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각 지역 정규 시즌 1위팀이 모였다! 담원-징동 속한 B조 분석

기획기사 | 김병호 기자 | 댓글: 4개 |



3일(토) 그룹 스테이지를 시작으로 2020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의 본편이 개막한다. 치열했던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뚫고 올라온 4개 팀이 그룹 스테이지에 합류한 가운데, 각 조의 편성까지 최종 완료되고 본경기를 앞두고 있다.

B조는 각 지역의 기대를 받는 팀들이 모인 집합소다. 2020년 LCK에게 세계 최강 리그 자리를 돌려줄 거라 기대받고 있는 담원 게이밍, 스프링과 서머 시즌 압도적인 성적으로 결승에 진출, LPL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경기력을 인정받은 징동 게이밍, 어리고 피지컬 좋은 선수들로 구성되어 서머 시즌에 LEC 정규 1위를 기록한 로그, 사라진 LMS 리그 팬의 염원을 받고 있는 PCS 리그 우승팀 PSG 탈론까지. B조는 어떤 부분을 생각하든 가장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킬 그룹임이 분명하다.


담원 게이밍
부두술이 가장 큰 적(?)




롤드컵에 진출한 많은 팀 중 담원 게이밍만큼 대회 시작 전부터 우승할 거라는 기대를 이렇게나 많이 받은 팀은 15년도, 16년도의 SKT T1뿐일 듯하다. 국내외 많은 전문가들은 담원 게이밍을 징동과 함께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고 손꼽고 있다.

근거는 많다. 2020년 서머 시즌 LCK 리그서 팀이 보여준 압도적인 지표가 가장 큰 증거다. 팀 KDA 7.0, 팀 분당 대미지 2,143, 평균 게임 시간 27:58초, 팀 10분 골드 차이 +1,069, 첫 포탑 획득률 89.7% 등 담원 게이밍은 무려 12개 부분에서 리그 1위 기록을 가지고 있다. LCK 팀 중에서도 가장 LPL스러운 경기력을 보이면서도, 지표상으로 어느 LPL 팀보다 앞서고 있다. 담원 게이밍은 LCK 리그를 속된 말로 씹어먹으며(?) 롤드컵에 진출했다.

경험치도 쌓였다. 2019년 담원 게이밍은 원거리 딜러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롤드컵 무대를 밟아보고, 많은 것을 배웠다. 실전과 스크림이 어떻게 다른지, 큰 대회에서 무엇이 자신들의 발목을 잡았는지, 그리고 개개인이 무엇이 부족했는지 돌아볼 수 있었다. 많은 선수들이 큰 무대의 경험이 부족해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지난해 담원 게이밍이 롤드컵에서 얻은 경험은 올해를 위한 좋은 예방접종이 됐다.

들려오는 소식도 밝다. 중국 관계자는 담원 게이밍이 지난 19년도처럼 스크림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수술 이후 제 기량을 펼칠 수 있을지 걱정됐던 '너구리' 장하권의 컨디션도 문제가 없을 거라 예측할 수 있는 답변이다. 팀이 지금 가장 부담스러운 부분은 담원 게이밍의 우승을 예상하는 많은 팬들의 부두술이 아닐까? 기대를 받는 만큼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 같은 것 말이다.




담원 게이밍식 스노우볼의 시작은 '너구리'다. 서머 시즌 기준으로, 담원 게이밍은 필요에 따라 미드, 혹은 정글 챔피언 자리에 주도권을 내어주지 않는 선에서 팀을 보조해주는 챔피언들도 적지 않게 기용했다. 하지만 '너구리'가 담당한 탑 라인에는 레넥톤, 제이스, 카밀, 케넨(모스트 1~4픽) 등 상대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는 챔피언들만을 대부분 기용했다. 이는 탑 라인은 미드처럼 라인 컨트롤을 할 수 없지만, 미드 라인의 경우 다소 라인전이 밀리더라도 스킬을 이용해 빠르게 라인을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너구리'는 자신에게 주어진 픽의 의미를 누구를 상대하든 살릴 수 있는 선수다.

정글러 '캐니언'은 서머 시즌에 들면서 탑 라인이 가진 주도권과 미드 라인의 빠른 백업을 이용하는 방법에 더욱 능숙해졌다. 단순 오브젝트 운영을 넘어서 라이너들의 주도권을 기반으로 카운터 정글링에 적극적이 되었고, 원래 가지고 있던 피지컬까지 더해져 정글 싸움을 즐기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여기에 게임을 읽을 줄 아는 봇 라이너 '고스트'가 합류했고, 덕분에 발이 풀린 서포터 '베릴'의 상체 싸움 합류가 더 빨라졌다. 담원 게이밍은 강해진 상체로 자연스럽게 협곡 상단에 위치한 '협곡의 전령' 중심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팀이 됐다.

최근에는 LCK 결승전에서 자신들의 승리 공식인 '상체 게임' 외에 '고스트'를 중심으로 한 '하체 게임'까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담원 게이밍의 약점이라고 지적되던 봇 라인에 대한 재평가를 고려해볼 정도의 경기력이었다. 자신 있어 하는 최고의 승리 공식뿐만 아니라 플랜 B까지 세계 무대에서 통한다면, 담원 게이밍에 대한 기대는 허울로 끝나지 않을 듯하다.


징동 게이밍
LPL 리그 가장 안정적인 경기력의 최상위 팀




LCK 역사에 2015년부터 열린 12번의 정규 리그에서 두 시즌 모두 결승전에 오른 팀은 15년도 SKT T1, 16년도 락스 타이거즈, 19년도 SKT 그리고 그리핀 정도다. LPL에서는 13년도 OMG, 14년도 EDG, 15년도 LGD, 16~17년도 RNG가 두 시즌 연달아 결승전에 오른 기록을 가지고 있다. 연거된 팀만 봐도 스프링과 서머 시즌 연속으로 결승전에 오른다는 게 팀의 뛰어난 경기력을 어느 정도 입증한다는 걸 알 수 있다. 2020년 LPL에서 이런 모습을 보인 팀이 바로 징동 게이밍이다.

원래 있던 중국인 멤버 '줌-야가오-뤼마오'에 두 명의 한국인 용병 '카나비-로컨'이 합류하면서 완성된 징동 게이밍은 카나비 중심으로 팀을 재편하면서 성공가도를 달리게 됐다. 징동 게이밍은 이 로스터와 함께 두 번의 결승전 진출이라는 성과를 얻었으며 미드 시즌 컵에 출전해 국제 대회 경험치까지 쌓아 월드 챔피언십을 대비했다. 남은 건 한 해 두 시즌 연속 결승전에 오른 팀다운 경기력을 롤드컵에서 보여주는 일이다.

개개인의 면모도 화려하다. LPL 서머 시즌 퍼스트 팀에 뽑힌 정글러 '카나비', 서포터 '뤼마오', 세컨드 팀에 뽑힌 탑 라이너 '줌', 봇 라이너 '로컨' 등 미드 라인을 제외한 모든 선수가 LPL 올 프로팀에 뽑힐 만큼 기량을 인정받았다. 특히, '카나비'는 스프링과 서머 시즌에 모두 LPL 퍼스트 팀에 들면서 명실상부 LPL 리그를 대표하는 최정상 정글러가 됐다.




징동 게이밍이 굴리는 스노우볼을 만드는 역할은 정글러 '카나비'가 맡고 있다. 그레이브즈, 니달리, 킨드레드 등 공격적인 정글 챔피언을 선호하고, 성장을 통해 게임을 캐리하기를 즐긴다. 특히나 서포터 '뤼마오'와 함께 교전을 설계하는 능력이 일품이다. 봇 라인이 라인전에 우위를 챙기면 곧바로 서포터 '뤼마오'가 정글에 합류해 교전을 유도하고 이득을 챙긴다. 이는 징동 게이밍의 초반 스노우볼을 만드는 공식이고, 성공하면 징동게이밍의 운영이 시작된다.

경기 중반과 후반은 탑 라이너 '줌'과 봇 라이너 '로컨'이 맡고 있다. 두 선수는 모두 각 라인에서 KDA 지표에서 LPL 리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탑 라이너 '줌'은 볼리베어, 오른 등 주로 단단한 챔피언으로 죽지 않는 플레이를 하면서 팀의 방해 역할을 수행한다. '로컨'은 LPL 리그 최고의 안정성을 가진 원거리 딜러로 포지셔닝에 장점을 가지고 있다. 징동 게이밍은 정글에서 굴린 스노우볼을 기반으로 오브젝트를 취득하고, 중, 후반에는 안정적으로 성장한 탑과 원거리 딜러가 한타를 책임지는 것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편이다.

미드 라인이 약하다는 평가나 탑 챔피언이 대체로 예상된다는 점, 봇 라인전이 느슨한 편인 점 등 징동 게이밍의 약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카나비'의 폭발력과 징동 게이밍의 한타 능력은 굉장해서 명확한 승리 공식이 있고, 어느 팀을 상대하든 승리할 능력이 있다. 같은 조에 속한 담원 게이밍을 상대로도 말이다.


로그
저점과 고점 사이가 넓은 팀




2020년 스프링은 로그가 자신들이 가진 잠재력을 보여준 시즌이라 할 수 있다. 젊은 선수들로 구성되어 라인전이 강했고, 개개인이 보여준 번뜩이는 장면이 많았다. 유리한 게임을 굳히는 방법도 잘 아는 모습을 보여줬다. 서머 시즌에 들어가면서 로그는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하며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탑 라이너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정규 시즌 세컨드 팀에 들 만큼 좋은 활약이었다.

다만, 로그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던 만큼 한계도 명확하게 드러냈다. 정규 시즌에는 1위를 달렸지만, 중요한 포스트 시즌에 연패를 거듭해 3번 시드까지 떨어졌다. 큰 경기에 많이 아쉬운 모습이다. 프나틱에게는 3:0 패배, G2에는 2:3 패배 등 경험 부족으로 정규 시즌에 보여준 모습이 드러나지 않았고, 특히나 탑 라이너인 '핀'의 폼 하락이 눈에 띄는 중이다.




B조에서 로그를 눈여겨 보고 싶다면, 미드 라이너인 '라센'에 주목해보길 바란다. '라센'은 유럽 리그의 미래를 담당할 것으로 예견되는 미드 라이너 유망주다. 이번 시즌에는 유망주를 넘어서 유럽 리그를 대표하는 미드라이너 중 하나로 성장했다. 팀에서 29.3%의 피해량을 책임질 만큼 잘 치고, LEC 미드라이너중 KDA 1위(7.0)을 기록할 정도로 안정적이다. 특히, '라센'의 모스트 챔피언인 아지르의 경우에는 로그를 상대하는 팀이 10번 중 5번은 밴할 정도로 위력을 인정받았다.

로그는 10분과, 20분, 30분이 각각 다른 경기력을 보여준다고 평가받는다. 초반 라인전은 각 라이너의 기량이 뛰어나 LEC 리그에서 팀 전체가 CS 격차를 손쉽게 벌린다. 그러나 경기 중반에 들면서 운영이 필요할 때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로 위기를 겪다가, 후반 한타에 접어들어 다시 개인 기량으로 한타를 이기면서 승리하는 패턴이다.

탑 라이너인 '핀'이 기량을 회복할 지도 관심사다. '핀'은 로그의 라이너 중 유일하게 15분 CS 기록이 상대에게 뒤쳐진다. KDA 기록도 팀 평균(4.5)를 깎아먹는 3.2다. 서머 시즌 플레이오프 G2와의 대결에서는 팀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되는 등 최근 기량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런 '핀'이 상대해야 할 라이너들이 징동 게이밍의 '줌', 그리고 담원 게이밍의 '너구리'다. 로그가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핀'의 기량 회복이 절실하다.


PSG 탈론
플레이-인 스테이지의 진짜 주인공, 그룹 스테이지에선 과연?




PSG 탈론의 그룹 스테이지 진출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이들이 비록 스프링과 서머 시즌, 소속 리그 결승전에 오르며 경기력을 검증했다 해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자가 격리 문제로 주전 멤버와 코칭스태프가 플레이-인 스테이지에 참여할 수 없는 팀에게 본선 진출을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었다. 그랬던 PSG 탈론이 이변을 만들어내면서 그룹 스테이지에 진출했다. 그것도 급하게 데려온 용병 코치와 선수들의 특급 활약을 통해서 말이다.

PSG 탈론의 진짜 경기력은 본선부터 드러난다고 봐야 한다. 주전 선수인 '리버' 김동우와 '탱크' 박단원의 합류, 그리고 서민석 감독의 전술이 본격적으로 발휘되는 그룹 스테이지다. 각 리그의 정규 시즌 1위 팀들을 상대하기에 쉽지 않지만, PSG 탈론의 그룹 스테이지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운 용병 '콩유', '유니보이', '디' 등은 PSG 탈론의 선전을 누구보다 바라고 있을 것이다.




PSG 탈론은 미드와 봇 라이너인 '탱크' 박단원과 '유니파이드'가 지표 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둘은 캐리 라인답게 팀에서 모두 30%에 가까운 딜량('탱크' 28.3%, '유니파이드' 29.5%)을 책임지고 있다. KDA 역시 서머 시즌 동안 8.0, 8.6으로 굉장히 뛰어난 안정감을 자랑했다. 특히 '탱크'의 트위스티드 페이트는 상대팀 밴카드를 필수적으로 소모하게 만들 만큼 좋은 모습을 보였다.

봇 라이너 유니파이는 플레이-인 스테이지 3, 4일 차부터 경기를 뛰면서 예열을 마쳤다. V3 e스포츠와 UoL 상대로 세나를 플레이해 9.7의 KDA를 기록했다 서포터형 챔피언만 잘 다루는 것도 아니다. 플레이오프에는 진, 세나, 칼리스타, 바루스, 애쉬, 정규 시즌에는 아펠리오스, 이즈리얼 등 봇 라인에 서는 대부분의 원거리 챔피언을 대회에서 꺼냈다. 그러면서도 29.5%의 피해량을 팀에 기여한 것이다. 지역 리그에서는 이미 검증된 만큼 큰 대회에서 보여줄 모습이 누구보다도 기대되는 선수다.


사진 출처 : LoL e스포츠 공식 플리커, LoL 게임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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