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고기와 함께 익는 수다, 퍼드 식탁에 초대합니다 - '살구꽃'을 만나다

인터뷰 | 김오찬,김진엽 기자 | 댓글: 69개 |

"오늘 갈매기살 어때요?"

"좋지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차가운 바람이 불어온다. 서늘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옷깃을 여미고 나니 이제 정말 가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름은 덥고 가는 곳마다 피서객으로 넘쳐난다. 겨울은 난로를 피워도 춥고, 봄은 나른해져서 불만이다. 하지만 가을은 이 모든 게 완벽하게 해결된 계절이다.

깔끔하고 격식 있는 식사도 좋지만, 가끔은 편안한 자리에서 마음껏 웃고 떠들고 싶다. 일상에 대한 고민이나 걱정은 잠시 내려놓고 게임 이야기로 추억에도 잠기고, 평소에는 말 못할 뒷담화도 나눌 수 있는 여유가 그립다. 하루는 편하게 갈매기살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눌 대상을 찾다가 '살구꽃'에게 엄살을 떨어 저녁 약속을 잡았다.

가벼운 마음으로 잡은 약속이지만 장소가 마땅치 않아 고민이다. 인터넷으로 장소를 미리 물색을 해봤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 곳이 없다. 강남 선릉역 인근에 위치한 한 고깃집. 한참을 방황하다가 생각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간 10평 남짓의 조그만 식당, 가게 안에 희뿌연 연기가 가득하다. 고소한 냄새에 식욕이 왕성하게 돋아 철판 위에서 고기가 익어가는 시간조차 기다리기 힘들다.

아직 이름도 모르고 처음 대면하는 사이지만, 같은 취미를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유쾌한 자리가 된다. 한 사람이 고기를 굽고, 나머지 사람들은 노릇노릇 구워져 가는 고기를 바라보며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즐거움에 빠진다.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한다.


퍼드 인벤에서 활동하고 있고, 닉네임은 '살구꽃'. 랭크는 148이다.



...... 한국판 랭크는?


596랭크.



퍼즐앤드래곤 인벤에서 유행하는 '노답'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나?


알고있다. 영어로 'NO ANSWER'라던가? 여튼 내겐 해당이 안되는 말이다.






살구꽃이라면 나름 퍼드계에서 네임드라 할 만한데, 주변인들의 반응은 어떤가?


원체 숨김없는 성격이라 처음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열심히 고랭커라 떠벌리고 다녔다. 그런데 잘 안 믿더라. 그래서 한동안은 그냥 묵묵히 게임만 했었다.

한데 지금은 대부분의 벗들이 내가 퍼즐앤드래곤과 인벤 커뮤니티 활동을 즐긴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실제로 절친 중 하나는 내가 인벤 커뮤니티에 작성하는 글들을 즐겁게 눈팅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뻘글 좀 그만 쓰라고 충고도 하더라(웃음).



이곳이 제법 고기 맛집으로 유명한데, 어떤가?


별로.






살구꽃이 '호루스' 팟 고수라는 소문이 있다. 다소 의심스러운데?


맞다. 사실 내가 퍼트리고 다녔다. 그만큼 호루스를 좋아하고 파티 운영이나 퍼즐력도 자신 있다.



한때 일본판에서 튭저씨로 유명하던 네임드 플레이어 tubegameplayer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손만 빠른 것 같다(농담).



파프리카는?


분명 실력이 있는 플레이어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한국에도 못지 않은 실력의 퍼즐러들이 많다.



최근 기자도 300랭크를 넘어섰다. 이 정도면 중수 반열에 들어선 것 아닌가?


최근 갑식스 유저가 튜토리얼 종료 기준을 950랭크로 바꿔버린 것을 모르나? 덕분에 모든 퍼드 유저가 튜토리얼도 마치지 못한 상태가 되어버렸다.



일본 니코동 방송처럼 기자가 고수 유저를 초청해서 특정 던전을 공략하는 생방송 같은 건 어떨까?


단순히 유저를 초청해서 방송하는 방식은 별로일 것 같은데. 차라리 기자와 초청 유저 간의 대결구도를 만드는 방식은 어떨까? 가령 고수가 기자보다 먼저 던전을 클리어하면 시청자중에 추첨을 통해 경품을 돌린다든지 하는 방식도 괜찮을 것 같고. 고민해보면 커뮤니티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올 것 같다.

그나저나 내 사진 잘 찍고 있는 건가? 계속 음식 사진만 찍고 있는거 같은데?






'구꽃이긔여어'라는 닉네임의 유저가 퍼드 인벤에서 활동하고 있다. 동일인물인가?


그렇다. 이전에 아키님 개인 방송에서 지나친 개그 욕심에 잠시 닉네임을 '구꽃이'로 변경했던 적이 있었는데, 한동안 그 사건으로 주목을 받았었다. 당시에는 시청자들에게 잠시나마 재미를 선사한 것에 만족했었는데...

문제는 이후에 인벤 커뮤니티에서 게시글로 "더 이상 과금을 하면 내 닉네임을 '구꽃이긔여어'로 바꾸겠다"고 공약한 적이 있었다. 두 달 정도는 잘 넘겼었던 것 같은데, 매번 갓 페스티벌 이벤트를 그냥 넘기자니 너무 지루하더라. 그래서 참지 못하고 몰래 뽑기를 몇 번 했는데, 결국 걸렸다. 뭐... 그 이후엔 보다시피 현재 닉네임을 보유하게 됐다.



퍼즐앤드래곤 외에도 즐기는 게임이 있나?


월드오브워크래프트나 리그오브레전드와 같이 유명한 온라인 게임은 대부분 깊게 플레이해 봤다. 오히려 모바일 게임 쪽으로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 퍼드가 잘 짜여져 있는 게임이라 이렇게 오랫동안 열정적으로 플레이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디아블로3에 퍼드 인벤 클랜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클랜 명칭은 '체르노빌'. 몇몇 퍼드 인벤 유저들과 쪽지로 디아블로 이야기를 주고받던 중 의기투합해 만들게 됐다. 처음엔 그냥 가볍게 시작했는데, 입소문을 타더니 어느새 가입 인원이 50명이 넘었다. 퍼드 유저라면 다 알만한 Lisboa님도 이 클랜에 속해있다.



최근 트렌드로 꼽히는 환신오딘에 대해서 어찌 생각하나.


물론 좋다. 스킬 부스터에 횡강, 독 스킬과 전체공격 등 한 마리 정도는 가지고 있으면 든든하다. 다만 일반적인 파티에서 환신오딘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적소니아가 최소 몇 기 정도는 필수다. 그런데 뭐... 막상 고난이도 강림 던전에서는 그다지.

물론 폭풍과 같은 과금력으로 환신 파밍 파티를 꾸릴 생각이라면 또 이야기가 달라진다. 환신 오딘이 세 마리 이상일 경우엔 성보의 유적이나 봉인의 탑과 같은 파밍던전용 파티를 짜는데 정말 좋다. 그런데 그 정도까지 보유한 과금 유저에게 과연 내 조언이 필요할까 싶다(웃음).





환신오딘을 가지고 싶긴 한데, 과금을 해도 잘 나오질 않는다.


본인도 한국판에는 환신오딘이 없다.



과금은 어느 정도 했나?


그냥 몬스터 웬만한 건 다 보유하고 있는 정도?



퍼드 인벤에 아쉬운 점이나 바라는 점이 있나?


퍼드 인벤에 눈팅 유저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황금용 면담할 때만 잠깐 등장하던데. 적극적으로 글도 남기고 해서, 게시판이 북적북적하길 바란다.

팬아트 게시판도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다. 최근에는 그나마 작품들이 잘 올라오는 것 같은데, 팬아트가 있으면 눈요깃감도 되고, 인장으로도 사용할 수 있으니까.



고기는 동났고, 불씨는 사그라졌다. 노파심에 묻는데, 오늘 계산은 누가 하나?


잠시 화장실 좀 다녀오겠다.






고기 맛이 별로였다면, 여기 커피는 어떤가? 여기도 맛없으면 니가 내라.


생각해보니 커피가 정말 맛있는 것 같다.



인벤에는 특정 유저의 글을 배제할 수 있는 '차단' 기능이 있다. 현재 차단 되어있는 유저 수는?


제로. 물론 커뮤니티에 공격적이거나, 불쾌감을 유발하는 사람은 분명 있지만, 원래 커뮤니티라는 것이 불특정 다수가 모여 있는 곳 아니겠나. 그냥 같이 어울리는 거지.


퍼드 인벤은 친목 성향이 강해서 초보 유저들이 정착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어찌 생각하나.


분명 일부 유저들 사이에서 친목이 존재하긴 한다. 아무래도 커뮤니티에서 시간이 지나면, 상주하는 유저들 간에 친분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다만 게시판에서 닉 언급은 되도록 자제하는 것이 좋을 것 같고, 당사자들만의 화제를 따로 설명도 없이 게시판에서 키득키득하는 것은 금지해야 한다. 신규 인벤 유저들은 게시판을 보면서 어리둥절해 하고 있지 않을까. 개인 메신저를 활용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실제로 본인도 친분있는 유저들과는 인벤 내 쪽지 기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 국가 간 콘텐츠 차별화와 관련해 한국판 유저들 사이에서 불매 운동이 전개된 적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한마디 부탁한다.


일단 불매운동 자체에 대해선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먼저 콜라보레이션의 경우 회사 간의 계약 문제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유저들도 분명 이러한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고, 네오싸이언에서 어느 정도 입장을 정리해서 언급이라도 해줬으면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일까진 없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이 문제는 이전에 발생했던 마법석 가격 논란과도 연관되는 부분인데, 그냥 소비자 입장에서만 봤을 때, '내가 누구보다 마법석도 비싸게 구매 했는데, 콜라보레이션도 추가가 안 된다'고 생각해보면 정말 분통이 터질 노릇 아닌가.

아무쪼록 유통사와 제작사, 그리고 현명한 소비자. 서로 간의 입장에서 각자의 의견이 있는 거니까. 존중하고, 타협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한국판에 꼭 들어왔으면 하는 콜라보레이션이 있나?


딱히 일러스트나 캐릭터에 관심은 없어서... 콜라보 또한 관심 밖이다. 뭐 그래도 굳이 하나 꼽자면 CD 콜라보.

드래곤볼 같이 거창한 것 말고, 주요 몬스터 중에서 정말 스킬 레벨업 하기 까다로운 것들. 가령 체이서라던지. 굳이 들여오기 힘들다면 대체할 수 있는 별도의 콜라보를 마련하는 것도 좋을 것 같고.


호루스에 대한 냉정한 평가 부탁한다.


보통 유저들 사이에서 호루스를 '퍼즐앤드래곤의 주인공이다', 또는 '베스트 리더다' 라는 말을 하곤 하는데, 음... 그 정도까진 아닌 것 같고.

호루스의 장점이 무과금 유저라도 든든한 파티를 꾸릴 수 있고, 과금을 하면 할수록 점차 강력해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호루스 외에도 '라'나 '오오쿠니누시'를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보통 호루스를 무난한 조건부 배수 리더라고 하는데, 그만큼 어느 던전이든 간에 제약이 적은 편이고, 서브 구성도 다속성이라 쉽다. 반면 단속파티나 타입파티의 경우엔 특정 몬스터의 획득만을 노려야 하므로 파티 구성이 어렵고, 던전 입장 제약이 심하다.






초보자에게 첫 몬스터를 권한다면 단연 호루스인가?


승부욕이 강하고 도전을 꺼리지 않는 사람이라면 '라'나 '호루스'를 추천한다. 하지만 가볍게 즐기길 원하는 유저라면 호루스 보다는 '이시스'나 '사방신', 또는 '바스테트' 같이 비교적 난이도가 낮은 리더로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퍼드 인벤에 일명 장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많다. 락슈미 장인, 아르라우네 장인 등 장인 제도에 대해 어찌 생각하나.


병. 불치병. 치료가 안 될 것 같다.

농담이고 유저들이 보기에 재미는 있는데, 다만 우려가 되는건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 유저가 오해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락슈미 귀여워' 정도는 괜찮을 것 같은데, '락슈미 지존 강해!'는 거짓말 아닌가(웃음).






퍼드 인벤에서 서식하는 유저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게임 적당히 좀 해라(웃음).



살구꽃의 퍼즐 강의 3편은 언제쯤 나올까?


원래 한 번만 촬영할 생각이었고, 반 장난식으로 1편이라는 말을 붙여놨었는데, 다음 편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 그래서 2달 정도 간격을 둔 뒤에 2편을 제작했다. 대단한 팁은 아니었는데, 다행히 유저들이 좋게 봐준 것 같다.

3편 제작 계획은 아직 미지수. 이미 아키님이나 다른 고수분들이 남긴 영상이 많은 관계로... 혹여나 만들게 된다면 '드롭 관리법' 등을 다루지 않을까 싶다.



커뮤니티에서 '살구꽃'을 거론하고, 비방하는 게시물들 보면 싫지 않나?


별생각 없다. 가끔 중간에 삐딱선 타서 악플도 받고, 까이는 때도 있다. 그러다보니 깨달았다. 사람들이 보고 싶은 내 이미지가 있고, 그 이미지에 살짝 동조해주면 기분 나쁠 일 없다. 사실 굉장히 쉬운 일이다. 좋은 이미지가 꼭 정답은 아니다. 내게 장난을 걸어오면, 나도 장난을 좋아하니까 맞장구 한 번 쳐주면 된다. 그러면 모두가 즐겁다. 이젠 익숙하다. 시간이 지나면 다 그런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잡담만 한 것 같은데 기사로 들어갈 내용이 있을지 모르겠다. 아무튼 기사 나가기 전까진 아무렇지 않게 행동할 예정이다. 일단 지금 당장 아무일 없다는 듯이 자유 게시판에 뻘글을 남길 예정이다.








고기를 구워 음료와 함께 마시니 온종일 쌓인 피로와 이동 중 생긴 허기가 단숨에 날아가는 것 같다. 식사가 끝나고 나서도 이야기꽃은 계속 피어났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덕에 밤이 깊어 가는 줄도 모르고 가슴 속의 이야기들을 끄집어 냈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들려오는 것은 나뭇잎을 흔드는 가을바람 소리와 지글지글 고기가 익는 소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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