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AMD 부회장 로이 테일러가 분석한 VR 산업의 향후 3년 발전 방향

게임뉴스 | 원동현 기자 | 댓글: 4개 |
어릴 적, '미래'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리면 항상 그리던 것이 있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새하얗고 뾰족한 건물,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최첨단의 무언가. 앞의 두 개는 그 당시 '미래'라는 단어의 상징 같은 존재라 빠질 수가 없었고, 마지막의 그 '무언가'만이 자신의 창의력을 보여주는 도구였다.

누군가는 로봇을 그리기도 하고, 또 어떤 누군가는 순간이동장치를 그리기도 했다. 그리고 난 영화를 보여주는 안경을 그렸었다. 당시에 그러면 앞을 어떻게 보냐며 놀림을 받았었지만 돌이켜보면 꽤 아까운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자동차가 날아다닐 줄 알았던 2017년 오늘날, 그 당시 그린 그림과 비교하면 그다지 미래적으로 바뀐 것은 많지 않다. 아파트는 뾰족해지지 않았고, 자동차도 여전히 땅 위를 달린다. 하지만 내 상상을 뛰어넘은 것이 딱 하나 생겼다. 바로 가상 현실, VR이다.

VR 기기를 처음 시연했을 때의 충격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물론 그 당시 시연했던 공포 게임이 너무 무서웠던 탓도 있지만, 근 몇 년간 경험해본 것 중 가장 미래적인 경험이었다. 미래적인 디자인에, 미래적인 콘텐츠. 마치 어릴 적의 동심이 되살아난 듯 가슴이 두근거렸다.

오늘날, 내게 다시 크레용을 쥐여주고 미래를 그려보라 한다면 난 분명 VR을 그려낼 것이다. 하지만 빈곤한 상상력 탓에 과연 미래의 VR은 어떻게 진화해있을지, 어떤 콘텐츠가 우리 곁에 자리 잡을지 쉽게 상상이 가질 않는다. 과연 10년 후 미래에 VR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로 남아있을까?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VR, 앞으로 써 내려갈 파란의 역사를 중국 최대 VR 전문매체 87870.com에서 다룬 "VRWC 컨퍼런스 : AMD 부회장 로이 테일러(이하 로이)가 분석한 VR 산업의 향후 3년 발전 방향 " 기사를 통해 알아봤다.


※ 중국의 VR 전문 미디어 87870.com과의 제휴로, 인벤에서 독점으로 번역 제공하는 기사(원문 링크)입니다. 앞으로 중국의 VR 관련 주요 뉴스를 꾸준히 소개해드릴 예정이니, 많은 구독 바랍니다.




로이는 VRWC 컨퍼런스에서 키노트 강연을 진행했다. 로이는 이 자리에서 VR 산업의 향후 3년간의 발전 방향을 분석했다. 그리고 이제 곧 올 시기가 VR 발전의 황금기가 될 것이라 주장했다.


역사상 유례가 없는 황금기가 온다


VR의 미래는 변화무쌍하고 정말 예측하기 어렵다. IT 산업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다. 제작자, 디렉터, 투자자, 분석가 등 직업의 종류를 막론하고 업계의 현재를 볼 것이 아니라 미래의 3년을 내다봐야 한다.

로이는 2016년을 돌아보며 이렇게 말했다. "정말 다채로운 한해였습니다." 오큘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 PS VR 등 VR을 대표하는 기기들은 모두 어느 정도의 판매량을 올렸다. 첫 번째 IMAX VR 체험관이 설립됐다. 구글어스는 VR을 지원하기 시작했고, 세계 최초로 VR 수술이 순탄히 진행되었으며 'Raw Data' 등 VR 관련 소식들이 끊이지 않았다. "우리의 VR에 대한 이해도는 점차 깊어지고 있고, VR 기술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가 아직도 VR 발전의 초기 단계에 있다는 것을 되짚어보면, 아직도 수많은 변화가 우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VR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질수록, 이 기술이 상상 범위를 뛰어넘어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이용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 어떤 시대도 이렇게 창의적이진 못했습니다. 우린 30년 후에 VR이 대체 어떻게 얼마나 발전해있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마치 1920년대에 그 누구도 스마트폰을 상상할 수 없었던 것처럼 말이죠. 저는 지금 이 순간이 역사상 유례가 없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개발자들이 충만한 열정으로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풍부한 VR 콘텐츠 개발을 위한 새로운 도전


VR 게임은 나날이 퀄리티가 높아지고 있다. 콘텐츠 역시 점점 다채로워진다. 우린 이미 충분히 양질의 콘텐츠를 많이 만나봤지만, 미래를 생각해봤을 때 과연 어떤 콘텐츠가 우리로 하여금 시간과 돈을 쓰면서까지 체험하고 싶게 만들 수 있을까? 어떤 콘텐츠가 우리를 흥분시킬 수 있을까?

AMD는 게임 기업과 현재 합작을 진행 중이며 그 기업 중엔 베데스다가 포함되어있다. 로이는 '폴아웃 4'를 VR로 시연하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폴아웃 4의 VR 체험은 기념비적입니다. 저희로 하여금 VR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어줬죠. 이는 게임업계의 혁명가라 할 수 있습니다." 로이는 심지어 '폴아웃 4'를 VR 계의 마리오, 소닉이라 부를 만하다고 말했다. 기대할만한 부분이다.

VR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만나게 되는 큰 난관 중 하나가 바로 이동 방식이다. 360도로 고개를 돌려가며 주위를 파악하는 방식이 분명 신기하고 즐겁지만 우린 '상호작용'을 원한다. 상호작용을 고려한다면 이동 방식은 굉장히 중요하다. 만약 우리가 전통적인 FPS 게임처럼 이동을 한다고 하면 분명 어색하고 이상할 것이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순간이동'이다.

순간이동은 VR에서 굉장히 좋은 이동 수단이다. 다른 위치로 순간이동할 수 있게 만들면 VR의 고질적 문제점인 어지럼증을 없앨 수 있다. 서비오스(Survios)에서 개발 중인 '플루이드 로코모션(Fluid Locomotion)'이라 불리는 새로운 이동 방식은 사용자에게 더욱 부드러운 이동감을 제공한다. 이 방식은 서비오스의 파쿠르 게임 '스프린트 벡터(Sprint Vector)'에 적용된 바 있다. 로이는 이렇게 언급했다 "좋은 이동 방식은 많습니다. 그리고 미래에는 더 많아질 거고요."

이러한 이동 방식에 관한 문제를 제외하고도, PC VR 기기에 달린 각종 케이블 역시 현실 세계에서의 이동을 방해하는 큰 요소다. 이러한 사용자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얼마 전 AMD는 무선 VR의 선구자 '니테로'(Nitero)와의 합작을 추진했다. "우리는 이미 세계를 선도하는 CPU와 GPU, 그리고 무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로이는 AMD가 끊임없이 GPU와 CPU 마이크로칩 연구에 힘을 쏟아 VR 산업의 발전을 도울 것이라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가장 쾌적하며 어떤 케이블도 필요 없는 상품이 곧 나올 것이다.





VR의 새로운 브랜드


3대 VR 기기는 좋은 판매량을 올리고 있지만 로이는 신생 브랜드가 출현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중국의 기업 딥푼(Deepoon)을 예로 들며 말했다. "신생 브랜드가 생겨나면서 생기는 기업 간의 경쟁으로 더 높은 '해상도'와 '편안함'을 갖춘 기기가 탄생할 것이다"

로이는 오프라인 VR 체험관을 굉장히 인상 깊게 지켜봤다. 그가 보기에 VR 오프라인 체험이 의미 있는 이유는 단순히 다양한 사람과 VR 경험을 나눌 수 있어서가 아니다. 어떤 수익이 발생해서 그런 것도 아니다. 가장 중요한 의미가 있다. "가정에서 쓰는 개인 VR은 굉장히 비쌉니다. 그리고 공간도 넓어야 하기에 많은 분이 비현실적이라고 얘기합니다. 특히 주변장치까지 갖추려 하면 정말 비싸서 많은 분이 결국 포기하고 맙니다. 하지만, 좋은 콘텐츠와 하드웨어를 오프라인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됐고, 덕분에 많은 사람이 VR을 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VR이 가져오는 몰입감은 비단 게임이나 영상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2014년 코믹콘(Comicon)에서 선보인 '침수욕'(The Sleepy Hallow)의 VR 시연 이후, VR 게임은 나날이 발전해갔다. '화성 VR'과 AMD가 투자한 '어쌔신 크리드' VR 시연은 굉장히 호평을 받았다. 실제로 시연에 참여한 유저들에게 설문조사를 해본 결과, 대다수가 VR 콘텐츠에 돈을 쓸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리와인드 스튜디오(REWIND Studio)의 '공각기동대' VR 제작자는 무대에 올라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할리우드 등의 동영상 VR 체험은 사람들의 소비 욕구를 자극했습니다. 이제 개발자들은 더 이상 어떤 영화로 VR을 제작할지 고민할 것이 아니라 자체적인 VR 동영상 콘텐츠를 개발해야 합니다."

강연의 마지막에 로이는 지금이 VR의 황금기임을 재차 강조했다. 물론 몇몇 매체들은 VR의 미래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지만 이에 대해 로이는 이렇게 말했다. "1994년 발간된 타임지에서는 인터넷이 크게 발달하긴 힘들 것이라 말했습니다. 하지만 현재를 보시죠. 똑같은 일이 VR 산업에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물론, VR이 황금빛 미래를 맞이하려면 아직도 너무나도 많은 여정이 남았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없애고 대중에게 다가가야 한다. VR 산업은 더더욱 박차를 가해 앞으로 달려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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