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TGS 현장에서 만난 대도서관, "월드 오브 워쉽의 '전술'에 반했습니다"

인터뷰 | 박태학 기자 | 댓글: 78개 |


▲ 콘텐츠 크리에이터 '대도서관'


인기 콘텐츠 크리에이터 '대도서관'이 TGS를 방문했습니다. 예전 자신의 방송에서 '월드 오브 워쉽'을 재미있게 즐겼던 것이 인연이 되어 워게이밍 코리아의 초대를 받았고, 덕분에 일본 땅을 밟게 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워게이밍 게임의 팬이라고 밝힌 그는, '월드 오브 워쉽'의 매력을 설명하는 데 열정적이었고 동시에 '토탈 워 아레나'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습니다.

워게이밍 작품들에 대한 애정, 자신의 방송 철학과 방송용 게임을 고르는 기준, 그리고 1인 미디어 시장에 도전하고자 하는 게이머를 위한 조언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시죠.







인벤 유저들에게 몇 차례 인터뷰로 인사한 바 있는데요. 그래도 TGS 현장에서 뵈니 느낌이 또 다릅니다. TGS 방문은 처음이신가요.

네. TGS는 처음 와봤어요. 제 생각보다 참관객이 훨씬 많아서 놀랐어요.


이번에 워게이밍의 '월드 오브 워쉽'에 관련해 방문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방송에서 워낙 게임 칭찬을 많이 하셨는데, 결국 일본까지 함께하게 되었어요.

'월드 오브 워쉽'은 저도 좋아하고 제 아내도 좋아하는 게임이에요. 우연한 기회로 게임을 접했는데, 처음 할 때부터 '엄청 잘 만든 게임이구나'라고 느꼈습니다. 다소 남성적인 성향이 강하고, 처음 게임을 접한 유저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아쉽지만, 그럼에도 몰입도가 높아서 놀랐어요.


말씀처럼 '월드 오브 워쉽'을 워낙 많이 플레이하는 대표적인 BJ로 유명합니다. 사실, '월드 오브 워쉽'은 한국 전용 서버가 아시아 서버에 통합될 만큼, 정말 마니아 유저들의 게임으로 유명했는데, 이쯤 되면 정말 게임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지금도 꾸준히 하고 계신가요.

최근에는 건강 문제와 바쁜 스케줄로 인해 많이 하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꾸준히 관심은 갖고 있었죠. 제가 예전부터 매니악한 게임을 좋아했어요. 울티마 온라인, 에버퀘스트2, 뱅가드, 이브 온라인 등의 서구권 온라인 게임들도 많이 해봤습니다. 제가 하는 게임들의 특징 중 하나가 퀄리티는 좋지만 한국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들이라는 거예요. 이번 TGS의 워게이밍 부스에 '토탈 워 아레나'가 나왔는데, 이 작품도 한국 게이머들에게 꼭 알리고 싶어요.


그간 여러 게임방송을 해오면서 다양한 게임을 접했을텐데, '월드 오브 워쉽'만의 장점이 있다면?

전술이요. 지금까지 등장한 MMORPG 혹은 대전 게임들을 보면, 회피나 조준 같은 피지컬적인 요소가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월드 오브 워쉽'이나 '토탈 워 아레나'같은 게임들을 보면, 피지컬도 중요하지만 전술적 요소에 더 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내가 A 지역으로 가고 있는데 갑자기 C 지역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해보죠. 기존 게임들에선 금방 갈 수 있어요. 하지만, '월드 오브 워쉽'에서는 그게 쉽지가 않죠. 한 판 시작할 때부터 전체적으로 봐야 해요. 그렇게 전략을 구상할 때 쾌감이 큰 게임이고요.






▲ "유저들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게임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보는 재미'가 중요한 직업입니다. 이런 면에서 '월드 오브 워쉽'의 장단점은 무엇일까요.

대표적인 장점은 사격 요소에 있어요. 일반적으로, 게임에 적용된 탄도학이라면 바람이나 시간차 정도로 적용되어 있습니다. '월드 오브 워쉽'에서는 상대방과 나의 이동거리, 그리고 각 포탄의 무게나 속도 등도 계산해야 하죠. 그런 걸 계산해 맞출 때의 짜릿함이 방송으로 잘 전달되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방금 말씀드렸듯 초반에 전술을 짠 후, 본격적인 전투로 진입하기까지 시간이 좀 걸려요. 그 시간 동안 작게나마 볼거리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게임사에 가서 가끔 강연할 때가 있는데, 제가 하는 말 중 하나가 '쓸데없어 보이는 게 오히려 사람들에게 재미를 준다'예요. 절대 못 올라갈 것 같은 지붕에 올라갈 수 있고, 넘어질 때도 좀 우스꽝스런 자세로 넘어지고, 이런 소소한 의외성이 보는 재미를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한다는 거죠.


워게이밍의 작품들에 애정이 많은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BM이 합리적인 작품들을 좋아해요. '월드 오브 워쉽'도 그런 편이죠. '꼭 이 배가 있어야 해'라는 건 아니니까. 비싼 배라고 모든 면에서 다 우월한 것도 아니고, 개인적인 애정에서 나오는 과금이잖아요. 그리고 게임 내 파고들 요소가 많다는 점도 마음에 들고요. '토탈 워 아레나'도 그런 면에선 비슷해보여서 이 게임도 꼭 해보고 싶어요.

그런 맥락에서 '월드 오브 워쉽'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토탈 워 아레나'를 꼭 추천하고 싶어요. 사실, '월드 오브 탱크'는 제가 잘 안 해요. 서비스한지 오래 된 게임이다보니, 잘하는 분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월드 오브 워쉽'은 적당한 편이고, '토탈 워 아레나'는 곧 출시되는 게임인 만큼, 누구나 같은 시작점에서 출발하잖아요. 클로즈베타 때도 해 봤는데, 딱 제 스타일이었어요. 전략적 요소도 강하고, 로마군, 그리스군, 야만인 부대도 있었는데 제가 이런 분위기를 너무 좋아합니다.



▲ "토탈 워 아레나도 매우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엉클대도'에 새로운 편집자가 입사했고, 여러가지 영상 편집 방식을 시도해보고 있는데요. 영상 편집 부분에서 추구하는 방향성이 궁금합니다.

유튜브 영상은 생방송과 다릅니다. 일단 채팅방이 없어요. 즉, 게임 방송하다가 발생하는 지루한 부분에서 다른 시청자 혹은 저와 상호작용이 불가능합니다. 안 그래도 지루한 구간이 더 지루해지는거죠. 이 부분을 맛깔스럽게 표현하는 편집이 필요했습니다. 저와 제 직원들은 '더 보기 편한 게임 방송'을 선보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건 대도서관의 방송을 즐겨보는 동료 기자가 꼭 질문해달라고 한 건데요. 한국어화가 안 된 작품도 가끔 플레이하시는데, 해당 방송의 편집본을 유튜브에 올리고 있지만 번역 자막이 없어 시청할 때 다소 아쉽다고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게임 방송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됩니다. 하난 생방송이고 다른 하나는 편집 방송, 흔히 말하는 유튜브 영상이죠. 전 생방송에서는 시청자와 공감하고 처음 맞이한 실수, 버그, 그리고 공포감 등을 보다 생생하게 전달하는 데 집중합니다. 과거 한 게임 잡지에 울티마 온라인 생존기라는 코너가 있었어요. 주인공인 기자가 음유시인이 되어 살아가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기획기사였죠. 전 그걸 엄청 감명깊게 읽었고, 이후 방송에서도 그런 콘셉트를 추구했습니다.

제가 게임을 잘 하는 편은 아니에요. 저도 그걸 잘 알고 있고, 제 시청자들에게 '공략'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전 코어 게이머가 아닌 일반인 게이머들에게 '게임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역할이에요. 제 방송을 보고 게임에 흥미가 생겼고, 이 게임을 좀 더 집중적으로 배워보고 싶으신 분이라면, 다른 고수 분들의 방송을 보시면 됩니다. 전 대중에게 어필하는 게임 엔터테이너 역할에 집중하고 있어요.

제 방송은 게임을 공략하는 방송이 아니에요. 모든 게이머가 스토리에 집중하고, 게임의 요소요소를 파헤치고자 한다면, 그런 공략 방송이 정답이겠지만, 그보다 많은 다수의 게이머들은 정말 게임을 가볍고 편한 소재로 본다고 생각해요. 스토리보다는 그냥 그 게임을 소재로 웃고 즐기는 걸 좋아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전 그 분들을 대상으로 방송하는 사람이고요. 모든 게이머들이 만족하는 방송은 아니에요. 그렇게 할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을 해 보고 '이건 방송용이다'라고 딱 촉이 오는지 궁금합니다. 자신만의 어떤 관점이 있을 것 같은데요.

게이머들이 흔히 말하는 대작... 그러니까 영화같은 연출과 스토리, 끊임없는 네러티브가 있는 게임들은 오히려 '방송용'으로 어려워요. 제 입장에서 개입할 여지가 적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 자유도가 높거나 혹은 '덜 완성된 게임'을 소재로 방송하는 편이에요. 개발사가 '방송용'을 의도하지 않은 게임으로는 'GTA'가 있고, 이걸 의도한 건 '배틀그라운드'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월드 오브 워쉽'도 보는 재미를 강화하는 요소가 더 있다면, 지금보다 많은 유저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 "월드 오브 워쉽의 '보는 재미'가 더 강조되었으면 좋겠어요"


최근에 방송으로 회사 직원을 공개 모집했습니다. 추후에도 이러한 직원 모집 방송 계획이 있는지, 그리고 직원을 뽑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무엇인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흔히들 편집자 뽑는다고 하면 굉장히 기술 뛰어난 사람을 원하곤 하는데, 영상 편집기술 전문가는 굉장히 많습니다. 오히려 1인 미디어 분야의 이해도와 공감지수가 높은 사람을 구하기가 어렵죠. 구인 사이트가 아닌, 제 유튜브로 직원을 모집한 것도 그 때문입니다. 저를 잘 알고, 제 방송을 잘 아는 사람인지가 더 중요했어요. 그런 사람이 꾸준히 기술을 배우는 게 제 입장에선 더 좋습니다. 다만, 이번에 뽑은 직원들은 정말 기술적으로 뛰어난 친구들이에요. 회사 입장에서도 일종의 도전이었죠. 이 친구들이 이쪽 시장을 점점 이해해가면서, 앞서 설명한 직원들이 같이 시너지를 낸다면,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직원은 앞으로도 더 뽑을 거예요. 좀 더 다양한 채널을 준비중입니다. 게임에 특화된 채널은 쭉 강화해가면서, 퀴즈 채널 및 엔터테인먼트 채널도 선보일 계획이에요. 게임도 종류가 있습니다. 생방송에 어울리는 게임이 있고, 생방송에 적합하지는 않지만, 그 자체로 재미있는 게임도 많거든요. 이런 게임들은 편집된 영상으로 보여주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시스템적으로 구분해서 운영해나갈 생각이예요. 또, 이런 실험들이 성공한다면 그에 따라 더 많은 직원들이 필요하죠.


1인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어린 게이머들도 많습니다. 이들에게 전달하고픈 주의사항 같은 게 있나요?

생방송과 유튜브 편집 영상의 차이점을 이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걸 모르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요. 이쪽 분야에 처음 도전하고자 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생방송 이야기를 해요. 사실, 아이들이 바로 생방송부터 시작하는 건 너무나 위험한 일인데도 말이죠.

유튜버는 기획력으로 승부해요. 실수가 나오더라도 편집이 있으니 큰 문제가 없는데다, 연출력은 키우면 되죠. 기획 능력만 좋다면 누구나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생방송은 그게 아니에요. 실수 하나가 큰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저도 마흔이 될 때까지 방송에서 실수 엄청 많이 했고, 이로 인해 욕도 많이 먹었습니다. 또, 생방송은 최소 3~4시간 이상 계속 떠들어야 하는데, 이게 말처럼 쉬운 게 절대 아닙니다. 또, 매일 해야되는 것이기에 일이나 학업을 상당 부분 포기해야 하죠. 리스크가 너무 큽니다.

한편으로 1인 미디어 시장이 포화 상태라고 보는 분들도 계시는데, 제 생각에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유튜브 보는 유저들 성향이, 방송인을 따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때 유행하는 테마를 따라가기도 하거든요. 허니버터칩 먹는 영상에 꽂혀서 다른 나라 유튜버 영상까지 찾아보는 유저들도 많아요. 유튜브는 그런 공생 시스템이 있기에 기획력과 꾸준함, 그리고 콘텐츠 소재를 고민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조회수가 곧 돈이라고 생각하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어느 지역 사람들이 광고를 보았는지, 시청하는 유저들의 연령대로 인해 수입에 차이가 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시청자의 '시청 시간'입니다. 조회수는 적더라도 평균 시청 시간이 길다면, 수익이 훨씬 많아요. 자극적인 소재보다는 꾸준히 팬과 함께할 수 있는 소재와 기획을 찾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 팬, 그리고 게임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 대도서관의 꿈이나 목표가 있다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1인 미디어의 매력을 알리고 싶습니다. 제 목적은 연예인이 되는 게 아니에요. 1인 미디어로 성공하고 싶고, 그걸로 이 시장이 더 넓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방송을 해보고 싶지만,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망설이는 분들이 많아요. 그분들에게 1인 미디어가 주는 성취감, 그리고 '정말 이것으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요. 주머니 속 취미를 꺼내 다시 펼쳐보고, 그것이 지폐였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요. 부끄러워 하지 말고 도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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