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아직은 옅은 디즈니의 맛, '디즈니 미러 가디언즈'

게임소개 | 윤홍만 기자 | 댓글: 13개 |

초창기 모바일 게임 시장을 지배하던 장르는 SNG나 퍼즐, 슈팅이었다. 터치라는 직관적인 조작법과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오롯이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랬던 트렌드는 스마트폰의 성능이 발달함에 따라 바뀌었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장르랄 수 있는 수집형 RPG가 대세가 됐다가 이내 액션 RPG에 그 자리를 넘겨줬다. 지금에 이르러선 한때 PC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왕좌를 차지했던 MMORPG가 PC와 마찬가지로 모바일에서도 왕좌에 군림하고 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캐쥬얼, 수집형 RPG, 액션 RPG, MMORPG로 트렌드가 바뀐 셈이다.

그렇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넷마블의 신작 '디즈니 미러 가디언즈(원제 디즈니 미러버스)' 소식이 들려왔을 때도 크게 관심이 가지 않았다. 카밤과 그 디즈니가 협력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수집형 RPG라는, 이미 한물간 장르였기 때문에 새로울 것도 없으리라 여긴 것이다.

그러던 중 최근 '디즈니 미러 가디언즈'가 베타 테스트를 실시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시큰둥하게 여겼건만 나도 모르게 폰에 게임을 설치했다. 그저 디즈니의 스킨만 씌운 수집형 RPG일지, 아니면 정말 뭔가 다른 게 있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기대치라는 게 있다. 이 회사의 게임이라면 이 정도 퀄리티는 내겠지, 스토리가 끝내주겠지 뭐 그런 거 말이다. '디즈니 미러 가디언즈' 역시 마찬가지다. 장르를 떠나서 디즈니와 협업했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문득 '디즈니 특유의 그 느낌을 얼마나 잘 살렸을까' 궁금해졌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디즈니 미러 가디언즈'의 첫인상은 합격점을 주기 충분할 것 같다. 흔히 디즈니하면 떠오르는 캐릭터들의 모습과 특징들을 모바일 게임으로 훌륭하게 구현했다. 후라이팬을 들고 긴 머리를 휘날리는 왈가닥 라푼젤의 모습부터 듬직한 설리반, 지적이면서도 자상한 벨 등 디즈니 원작 팬들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만듦새다.



▲ 원작의 매력 + 게임의 오리지널리티를 모두 잡은 디자인

하지만 그렇다고 완벽하단 건 아니다. 디즈니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히 캐릭터 하나 때문이 아니다. 캐릭터가 가진 이야기 자체에 열광하는 것이다. 디즈니 IP를 활용한 게임 중 가장 유명한 스퀘어에닉스의 킹덤하츠 시리즈만 봐도 그렇다. 킹덤하츠 시리즈가 인기를 끈 데에는 단순히 디즈니 캐릭터가 게임에 등장해서, 캐릭터들을 잘 구현했기 때문이 아니다. 게임이 가진 오리지널 요소에 더해 원작의 스토리를 적절히 녹여냈기 때문이다. 반면, '디즈니 미러 가디언즈'는 아니다. 철저하게 오리지널 스토리를 밀고 있다. 캐릭터들은 살렸을지언정 그 캐릭터들을 구성하는 매력적인 스토리는 살리지 못한 셈이다. 분명 의도한 것이겠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 디즈니 올스타전임에도 '디즈니 미러 가디언즈'의 스토리는 다소 빈약하다

다소의 아쉬움과는 별개로 게임 자체는 꽤 잘 만들어졌다. 솔직히 처음에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간 수집형 RPG가 한둘이었던 것도 아니고 대부분은 완성된 문법을 착실히 따른 형태였다. 이른바 다른 점이 없었던 것이다. 차이가 있다고 해봐야 스토리를 강화하거나 그래픽, 연출을 강화한 정도였고 큰 틀에서 보자면 거의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디즈니 미러 가디언즈'는 달랐다. 우선 캐릭터 수집에 대한 부분부터 그렇다. 수집형 RPG의 핵심은 캐릭터 그 자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수집형 RPG는 처음부터 수십에서 거의 100여 종에 달하는 캐릭터들을 내놓는다. 그 수만큼 다양한 조합이 나오는 건 물론이고 캐릭터를 수집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목적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 '디즈니 미러 가디언즈'는 그 수를 대폭 줄였다. 디즈니하면 떠오를 캐릭터가 어림잡아도 100종이 넘을 테건만 무작정 모으는 데 집중하기보다 캐릭터 하나하나의 개성을 부여하는 데 더 집중한 셈이다.

다른 건 숫자만이 아니다. 전투 시스템 역시 기존의 수집형 RPG에서 더 나아갔다. 수집형 RPG의 전투라고 하면 으레 조합 위주의, 자동전투에 의지하는 식인 경우가 많다. 모바일 게임에 특화된 장르답게 조작하는 재미보다는 조합을 구성하고 보는데 재미의 방점을 뒀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즈니 미러 가디언즈'는 여기에 과감하게 조작하는 재미를 부여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조작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디즈니 미러 가디언즈' 역시 기본적으로는 수집형 RPG이기에 전투 자체는 자동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조합만 구성하고 지켜보기만 하는 다른 수집형 RPG와 달리 '디즈니 미러 가디언즈'는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해야 하는 요소를 넣음으로써 변화를 줬다.

'디즈니 미러 가디언즈'의 조작은 크게 회피와 반격 두 개를 들 수 있다. 보통 수집형 RPG의 전투란 한 대씩 치고받는 식이다. 그렇기에 당연히 조합과 캐릭터 자체의 스펙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어차피 똑같이 치고 똑같이 맞으니 더 공속이 빠른 캐릭터로 더 많이 치던가 그게 아니라면 아예 강한 캐릭터를 쓰는 것이다.

하지만 '디즈니 미러 가디언즈'에서는 이런 식으로 진행하는 게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애초에 주어진 캐릭터 수가 적을뿐더러 적들의 스킬은 강력하기 짝이 없다. 그렇기에 그냥 다 맞아줬다간 금세 죽는 캐릭터를 볼 뿐이다. 자연히 적의 스킬을 피하거나 반격기를 이용해 끊을 수밖에 없다.



조작을 해야 한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복잡한 조작을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범위 공격에서 벗어나고자 빈 공간을 터치하거나 적의 스킬과 같은 종류의 스킬을 써서 상쇄하는 게 전부다. 어찌 보면 단순하기 짝이 없는 조작 방식일 수도 있으나 결과는 나쁘지 않다. 수집형 RPG의 특색을 해치지 않으면서 단점도 어느 정도 해결한 모습이다. 적어도 그냥 구경만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아 보인다.



짧은 테스트였기에 이 이상 자세한 콘텐츠를 확인할 순 없었지만, 그럼에도 앞으로 '디즈니 미러 가디언즈'가 가야할 길이 보인 테스트이기도 했다. 일단 디즈니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는 나쁘지 않다. 캐릭터를 잘 살렸고 수집형 RPG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노력한 티가 느껴진다.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는 목표한 바를 이뤘을 테니 이제 남은 건 이게 왜 디즈니 게임인지 보여주는 일만 남았다. 단순히 디즈니 캐릭터만 쓴다고 다 디즈니 게임이 되는 게 아니다. '디즈니 미러 가디언즈'를 하는 플레이어들은 모두 디즈니 특유의 향취를 느끼고자 이 게임을 찾고 할 것이다. 그러니, 좀 더 디즈니스러운 점을 넣어주길 바란다. 디즈니 원작의 스토리를 게임으로 재탄생시킨다거나 하는 것 말이다.



▲ 좀 더 디즈니가 가진 매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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