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게임학회 "44점짜리 문체부의 정책, 더 노력해야"

게임뉴스 | 이두현 기자 | 댓글: 24개 |



금일(11일), 콘텐츠미래융합포럼은 이동섭 의원실과 한국게임학회와 함께 '문체부 게임산업 정책 평가 및 향후 정책 방향 제시'를 주제로 국회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콘텐츠미래융합포럼과 한국게임학회는 심각해지는 중국 정부의 게임 정책에 대한 대비책과 산업의 독과점 및 양극화, 중소개발사의 붕괴,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 등에 문체부의 정책을 평가하고 향후 발전을 논의하고자 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회 시작에 앞서 김경진 의원은 “게임 산업은 문화 콘텐츠 산업 수출액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라며 “그러나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이 강하게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업계의 현황을 전했다. 그는 “오늘 토론회를 통해 게임산업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안들이 마련되길 기대한다”라며, 과학기술정보통신위 위원으로서도 돕겠다고 약속했다.


■ 한국게임학회 "게임업계의 양극화 문제,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



▲ 한국게임학회 심재연 상임이사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1위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인사가 축사를 보내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e스포츠 대회(롤드컵)가 열리는 데에는 모두가 무관심하다” 한국게임학회 심재연 상임이사는 현재 문화산업에서 게임이 처한 현실을 이처럼 빗대며 분석을 시작했다.

문체부가 2018년 차세대 게임콘텐츠 제작지원과제를 모집했을 때, 총 192개 과제가 접수되어 최종 26개 과제가 선정됐다. 이에 심재연 상임이사는 “과제를 제출한 기업이 대규모 게임사 아니면 소규모 게임사로 양극화 현상을 보인다”라며 “게임 시장의 허리가 되는 중규모 게임사의 참여가 드물어 아쉬움이 남는다”라고 총평했다.

심재연 이사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게임 시장의 규모는 1,379억 달러(약 151조 9,000억 원) 정도이다. 그는 게임 시장이 매년 10%씩 성장해 2021년에 이르러서는 1,801억 달러(약 205조 8500억 원)를 달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4%이다. 심재연 이사는 “전체적인 게임 시장의 파이는 점점 커지지만, 한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게임업계가 세계 시장에서 위축되는 이유로 심재연 이사는 “국가적으로 게임을 병이나 중독으로 보는 부정적인 시선 때문에 업계가 위축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분석했다. 이어서 그는 “지난 20년 동안 전 세계 게임 시장은 커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셧다운제와 같은 규제, 중독 논란이 일었다”라고 전하며 세계 시장과 국내 상황의 온도 차를 설명했다.

국내 게임사의 양극화 문제가 점차 심해지는 것도 큰 문제라고 심재연 이사는 지적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국내 게임업계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꾸준히 성장하는 추세다. 그러나 게임사의 수출액은 성장하면서도 수입액은 꾸준히 감소했다. 게임 사업체 수 역시 꾸준히 줄어들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2년 게임 사업체 수는 16,000여 개였지만, 2016년 12,000여 개로 감소했다. 종사자 수 역시 줄어들고 있으며, 특히 35세 이하 젊은 인력이 크게 줄었다. 심재연 이사는 이와 같은 지표가 “허리는 사라지고 대형 게임사와 소규모 게임사만 남아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을 나타낸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심재연 이사는 게임산업의 수출액은 늘어나고 있지만 매출액이 줄어드는 현상도 지적했다. 그의 자료에 따르면 게임 수출액은 2017년 4분기 기준 20억 4000만 달러(약 2조 3300억 원)로 전년동기 대비 15.2% 성장했다. 반면 매출액은 0.9% 하락했다. 그는 “수출할 수 있는 기업은 성장하지만, 내수에 집중해야 하는 기업은 점차 약화되는 것”이라며 “게임업계의 양극화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 위정현 학회장 "44점인 도종환 장관의 정책, 더 노력해야 한다"



▲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학회장

이어서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학회장이 문체부의 게임산업 정책 평가 및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11일간 게임업계 CEO와 임원, 기자, 학계를 대상으로 정부와 문체부의 정책을 평가하는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학회는 지난 1월 출범식에서 정부의 정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필요한 경우 비판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위정현 학회장은 “중국이 직접 우리나라에 사업을 확장하는 등 업계에 위기가 가득하지만, 정부의 정책은 나아진 게 없다”라고 전하며 “학계와 산업계, 언론에서 낸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고자 한다”라고 설문조사 이유를 밝혔다.

학회는 학계 42명, 산업계 39명, 언론계 30명, 기타 3명으로 총 114명의 의견을 모았다. 질문은 셧다운제와 결제 한도에 관한 규제개혁, WHO의 질병코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 중국 정부 규제 대응과 같은 글로벌 진출 대응, 중소개발사 지원, 인력양성, e스포츠 산업 육성, 4차산업혁명에서의 게임 R&D이다. 점수는 ‘매우 못했음’ 1점부터 ‘매우 잘했음’ 5점까지 다섯 단계로 나뉜다.

위정현 학회장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게임업계인은 정부와 문체부의 규제개혁 움직임에 대해 55%가 부정적 의견을 냈다. ‘그저 그랬다’는 34%이고 ‘잘했다’라는 의견은 9%로 낮았다. 마찬가지로 게임 인식 개선에 대해서는 ‘매우 잘했다’라고 의견을 낸 사람은 1명뿐이고, 79명이 못했다고 답했다. 게임업계인이 평가한 인식 개선의 움직임의 평균 점수는 1.98점으로 낮았다.

판호 미발급과 같은 중국 정부를 상대로 한 정부의 대응에 업계인은 2.01점을 부과했다. 게임생태계 복구와 중소개발사 지원에 대해서는 2.15점이라 평가했으며, 이중 ‘매우 잘했다’라고 평가한 사람은 1명에 불과했다. 이어서 인력양성에 대해서 2.28, e스포츠 산업 육성은 비교적 높은 2.72점, 4차산업 관련한 R&D는 2.36점이라고 업계인들은 평가했다.




결과적으로 게임업계인은 정부와 도종환 장관의 지난 1년 6개월간 정책에 대해 2.2점(44/100점)을 매겼다. 위정현 학회장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점수를 받은 정부와 장관의 행보는 매우 심각한 상태이고, 업계인들은 큰 우려를 표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 현장 정책 토론회 - "대형 게임사도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




한국게임학회 관계자의 주제발표가 끝나고 업계인들이 의견을 내는 토론회가 이어졌다. 토론회는 문화체육관광부 김규직 과장을 비롯해 서울예술대학교 김재하 교수,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황성익 회장,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최성진 대표, 중원게임즈 윤선학 대표가 참석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윤선학 대표는 “경영이 약화되어 매년 사원 수를 줄이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절반 이상으로 줄였다”라며 운을 뗐다. 그는 “사업이 어려운 건 자유경쟁이기에 누굴 탓할 수는 없지만, 점점 심각해진다는 게 문제”라며 “실력 있는 사람들이 몇 번의 시도를 할 수 있는 상황이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윤선학 대표는 단번에 성공하지 않으면 개발자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현재 상황을 지적했다.

또한 그는 “단순히 돈을 못 버는 것도 서러운데, 게임을 질병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시선이 안타깝다”라고 전했다. 일례로 그는 자신의 아내가 소아과 의사라면서 남편이 마약을 만드는 사람이라고 본다고 우스갯소리를 전했다. 끝으로 그는 “의도적으로 게임을 안 좋게 보려는 세력이 있다”라면서 “이런 상황 속에서 실패하면 안 되는 환경이 안타깝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최성진 대표가 스타트업계에서 게임의 현실을 전했다. 먼저 그는 “위정현 학회장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이 정부의 행보에 불만을 가진다”라며 “점수가 낮은 건 정책에 신뢰도가 무너져서 생기는 문제”라고 전하며 정부의 게임산업 정책에 대해 근본적인 진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성진 대표는 정부가 게임을 산업적인 측면과 문화콘텐츠로서 보는 시선으로 양분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으로 본다면 육성해야 하지만, 콘텐츠로 본다면 유해물질로 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정부가 오락가락하지 말고 일관된 입장으로 게임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황성익 회장은 “한국게임학회가 정부의 활동에 ‘못했다’라고 평가하기보다는 ‘더 잘해라’라고 응원하는 시각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그는 토론회에 문체부만 초대하는 것이 아닌, 여성가족부와 보건복지부도 초대해 함께 의견을 모아 게임의 인식 개선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또한, 황성익 회장은 오늘 학회가 발표한 설문조사의 공정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애초에 게임산업계가 정부의 활동에 대해 제대로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황성익 회장은 “나 역시 산업에 있을 때는 정부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몰랐다”라며 “정부의 일은 굉장히 복잡하게 역학관계가 이루어져 있어 평소에 관심을 두지 않으면 모른다”라고 전했다.




다음으로 김재하 교수가 “학회가 산업에 대한 분석을 잘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라고 밝혔다. 오늘 학회가 인용한 자료 역시 문화부 산하의 관계기관이 조사한 내용이어서 ‘자체 조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그는 학회나 업계가 우려한 것보다는 게임 산업이 좋은 환경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게임산업진흥법이 있고 문체부에는 게임 담당 부서가 있으며 오늘과 같이 토론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서 그는 “우는 아이에게 젖을 주듯, 게임업계가 조금 더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업계가 규제에 억울하다고 하소연하지만, 정작 게임사는 나서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김재하 교수는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와 같은 대형 게임사가 앞장서서 규제 개혁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대형 게임사가 중소규모 게임사의 파이를 빼았지 않는 자정적인 노력도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문체부 김규직 과장이 “오늘 토론회는 문체부가 부족한 게 있으니 앞으로 잘해달라는 질책으로 알겠다”라고 전하며 오늘 제시된 오해에 관해 풀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게임산업 펀드의 경우 현재 200억 원을 목표로 조성하고 있다. 그는 “현재 운영사가 선정되었으며 3개월 이내에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해외시장 개선에 관해서 김규직 과장은 “지속적으로 지원 사업을 추진 중이며, 미진하지만 내년 정부 예산을 10억 원 이상 증진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앞으로 많은 회사의 해외 진출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도종환 장관이 약속했던 게임허브센터 구축은 다소 늦었지만 10월 말에 개소식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김 과장은 “민관합동게임협의체 역시 장관이 말한 이후로 바로 준비해 내년 2월 안에 마무리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김규직 과장은 셧다운제와 웹보드게임 규제, 결제 한도 이슈는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결제 한도 문제는 확률형 아이템 이슈와 겹치기 때문에 게임사의 자정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업계는 확률이 재미와 연계되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데, 사행성 논란이 줄어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전하며 업계의 노력을 촉구했다.

끝으로 김규직 과장은 “좋은 정책을 위해선 관련 연구가 많이 필요하다”라면서 “학회에서 좋은 보고서가 나오도록 노력해달라”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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