권에 올라있다. 특히, 캐리력의 바탕이 되는 분당 대미지(DPM)과 팀 내 대미지 비중(DMG%)는 1위다.

8강에서 만나게 될 '표식' 홍창현도 그룹 스테이지 내내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개막 전에는 앞서 말한 정글 3대장에 비해 주목을 덜 받았지만, 지표상으로 나란히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좋은 의미의 재평가를 받고 있다. LCK 때보다 한층 성장한 듯한 경기력이었고, 6경기 내내 그 폼을 유지했다.

때문에 정글 싸움이 그 어떤 라인보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로 끊임없이 수를 던지며 난전이 거듭될 수도 있고, 한 쪽이 다른 한 쪽의 설계를 유려하게 흘려보내며 성장에서 차이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캐니언'이 이미 LCK에서 한차례 서열 정리를 해둔 상황, 롤드컵에서도 힘의 차이를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담원의 가장 큰 힘, 구멍이 없다
라인업만 봐도 든든한 담원게이밍

앞서 '캐니언'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긴 했지만, 사실 담원게이밍은 다섯 명 모두가 이 에이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팀이다. 그래서 LCK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그래서 롤드컵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너구리' 장하권의 고립 데스가 너무 많다, 봇이 너무 약하다 같은 평가는 진작에 사라졌다.

지금의 '너구리'는 앞뒤 안 가리고 무턱대고 덤비던 그때의 '너구리'가 아니다. 경기의 흐름을 읽고 지금 상황에서 아군에게 필요한 죽음만을 허용한다. 또한, 1대 다 상황에서도 쉽게 죽지 않는다. 물귀신처럼 상대를 데려가거나, 최소한 상대방이 많은 것을 소모하게 만든다. 가장 골치아픈 건 그렇게 어렵게 잡아내도 0데스인 것처럼 플레이하며 오히려 상대 탑 라이너를 압박하곤 한다는 점이다.

담원게이밍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라고 평가받는 '고스트' 장용준은 LCK 섬머 결승전에서 케이틀린, 칼리스타, 드레이븐으로 완벽한 승리를 거두면서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피지컬과 캐리력에 대한 물음표를 지워냈다. 상체가 워낙 강하다보니 그 쪽에 힘을 실어줄 뿐, 필요할 때는 캐리를 할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고스트'와 함께 담원게이밍의 봇을 책임지는 '베릴' 조건희 역시 든든한 서포터다. 판테온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고, 그룹 스테이지 동안에는 레오나로 눈부신 활약상을 보여줬다. 특히, 전장 맨 앞에서 상대의 스킬을 한몸에 받아내고 아슬아슬하게 빠져나오는 외줄타기 컨트롤은 담원게이밍의 어그로 핑퐁에 정말 큰 비중을 차지한다.

마지막으로 '쇼메이커' 허수. 과거 팀이 부진할 때조차 굳건하게 허리를 지켰던 담원게이밍의 대들보다. 안정감과 캐리력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다. 2라운드에서 솔로 킬을 허용하고, 아쉬운 순간이동 판단을 하는 등 조금 흔들리기도 했지만, 그동안 보여준 대로라면 이 정도는 금새 털어낼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다.

"우리 팀원들이 다들 한목소리로 하는 말이 있다. 작년에는 하나만 할 수 있는 원툴이었다면 이제는 여러 가지 무기를 꺼낼 수 있게 변했다고 생각한다."

'너구리'가 1라운드 로그와의 경기 후 승자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다. 담원게이밍 스스로도 자신들의 강점을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렇게 때문에 밴픽 단계부터 인게임에 이르기까지, 자신감있게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게 아닐까.


소환사의 컵까지 노리는 담원게이밍
실수 없이 8강 넘겨야 한다

그룹 스테이지는 끝났고, 이제부터가 진짜다. 패배는 곧 탈락으로 이어진다. 담원게이밍은 분명 8강과 4강을 넘어 결승, 그리고 우승까지 바라보고 있을 것. 한 경기, 한 세트를 신중하게 치러야 한다.




상대인 DRX는 모든 것을 불태워 이 싸움에 임할 가능성이 크다. DRX는 우승 후보로 불리는 상대적 우위의 담원게이밍에게 도전하는 입장이다. 당연히 준비해온 모든 카드를 꺼내 전력으로 맞설 것이다. 냉정한 이야기지만, 다음 상대를 위해 힘을 숨긴 채 최소한의 것들만으로 상대하기에는 경기력의 차이가 있다.

여기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대로 기량을 바탕으로 승리를 가져오는 것이 담원게이밍에게 주어진 과제다. 8강에서 준비된 전략을 꺼내보이기에는, 목표인 우승까지 갈 길이 멀다. 그러기 위해선 밴픽 단계에서 상대의 노림수를 읽고 적절히 대처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지난 LCK 섬머 결승 때처럼, '제파' 이재민 감독의 역량이 다시 한 번 발휘되어야 할 때다.

담원게이밍의 롤드컵 여정 제2막, 넉아웃 스테이지 8강 DRX와의 경기는 15일 오후 7시에 시작한다. LCK 섬머 스플릿 결승전 리매치로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고, 그들 대부분이 담원게이밍의 승리를 점친다. 모두의 예상대로, 담원게이밍 특유의 파괴적인 무력이 이변없이 그대로 경기에 묻어나온다면 4강으로 가는 티켓의 주인공은 담원게이밍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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