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디비전 2.0... 아니, '디비전2' 해봤습니다"

리뷰 | 윤홍만 기자 | 댓글: 40개 |



'디비전'의 후속작 '디비전2'가 정식 출시에 앞서 지난 7일부터 5일간 프라이빗 베타 테스트를 실시했습니다.

아마 많은 게이머가 기다려왔을 베타 테스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디비전2'를 마침내 직접 체험해볼 기회가 온 거니까요. 저 역시 한달음에 '디비전2'를 설치하고 주말 간 게임을 즐겼습니다. 그럼 이제 베타 테스트에 대한 소감을 들려 드릴까 합니다. 결과적으로 말해 이번 '디비전2' 베타는 아쉬움이 가득했습니다. 못 만들었다는 건 아닙니다. 그 유비소프트니까요.

베타를 통해 체험할 수 있었던 '디비전2'는 여러모로 전작의 향취로 가득했습니다. 기본적인 UI를 비롯해 스킬과 장비 같은 전투 시스템, 에코 등의 콘텐츠까지 후속작이란 걸 몰랐다면 1편으로 착각할 정도로 말이죠. 물론, 완전히 같은 게임이란 건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전작의 장점과 시스템을 유지하되 단점을 개선하기 위한 게 보였으니까요.

문제는 그 개선점이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겁니다. 너무 짧게 한 건 아닌가 싶어서 몇 시간이고 했지만, 오히려 아쉬움만이 더욱 두드러졌습니다. 끝내는 이게 후속작인지 확장팩인지 애매하다는 느낌도 들 정도였죠. '디비전2'는 과연 어떤 점들이 문제였기에 이런 아쉬움이 들었는지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편과는 다르다!" 새롭게 추가된 병과 시스템
시그니처 무기, 써보신 적 있으신가요?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디비전2'는 전작의 특징과 시스템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디비전2'만의 새로워진 점 역시 존재하죠. 바로 병과 시스템과 시그니처 무기입니다. 대물 저격총을 쓰는 샤프슈터, 특수 석궁을 사용하는 서바이벌리스트, 유탄발사기를 쓰는 데몰리셔니스트 3개의 병과로 전작에서 애매했던 역할군을 명확히 구분하고자 했죠.

얼핏 보면 꽤 그럴듯해 보입니다. 전작에선 임시로 역할군을 구분 지었던 링크 스킬보다 그 구분이 명확해 보이니까요. 또한, 외적으로 드러나는 시그니처 무기의 존재로 인해 더욱 그렇게 보였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달랐습니다. 어지간히 강력한 적들도 단 몇 방으로 쓰러뜨릴 수 있는 시그니처 무기였으나 미션에서 채 몇 발도 쏘지 못했고, 그 때문에 병과의 차이를 거의 느끼지 못했습니다.



▲ 아무리 강하다지만 미션 중 고작 4발밖에 쏘지 못해서야...

시그니처 무기가 링크 스킬과 같은 일종의 궁극기이기에 탄 수급에 제약이 있다는 건 충분히 이해가 가는 부분입니다. 링크 스킬 역시 강력한 능력을 갖춘 만큼, 쿨타임이 길었으니까요. 그렇기에 일반 총으로는 수백, 수천 발은 맞아야 하는 적들을 단 몇 방으로 정리할 수 있는 시그니처 무기의 경우 탄 수급의 제약이 있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때문에 그렇게 자랑한 병과 시스템과 시그니처 무기가 있으나 마나 하게 됐다는 부분입니다. 특정 조건을 충족해서 전용 탄이 떨어지는데 난전인 상황에서 그 조건을 맞추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그 때문에 오히려 임시로 역할군을 구분지였다고 한 전작의 링크 스킬이 '디비전2'의 병과보다 그 차이를 더 명확하게 구분해주지 않았나 싶을 정도입니다.

차라리 이럴 거면 애초에 전용 장비를 넣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시그니처 무기보다는 약하지만, 공용 무기보다는 강하던가 하는 식의 차별화를 둬서 말이죠. 병과의 경우 언제든 바꿀 수 있으니 어떤 미션을 하느냐에 따라 원하는 장비를 고를 수 있어서 대응하기도 더 수월했으리라 생각됩니다. 필살기처럼 꽁꽁 싸매는 게 아닌 자유롭게 쓴다는 점에서 일종의 쾌감도 느낄 테고 말이죠.

▲ 이 좋은 걸 자유롭게 쓸 수 없다니...!

이런 병과 시스템의 아쉬움은 시그니처 무기만이 아닙니다. 데스티니 시리즈나 최근에 베타를 한 앤섬을 놓고 얘기해보죠. 두 게임 모두 큰 틀에서 보자면 디비전 시리즈와 유사합니다. FPS/TPS와 RPG를 섞은 게임이죠. 그리고 RPG 요소를 넣은 게임답게 클래스가 있고 전용 스킬들로 무장했습니다.

그렇다면 '디비전2'는 어떨까요? 우선 전용 스킬이 있긴 합니다. 아예 새로운 스킬이라고 하긴 뭣하지만, 각 스킬의 세부 메뉴에 병과 별로 쓸 수 있는 전용 스킬이 존재합니다. 베타에서는 데몰리셔니스트만 쓸 수 있는 포격 터렛과 방어도를 회복시키는 서바이벌리스트의 수선 대인 유도 지뢰를 확인할 수 있었죠.



▲ 병과 전용 스킬이 있기는 한데...

다만, 문제는 이 역시 병과를 구분하기엔 다소 애매한 요소라는 부분입니다. 포격 터렛, 좋습니다. 하다 보면 데몰리셔니스트의 스킬답다고 느껴지죠. 하지만 이마저도 쿨타임이 너무 길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스킬은 부차적이고 핵심은 총인 거죠. 이러니 전용 스킬의 존재를 망각하기에 십상인데다 병과 별로 독립된 스킬이 아닌 세부 메뉴에 불과해 아쉬움이 더 컸습니다.

여기에 공용으로 쓸 수 있는 드론 폭격기가 포격 터렛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병과의 개성을 희석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둘 다 일종의 광역기를 넣는 스킬로, 굳이 데몰리셔니스트가 아니더라도 유사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더 이상 불렛 스펀지는 없다!
줄어든 체력, 빨라진 전투 템포, 하지만 새롭다고 하기엔...

디비전 시리즈는 TPS와 RPG를 교묘히 버무린 게 특징입니다. 은엄폐를 기본으로 하되 다양한 스킬로 위기를 헤쳐나가는 방식이죠. 덕분에 단순한 TPS였다면 느끼지 못했을 새로운 재미를 안겨줬습니다. 하지만 이게 장점으로만 작용한 건 아닙니다. RPG 요소로 인한 장점과 단점 동시에 생겨난 거죠. 바로, 적들의 체력이 너무 많다는 거였습니다.

물론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죠. 고레벨 미션에 나오는 적들이 헤드샷 한 방에 죽는다면 아이템 파밍이라는 게임의 근간을 뒤흔들 테니까요. 그렇기에 어쩔 수 없이 일반적인 RPG처럼 고레벨 미션에 등장하는 적이나 보스들은 엄청난 맷집을 자랑하곤 했습니다.

▲ 그 헬멧, 비브라늄인가?

문제는 이게 여러모로 유저들에게 괴리감을 선사했다는 겁니다. 현대를 배경으로 한 데다가 적들 역시 인간이었기에 더 그랬던 거 같습니다. 맨몸의 인간인데 헤드샷을 천 발은 박아 넣어야 죽으니 영 어색하게 느낀 거였죠.

아마, 유비소프트도 이런 유저들의 불만을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렇지만 이걸 당장에 바꿀 순 없었죠. 기본적으로 고레벨 미션일수록 적의 체력이 높아지도록 만들어졌으니까요. 체력을 낮추면 아이템 파밍에 대한 동기부여가 약해질 테고 그러면 또 다른 문제가 터질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었습니다. 결국 유비소프트로서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해당 시스템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기에 적들이 스펀지처럼 총알을 빨아들인다는 의미에서 불렛 스펀지라는 조롱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랬던 게 '디비전2'에선 달라졌습니다. 우선 적들의 체력이 눈에 띄게 낮아졌습니다. 헤드샷 한 방에 죽는 건 아니지만, 전작처럼 적 하나를 상대로 수천 발을 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쉬워졌느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대신 적들의 AI가 더욱 정교해졌기 때문이죠. 이러한 변화 덕분에 전투 템포가 좀 더 공세적이고 속도감 있게 변했습니다.


이쯤 되면 의문이 들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 아쉬움이 가득하다고 했는데 칭찬을 했으니까요. 자, 그럼 아쉬운 점을 얘기해 보도록 하죠. '디비전2'의 이러한 변화에 대해 결론을 내리자면 딱히 새롭지 않다는 겁니다. 초반 적 세력인 하이에나의 경우 보통 돌격병, 투척병, 소총수가 함께 다니는데 이들을 상대하는 방법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입니다. 돌격병의 경우 가까이 오기 전에 최대한 먼저 쓰러뜨리고 그다음 수류탄을 던지는 투척병을, 마지막으로 소총수를 쓰러뜨리는 방식이죠.

초반 콘텐츠만 그런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베타에서 체험할 수 있었던 엔드 콘텐츠인 침입 미션 제퍼슨 무역 센터 역시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새로운 적으로 4족 보행 로봇이 나오거나 하는 정도로, 딱히 새로울 게 없어서 아쉬움을 자아냈습니다. 전작과 레벨 디자인이 거의 같아 차이점을 느낄 수 없다는 거죠.

▲ 작년 E3에서 공개한 아군을 구해주는 장면

또한, 중간 보스나 보스의 경우 체력 대신 도입한 방어도로 인해 결과적으로는 조삼모사라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특히 방탄복으로 온몸을 싸맨 적을 상대할 때 더욱 그랬습니다. 방어도가 보이는 것도 아니라서 그저 방탄복이 벗겨질 때까지 무작정 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부분에서 불렛 스펀지가 과연 사라진 게 맞나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일반 적들은 분명 체력이 적어진 게 맞지만, 보스급은 딱히 그렇지도 않았으니까요. 차라리 저런 방어도를 가진 적을 상대로 특정 기믹을 넣는다든가 했으면 오히려 아쉬움이 덜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미 전작에서부터 탄약통이나 가스통이라는 약점을 달아놓고 공격하게 했으니까요.

▲ 방탄복만 깨면 별거 아니긴 한데... 유탄발사기 4발을 쏴도 안 깨진다...

이처럼 여러모로 전작을 다듬은 느낌이 드는 '디비전'입니다만 그것뿐인 건 아닙니다. 나름 새롭게 도입한 시스템도 있죠. 바로 스킬 시스템입니다. 드론 폭격기나 포격 터렛 등 일부 시스템의 경우 유저가 조작할 수 있도록 변해 더욱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다만, 여기서도 문제가 있습니다. 이게 영 번거롭다는 거죠.

해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디비전 시리즈는 은엄폐가 기본이긴 해도 여기저기 전장을 누벼야 합니다. 그런데 그러던 와중에 드론이나 터렛까지 조작해야 한다면? 이거 어렵습니다. 꽤 강하긴 한데 제대로 맞추기가 터무니없이 힘듭니다. 단순히 이동 중에 스킬을 써야 해서가 아닙니다. 애초에 조작하기가 어렵게 디자인됐습니다. 근거리라면 어느 정도 원하는 데로 움직이지만, 거리가 멀어 질면 제대로 쓰지 못할 정도입니다. 전투를 보조하는 스킬이 되려 전투를 번거롭게 만드니 아이러니한 부분이랄 수 있죠.

▲ 가깝고 전투 중이 아니라면 효과적으로 쓸 수 있지만 반대라면 제대로 조작하기 힘들다

다만, '디비전2'의 전투에 대해서는 아직 속단하긴 이릅니다. 병 주고 약 주는 게 아닙니다. 이번 베타를 통해 체험할 수 있었던 건 본편의 극히 일부이기 때문이죠. 엔드 콘텐츠라고 해도 하나밖에 등장한 게 아니니 이거 하나를 놓고 전체를 얘기하긴 무리가 있습니다. 더욱이 전작의 엔드 콘텐츠였던 습격 미션의 사례를 볼 때 향후 다양한 기믹과 공략이 필요한 미션들이 등장하리란 것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습니다.


'디비전2'인가 '디비전' 2.0인가?
재미없는 건 아니지만 새롭지도 않다


못 만든 것도 아니고 재미없는 것도 아니지만 새롭지도 않다.

베타를 통해 본 '디비전2'의 첫인상은 이렇습니다. 아쉬움이 크지만 못 만든 게임은 아닙니다. '디비전'을 즐겨온 유저라면 금방 익숙해질 시스템으로 무장했고 새로 즐긴다고 해도 굳이 전작을 하지 않아도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게 '디비전2'인지 '디비전' 2.0인지 애매하다는 게 문제입니다.

개발자들부터 전작의 단점을 개선하는 걸 목표로 개발했다고 할 정도이고 실제로 지금까지 공개된 콘텐츠 중 '디비전2'만의 콘텐츠랄 수 있는 건 8인 레이드와 클랜전 시스템뿐입니다. 전투 시스템과 레벨 디자인, 각종 콘텐츠까지 베타에선 전작과의 차이점을 거의 느낄 수 없었고, 그랬기에 더욱 후속작인지 2.0 확장팩인지 애매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이번 베타에 대한 얘기입니다. 실제로 '디비전'도 업데이트를 하면서 점차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인 바 있습니다. '디비전2'의 경우 이미 첫해에 나올 3개의 DLC를 전부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조금씩 차별화를 꾀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다만, 그렇다면 서둘러야 하겠죠. '디비전'이 처음 나왔을 때와 '디비전2'는 상황이 다릅니다. 초반에 혹평도 있었지만 '디비전'은 새로운 게임이었던 만큼, 나름의 참신함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디비전2'는 다릅니다. 2편이기에 거는 기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쉽게도 베타에서는 그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모습이죠. 관건은 새로움입니다. 과연 '디비전2'가 보여줄 차별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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