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준비된 데뷔전을 꿈꾸는 유망주 - '버돌' 노태윤

인터뷰 | 신연재 기자 | 댓글: 16개 |
'버돌' 노태윤은 지난 1월 6일 젠지 e스포츠에 합류한 2003년생 신예 탑 라이너다. T1 아카데미 출신으로 '칸나' 김창동-'제우스' 최우제와 함께 연습생 시절을 보냈으며, 각종 대회에서 이미 실력을 검증 받은 유망주다. 솔로 랭크 1위를 달성해 화제가 되기도 했고, '롤 더 넥스트' 우승자 출신이기도 하다.

2라운드부터 1군 로스터에 오르긴 했지만, 젠지 e스포츠 주전 5인방의 존재감이 워낙 묵직한 탓에 아직 데뷔전을 치르기 전이다. 그럼에도 모든 유망주가 그렇듯, 노태윤은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인벤은 언젠가 찾아올 데뷔전을 기다리며 연습에 한창인 노태윤과 간단한 화상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 젠지 e스포츠 제공

프로게이머 지망생 '버돌'

모든 프로게이머들이 그렇듯, 노태윤도 어릴 때부터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하지만, 그의 꿈이 처음부터 프로게이머였던 것은 아니다.

"중학교 때는 공부도 나름 열심히 해봤어요. 근데, 제가 원하는 만큼 성적이 안 나오더라고요. 제 목표는 연세대학교 같은 곳이었거든요. 대신 게임에 재능이 있는 것 같았어요. 어릴 때부터 게임을 좋아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프로게이머의 길을 선택하게 됐어요.

그렇게 프로게이머를 꿈꾸며 본격적으로 LoL을 하게 된 건 중학교 2학년 때인가, 3학년 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부모님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밀어주시는 스타일이라 제가 프로게이머를 하겠다고 했을 때도 응원을 해주셨어요. "


노태윤은 프리 시즌 동안 당시 같은 프로게이머 지망생 '기드온' 김민성(현 kt 롤스터의 정글러)과 듀오를 하면서 랭크 점수를 400~500점까지 올렸고, T1 아카데미 테스트에 합격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고등학교 1학년으로 올라가는 겨울이었다.

"연습생 시절에도 학교는 계속 다녔어요. 제가 12월생인데, 규정상 만 17세부터 프로게이머로 데뷔를 할 수 있어요. 그래서 당분간은 아무리 열심히 하고, 아무리 빠르게 데뷔한다고 해도 나이가 안 돼서 출전을 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고등학교 진학을 택했어요.

학교 생활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도 컸던 것 같아요. 학교는 제가 원래 살던 지역이 아니라 숙소 근처에 있는 곳로 가서 1년 동안 아카데미 숙소에서 살면서 학교를 다녔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아는 친구들도 없었는데, 나름 게임을 잘하다 보니까 친구가 많이 생기긴 하더라고요(웃음). 지금은 자퇴한 상태예요."


그렇게 T1 연습생이 된 노태윤은 뛰어난 솔로 랭크 성적으로 조금씩 이름을 알렸고, 각종 아마추어 대회와 라이엇 주관의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롤 더 넥스트'에 출전하며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1 시즌 젠지 e스포츠로 이적하며 연습생 딱지를 떼어냈다.





젠지 e스포츠 '버돌'

앞서 말했다시피 노태윤은 1월 6일 젠지 e스포츠로 합류했다. '2021 LCK 스프링 스플릿' 1라운드 로스터가 발표가 끝난 후다. 그로 인해 그는 1라운드 로스터에는 이름을 올릴 수 없었다. 노태윤에게 입단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물었다.

"젠지 e스포츠는 '선수 개인 기량이 모두 뛰어난 팀'이라는 생각이 커서 가면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저도 오고 싶었고, 팀에서도 언젠간 제가 필요할 것 같으니까 데려오지 않았을까요. 입단 과정이 어려웠던 건 아니고, 제가 12월 말까지 계약되어 있는 게 있어서 마치고 나오다 보니까 시기는 어쩔 수 없었어요. 많이 아쉬웠죠.

1라운드 동안은 솔로 랭크도 열심히 하고, 스크림 하는 것도 매일 보면서 지냈어요. 팀원들이랑은 다 친해졌어요. 원래 친분이 있던 건 아닌데, 형들이 워낙 잘해주셔서요. 개개인의 특징이 있고, 다들 재미있어서 특별히 누구를 뽑기는 어렵네요(웃음).

'카리스' 김홍조 선수가 유일하게 알고 지내던 선수예요. 아카데미 시절부터 대회서 상대 팀으로도 자주 만났고, 솔로 랭크에서도 만나고 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서로를 알게 된 것 같아요. 지금은 제 룸메이트이기도 해요. 동갑이고 그래서 그런지 얘기도 매일매일 나누고, 그럭저럭 잘 맞는 것 같아요."


1군 선수가 된 노태윤의 하루 일과는 정오에 시작된다. 12시에 일어나 씻고, 연습실로 출근해 연습을 하다가 5시 쯤 식사를 한다. 밥을 먹고는 2~30분 간의 짧은 휴식을 마친 뒤 다시 연습. 10시가 되면 야식 타임이 온다. 그리고, 새벽까지 다시 연습에 매진이다. 보통 4시 반에서 5시까지 자리를 지킨다고.

"연습생 때는 그냥 스케쥴에 맞춰 스크림을 하면서도 뭔가 솔로 랭크를 더 열심히 해야지 하는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스크림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요. 또, 1군이 되고 나선 스케쥴이 더 빡빡해진 것 같기도 해요. 2라운드 로스터에 오르고는 오랜만에 스크림도 했는데,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직 배워야 할 것들이 너무 많기는 하지만요."

노태윤과 아카데미 생활을 함께 했던 T1 소속 탑 라이너 '칸나' 김창동과 '제우스' 최우제는 이미 데뷔한 상태다. 올해 콜업된 '제우스'는 2월 초 데뷔전을 치르고, 19세트를 소화했다. 같은 시기에 젠지 e스포츠로 합류한 연습생 출신 '카리스' 김홍조도 이미 데뷔전을 치렀다. 이제는 노태윤의 차례만 남았다.

"'칸나' 형이랑도 같이 지내고, '제우스'랑도 같이 지냈는데, 둘 다 잘 되니까 기분은 좋아요. 근데, 저도 같은 탑 라이너다 보니까 제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우스' 선수) 데뷔전 보니까 저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데뷔전은 당연히 엄청 치르고 싶기는 한데, 아직 부족한 게 많기 때문에 더 배우고 준비가 된 상태에서 무대에 오르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데뷔하는 날까지 열심히 노력해야겠죠."





▲ '버돌' 노태윤의 최애 픽 베인

탑 라이너, '버돌'

노태윤은 솔로 랭크 챔피언 풀에서도 드러나다시피 '칼챔'을 선호하는 탑라이너다. 당연히 메타 챔피언이 주를 이루긴 하지만, 여러 시즌에 걸쳐 카밀-이렐리아-아칼리 등 탑 유저의 로망 같은 피지컬 챔피언이 많이 눈에 띈다.

"제 생각에 저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뒤가 없는 탑 라이너인 것 같아요. 상대 정글러가 갱을 오면 1대 2도 이기고 싶은 그런 느낌? 근데, 저는 더 공격적으로 하고 싶어요. 탱커류 챔피언도 당연히 하긴 하는데, 재미있다고 할 수는 없죠.

진짜 승리가 간절할 때는 라인전을 지고 이겨도 기분이 나쁘지는 않아요. 내가 엄청 잘했는데도 지면, 그것도 나름 나쁘지 않고요. 행복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탑은 이겼잖아요. 뿌듯하죠. 탑은 1대 1 라인이기 때문에 라인전이 밀리면 그냥 끝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라인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가장 좋아하는 챔피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뜻밖이었다. LoL 유저들이라면 100명 중 99명은 고개를 내저을 그 챔피언. 바로 탑 베인이다. 가장 자신있는 챔피언에 대한 답도 같았다. 베인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다. 전적 검색을 통해 최근 솔로 랭크에서 탑 베인을 플레이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가장 좋아하는 챔피언은 베인이에요. 탑 베인이요. 자신있는 건, 카밀? 아니면 베인? 근데, 1대 1로는 베인이 다 이길 것 같아서요. 대회에 나오긴 힘들긴 하죠. 그래서 더 연습해서 대회에서 꺼낼 수 있을 정도로 잘해지고 싶어요(웃음). 만약에 데뷔전에서 탑 베인 꺼내서 멋있게 이기면... 근데, 엄청 떨릴테니까 베인 같은 챔피언은 못하겠죠."

노태윤의 롤모델은 당연하게도(?) '더샤이' 강승록 선수였다. 솔로 랭크에서 '더샤이' 선수의 탑 칼리스타를 상대해 봤는데, 거리 조절을 굉장히 잘해서 감명을 받았다고. 또, 대회에서 상대방을 잘 때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자신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 인벤과 화상 인터뷰 중인 '버돌' 노태윤

'버돌'이 꿈꾸는 '버돌'

"프로게이머로서 제 목표요? 장기적으로는 당연히 롤드컵 우승을 하고 싶고, 단기적으로는 '라스칼' 형과 주전 경쟁 열심히 해서 주전으로 올라서는 거예요. '라스칼' 형 보고 많이 배우고 있어요. 워낙 잘하시기도 하고, 궁금한 게 생겨서 물어보면 다 알려주셔요. 주전 경쟁 하려면 저도 더 잘해져야 할 것 같아요.

또다른 목표는 다른 탑 라이너들과 비교했을 때 "아, 얘는 뭔가 다르다" 이런 걸 팬분들께 각인시켜 드리고 싶어요. 열심히 연습하고 배워서 대회에 출전하게 됐을 때 좋은 경기력 보여드리겠습니다. 응원해주시는 팬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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