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21 LCK 스프링, 올-프로 팀 예상

기획기사 | 신연재 기자 | 댓글: 38개 |
'2021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정규 시즌이 지난 28일 막을 내렸다. 플레이오프만큼은 아니지만, 많은 팬들의 관심은 3회째를 맞이한 LCK 어워드에 쏠려있다. 이번에는 누가 어떤 부문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을지. 특히, 영광의 퍼스트 팀에는 누가 자리하게 될 것인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후보자들을 만나보기에 앞서, 지난 두 번의 LCK 어워드에서는 누가 올-LCK 퍼스트 팀에 선정됐는지 간단하게 살펴보자.

LCK 어워드가 처음 등장한 2020 스프링에는 상위권 팀의 선수들이 고르게 퍼스트 팀 자리를 나누어 가졌다. '너구리' 장하권(당시 담원게이밍, 현 펀플러스 피닉스)-'클리드' 김태민(젠지 e스포츠)-'비디디' 곽보성-'테디' 박진성(T1)-'케리아' 류민석(당시 DRX, 현 T1), 이 다섯 선수다.



▲ 2020 LCK 어워드 '퍼스트 팀' 수상자

반면, 2020 섬머는 담원게이밍(현 담원 기아)의 잔치였다. 원거리딜러를 제외하곤 네 포지션 전부를 석권하며 '1최강'의 입지를 굳혔다. 원거리딜러로는 '룰러' 박재혁(젠지 e스포츠)이 선정됐다. 그렇다면, 이번 2021 스프링은 어떨까.

이번에도 16승 2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정규 시즌 1위에 오른 담원 기아가 여전히 많은 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예외는 봇 라인. 상위권 팀의 에이스가 포진해 있어 다른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 참고로, LCK 어워드 올-프로 팀 결과는 오는 6일 발표된다.


■ 탑 - 굳세어라, '칸'



▲ 담원 기아 제공

'칸' 김동하는 1995년생으로 현재 LCK에서 뛰고 있는 선수 중 최고령자다. 하지만, 재능과 노력을 겸비한 덕분일까. 타고난 피지컬과 축적된 노련함을 앞세워 LCK 탑 라이너 중 가장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어느 하나 빠지는 능력치도 없고, 챔피언 풀도 워낙 넓어 필요할 땐 조커 카드의 역할도 곧잘 해낸다. 세계 최고의 탑 라이너라 불리던 전임자 '너구리' 장하권의 빈자리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잘 메웠다는 평가다. 당연히 퍼스트 팀에 자리할 만하다.

'칸' 다음으로 주목할 만한 선수는 '라스칼' 김광희다. 1라운드의 '라스칼'은 한마디로 대단했다. 툭하면 솔로 킬을 만들어내며 라인전을 터트렸고, 자신의 장기인 한타서도 괴력을 뽐냈다. 아쉬운 점은 2라운드 들어 경기력이 약간 주춤했다는 것. 그럼에도 철벽 모드의 '라스칼'을 손쉽게 뚫어낼 탑 라이너가 많지 않다는 건 사실이다.

'킹겐' 황성훈도 빼놓을 수는 없다. '킹겐'은 '표식' 홍창현과 함께 아무도 기대하지 않던 DRX를 상위권으로 올려 놓은 장본인이다. 뛰어난 무력을 지닌 선수로, 시즌 초반에는 기복도 있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팀이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홀로 단단하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다. 확실하게 성장한 모습이다.


■ 정글 - '캐니언', '캐니언', '캐니언'



▲ 담원 기아 제공

설명이 필요할까. '캐니언' 김건부는 LCK 정글러 역사에 새로운 페이지를 쓰고 있다. 2년째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올 줄 모른다. 담원 기아가 조금이라도 불리해지면 해설진들은 입을 모아 '캐니언'을 외친다. 그가 역전의 실마리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한 침대와도 같다.

현재 메타에서 정글러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 불리는 정글링 능력을 물론이고, 초반 흐름을 결정짓는 소규모 교전을 설계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챔피언 풀도 워낙 넓어 어떤 메타가 와도 걱정이 없다. 담원 기아의 강한 상체, 그 중심에 있는 게 '캐니언'이다.

대다수의 관계자들은 '캐니언'이 다른 모든 LCK 정글러와 견주어도 한 체급은 위에 있다는 평가를 하곤 한다. 때문에 '캐니언'을 제외한 상위권 정글러들은 세컨드 팀의 자리를 두고 경쟁하게 됐다. 유력해 보이는 후보는 '클리드' 김태민과 '표식' 홍창현.

'표식'은 신예로 구성된 DRX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하며, 2년 차 선수라고는 믿을 수 없는 안정감과 리더십을 선보였다. 하지만, 2라운드서는 크게 힘이 빠진 모습이었다. 때문에 꾸준히 잘해준 '클리드'에게 시선이 더 가기도 한다. 정규 시즌 2위라는 타이틀도 빼놓을 수는 없다. 꾸준함이냐, 명백한 팀의 에이스냐. 판단 기준에 따라 표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 미드 - '쵸쇼비' 여전한 삼대장



▲ '쵸비'-'쇼메이커'-'비디디'

미드에는 여전히 삼대장, '쵸비' 정지훈-'쇼메이커' 허수-'비디디' 곽보성이 버티고 있다. 이 세 선수가 근소한 차이로 1, 2, 3위를 나누어 가질 확률이 높다.

'쵸비' 정지훈은 새로운 팀 한화생명e스포츠의 원맨 캐리 역할을 제대로 해내며, 자신의 가치를 더 높였다. '쵸비'가 없는 한화생명e스포츠는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다. 요네를 잡았을 때 보여준 파괴적인 경기력을 두고두고 회자될 것 같다.

'쇼메이커'는 '1최강' 팀의 미드라이너 역할을 단단하게 해냈다. 존재감이 작년에 비해 약간은 떨어진 게 아니냐는 평도 들리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 쯤 슈퍼 캐리를 해내며 환호성을 산다. 또, 그전부터 워낙 흠잡을데 없이 잘했던 선수라 존재감이 좀 떨어진 게 사실이라 해도 여전히 LCK 최상위급 기량이다.

'비디디' 역시 젠지 e스포츠의 대들보다. 강한 라인전과 한층 업그레이드 된 캐리력을 앞세워 '룰러'와 함께 팀을 이끌고 있다. 특히, 정통 AP 챔피언이 메타로 떠오르자 물만난 물고기처럼 날선 캐리력을 뽐내는 중. 그렇지만, 아무래도 1위 경합은 POG 공동 1위이기도 한 '쇼메이커' 대 '쵸비' 구도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번 스프링 스플릿만큼은 대체 불가의 포스를 뿜어낸 '쵸비'에게 조금 더 많은 표가 가지 않을까. 냉정하게 말해 탑과 정글이 LCK 중하위권 정도의 체급을 보여주는 와중에, '쵸비'는 미드라이너가 할 수 있는 것 그 이상을 해냈다. 만약 '쵸비'가 이번에 퍼스트 팀에 선정된다면, 이 세 명의 선수가 세 번의 LCK 어워드에서 1위 자리를 한 번 씩 나누어 가진 셈이 된다.


■ 원거리딜러 - 보는 맛 있는 천상계 싸움



▲ 젠지 e스포츠 제공

미드 라인에 이은 진정한 천상계 대전이다. 상위권 원거리딜러 선수들이 다들 워낙 쟁쟁한 경쟁력을 갖춘 덕에 누구에게 표를 던질지 고민스럽다.

먼저, '고스트' 장용준은 일단 담원 기아의 원거리딜러라는 것만으로도 후보에 오른다. 담원 기아의 막강한 상체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사람은 '고스트'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식 세나를 '고스트'만큼 잘 쓰는 선수가 있을까. 또한, 작년 섬머 결승에서 증명한 '캐리력'도 여전했다. 기복이 살짝 아쉬운데, 저점을 찍는 날에는 라인전부터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룰러' 박재혁도 빠질 수 없다. 작년 섬머에서 절정의 폼으로 제 2의 전성기를 맞았던 '룰러'는 여전히 팀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른 선수들의 폼이 올라오면서 그때만큼의 압도적인 지표는 아니게 됐지만, 존재 자체가 젠지 e스포츠의 승리 공식 중 하나다. 원거리딜러의 기본 소양이 되는 라인전과 한타에서의 활약이 매우 좋고, 킬 캐치 능력이 뛰어나 캐리를 할 수 있는 선수다.

'데프트' 김혁규도 작년의 부진을 씻어낼 만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상대적으로 체급이 낮은 봇 듀오와 마주했을 때는 가차없이 상대를 찍어눌렀다. 분당 대미지나 팀 내 대미지 비중 같은 딜 지표도 굉장히 좋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력이 다소 떨어지는 모습이었기에 1위 경쟁에서는 한발 물러설 수밖에 없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건 '테디' 박진성이다. 후반부에 들어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 잡은 '테디'는 매우 폭발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근데, '룰러'-'고스트'를 뛰어넘기엔 출전 횟수가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경기 수는 표본의 수이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때문에 평가 기준에 따라 '테디'의 순위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 서폿 - '케리아'와 '베릴'



▲ T1 제공

서포터 1위 자리를 두고는, 2020년 스프링과 섬머 스플릿을 각각 호령했던 '케리아' 류민석과 '베릴' 조건희가 경쟁한다.

혜성처럼 등장한 신예 '케리아'는 데뷔 첫 스플릿서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퍼스트 팀과 영 플레이어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베릴'은 2020 섬머서 전성기를 찍었다. 판테온을 필밴 반열에 올렸고, '고스트'의 단식 세나를 더 빛내주는 탱커-브루저 숙련도로 탈서포터급 활약을 펼쳤다.

올해도 두 선수의 기량을 빛이 나고 있다. 작년 하반기 들어 주춤했던 '케리아'는 T1으로 이적 후 다시금 만개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T1의 에이스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장기인 로밍이나 판을 짜는 능력은 여전했고, 강한 라인전 능력으로 T1의 원거리딜러들을 보좌했다. 게다가 단점으로 꼽힌 무리한 플레이나 후반으로 갈수록 떨어지는 집중력은 많이 보완한 모습이다.

'베릴'도 여전히 담원 기아의 핵심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해주고 있다. 캐리력 하나만큼은 '베릴'을 따라올 자가 없다. 상대의 맥을 끊는 플레이가 일품이다. 다만, 의문사가 늘었다는 게 약간 아쉽다. 특유의 하이 리스크 플레이가 하이 리턴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때문에 퍼스트 팀으로는 '케리아'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그리고 '라이프' 김정민, '켈린' 김형규, '뷔스타' 오효성의 3위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농심 레드포스를 6위까지 올려다 놓은 '켈린'에게 시선이 좀 더 간다. 탑-미드가 부진한 상황에서 '덕담' 서대길의 기량을 최고치까지 끌어올리고, 언제나 결정적인 이니시에이팅이나 플레이메이킹을 담당했다는 점을 높이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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