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덕심 자극+심플함, 서브 게임의 정수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

리뷰 | 윤서호 기자 | 댓글: 59개 |


⊙개발사: 사이게임즈 ⊙장르: RPG ⊙플랫폼: 모바일 ⊙발매일: 2019년 3월 28일

사이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 게임즈에서 국내 퍼블리싱을 맡은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이하 프리코네R)'은 말 그대로 미소녀 캐릭터들과 함께 모험을 떠나는 모바일 수집형 RPG 게임입니다. 2016년에 서비스를 종료한 '프린세스 커넥트'의 IP를 되살린 게임으로, 특유의 귀여운 캐릭터와 발랄하고 경쾌한 분위기, 귀여운 SD와 인게임 연출이 돋보이는 게임입니다. 여기에 수준급 애니메이션과 초호화 성우진의 풀보이스로 서브컬쳐 유저들을 저격한 것이 특징이죠.

그간 여러 서브컬쳐 게임들이 출시됐지만, 사소한 부분까지 성우의 풀보이스를 입힌 작품은 드물었습니다. 더욱이 '프리코네R'의 개발에 참가한 아티스트나 스튜디오,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낸 애니메이션 컷씬의 수준을 보면 놀라울 수밖에 없었죠. ‘진격의 거인’을 제작한 WIT STUDIO(위트 스튜디오), '광란가족일기', ‘앙상블 스타즈’의 시나리오 작가 아키라, ‘사쿠라대전’, ‘원피스’의 메인 테마곡을 작곡한 다나카 코헤이 등 각 파트의 전문가들이 협업해서 만들어냈기 때문이죠.

여기에 프리코네R은 서브컬쳐 유저 사이에서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는 했습니다. 주로 즐기는 게임이 아니라, 서브로 즐기는 이른바 서브 게임이라고 말이죠. 그렇지만 이를 선행해서 즐겨보기에는 다소 제한이 있었습니다. 일본 서버는 VPN으로 우회하지 않으면 접속 자체가 불가능하고, 대만 서버는 언어의 장벽이 있었기 때문이죠.

이제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된 '프리코네R', 과연 어떤 게임인지 확인해보았습니다.


프리코네R, 덕심을 끌고 가는 클래식한 방법을 보여주다
초호화 성우의 풀보이스와 캐릭터들과 좀 더 알아가는 다양한 서브스토리로 몰입하게 하다


여러 의미로 사용되곤 하는 '덕심'은 주로 특정 유저층이 보여주는 특정 장르에 대한 애착, 혹은 이를 느끼게 하는 요소들을 언급할 때 사용되곤 했습니다. 주로 이와 관련된 요소로 유저들이 좋아하는 성향의 일러스트와 캐릭터, 그리고 캐릭터나 세계관에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 라인을 꼽고는 합니다.

최근 서브컬쳐 게임은 이런 요소 외에도 파고들기 좋은 전략성이나 다양한 유저층에게 어필할 수 있게 변화를 준 스타일 등을 보여줬습니다. 혹은 서브컬쳐 요소는 거드는 정도로 하고, 독특한 시스템이나 레벨 디자인 등 게임 내적인 부분에서 다른 서브컬쳐 게임과 차별화를 주면서 유저에게 어필하기도 했죠. 혹은 무겁고 분위기 있는 세계관을 우선시해서, 유저들이 이를 자체적으로 해석하면서 추가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두기도 했습니다.

프리코네R은 이와 달리 정통파 그 자체의 노선을 채택했습니다. 고퀄리티의 일러스트와 캐릭터, 그리고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요소들을 극한까지 끌어올린 것이죠.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고퀄리티의 작화로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컷씬입니다. 스크립트 사이사이에 재생되는 이 애니메이션들은 여타 컷씬 애니메이션에 비해서 재생 시간이 비교적 길면서도 작화붕괴 없이 굉장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단순히 퀄리티만 높은 것이 아니라, 애니메이션과 CG, 대화 컷씬 속 CG의 배치도 새심함이 엿보였습니다.

대화씬-애니메이션 재생-대화씬의 이 구도는 크게 변하지 않지만, 중간중간 그 상황에 맞는 CG들을 적극 배치하면서 흐름이 좀 더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했습니다. 여기에 애니메이션의 분량도 몇몇 장면만 편성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 전반에 애니메이션을 거진 다 편성하면서 한 편의 애니메이션이라고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죠.



▲ 애니메이션 컷씬-대화씬의 자연스러운 전환도 돋보입니다

또한 풀보이스로 구현된 성우들의 연기도 이런 느낌에 한 몫을 했습니다. "이런 부분까지도 다 성우 음성을 녹화했어?"라고 할 정도로 구석구석에서 재생되는 성우들의 목소리는 애니메이션풍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이기 때문이죠.

거기에 참가한 성우진도 서브컬쳐 유저들에게는 친숙한, 호화 성우진으로 구성이 됐습니다. 페이트 시리즈의 세이버 역으로 잘 알려진 카와스미 아야코,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의 마도카역의 유우키 아오이,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의 미사카 미코토의 성우를 맡은 사토 리나 등 이른바 성우 덕후라면 지나칠 수 없는 라인업을 보여주고 있죠. 그 성우들의 목소리가 입혀지면서 캐릭터에 대한 몰입감을 한층 더 높였습니다.

성우의 연기와 일러스트, 캐릭터와 함께 하는 건 비단 메인스토리만이 아니었습니다. 프리코네R에서는 캐릭터마다 인연 스토리, 캐릭터가 속해있는 길드의 스토리, 엑스트라 스토리 등 세분화된 콘텐츠들이 뒷받침하고 있죠. 물론 이 부분은 개인 차가 있긴 하지만, 애정캐릭터가 생긴 유저들에게 있어선 상당한 매력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어하는 심리와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니까요.

여기에 게임플레이에 직접 연결되는 SD 캐릭터도 깔끔하고 귀엽게 구성한 데다가, 각 캐릭터의 특성이 돋보이게끔 모션을 구현해 디테일을 살려냈습니다. 최근 발매된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특출난 정도는 아니지만, 군더더기가 없고 짧으면서도 캐릭터의 특징을 잘 살린 모션과 연출을 보여줬죠.




프리코네R은 러브코미디풍의 가벼운 스토리에, 그런 풍의 작품의 왕도를 따르는 모습들을 많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캐릭터의 성향도 어떻게 보면 정형화된 부분도 꽤 많죠. 실제로 메인 캐릭터들을 쭉 보면 먹보, 천연, 츤데레, 쿨, 존댓말 캐릭터, 로리 등등 많이 보아온 요소들을 각 캐릭터마다 적절히 틀에 맞춰 분배한 느낌입니다.

그래서 자칫하면 식상하다는 느낌이 들기 쉽다는 위험성이 있었죠. 프리코네R은 이를 성우나 작화, 소소한 서브 스토리, 깔끔한 SD 캐릭터와 애니메이션, 컷의 흐름과 배치 등 디테일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면서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왕도적인 구성을 더욱 심플하고, 라이트하게
가벼운 구성에 특유의 전략성으로 맛을 다듬다




한 때 서브컬쳐 게임은 게임성이 떨어져도 예외라고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추세에서는 게임으로서의 완성도 역시도 서브컬쳐 게임을 평가하는 주요 잣대가 됐습니다. 예전에는 기술적 한계, 혹은 유저층의 취향이라는 말로 넘어가곤 했지만 기술이 발전하고, 서브컬쳐 게임 개발자들의 기획력도 늘면서 그런 문제들이 하나둘씩 해결되기 시작했거든요. 물론 트리플A급이나 대작 게임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과거처럼 "최애캐만 믿고 간다"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는 편이죠.

그런 관점에서 프리코네R을 보면 조금 실망스러울 수 있습니다. 정통파 수집형 RPG의 구성 그 자체이기 때문이죠. 여기에 흔히 생각하는 정통파 수집형 RPG처럼 스태미나를 계속 수급받고 던전을 계속 파밍하는 이른바 무한동력 시스템이 없습니다.

이런 구성은 다소 생소하긴 하지만, 일일퀘스트를 살펴보면 프리코네R의 지향점을 얼추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붙잡는 것이 아니라, 잠깐잠깐 플레이해서 꾸준히 캐릭터를 육성하다가 스킵해서 지나쳤던 스토리를 보면서 보상을 얻고 뽑기를 돌리거나 혹은 스태미나를 구해서 다시 게임을 즐기는 식이죠. 즉 진득하게 즐기기보다는, 가볍게 즐기는 것에 최적화가 되어있습니다.



▲ 금방금방 클리어할 수 있는 퀘스트들로만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그에 맞게 게임 설계도 굉장히 심플하고, 유저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진행 방식은 클래식한 수집형 RPG 그 자체이기 때문에 해당 장르를 즐겨온 유저라면 무리 없이 적응할 수 있죠. 전열이 적의 공격을 받아내면서 중열, 후열이 공격을 하거나 버프, 힐을 한다는 기본은 동일하기 때문이죠. 여기에 흔히 채택하는 3속성, 5속성 구조가 아닌 물리/마법으로 데미지 체계를 이원화시키면서 속성별 캐릭터를 키우는 스트레스나 부담감을 최소화시키면서 전략성은 살렸죠.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캐릭터의 배치를 유저가 임의대로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전열의 '카오리'는 강력한 데미지를 보유하고 있지만 방어력도 낮고 탱킹 스킬이 없어서 적의 공격에 노출되면 쉽게 죽는다는 단점이 있죠. 그래서 카오리를 지키기 위해 다른 전열 캐릭터를 세우고 싶지만, 그 앞에 설 수 있는 캐릭터는 현재로서는 리마, 미야코, 쿠우카로 한정이 되어있습니다.




스킬 구성을 보아도 캐릭터의 위치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후열의 '치카'는 자신보다 앞에 있는 캐릭터 전원의 HP를 회복하는 '실피드 브레스'라는 스킬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반대로 이야기하면 치카보다 뒤에 서게 되는 마호나 유키, 유이의 체력을 회복시키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죠. 이런 스킬들을 보유한 캐릭터들을 사용할 때는 편성된 캐릭터들의 배치 순서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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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요소는 다소 낯설 순 있지만, 편성 화면에서 몇 번 캐릭터를 배치하면서 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UI와 폰트도 전체적으로 큼직큼직하고, 하얀색과 어두운 색 혹은 밝은 색과 어두운 색의 대비로 보다 선명하게 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했죠. 캐릭터의 스킬 구성도 여러 스킬이나 패시브가 복잡하게 얽히지 않고 일종의 필살기인 유니온 버스트, 기본 스킬 2개, EX 스킬로 간단하게 구성했습니다. 그나마도 그 스킬 중 유니온 버스트만 유저가 조작하고, 나머지는 캐릭터가 자동으로 쓰기 때문에 어떤 스킬을 어느 때에 맞춰서 써야 하는 그런 요소도 적은 편이고요.



▲ 스킬 구성 자체도 심플합니다

육성의 측면에서 보면 여타 게임과 달리 장비와 캐릭터 강화 요소를 혼합시켰습니다. 장비를 모든 부위에 장착하면 랭크 업이 되고, 랭크 업을 한 뒤에 다음 티어 장비를 장착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강한 장비와 캐릭터 육성 재료를 나누지 않고 합친 셈입니다. 그렇게 해서 유저가 두 개를 따로따로 신경쓰지 않고 육성을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캐릭터의 피스를 모아서 강화하는 재능 개화도 있지만, 피스를 모으는 메인 스토리의 하드 모드 던전도 장비가 드롭되기 때문에 이런 과정이 따로따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했죠.




이를 보듯 '프리코네R'은 캐릭터 육성을 위한 동선을 최소화, 간소화하면서 유저가 쉽게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게 했습니다. 무한동력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에 캐릭터를 진득하게 육성할 수 없어보이지만, 이런 문제는 던전에서 경험치 물약이 드랍되게 하면서 해소했습니다. 주력 캐릭터로 던전을 돌면서 레벨 업을 하다가도, 서브 캐릭터를 물약을 먹여서 빨리 레벨 업을 시키도록 한 것이죠. 또 한 던전에서 드랍되는 템들은 굉장히 범주가 다양하기 때문에, 던전을 돌면서 어지간한 서브 캐릭터의 랭킹을 올리기 위한 장비를 덤으로 얻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 일반 던전 내에서 재료들을 광범위하게 수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인게임 연출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캐릭터의 특성을 살려낸 연출과 모션은 군더더기가 없고, 컷인의 재생시간도 굉장히 짧거든요. 뿐만 아니라 스킬 컷인을 끄는 모드도 지원해서 그마저도 생략이 가능합니다. 그런 식으로 연출보다는 좀 더 빠른 육성에 집중하는 유저들을 배려한 옵션까지도 갖췄죠.

수집형 RPG의 주요 포인트는 캐릭터와 이를 육성하는 과정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프리코네R'은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서 고퀄리티 애니메이션과 일러스트, SD, 성우의 풀보이스를 활용했죠. 여기에 캐릭터를 육성하는 과정을 간단하고 가볍게 다듬으면서 반복적으로 작업할 때 느끼는 부담감을 덜어냈습니다. 그러면서도 기본기는 유지하고, 배치 순서라는 전략 요소를 곳곳에 도입해서 나름의 전략적인 맛도 살려냈죠.


선택과 집중, 그로 인한 한계
낮은 진입장벽, 그러나 높은 심리적 장벽




프리코네R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수집형 RPG의 왕도, 서브컬쳐 게임의 왕도를 걷고 있는 게임입니다. 이를 뒤집어보면 그 장르가 갖고 있는 단점을 그대로 안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서브컬쳐 게임, 특히 미소녀를 앞세운 게임은 호불호가 극히 갈리는 영역입니다. 그 중에서도 러브코미디풍의 작품은 더더욱 심한 편이죠. 우선 그 특유의 과장된 캐릭터성이나, 주인공과의 러브라인 혹은 썸씽이 가미된 장면 묘사에서 느끼는 일부 유저층이 느끼는 거부감이나 반발은 꽤 큽니다. 여기에 캐릭터의 일러스트 자체에 대해서도 반발을 하는 유저들도 있죠. "망가는 벗어버려!"라던가, "이건 좀 아닌 듯" 이런 식이죠.

후자는 모든 서브컬쳐 게임이 갖고 있는 리스크인 만큼 차치하고, 전자의 영역을 한 번 보죠. 최근의 일부 서브컬쳐 게임들은 이런 요소를 메인으로 내세우기보다는 서브로 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프리코네R은 이런 요소들을 대놓고 보여주는 게임입니다. 캐릭터 특성도 그렇고 밝은 톤에 코미디풍 혹은 라이트노벨풍의 가벼운 묘사가 돋보이죠. 즉 서브컬쳐 게임하면 일반적으로 떠올리기 쉬운 그런 왕도를 고스란히 따라간 만큼, 이에 친숙한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지만 불호인 사람은 접근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편입니다.

물론 그냥 웃고 즐길 수 있는 수준으로 가볍게 담아냈고, 캐릭터 그 자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귀엽다'라는 것에 좀 더 초점을 두도록 설계했습니다. 러브코미디풍의 느낌이 드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죠. 또 그런 유저들도 작화는 안정적이고 괜찮다라고 느낄 정도로 퀄리티가 높은 애니메이션 컷씬들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이를 받아들이는 유저들의 개인 차는 있기 마련이고, 장르의 왕도를 추구한 만큼 그 장르가 갖고 있는 명확한 한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프리코네R'의 숙명이기도 합니다.


"더 할 거 없나요?" 라이트한 게임의 역설
"안 보면 멀어진다"를 극복하는 것이 관건




어떤 게임을 접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그 접는 패턴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갑작스레 벌어진 일 때문에 한 순간에 게임을 접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혹은 점차 시들시들해져서 로그인이 뜸해지고, 게임에 대한 관심도 멀어지면서 어느 순간 접속을 아예 안 하게 되는 케이스도 있죠. 점차 시들해지는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그 이유 중에 '할 게 없어서'라는 사항도 있죠.

프리코네R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몇 번 하면 금방 일일퀘스트를 다 클리어할 수 있고, 캐릭터를 육성하는 데 투자하는 시간이 비교적 짧습니다. 물론 캐릭터의 육성 단계가 세분화되어있긴 하지만, 스태미나가 한정적이고 또 스킵 티켓도 상당히 드랍이 잘 되기 때문에 금방금방 그날의 분량을 채울 수 있죠.

이는 게임을 즐길 여유 시간이 적은 사람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선 분명 좋은 점입니다. 반면에 유저에게 무언가 할 거리를 주지 못한다는 단점이기도 하죠. 물론 그렇다고 프리코네R이 스테이지를 금방금방 다 밀어버리게끔 설계된 게임은 아닙니다. 캐릭터의 육성 단계에 맞춰서 스테이지가 딱딱 맞아떨어지게끔 설계가 되어있죠.

예를 들어 랭크 5에서 6으로 넘어가는 재료들은 스테이지 5, 6에 편성이 되어있고 그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랭크 5의 캐릭터들과 최소 랭크 4에서 장비를 거의 다 갖춘 캐릭터들이 편성되어만 클리어가 되게끔 설계했습니다. 그 단계를 넘어가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고, 그 스테이지에서 파밍하고 그런 계단식의 레벨 디자인을 보여주죠.



▲ 캐릭터 랭크에 맞춰서



▲ 차근차근 스테이지를 밟아가도록 설계됐습니다

이렇듯 전형적인 수집형 RPG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다가,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게임성도 심플하게 다듬었기 때문에 유저로 하여금 게임 내적으로 파고들 요소가 비교적 부족한 편입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육성 과정에서 좀 더 다양하게 파고들 중간 콘텐츠가 없다고 보는 게 적절할 겁니다. 물론 PVP인 아레나는 배치와 물리/마법을 고려해서 덱을 새로 편성해보는 등 파고들 만한 요소가 있긴 합니다. 다만 여타 수집형 RPG와 달리 티켓이 있다고 해서 그걸 바로 다 소모해서 입장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쿨타임이 다 지나거나 혹은 쥬얼을 사용해서 들어갈 수 있도록 되어있거든요.



▲ 티켓이 있는데 왜 바로 들어가지를 못하니...

이렇듯 게임 내에서 즐길거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왜 캐릭터를 육성해야 할까?" 혹은 "왜 이걸 해야 하지?"라는 동기 부여가 빈약하다는 인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 부분을 앞서 언급한 것처럼 캐릭터와의 이야기, 교감이라는 측면으로 메우고자 하고 있죠. 그러기 위해서 고퀄리티의 일러스트와 다양한 CG, 분량도 많고 길이도 긴 데다가 작화도 수준급인 애니메이션 컷씬, 성우의 풀보이스 등을 갖춘 것이 프리코네R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명 이런 점은 높이 살만 하지만, 그런 요소만으로 과연 유저를 붙잡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번외로 보면, 모든 캐릭터를 다 수집하고 완성하는, 수집형 RPG를 즐기는 전통적인 방법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순 있을 겁니다. 다만 프리코네R은 그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캐릭터 뽑기가 천장이 없거든요. 쥬얼은 각종 다양한 보상으로 많이 제공해서 뽑기는 틈틈이 돌릴 수 있지만, 아무래도 확률의 문제다보니 100% 자기가 원하는 캐릭터를 얻으리라는 보장은 없고요.


라이트하게, 핵심만 담은 서브 게임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
코어층을 끌 요소는 충분, 문제는 지속적인 관심 유도




서브컬쳐 유저들은 자신의 애캐가 있는 게임만 한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실제로는 자기 취향 캐릭터들을 찾아서 다양한 게임을 접하고, 여러 게임을 멀티로 돌리기도 합니다. 자기가 주로 하는 메인 게임을 최우선으로 돌리고, 그 게임에서 할 일을 다 했거나 혹은 약간 지루해지면 서브 게임을 또 돌리는 식이죠.

'프리코네R'은 이런 행동 패턴을 포착하고, 그런 게임들이 가져야 할 핵심만을 담아낸 게임입니다. 왕도적인 구성에, 이를 심플하게 다듬어서 부담감을 줄였죠. 일일퀘스트도 쉽게 클리어할 수 있고, 육성 자원은 다양하긴 하지만 이 분류를 장비와 재료로 이원화시키는 것이 아닌, 장비라는 카테고리로 단일화해서 여러 콘텐츠를 뺑뺑 돌지 않고 특정 콘텐츠만 돌아도 얻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연출도 가볍게, 때로는 생략할 수 있게 하면서 육성에 소모되는 시간을 단축시키도록 했고요.

그러면서도 서브컬쳐 유저들이 관심을 가지는 요소에는 전력을 다했습니다. 고퀄리티의 일러스트와 SD로 그려낸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스토리와 인게임 연출을 초호화 성우들의 풀보이스로 뒷받침했죠. 그뿐만 아니라 뛰어난 퀄리티와 상당한 분량의 애니메이션, 자연스러운 컷과 스크립트, 애니메이션의 전환 등으로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구성을 보여줬습니다. 애니메이션이나 성우를 좋아하는 유저들이라면 그냥 지나칠 수 없을 정도로 말이죠.



▲ 차회 예고도 빠질 수 없죠

그렇기 때문에 어필할 수 있는 유저층이 한계가 있고, 서브 게임이라는 포지션이 갖고 있는 맹점도 있습니다. 짧게 짧게 간단히 즐기는 게임을 오히려 할 게 없다고 생각해서 접속을 뜸하게 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런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게임을 접게 되는 유저들도 있고요.

물론 파고들 요소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라이트하게 다듬긴 했지만 특유의 배치 시스템과 유니온 스킬의 연계 등 전략 포인트가 있고, 이를 활용해서 효율적인 딜사이클과 덱을 연구하는 유저들도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런 연구를 즐기는 유저층 외에 유저들을 이 게임에 진득하게 관심을 보이게 할 다른 포인트를 꼽기에 지금 당장의 '프리코네R'은 조금 부족한 모습입니다.

서브 게임들은 이런 부족한 점을 메우기 위해서 게임내외적으로 유저의 취향을 저격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유저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끌고는 합니다. 이제 첫 걸음을 내딛은 프리코네R이, 앞으로 어떻게 유저들의 관심을 계속 끌고 줄타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는 있어보입니다.



▲ 캐릭터들과의 이야기를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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