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디렉터가 말하는 '진 여신전생 3 녹턴 HD 리마스터'의 매력

인터뷰 | 전세윤 기자 |



스타일리쉬한 UI와 톡톡 튀는 재즈풍 OST, 그리고 매력적인 캐릭터 디자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온 게임이 있습니다. 바로 ‘페르소나 시리즈’죠. 최신작인 페르소나 5만해도 2019년 12월 기준, 320만 장을 돌파해 많은 인기를 누렸는데, 사실 페르소나 시리즈는 ‘어떤 시리즈’의 외전으로 발매되었던 시리즈입니다.

바로 ‘여신전생 시리즈’입니다. 여신전생 시리즈는 1987년에 발매한 ‘디지털 데빌 스토리 여신전생’부터 시작되었는데요. 이후, 디지털 데빌 스토리의 설정을 재구성하고, 1987년에 발매된 초대작을 계승, 발전시킨 작품이 바로 ‘진 여신전생’입니다. 덕분에 진 여신전생 시리즈는 모든 시리즈의 ‘본가’로서 많은 작품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 오랫동안 지속된 시리즈 중에서도 ‘굴지의 명작’으로 불렸던 작품이 바로 2003년에 PS2로 발매된 『진 여신전생 3 NOCTURNE』입니다. 평범한 주인공이 악마가 되어, 세상의 진실을 파악하기 위한 모험을 떠나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진 여신전생 3은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고, 20여 년의 세월이 흘러 ‘HD 리마스터’화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진 여신전생 3 녹턴 HD 리마스터의 발매 의의나 여신전생이라는 타이틀 등에 대한 의의를 들어보기 위해, 1998년 기획자로 아틀라스에 입사한 ‘야마이 카즈유키’ 디렉터 분에게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오리지널판의 제작 비화도 밝혔으니 궁금하신 유저분들이 계신다면 꼭 인터뷰 기사를 읽어보도록 합시다.

야마이 카즈유키 프로필

1998년 기획자로 아틀라스에 입사. 최초로 관여한 타이틀은 1999년에 드림 캐스트로 발매된 『마검X』. 『진 여신전생3 NOCTURNE』은 맵 전반의 디렉션과 거기에 위치하는 이벤트 장면의 서포트를 담당. 『진 여신전생3 NOCTURNE 매니악스』부터 디렉터를 담당. 이번에 발매되는 『진 여신전생3 NOCTURNE HD REMASTER』에서도 디렉터를 담당하고 있다.




▲ 마인 ‘인수라’ 티셔츠를 입은 야마이 카즈유키 디렉터



안녕하세요, 진 여신전생 시리즈는 페르소나 시리즈에 비해 한국에서 잘 안 알려진 부분이 있는데, 시리즈에 대한 매력이 무엇이 있을까요?

야마이: 진 여신전생 시리즈의 매력을 한마디로 말하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세계관입니다. 진 여신전생이 태어난 1990년대는 노스트라다무스 예언 등 세기말 붐이 있었으며, 오컬트 적인 분위기를 좋아하던 시대였습니다. 또한, 당시의 RPG는 판타지 계열이 많았던 것에 비해 현실 세계에 악마가 나타나 일상이 무너져 가는 독특한 세계관을 주목받았습니다.

지금은 현대극에서 많이 볼 수 있지만, 악마와 싸우는 것뿐만 아니라, "동료 악마"로 만들어 가는... 악마를 정면에서 파악하여 그려내고 있는 것은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독특하다고 봅니다. 실은 개발 멤버도 잘 모르는 의문의 힘이 시리즈에 흘러 마력적인 매력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진 여신전생 3는 시리즈를 계속 플레이해 주시고 있는 올드 팬들은 물론이지만, 데빌 서머너와 페르소나부터 시작한 ‘신세대’ 유저분들도 많았습니다. 페르소나 시리즈는 캐릭터들이 자아내는 인간 드라마=군상극을 그리고 있지만, 진 여신전생 시리즈는 도쿄 수태와 같은 ‘사상’이 메인이 되어 휘말린 사람들이 어떤 결말을 맞이하는지, 그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러한 차이가 있었지만 진 여신전생 3부터 시작해, 진 여신전생 시리즈로 빠져들게 되었다는 의견도 많이 들었습니다.



진 여신전생 3 녹턴이 이번에 HD 리마스터화 되어 출시됩니다. 이에 대한 소감 부탁드립니다.

야마이: 진 여신전생 3는 2003년에 발매되어 벌써 17년 전이 됩니다. 지금도 이식을 원하는 타이틀로 꼽히고 있는 것은 대단히 고마운 일이며, 이제야 드디어 HD 리마스터판을 발매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2003년도 발매 당시와 비교하면 영상 기술도 4K에서 8K로 상당히 진보했고, 마치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뛰어난 연출력의 게임이 많이 발매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진 여신전생 3도 HD에 대응, 그리고 캐릭터 음성도 수록했습니다. 과거에 플레이해 보신 분은 “그래, 이거!”라고 생각해주실 수 있을 것이며, 처음 플레이 하시는 분은 당시 유저들이 맛본 감각을 체험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번 리마스터판은 한정판도 출시되는데, 한정판 상품은 어떤 느낌으로 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야마이: 한정판은 유저가 게임 플레이를 끝내고 현실로 돌아왔을 때 게임을 돌아보고 추억에 잠길 것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월간 아야카시』는 타이틀 중에 등장하는 캐릭터 히지리 죠지가 집필한 오컬트 잡지를 현실로 가져와 버렸다!는 느낌입니다. 인수라가 노려보는 듯한 아시아 특전 티셔츠를 입고 『월간 아야카시』를 읽으면서 게임 BGM 피아노곡을 들으면 현실이 마계화 되어버린...... 듯한 분위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 진 여신전생 3 녹턴 HD 리마스터의 한정판


진 여신전생 3 녹턴의 세계관, 스토리는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처음 하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지 물어봅니다.

야마이: 진 여신전생 3 NOCTURNE(이하, 진 여신전생 3)은 200X 년의 도쿄가 무대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도쿄 수태’라는 현상이 일어나 악마들이 나타나는 황폐한 세계로 변해버립니다. 그전까지 세계에 있었던 상식과 룰이 무너져 버렸기 때문에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야만 하는...... 것이 줄거리입니다.

타이틀의 테마는 ‘신세계의 창조’.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각각 이상으로 삼는 신세계의 창세 이념(코토와리)을 내걸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싸워 나갑니다. 주인공은 도쿄 수태 때 "마가타마"로 불리는 수수께끼의 생물을 주입한 악마=인수라가 되어, 이 세계에서 싸우는 힘을 얻습니다. 캐릭터들의 코토와리에 공감할 것인지, 아니면 저항할 것인지... 그가 어떤 코토와리를 찾을지 그것이 스토리의 열쇠가 됩니다.

혹시 질서가 무너져 버리면 어떻게 될까? 새로운 세계는 어떤 것일까? 라는 것을 생각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이 원래 세계로 되돌린다. 즉, 부흥을 이미지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진 여신전생 시리즈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개인이 자유롭게 살기 쉽도록 세계를 다시 만들어 가고, 각자의 입장과 사상에 따라 선택지가 몇 가지나 있으며, 결말도 변해갑니다. 그런 점을 볼 때, 플레이하는 유저의 인생관과 성격이 반영되는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에서는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혼미하며 지금까지의 가치관과 질서의 변혁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우연하게도 이 타이밍에서 『HD REMASTER』를 발매하게 되었고 좋든 나쁘든 진 여신전생 3의 세계와 상통하는 부분도 있기에 인연이라고 생각합니다.



20년이 지난 작품이라 지금 플레이하기엔 조금 시스템이 낡은 느낌인데, 시스템의 특징을 알려주실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야마이: 초대 여신전생 시리즈가 패미컴으로 발매된 것이 1987년, 그 후, 진 여신전생 시리즈가 되고, 타이틀이 발매될 때마다 검 합체와 스킬 계승 등이 추가되어 점점 복잡해져 갔습니다. 그렇기에 진 여신전생 3를 만들 때는 좋은 의미에서 「심플한 게임을 만들자」라는 이야기를 개발 스태프와 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도입한 것이 ‘악마의 육성’과 ‘프레스 턴 배틀’입니다.

지금까지는 악마끼리 합체하여 다른 악마를 만들어 더욱 강한 악마를 입수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그것을 진 여신전생 3에서는 악마 합체뿐만 아니라 악마도 레벨 업시켜 육성을 베이스로 게임을 다시 구축하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스킬이 중요한 포인트가 되고 그것을 활용한 프레스 턴 배틀이 채용되었습니다.

이것은 턴 방식의 전투 시스템이며, 파티 멤버 1명당 프레스 턴 아이콘이 1개 부여됩니다. 통상은 1번의 행동으로 1개의 아이콘을 소비하지만, 상대의 약점을 찌르거나 치명타를 주면 소비를 반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공격에 실패하거나 무효화되면 대미지를 주지 못한 채 소비되어 버리기 때문에 신중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당하게 됩니다.

"마가타마"의 존재도 진 여신전생 3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마가타마는 주인공이 장비하는 것으로 물리와 빙결, 화염 등의 속성을 갖고 있습니다. 이것을 잘 이용하면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 수 있게 됩니다. 진 여신전생 3 개발 당초부터 주인공을 악마로 하는 것은 결정된 내용이었습니다. 악마가 무기와 방어구를 장비할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있었기에 어떻게 악마가 스킬을 얻을 것인지 생각한 끝에 마가타마를 장비시키기로 결정했던 것입니다.

주인공은 마가타마를 주입받아 악마로 변모하면, 마가타마 일부가 목줄기에 돌기 되어 나타나거나, 전신에 문신과 같은 모양이 올라오지만, 주인공 그 자체가 악마 소환기가 된다는 이미지입니다.








이번에 DLC로 ‘매니악스 팩’이 등장하는 걸로 기억합니다. 매니악스 팩의 장점과 무료 DLC, 머시풀 모드가 추가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야마이: 무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MERCIFUL’은 게임 난이도가 가장 쉬운 모드입니다. 진 여신전생 3는 캐릭터도 매력적이며 각자가 거는 창조 이념(코토와리)에 따라 시나리오도 다양하게 변화해 갑니다. 초보자도 플레이할 수 있도록, 그리고, 한 번 클리어한 후에도 다른 시나리오를 뒤쫓을 수 있도록 간단하게 클리어할 수 있는 난이도를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유료판 다운로드 콘텐츠에서는 캡콤의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의 단테가 등장하는 진 여신전생 3의 디렉터스 컷판, ‘진 여신전생 3 NOCTURNE 매니악스’를 즐길 수 있습니다. 녹턴 매니악스를 제작했던 당시, 아직 게임 디렉터스 컷판이라는 것이 별로 발매되지 않았었죠. 팬 여러분들이 다시 한번 구매해 주실지, 어떤 것을 원하시는지, 감각을 모르는 부분도 있어 시행착오를 했습니다.

그러던 중, “다른 게임의 캐릭터가 나오면 놀라겠지?”라는 의견이 나와, 악마인 인수라를 사냥하는 데빌 헌터로 단테를 등장시키고 싶다는 부탁을 캡콤 사에 드리고 우여곡절 여러 인연으로 실현된 것이 ‘매니악스 팩’입니다. 이번 HD REMASTER에서도 또한 단테를 부활시킬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시아 팬분 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야마이: 진 여신전생 시리즈는 악마와 신이 나와 이들을 합체한다고 하는 비도덕적인 세계관이 있어, 지금까지 전 세계를 타깃으로 하는 출시 기회를 좀처럼 얻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페르소나 시리즈가 여러 나라의 유저들로부터 호평을 받아 아틀라스의 타이틀이 점점 세계에 진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 흐름도 있어 이번에 드디어 진 여신전생 3를 아시아권에 발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플레이해보신 분들로부터 어떤 반응이 돌아올지 긴장됩니다. 진 여신전생 3를 어떻게 느꼈는지, 이런 부분이 좋았다든가 하는 것을 저희에게 알려주시면 기쁘겠습니다. 이번 타이틀을 계기로 진 여신전생 시리즈를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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