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연말결산 ②] 기반다지기는 끝! 그라비티 & 네오싸이언의 한 해를 돌아보다

기획기사 | 양영석 기자 | 댓글: 22개 |




시나브로,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천천히". 2013년 한 해를 보낸 그라비티와 네오싸이언에게 이보다 어울리는 말은 없을 듯하다. 그라비티와 네오싸이언은 확연하게 판도가 갈린 온라인 시장보다는 게임의 호흡이 짧고 판도가 빠르게 바뀌는 모바일 시장에 힘을 실었다. 그라비티의 간판 온라인게임인 '라그나로크'의 국내 시장의 입지는 좁다. 하지만 여전히 동남아와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는 강세를 보인다.

그러나 모바일 시장에서는 조금 다르다. 애니팡의 대박 신화 이후 너도나도 파이를 빼앗기 위해 달려든 모바일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네오싸이언과 그라비티는 확실한 성과를 거두었다. 모회사인 '겅호'의 게임을 시장에 내놓으며 좋은 모습을 보이는 한편, 자사가 직접 개발한 작품은 물론 퍼블리싱 작품 역시 꾸준히 시장에 내놓고 있다. 인벤에서는 그라비티와 네오싸이언의 2013년 행보를 결산해보고, 미래를 조심스럽게 예상해보았다.



- 2013년. 천천히, 하지만 묵직하게 다진 기반.

온라인 게임 부문 - 국내 입지는 줄어들었지만, 해외는 더욱 탄탄하게!




올 한해 그라비티의 온라인 시장 전략은 다소 심심했다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더불어 '스틸파이터'를 내놓으며 선전하는 듯 했지만, 생각보다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진 못했다. '스틸파이터'는 AOS모드와 RPG를 결합한 작품으로 대중의 관심을 받긴 했지만 기대보다는 다소 밋밋한 반응. 설상가상으로 '라그나로크 2'가 결국 12월 23일 국내 서비스를 종료하며 온라인 시장에서 그라비티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었다.

다소 부족했던 국내 온라인 시장의 느낌에 반해, 해외 쪽은 상황이 다르다. 동남아와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입지는 여전히 확고했다. 또, 올해 초에는 '라그나로크'온라인의 중국 현지 퍼블리셔를 샨다게임즈에서 쿤룬으로 변경하고 공개서비스를 다시 시작하며 본격적인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기도 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온라인 2'의 해외진출에도 박차를 가하며 지난 5월, 밸브 코퍼레이션의 게임 서비스인 '스팀'(Steam)에서 라그나로크 온라인 2의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또,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동남아를 위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 그라비티의 '스틸파이터'도 지난 9월 10일 정식으로 대만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바일 게임 부문 -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시장에 자리잡은 거인



다소 부족했던 온라인 시장의 입지와는 달리, 모바일에서 네오싸이언만큼 소리 없이 강세를 펼친 기업은 드물다. 모회사인 '겅호'의 퍼즐앤드래곤을 필두로 '발차기공주 돌격대'등의 신작과 꾸준히 유저 풀을 확보 중인 모바일 버전의 '라그나로크' 시리즈 등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진 상태.

올해 모바일시장에 뛰어든 업체들은 많다. 하지만 대형개발사, 혹은 퍼블리셔를 제외하고 살아남은 중견 및 소형 업체는 많지 않다. 살아 남은 몇 안되는 업체들 모두 안정적으로 둥지를 틀긴 했지만, 그 중 네오싸이언은 가장 탄탄한 보금자리를 마련했다고 할 만 하다.

'이루나전기', '퍼즐앤드래곤', '발차기 공주 돌격대' 등의 퍼블리싱 게임뿐 아니라, '승천의 탑', '라그나로크: 애쉬바쿰' 등 자사의 개발작 역시 꾸준히 라인업에 포함시키며 모바일 시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거라 예상했던 '퍼즐앤드래곤'의 초반 반향은 크지 않았다. 확실히 각 장르마다 엄청난 붐을 이끌고 온 '윈드러너', '밀리언아서', '애니팡'에 비하면 임팩트는 부족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과 어깨를 견주어도 전혀 꿀리지 않을 굵직한 타이틀로 자리 잡았다.

올해 네오싸이언은 다양한 장르에 도전했다. 모든 결과가 좋았던 건 아니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주거나 성공한 작품들이 많았다. 굵직한 타이틀과 스테디셀러가 꾸준히 성과를 내며 네오싸이언이 국내 시장에 확실한 둥지를 트는데 일조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분명 2013년은 네오싸이언에게 있어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한 해였다.



▲ 모바일로 서비스중인 '라그나로크 애쉬바쿰'.
네오싸이언과 그라비티는 퍼블리싱 작 외에도 꾸준히 개발작을 내놓고 있다.





- 2014년. 아직 꺼내들지 않은 칼, 이제는 도전을 시작할 때.

온라인 게임 부문 - 탄탄한 해외시장과 잠잠한 국내시장. 그러나...

그라비티와 네오싸이언이 다가오는 새해의 온라인 및 모바일시장에서의 전략을 분석하긴 조금 이르다. 아직 공개된 정보가 극히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아니, 사실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비밀리에 무엇인가 새로운 게임을 준비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일단 입지를 다진 국내 및 해외시장에 더욱 신경을 쏟을 수도 있다.

온라인 게임 부문은 정말로 정보가 없다. 올해 초 공개된 '스틸파이터' 이후로 그라비티는 잠잠하다. MORPG '승천의 탑'을 공개하고 서비스를 하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모바일 부문. 온라인 시장에서 그라비티는 해외 시장의 선전하는 게임들에 힘을 싣고, 국내 시장에서는 기존 게임들을 꾸준히 관리하는 전략인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속단하긴 이르다. 그라비티가 가지고 있는 라그나로크의 IP(intellectual property, 지적재산권)의 가치와 위력은 절대로 무시할 수 없으며, 이를 활용한 게임을 발표한다면 상황은 지금과 판이하게 바뀔 수도 있다. 이미 '라그나로크 온라인'에서 보여준 게임성과 노하우를 잘 녹여낸 신작이 나온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받고 있는 '라그나로크 2'와 '승천의 탑'


모바일 게임 부문 - 꾸준한 거인. 아직, 비장의 카드도 남아있다?




모바일 부문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그라비티와 네오싸이언의 모 회사인 '겅호'의 영향력이 크다. 이미 네오싸이언은 겅호의 '로드투드래곤'의 국내서비스를 발표한 바 있고, 사전등록이벤트와 함께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다소 늦어지는 감이 있지만 유저들의 기대치도 높은 편이다.

또한, 겅호 외에도 다른 개발사들의 작품을 적극 퍼블리싱하고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는 네오싸이언의 미래는 밝다. 다양한 장르에 무턱대고 도전하는 것이 아니다. 네오싸이언은 이미 국내시장에 좋은 모습으로 안착한 '퍼즐앤드래곤'과 '발차기공주 돌격대'는 꾸준한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진행하며 유저 풀을 유지하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여담으로, 일본보다 한참 늦게 서비스를 시작한 '퍼즐앤드래곤'의 경우, 게임 내 메타(흐름)의 판도를 가를만한 굵직한 업데이트는 상당히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기자의 개인적인 소견으로 보자면, 국내 시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작품들을 꾸준히 관리하며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네오싸이언은 내년에도 분명 좋은 모습을 보일 거라고 예상한다. 더군다나 비장의 카드도 하나 남아있지 않은가. 지난 'TGS 2013'에서 겅호의 모리시타 대표가 직접 발표한 '디바인 게이트'다.

'디바인 게이트'가 현재 일본에서 '퍼즐앤드래곤'만큼 폭팔적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디바인게이트'는 출시와 함께 일본 앱스토어 매출 10위권에 진입하고, 현재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이며 수많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있을 정도로 겅호가 힘을 싣고 있는 작품이다. 이미 일본 앱스토어에 접속하거나 APK를 구해서 '디바인 게이트'를 플레이하는 유저가 있을 정도로 국내 유저들의 관심도 높은 편이다.



▲ 최근 100만 다운로드를 넘긴 겅호의 '디바인 게이트'

▶ 관련기사 : [TGS2013] 퍼즈도라의 겅호, 또 일낼 것 같다? 신작 패널RPG, '디바인 게이트'

'디바인 게이트'는 다소 템포가 느리고 오랜 시간동안 생각하며 플레이할 수 있는 '퍼즐앤드래곤과'는 달리 매우 빠른 템포와 다른 퍼즐방식으로 게임성에 차별화를 두었다는 점 또한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직은 겅호가 일본 내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앞날을 기약할 수 없지만, '퍼즐앤드래곤'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한국 시장을 무시하진 않을 것 같다. 더군다나 '디바인 게이트'와 어느 정도 비슷한 방식을 가진 '로드투드래곤'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게 된다면, 분명 '디바인 게이트'도 한국 시장에 상륙할 가능성이 높다.



2013년 한 해 동안 본격적으로 국내 모바일 시장에 입지를 굳힌 네오싸이언과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는 그라비티. 그들에게 2013년은 마치 새롭게 나아갈 길을 위해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자신의 거점과 내실을 탄탄히 '다지는 해'가 되었던 것 같다.

한 해 동안 다진 기반을 바탕으로 이제 2014년에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비록 시장에 이미 자리 잡고 있는 거인들이 많기에 순탄하지는 않겠지만, 그들에게 있어 2014년은 무엇보다 의미 있는 '도전의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서비스를 목전에 둔 '로드투드래곤'.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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