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게임 안 만듭니다. 우리만의 IP를 만들 거예요.

인터뷰 | 박태학 기자 | 댓글: 15개 |


좀 씁쓸한 질문일 수 있는데 그냥 할게요. 개인적으로 궁금해서요.

지금까지 투락이 만든 게임들이 막 대중적인 세계관이나 캐릭터는 아니었잖아요.
다른 회사와는 좀 다르게 만들어보려는 노력은 보이는데,
한 편으론 그 때문에 지금까지 국내 유저들한테 잘 알려지지 않은 거 같아요.

비슷한 게임, 똑같은 게임 만드는 회사들은 돈 잘 벌고 성공하고,
우리는 나름 참신한 게임 열심히 만들었는데도 빛을 보지 못한 것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답답하거나 아쉽거나 그러진 않나요?


"캐릭터가 특이하고 시스템이 이상해서라기보단...
그냥 우리가 지금까지 만들었던 게임이 재미 없었으니까 그랬던 거라 생각해요.

저도 아트 출신이지만, 아트보다 중요한 게 어쨌든 게임은 재밌어야 하잖아요.
게임이 미흡했던 거예요. 콘텐츠 완성도라던지.
스스로 반성하고 있어요. 지금도 고민하고 있고요. 게임성 어떻게 살릴 수 있는지.

폴가이즈같은 게임, 캐릭터 귀엽긴 하지만, 그것 때문에 성공한 건 아니잖아요.
잘 나가는 인디 게임들 보면, 그보다 더 매니악한 디자인 가진 게임도 많고요.
게임성 하나로 인정받은 거죠. 다른 부분까지 같이 좋게 평가된 거고.

결국 게임성이에요. 사람들이 정말 우리 게임을 재미있어할까? 이게 최우선이 돼야죠"

인터뷰 中, 투락 연경흠 대표






▲ 오디티 댄스파이터 게임플레이 영상


1년 반만에 다시 만났다.

- 나름 바쁘게 보냈다. 원래 '오디티 댄스파이터'만 준비하다가 같은 IP의 모바일 버전도 내기로 결정하고 이쪽도 같이 개발했다. 모바일 버전은 개발 끝나서 런칭 대기중이다.

그리고 오디티걸즈를 기획할 당시에는 싱글 기반 게임이었는데, 오현규 팀장 합류하고 난 뒤 멀티 플레이 기반 게임으로 바꿨다. 나름 큰 욕심 들어간 결정이다. 일단 내실부터 다지는 게 중요할 것 같고, 다행히 기반은 확실하게 잡은 상태라 만들어가는 데 크게 어려움은 없다.

작년엔 개발 초기 단계라 대략적인 기획만 들을 수 있었다. 이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장르나 게임플레이 방향성 같은.

- 핵앤슬래시 기반 로그라이크 액션 게임이다. 그런데 기존 로그라이크 게임의 성장형 시스템이 아니라 약간... 아케이드에 가깝다.



아케이드라면 오락실 게임 같은 건가.

- 맞다. 보통 로그라이크 하면 성장시키고, 죽으면 더 성장시키고 이걸 반복하면서 더 멀리 가는 게 목적인데, 우리 게임은 그런 방식이 아니다. 왜, 오락실 가서 동전 넣고 한 판 하고... 다음날 또 가서 또 하는 그런 게임 있지 않나. 그런 거 생각하면 된다. 대신 반복 플레이에 따른 보상으로 숨겨진 캐릭터를 해금시킬 수 있다. 다 모으려면 어쨌든 계속 플레이해야 되는 건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기본적인 전투 시스템에도 차이를 둘 필요가 있었다. 캐릭터마다 기본 공격과 기본 스킬, 대쉬, 추가로 스킬 2개가 더 주어지는데 어떤 추가 스킬을 끼울지는 플레이어의 선택에 달렸다. 다른 스킬을 끼우려면 일단 보스를 잡고, 해당 보스가 드랍하는 스킬을 끼울지 말지 유저가 결정하는 거다. 각 보스한테 잡힌 친구들이 있는데, 구해주면 얘네들이 스킬을 준다.

보스 잡아서 스킬 얻고, 그 스킬 쓸지 말지는 유저가 정하는 구조라... 록맨이 떠오른다.

-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다만, 잡은 보스가 주는 스킬이 고정되어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반복 플레이를 하더라도 이후 게임플레이는 조금씩 차이가 있을 것이다. 플레이어가 자신에게 잘 맞는 스킬셋을 찾아가는 것도 우리가 추구하는 재미 중 하나다. 출시 시점으로 유저가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는 총 10종이고, 이후 DLC로 4종을 더 추가할 계획이다.



▲ 특수 스킬은 각 테마 끝에 있는 보스를 잡아 얻을 수 있다


보스는 총 몇 종 나오나.

- 기본 20종에 진보스 1종. 그런데 여기서 갈리는 게 스킬 주는 보스는 총 10종이다. 나머지 10종은 스킬 포인트를 준다. 말 그대로 스킬 강화하는 용도다. 진보스는 독특한 알고리즘이 들어갔는데, 진보스가 등장하는 테마가 어떤 곳이냐에 따라 공격 패턴이 다르다.

테마는 어떤 형태인가.

- 크게 5개로 나뉜다. 놀이동산, 동물원, 서바이벌장, 던전, 외계 행성 느낌나는 곳. 그 컨셉에 따라 졸병 몬스터 디자인도 다르다. 서바이벌장이면 군인이, 놀이동산은 아르바이트 직원들이 적으로 나온다. 설정상 모든 졸병 몬스터는 다 로봇이니 양심의 가책을 느낄 필요는 없다(웃음).

테마가 그럼 랜덤으로 나오는 건가.

게임을 새로 시작할 때마다 테마 순서는 랜덤으로 배치된다. 다만, 한 테마당 스테이지가 5개씩 있는데 이 스테이지 순서는 고정이다. 다만, 같은 스테이지라고 해도 몬스터 배치나 함정 기믹이 조금씩 바뀌기 때문에 '똑같다'는 느낌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다. 추후 업데이트에 따라 테마와 보스 등이 추가될 수도 있고.



▲ 출시 시점으로 총 5종의 테마가 수록된다


캐릭터 디자인과 이름은 물론, 시스템에서 세계관까지 하나같이 평범한 게 없다. 국내 게임사들에게서 보기 어려운 시도인데, 이는 투락이 가고자 하는 방향성과도 연관이 있을 것 같다.

- 우린 게임회사지만 동시에 브랜드 IP를 만드는 회사라 생각한다. 브랜드 IP의 가치가 인정받기 위해선 네러티브와 세계관이 탄탄하게 받쳐줘야 한다. 브랜드 IP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해서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한 답이 게임이었다. 모바일도 좋긴 한데, PC/콘솔 게임에서 더 순수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 계속 PC 게임 만들고 있는 거고.

오디티 댄스파이터는 보자마자 세계관이 딱 느껴진다. 춤과 음악.

- 오디티 시리즈는 전작 마키나이츠보다 좀 더 가벼운 이야기를 다룬다. 흙수저인 애들이 노력을 통해 최고의 EDM 댄서가 되는 과정을 담았다. 물론, 오디티 댄스파이터는 액션 게임이기에 춤이 메인 콘텐츠는 아니지만, 그래도 게임 내 댄스 요소를 최대한 많이 넣고자 노력했다.

예를 든다면?

- 일단 스토리부터 테스, 토스, 테론 세 친구들이 춤 추다 스트레스 받아 놀라가서 발생한 사건들이다. 게임 내 연출도 춤과 음암에 연관된 것이 많다. 다른 NPC 구해줘도 춤을 추고, 상점도 DJ 부스처럼 꾸며져 있다.



캐릭터 디자인할 때는 어디에 중점을 뒀나.

- 처음 만들 때부터 '작업 편하고 빠르게 해야 된다'에 중점을 뒀다. 어떤 형상이든 오디티화 시킬 수 있도록 체형을 규격화했다. 이렇게 하면 동물이든 사람이든 사물이든 작업 속도가 빠르다. 여기에 보스 몬스터들 역시 큰 카테고리로 묶어 설정했다. 예를 들면 보스와 중간 보스는 크게 '크루'로 묶이는데, 강아지 보스 있는 곳의 중간 보스는 강아지 크루, 치킨 보스 있는 곳은 치킨 크루 소속 몬스터다.

주인공이 모두 EDM 매니아인 만큼, BGM에도 신경을 많이 썼을 것 같은데.

- 코믹 EDM이라고 해야 할까. 반복해서 들어도 계속 텐션 올라가는 음악을 만들고자 했다. 기획자 중 음악 공부를 깊게 한 친구가 있는데 책임감 갖고 만들어주고 있다.



스킬 외 아이템 개념도 있나.

- 스탯 올리는 아이템, 스킬 강화하는 아이템이 있다. 몬스터 잡으면 골드와 음료수를 주는데 획득한 골드로 DJ 상점에 가서 공격력, 방어력, 쿨타임 감소, 이동속도 증가, 공격속도 증가와 관련한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다. 음료수를 먹으면 자동으로 체력이 올라가고 내 체력이 얼마나 올라갔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도 추후 업데이트로 꾸미기 아이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게 들어가야 나중에 멀티플레이 적용됐을 때 누가 누군지 구분이 될 테니까.





핵앤슬래시 기반 액션 게임은 타격감이 생명인데... 어떻게 살렸나.

- 많이 신경 쓴 부분이다. 일단 타격시 카메라와 적 몬스터가 살짝 흔들리는 기법을 활용했고, 전투시 효과도 타격할 때와 피격할 때를 구분해 적용했다. 패드 진동 지원은 기본이고. 마키나이츠 때 타격감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만큼, 이 부분은 잘 살릴 자신 있다. 여담으로 화면 흔들리는 효과에 울렁증 느끼는 유저들을 위해 이 부분은 옵션으로 켜고 끌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오락실 게임을 목표로 개발했다지만, 어쨌든 로그라이트 게임에 다회차 성장 요소가 아예 없다면 반복 플레이를 유도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 같다.

- 새로 시작해도 스킬 포인트는 남는다. 그리고 오락실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런 류 게임에 특히 중요한 게 스피드런이다. 이와 관련한 랭킹 시스템 적용도 검토 중이다. 업데이트로 새로운 캐릭터와 스킬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면서 반복 플레이의 지루함을 최소화시킬 계획이다. 다른 게임에도 있는 '무한의 탑'과 같은 시스템도 생각해볼 수 있는데, 이게 기술적으로 크게 어려운 건 아니다. 우리는 연속 보스전 형태로 넣어보는 건 어떨까 생각해보고 있다.

개인적으로 오디티 댄스파이터의 엔드콘텐츠는 결국 멀티플레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배틀로얄 시스템을 적용한 팀배틀 모드가 주력일 것 같고, 멀티 코옵은 들어가는 개발 코스트 대비 그만한 재미를 보여줄 수 있을까 아직 확답을 내리지 못했다. 로컬 코옵은 당연히 되지만 온라인 코옵은 또 다른 문제다.

스킬 중심 액션 게임이라 팀 배틀로얄이라도 밸런스 맞추기 꽤 어려울 것 같은데.

- 만족스런 결과 나올 때까지 계속 테스트해보는 수 밖에 없다. 이런 시스템도 생각 중이다. 오디티 댄스파이터의 분위기에 맞게 보스 파밍하는 요소를 넣는 거다. 각자 팀들이 협동을 통해 보스를 잡고 여기서 획득한 아이템과 스킬을 기반으로 다른 팀과 싸우는 구조라면 괜찮지 않을까.



투락의 전작인 마키나이츠도 참신한 설정이 강점인 게임이었지만, 그것이 커다란 흥행으로 연결됐다고 보기엔 다소 어려웠다. 이번 오디티 댄스파이터를 만들면서 이 부분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을 텐데.

- 사실 좀 아쉽지. 폴리싱이 약했던 것 같다. 마키나이츠도 처음부터 멀티 플랫폼 동시 출시를 목표로 했다면 확장성 면에서 훨씬 좋았을 거다. 그리고 캐릭터 하나에 너무 많은 느낌을 주려고 하니 개발 시간도 많이 뺐겼다. 이 때문에 전투 밸런스도 제대로 못 잡았다. 유저들 사이에서 특정 공격이 너무 강하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그게 나오는 순간 게임이 재미 없어지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

이와 별개로 이번에는 해킹도 단단히 막을 생각이다. 마키나이츠는 출시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해커들에게 다 뚫렸다. 러시아, 태국 다 풀렸다. 유튜브에 아예 해킹해서 플레이하는 걸 찍어 올리더라. 해킹 교재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이번 작품 만들 땐 보안 이슈 확실하게 막고 무조건 멀티 런칭을 목표로 했다. 소니와 같은 퍼블리셔 의견도 최대한 반영하려 노력했다. 코로나 여파로 PS4 개발킷 구하기가 어려웠는데, 소니 측에서 도와줘서 다행히 빠른 시일에 구할 수 있었다. 지금도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 전작 '마키나이츠'. 콘솔로 먼저 출시됐고 이후 모바일 버전이 나왔다


그렇다면 오디티 댄스파이터는 현행 기종으로 같은 날 동시 출시된다고 보면 되나.

- PC, PS, XBOX, 스위치 버전 모두 동시에 출시할 생각이고, 시기는 내년 여름 정도가 될 것 같다. 퍼블리셔와의 논의 결과에 따라 조금 바뀔 수는 있다. 스팀판 데모는 11월 27일에 선보일 계획이다.

다른 플랫폼 유저와 함께 플레이할 수 있나.

- 크로스 플랫폼은 당장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 너무 위험하다.

어떤 게 문제인가.

- 사실 보안만 잘 잡으면 만드는 거 자체는 어렵지 않다. 그것보다는 이런 캐주얼한 액션 게임일수록 인터페이스 차이에서 오는 밸런스 문제가 크다. 멀티플레이는 결국 팀 기반 배틀인데, 분명 특정 플랫폼에서 하는 유저들이 압도적으로 유리할 것이라 생각한다. 크로스 플랫폼 기반 멀티플레이가 이 게임의 핵심이라 말하기도 어렵고.

모바일 버전은 과금 모델은.

- 방치형 게임이라 아예 별개의 작품으로 봐도 된다. 당연히 부분유료 게임이고 내년 초 출시가 목표다. 이것도 퍼블리셔와 협의가 필요하기에 아직은 예단하기 어렵다.

▲ 오디티걸즈 IP 기반 방치형 모바일 게임, '오디티 페스티벌'


크라우드펀딩도 준비중이라고 했는데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 부탁한다.

- 개발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홍보가 주 목표다. 크라우드펀딩을 하나의 마케팅 수단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중이다. 킥스타터와 일본 마쿠아케(Makuake), 중국 쪽도 지인을 통해 알아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텀블벅으로 진행한다. 리워드 피규어도 당연히 준비중이고, 후원 금액에 따라 후원자의 프로필 사진이나 캐리커쳐를 게임 내 적용할수도 있다. 이외 키링과 스티커, 아트북 등이 리워드 상품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티셔츠는 마키나이츠 때 한 번 해봤는데, 이번엔 뺄 생각이다. 외국은 사이즈 문제가 상당히 크더라.

과거 인터뷰 당시 애니메이션 쪽에도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 오디티 월드 IP 기반으로 한 편에 30초에서 1분 정도 되는 분량으로 30편 정도 만들었다. 라바와 친구들같은 형태라 생각하면 된다. 댄스와 음악 중심의 코믹 애니메이션이고 페이스북 같은 SNS를 중심으로 서비스도 했지만, 적극적인 홍보는 안 하고 있다. 요즘 스팀 게임 보면 하단에 SNS 링크 같은 거 걸지 않나. 우리도 그럴 것 같고 아마 마케팅 소재로 많이 사용되지 않을까.




▶ 오디티 걸즈 공식 유튜브 페이지


지금까지 일반 게임사와는 다른 길을 걸어온 투락이기에, 앞으로의 목표를 묻지 않을 수 없다.

- 아까도 말했듯, 우리는 우리만의 브랜드 IP를 갖는 게 목적이다. 마키나이츠와 오디티 걸즈 둘다 확장성이 큰 IP이고 처음부터 그걸 목적으로 기획했다. 마키나이츠는 중세 배경이지만, 시대를 바꿔 현재와 미래로도 올 수 있는 세계관이고, 오디티는 친구 NPC만 80명 이상 만들어놓은 상태다. 캐릭터 형태가 형태인 만큼 무한대로 늘어날 수 있다. 현재 또 다른 IP를 스케치하고 있는데 이런 IP들을 게임이든 애니메이션이든 실생활이든 각자에 최적화된 경로로 보여주고 싶다.

투락의 꿈, 한 줄로 정리한다면 일본의 파이널 판타지나 젤다같은 그런 멋진 IP를 갖는 것. 한참 부족하고 정말 작은 회사이지만, 언젠가는 우리도 그런 멋진 예시에 포함되었으면 좋겠다.



▲ 좌- 투락 연경흠 대표, 우 - 오현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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