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2020 우리은행 LCK 스프링 스플릿에서 가장 언급이 많이 되는 챔피언은 오른이다. 과거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애물단지 챔피언에서 완벽한 1티어 챔피언으로 거듭났다. 메타가 느려짐에 따라, 자신과 아군의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패시브 스킬의 존재 가치가 급상승했고 탱킹과 딜링, 이니시에이팅에서 팔방미인급 성능을 자랑한다.
LCK에서 오른은 현재 31번 픽됐고 34번 밴되어 밴픽률 84%를 보였다. 밴이 된다면 평균 5.1번째 밴 리스트에 초상화가 걸렸다. 승률은 무려 71%다.
다른 지역은 어떨까. 현재 멈춰있는 LPL은 제외했다. 먼저, LEC에서는 오른이 힘을 잘 쓰지 못했다. 20번 픽됐고 10번 밴됐다. 밴픽률 62%였고 보통 6.1번째에 밴 당했다. 정말 가끔 두 번째 밴 페이즈까지 넘어갔다는 뜻이 된다. 승률도 50%로 그리 높지 않았다. LCS에서는 LCK와 비슷한 승률을 보였다. 67%의 승률. 15번 픽됐고 15번 밴되어 균형을 이뤘다. 보통 5번째에 밴되었으며 밴픽률은 63%였다.
주요 지역 리그를 통합한 성적을 보면, 오른의 위력을 더 한 눈에 알 수 있다. 76회 픽, 69회 밴으로 밴픽률 69%를 보였고 보통 5.7번째 밴됐다. 승률은 59%로 매우 준수했다. 자주 픽된 챔피언들 중에서 승률이 압도적이었는데 55%로 2위인 아펠리오스보다 4% 높아 당당히 1위 자리에 올랐다.
재미있는 건 이런 오른의 성적은 미드 오른이 거의 다 만들었다는 점. 오른이 탑으로 갔을 땐 승률 50.9%의 '그저 그런 챔피언'이었다. 하지만 미드 오른은 무려 승률 81%를 보였다. 현재 미드 라인에서 오른을 막을 챔피언은 없는 수준이란 뜻이다.
그나마 카운터로는 갱플랭크가 눈에 들어왔다. 갱플랭크는 오른을 주요 리그 기준으로 총 8번 상대했고, 상대 승률 75%를 보였다. 오른은 갱플랭크를 만나면 고전했다. 라인전에서의 수월한 견제 능력과 후반으로 갈수록 강력해지는 '왕귀형 챔피언'이라 오른을 잘 잡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LCK에서도 '기인' 김기인이 '익수' 전익수의 오른을 상대로 갱플랭크를 꺼내 승리한 바 있다.
문제는 이 역시도 탑 오른과의 대결 구도였다는 점이다. 현재 오른의 승률을 책임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한 미드 오른을 상대로는 갱플랭크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이에 대한 발견 없인 앞으로도 미드 라인에서 오른이 날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