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은 우리의 게이밍을 어떻게 바꿨나?

게임뉴스 | 정필권 기자 | 댓글: 13개 |


▲ 트위치의 에단 에반스(Ethan Evans) 부사장(VP)

어느덧 게임 스트리밍은 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지금도 많은 게임이 스트리밍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스트리머들도 다수 있을 정도다. 몇십만, 몇백만이 넘는 사람들이 스트리머들의 방송을 시청하고 있고, 연예인에 버금갈 정도의 인기를 얻는 스트리머들도 등장했다.

시청 연령대 또한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10대는 물론이고 40대와 50대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방송을 시청하고 있고 유명 스트리머들은 인플루언서(Influencer)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정의되고 있다. 이러한 게임 방송, 스트리머들의 성장은 트위치와 같은 게임 스트리밍 전문 서비스가 성장하는 계기이자 결과가 됐다. 게이머들이 게임을 즐기는 방법이 달라진 것은 물론이다.

현재 진행형으로 규모가 상승 중인 트위치와 게임 스트리밍 시장. 트위치의 에단 에반스(Ethan Evans)는 독일 쾰른에서 진행된 데브컴 2018의 키노트를 통해, 스트리밍이 우리의 게임 플레이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그리고 인플루언서와 대중의 역할은 무엇인지를 청중에게 전달하고자 했다.




먼저, 에단 에반스는 ‘포트나이트’의 사례를 들었다. 포트나이트 배틀로얄 모드는 출시와 동시에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2월에는 동시 접속자 수가 340만 명을 돌파했으며, 이와 함께 포트나이트 방송을 시청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상승하기 시작했다. 1개월간 6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송을 시청했으며, 이를 시간으로 환산한다면 약 70년 정도의 시간을 방송을 보는 것에 소비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연자는 이를 두고 ‘게임은 하나의 문화가 됐다’고 정리했다. 현재 게이머들, 대중들은 기존 게이머들과는 달라진 소비 행태를 보인다.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아도 방송을 시청하기 시작했으며, 스트리밍은 코어 게이머를 넘어서 다양한 연령과 성별에서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게임은 이제 팝 컬쳐가 되었으며, 이전까지는 목도하지 못한 새로운 방향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게이머들의 변화와 시장의 변화를 두고, 강연자는 지금 시장 상황이 일어나게 된 원인과 배경을 트위치의 시스템을 예로 들면서 전했다. 먼저, 그는 인플루언서와 대중들의 역할에 주목했다. 스트리밍을 하는 것은 대중이 변화하는 과정이자,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게이머들은 원초적으로 보는 것을 좋아하며, 오히려 게임 플레이보다 보는 것이 주가 된 새로운 게이머들이 등장했다는 판단이다.

새로이 등장한 게이머들은 스스로 스트리머를 선택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방송을 하는 스트리머는 시청자와 소통하고 하나의 밈이 된다. 소통에서 오는 임팩트, 서로의 참여로 만들어가는 방송은 스트리밍과 게임이 교차하는 지점이 되며, 게임을 넘어서 하나의 문화로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축구 경기에서 포트나이트 세리머니가 등장하는 것도 게임 밖으로 뻗어 나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동시에 스트리밍은 TV와는 달리, 양방향으로 작동하는 매체로 자리 잡았다. 시청자는 스트리머를 선택하고, 그들과 소통하며 채팅을 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소재인 게임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서 더 많은 유저들과 만날 수 있게 되며, 대화하며 진행하는 방송은 일방향이 아니라 양방향으로 서로 참여하는 개념이 됐다.

강연자는 이를 두고 “혼자서 게임을 즐기고, 잠이 드는 것은 이제 사라졌다”고 표현한다. 일반 게이머는 생활에 치여서 게임을 할 시간이 사라진다. 업무, 학교 등 개인의 삶을 유지하는 데 많은 힘을 쏟기 때문에, 스스로 게임을 플레이할 의욕은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렇기에 직접 플레이하기보다는 많은 사람과 모여서 떠들 수 있는 스트리밍을 이용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보는 것으로 게임을 즐기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게임을 어떻게 ‘스트리밍 하기 좋게’ 또는 플랫폼에서 ‘스트리밍을 하기 편하게’ 만들 수 있을까? 에단 에반스는 먼저, 게임을 캔버스처럼 여기라고 조언한다. 하얀 캠퍼스처럼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고 이를 통해서 스트리밍하기 적당한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구체적으로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는 스트리머들이 창조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배틀그라운드에서 스트리머들이 보여주는 모습들이 될 수 있다. 킬을 기록하고 재미있는 세리머니를 보여주거나 시청자를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기능적으로 열어주는 것이다. 이러한 요소는 스트리밍을 하나의 엔터테인먼트로 만들고,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들이 접근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두 번째 키워드는 ‘경쟁’이다. 강연자는 계속해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들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트위치에서 스토리에 기반을 둔 게임은 약 20% 정도만이 방송된다. 이러한 방송들은 한 번 클리어하면 다시금 플레이하거나 시청하는 것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스토리를 전부 확인하면 그저 다른 게임을 찾아서 떠날 뿐이다.

반면, PvP베이스의 게임들은 계속해서 시청자와 스트리머를 붙잡아둘 수 있다. 누가 이길 것인지. 아니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매번 다른 상황이 벌어지기에, 계속해서 스트리머가 플레이하며, 더 많은 시청자와 게이머들에게 게임을 선보이는 기회가 된다.




마지막으로는 시청자들을 유입 또는 흡입할 수 있는 요소들이 필요하다. 데드셀에서 시청자 참여로 진행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스트리밍 모드가 예가 될 수 있다. 데드셀의 정식 발매에 추가된 스트리밍 모드에서는 시청자들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스트리머의 방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명령어로 정예몹을 조종하거나, 스트리머의 체력을 회복시키는 등 서로 반응하며 방송을 만들어 나간다.

에단 에반스는 스트리밍을 새로운 방식의 소통이자, 기회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게임과 스트리밍이 어우러지는 상황이 왔을 때, 서로에게 긍정적인 순환을 이룰 수 있다고 봤다. 스트리머가 게임을 플레이하면 시청자의 게임 구매로 이어질 수 있으며, 하나의 엔터테인먼트가 되기도 한다. 구체적으로는 도네이션을 받을 때의 리액션이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배틀그라운드 처럼 스트리밍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사례도 예로 들었다. 배틀그라운드에서 스트리머 스킨을 판매해서 게임과 스트리머가 상부상조하는 구조는 궁극적으로는 시청자가 스트리머를 통해 게임에 도움을 주고, 다시 스트리밍과 게임 플레이로 이어질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와 같은 순환 구조는 스트리밍 외에도 트위치 플랫폼을 통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다.




트위치 프라임은 트위치 플랫폼의 유료 서비스로,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기능에 추가적인 요소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특정 게임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상품을 제공함으로써 게임에 스트리머와 유저들을 불러 모으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를 가장 잘 사용하는 대표적인 게임이 ‘워프레임’이다.

워프레임은 트위치를 활용한 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는 게임이다. 트위치 프라임을 통한 독점 상품 제공으로 큰 효과를 봤다. 트위치 프라임 이후 워프레임으로 복귀하는 유저의 수는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게임에 돈을 내는 사용자들도 의미 있는 수치로 상승했다. 특히, 7일 이상 활성화 계정이 트위치 프라임 이전과 비교해서 246%나 상승하는 등 트위치 프라임을 통해서 많은 이득을 거두기도 했다.




강연의 마지막,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한 강연자는, 현장에 모인 개발자들에게 스트리밍은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 인기를 얻고 있는 포트나이트, 배틀그라운드의 자리에 자신들의 게임이 들어갈 가능성과 미래가 있음을 알리기도 했다.

이어서 게임은 결국에는 커뮤니티가 이끌어 나가는 활동에 가깝다. 그렇기에 스트리밍을 통해 게임은 이제 하나의 문화로 들어서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처럼 커다란 보상이 될 기회를 놓치지 말라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8월 21일 개최되는 게임스컴(GAMESCOM) 최신 소식은 독일 현지에 나가 있는 정필권, 김강욱, 석준규 기자가 생생한 기사로 전해드립니다. ▶ 인벤 뉴스센터: https://goo.gl/gkLq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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