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감에서 질책으로, 1인 개발자에서 대표로... '지원플레이그라운드'

인터뷰 | 이두현 기자 |
'트릭아트 던전'은 출시 전까지 엄청난 기대를 한 번에 받았던 게임이다. 기존 1인 개발자, 인디개발자들보다 분명 출발은 좋았다. 하지만 관심이 부담이 되었던 걸까. 출시 이후의 평가는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이 많았다. 한상빈 개발자 스스로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한상빈 개발자는 다시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 있었다. 전처럼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게임으로 유저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실망감을 다시 기대로 바꾸기 위해서. 그리고 이제는 18명의 직원을 책임지는 대표로서.




▲ 지원플레이그라운드 한상빈 대표

'트릭아트 던전' 출시 이후 오랜만에 만납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뵙는 것 같습니다. 저희는 올해 여름 '트릭아트 던전'의 유료 모바일 버전을 출시하고 정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게임의 완성도가 부족한 상황에서 해당 게임의 출시를 강행하였고, 이로 인해 유저분들께 많은 질책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게임을 발매하고 한동안 정말 저희 팀원 모두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굉장히 많은 것을 반성하게 되었고 또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저희를 믿고 게임을 구매해주신 분들께 만족스러운 게임을 보여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대로 '트릭아트 던전'을 포기할까 여러 차례 고민했지만, 그래도 저희 게임을 구매해 주시고, 오랜 시간 저희 게임을 기다려 주신 분들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지적받았던 부분들 위주로 완성도 보강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달 유료버전 업데이트를 진행하였고, 더 많은 분들이 즐기실 수 있도록 무료버전도 함께 론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트릭아트 던전' 외에도, 새로운 작품들도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 SNS를 통해 신작을 공개하셨습니다. 마법을 조합해 대결하는 VR 게임이란 점이 인상깊었는데, 소개 부탁드립니다.

= 앗, SNS 보셨군요. 부끄럽습니다. 저희가 준비하고 있는 신작 중 하나인 '배틀 소서러(Battle Sorcerers)'는 마법사가 되어 마법을 조합하여 싸우는 온라인 대전액션 VR 게임인데요, 이 게임의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기존 플랫폼에서 보던 대전 액션게임과는 전투 방식이 많이 다른 편입니다.

저희가 VR 플랫폼으로 게임을 만들기로 결심했을 때,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바로 ‘멀미’였습니다. VR에서 멀미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들을 다각도로 고민해 보았고, 저희 나름대로의 해답을 '배틀 소서러'에 담아 개발 중입니다.

또한 버튼 1개만을 사용하는 직관적인 게임 방법으로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였으며, 온라인 대전 게임인 만큼 전략적인 고민을 통해 전투를 승리로 이끌 수 있도록 다양한 종류의 마법을 준비하였습니다.

레퍼런스를 찾기 힘든 형태의 게임인지라 개발하는데 많은 고충이 있었지만, 열심히 만들었으니 많은 유저분들께서 플레이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게임은 Oculus Rift, HTC Vive, WMR 하드웨어를 모두 지원하며, 이번 달 11월 20일 경에 스팀을 통해 출시될 예정입니다.




이외에 준비 중인 게임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배틀 소서러' 이외에도 2종의 신작 게임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우선 금번 지스타에서 전시중인 '젤터(Zhelter)'에 대해 소개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희 팀원들이 유독 도트 그래픽 기반의 액션 게임을 좋아하는데요, 우리도 이런 게임을 제대로 한번 만들어보자! 라는 취지로 개발이 시작된 게임이 바로 '젤터'입니다.

'젤터'는 Zombie + Shelter의 합성어로서, 좀비에 의해 파괴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동료들을 모아 자신만의 쉘터를 구축해 나가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폐허 속에 숨겨져 있는 재료를 획득하여, 무기나 장애물로 만들어 쉘터 곳곳에 배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위험에 빠진 NPC들을 구출하여 동료로 삼을 수도 있으며, 이들과 함께 쉘터를 방어하거나 함께 사냥을 나갈 수도 있습니다.

이렇 듯 '젤터'는 액션과 생존, 그리고 크래프팅 요소가 적절히 섞인 ‘생존 액션 게임’이며, 도트 기반의 그래픽이지만 다양한 기술적인 시도를 통해, 높은 시각적 만족감을 느끼실 수 있도록 개발 중입니다.

해당 게임은 내년 상반기 스팀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에 있으며, 근 시일 내에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할 예정에 있습니다.

'바이러스 걸즈 (Virus Girls)'는 제 개인적인 욕심으로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사실 제가 미소녀를 좋아하는데, 수집형 RPG 게임은 답답해서 오래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미소녀를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미소녀 로그라이트 액션 게임 '바이러스 걸즈'를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바이러스 걸즈'는 기본적으로 컴퓨터 바이러스를 모에화한 게임입니다. 근 미래 인공지능에 해킹당하지 않은 바이러스 타입의 소녀들이, 가상세계에서 백신과 인공지능을 상대로 전투를 벌여 인류를 해방시킨다는 내용인데요, 아직 외부에 공개할 만한 자료는 많지 않지만, 내부에서 치열하게 개발 중입니다.

'바이러스 걸즈'는 저처럼 미소녀와 시원시원한 액션 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목표로 개발 중에 있으며, 내년 상반기중에 국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 젤터

이전까지 인디게임 전시회에 참가하시다가, 이번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게임쇼인 지스타까지 참여하게 됐습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 사실 게임을 개발하겠다고 무작정 회사를 뛰쳐나온 지 약 2년 반 정도 지났는데요, 짧은 기간 동안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일이 있었고,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제가 참 복 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선 열악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저를 믿고 흔쾌히 함께 게임을 개발하기로 결심해주신 저희 팀원들 덕분에 '트릭아트 던전' 뿐만 아니라 '배틀 소서러', '젤터', '바이러스 걸즈'와 같은 다양한 신작들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팀원분들 한 분 한 분 모두 열정적으로 참여해 주신 덕분에 이렇게 지스타에도 참가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중간 중간 어려운 일들도 있었지만, 정말 진심으로 저희를 응원해주시고 도와주신 분들 덕분에 무사히 위기를 넘길 수 있었고, 덕분에 이렇게 다양한 게임을 만들어 갈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큰 행사에서 저희 게임들을 유저분들께 선보일 수 있게 되어 정말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더 성장한 모습으로 다시 한 번 행사에 참가하고 싶습니다.


1인 개발로 시작해서 이제는 게임사의 대표로 활동 중입니다. 1인 개발 때와 대표로 일하는 것의 차이를 듣고 싶은데요.


= 1인 개발을 시작할 때에는 게임을 하나 만들어서 출시하고, 이를 기반으로 또 하나 출시하는 식으로 목표를 세워서 개발을 진행했는데요, 게임을 만들다 보니 자꾸 욕심이 생기더군요.

아… 여기서 이런 장면이 들어가면 더 좋았을 텐데, 이런 기능이 들어가면 더 좋을 텐데…와 같은 게임에 대한 욕심이 점점 커져가면서, 어느덧 혼자서 만들 수 있는 규모를 넘어서 버렸고, 때마침 게임에 대한 반응도 나쁘지 않아 팀원분들을 한 분 한 분 모시기 시작하였습니다.

팀원분들이 많아지다 보니, 아무리 대표라고 하더라도 예전 1인 개발 때처럼 마음대로 게임을 만들 수는 없었습니다, 특히 1인 개발 때와는 달리 최소한 팀원들 월급은 벌어야 했기 때문에, 게임에 대한 기획이나 BM도 한정되는 부분이 많이 생겼고, 장르나 컨셉에 대한 부분도 이전처럼 자유롭게 시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더 멋지고, 더 재미있고, 더 많은 콘텐츠를 가진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제가 그 팀의 한 사람이라는 것만으로도 이러한 아쉬운 점들은 하고도 남는 것 같습니다. 아직 대표로서 경험이나 실력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배워 나가고 있지만, 이건 또 이것 대로의 재미가 있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은 지 궁금합니다.

= 저희는 ‘첫눈에 보고 반할 만한 게임, 플레이해 보면 평생 잊지 못할 게임’을 목표로, 독특하고 매력적인 컨셉의 게임들을 계속해서 개발해 나갈 예정입니다.

세상에 이미 너무나도 많은 게임들이 있고, 또 다양한 게임들이 있지만 저희는 저희만의 매력과 색깔을 가진 게임들을 만들어 가고 싶고, 유저분들이 ‘아… 저 팀에서 만든 게임은 꼭 해 봐야 해’라고 생각하실 수 있을 정도로 좋은 게임들을 만들어 가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물론 그렇게 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만들다 보면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아직 부족한 게임들이지만 유저분들께서 귀엽게 봐주셨으면 좋겠고, 또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만들어 가는 지원이네 오락실이 되겠습니다.


11월 14일부터 11월 1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지스타 2019가 진행됩니다. 현지에 투입된 인벤팀이 작은 정보 하나까지 놓침없이 전해드리겠습니다. ▶ 인벤 지스타 2019 뉴스센터: https://bit.ly/2plxE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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